제 7장
며느리 사랑은 장인 (3)
정우는 문주를 데리고 최고급 한우 소 갈비 전문점인 천상궁(天上宮)을 찾았다. 갈비 명인으로 소문난 집이다. 특히 주인 이 소와 대화가 통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 어서, 육질이 좋았다. 죽일 때 소를 속인다 나.
정우와 문주는 천상궁 2층의 예약된 방으로 들어갔다 이호극이 워낙 유명해져 서 사람들의 시선을 차단해야 했다.
‘응?’
방에 들어선 이호극은 먼저 와 앉아 있 는 강천과 여인올 보았다. 한데 여인의 익 숙한 얼굴과 달리 육체는 익숙하지 않았 다. 그야말로 얼굴과 몸이 완벽함을 이루 고 있었다. 딱 봐도 아들이 많이 부족해 보인다
“정우야, 이게 뭐하는 짓이냐?”
“혼자 먹는 거보다는 같이 먹는 게 좋
잖아요.”
이호극은 간절한 눈으로 쳐다보는 세경 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는 한눈에 세경을 알아보았다. 몸이 달라졌다고 해도 얼굴 은 그대로이고. 또한 그 이유도 파악했다. 이리된 마당에 뒤돌아서서 나가는 건 모 양Ml 가나지 않았다.
“왔으니, 먹자”
“고마워요, 아버님.”
세경은 잘 보이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 다. 극성에 이르지 않은 유가신술을 발휘 한 것도 아버님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다. 그녀의 처절한 고군분투였다.
“그럼 가볍게 30인분으로 하지요.”
“?그러자꾸나.”
천상궁의 소갈비 1인분의 가격은 10만 원이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지만, 소의 육질과 맛을 따지면 가능한 가격이다. 만 만치 않은 가격에도 손님이 많은 이유였 다 정우가 30인분을 외치자, 이호극은 순 간적으로 고민이 되었다. 시작부터 300 만 원이다. 그것도 가볍게. 죽자고 먹는다 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한편으로 본 인답지 않게 적당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0인분만 먹자.’
소갈비는 생갈비부터.
“굽는 건제가하죠/
정우는 공력을 운용해서 소갈비의 육 질이 최적화되는 시점을 찾았다. 단숨에 완벽하게 구워야 제대로 된 맛올 볼 수 있 었다.
잘 구워진 고기를 각자의 접시에 올려 주었다
사르르르!
이호극은 입에 넣자마자 녹아버리는 고 기의 부드러운 육질에 탄성이 나오는 걸 겨우 참아내었다. 적당히 먹으려고 했는 데, 너무맛있고 지랄이었다
‘안되겠다,90인분으로하자’
맛이 정말 죽인다. 이런 고깃집이 있었 다는 걸 어째서 여태 몰랐을까? 이게 다 김 총관의 구두쇠 같은 재정관리 때문이 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먹는 걸 못 하게 하는 건 너무한 처사였다 ?엥?’
몇 번 먹지도 않았는데 30인분이 소멸 되었다
이호극은 강천과 세경, 정우의 소화력 을 간과했음을 직시했다. 여기 있는 인원 이야말로 최강의 식신들이었다
“얼마든지 드셔도 됩니다. 매진될 염려
는 없으니까요.”
“왜?”
“오늘을 위해서 많이 잡아두라고 일러 두었습니다”
“그렇게까지.”
정우는 오늘 매출올 다 올려주겠다고 하면서 주인장에게 한 달치를 미리 잡으라 고 했다. 처음에는 주인도 망설였지만, 금 강문에서 보증하겠다고 하니 두말하지 않 았다. 이런 말 하면 입만 아플 수 있으나, 금강문의 신용은 한국 제일이었다
‘에이, 모르겠다. 먹고 죽자!’
그렇게 먹는다고 본문이 망하는 것도
아니고. 이호극도 식사량 제한을 풀었다. 이렇게 맛있는 소고기를 원 없이 먹지 못 한다면 내일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후흐, 걸려들었어.’
정우는 문주께서 절제할 거라고 생각하 지 않았다. 김 총관이 화병으로 드러눕는 다 해도, 바뀌지 않는다. 이호극의 성향을 완벽히 파악히고 있지 않고서는 취하기 어 려운 공략전술이다.
얌얌!
세경도 부지런히 집어 먹었다. 그러면서 허공섭물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고기를 굽고 있는 정우를 보았다
‘대단한 사람이네.’
강천의 친구인 줄만 알았는데, 보통이 아님을 직시했다. 마치 흑금단주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곧 입에서 녹 고 있는 한우 소갈비의 맛에 푹 빠졌다. 중국에서 먹어본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왜 한우, 한우 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역시 소고기는 한우다
‘먹을 줄아는구나?’
이호극은 멈추지 않고 소고기를 폭풍 홉입하면서도 세경을 관찰했다. 아들을 이겼다는 말을 들었지만 봐줬을지도 모른 다는 불신이 있었다. 한데,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복스럽게 잘 먹었다
‘힘들텐데.’
이호극은 세경의 육신이 꽤나 버거워하 는 걸 읽었다. 딱봐도 막대한공력을 소모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유가신술을 풀지 않고 있었다.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안되지.’
사나이가 마음을 정하면 끝까지 밀어 붙이는 뚝심이 있어야 하는 법. 이호극은 감정을 자극하는 세경의 행동에도 심기를 다잡았다
‘감성이 통할 분이 아니시거든.’
정우는 문주가 감성에 흔들리지 않는 성향임을 진작 파악했다 노력만으로 통하 지 않는 단단함이다. 그러나 곧 문주께서 는 깨닫게 될 것이다.
계산된 공략법은 진행 중임올
‘그냥 먹기만 하면되는 거야?’
‘통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강천과 세경은 먹으면서도 조금 불안했 다. 정우의 계획대로 되면 좋겠지만, 확신 이 서지 않았다. 그러나 시키는 대로 하기 로 약속을 한 이상 끝까지 믿어보기로 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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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갈비를 싣고 오는 종업원들이 바빴 다. 30인분。] 사라지고, 또다시 30인분이 들어가고 있었다. 다시 싣고 나오는 갈빗 대가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크게 놀라진 않았다. 금강문주의 식성은 소문이 날 대 로 났다.
300인분이 소모되었다.
“잘 먹었습니다 문주님.”
이호극은 먹고 나니, 김 총관의 잔소리 가 벌써부터 들려오는 것 같았다. 3천만 원어치를 먹은 것이다. 열 번을 먹으면 한
번은 서비스라는, 턱도 없는 생각도 해봤 다
“저 이거요.”
“그게 뭔데?”
“제 성의예요.”
세경이 내민 것은 골드 플래티넘 프리패 스 카드다. 팽가가 보증하는 백지 수표였 다 3천이 아니라 3억을 써도 괜찮았다
“성의라고 하니, 받아는두마.”
짐짓 무덤덤한 척했지만 이호극은 김 총관의 잔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된 다는 사실에 환호했다.
그때였다.
우웅 팟!
버티지 못한 세경의 유가신술이 해제되 면서 원래의 육체로 돌아왔다. 그 덕에 입 고 있었던 옷이 부풀어서 터져버렸다. 다 행이라면 이럴 때를 대비해서 속에 옷올 입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세경이 부끄러워 안절부절못하자, 이호 극이 나섰다
“괜찮다. 뭘 그런 걸 갖고 그래. 평소 모 습으로 하고 다녀. 외모, 그거 별거 없다. 이제부터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지 내.”
“고마워요, 아버님! 혹혹!”
“울기는, 천이 이 녀석! 어서 달래주지 않고 뭐하는 게냐.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 냐!”
“?예 아버지!”
이호극은 카드를 지갑에 고이 모셨다.
강천은 정우를 돌아봤다. 솔직히 믿기 지 않았다. 한편으로 씁쓸하다. 아버지를 설득하는 방법이 지나치게 간단해서. 저 무겁게 생기신 아버지가 한없이 가벼워 보 이기까지 했다.
‘거봐, 쉽다니까’
-띠링, 소갈비 3천.
-띠링, 대게 5백.
-띠링, 돼지고기 3백.
-띠링… 등등!
하북팽가의 재정담당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울리는 지출 내역을 간과하지 못했 다. 평소 아가씨의 소비 습관이 사치스럽 기는 해도, 이건 도를 넘어섰다 즉시 총관 에게 보고를 올렸고, 총관은 가주에게 내 역을 건넸다.
“뭘 하고 다니기에 이런 것이냐?”
“송구합니다. 아가씨께서 프리패스 카 드를 금강문주에게 방문 선물로 줬답니 다”
“뭐?”
팽우경은 지끈거리는 골을 매만져야 했
다. 딸의 과소비야 이해할 수 있다 쳐도, 금강문주에게 가문의 직계에게만 주어지 는 카드를주다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팽자겸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카 드의 금액을 제한해버리면 될 것 같으나 간단치가 않았다. 팽세경은 하북팽가를 대표해서 사신의 신분을 부여받았다. 사 신이 보다 원만한 협정을 위한 선물로 카 드를 내어주었다. 금액 제한을 해버리면 하북팽가는 돈이 아까워서 준 걸 도로 뺏 었다는 소문이 돌 수 있었다
“일단내버려둬.”
“예, 가주”
달리 손을 쓸 방법이 없기에 두 사람은 답답했다. 가뜩이나 할 일이 태산이었기 에 더더욱 그렇다. 어쨌든 이 망할 놈의 금 강문은 일이 끝나면 가만둬선 안 되었다. 사사건건,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주었다 휙휙!
정우의 손가락이 피아노를 치듯 유려하 게움직였다
“으앙!”
그럴 때마다 수연의 비명이 방 안에 울
려 퍼진다. 좁은 공간에서 궤적을 최적화 하기 위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방 안 은 방음처리가 완벽하기에 비명을 지른다 한들 부모님은 119가 되지 못한다
“갑자기 수련량을 두 배로 올리는 법이 어디 있어?”
“내년에 유니크 전문학교에 입학할 텐 데, 내 동생이라면 당연히 1등을 해야겠 지.”
“지금도 1등하거든.”
“어허, 오만이 심하구나. 7단에도 이르 지 못했거늘.”
훈련 중에 전화가 왔다
-날파리는?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어찌할까요?
내비둬.
-예, 단주.
정우는 곧 있올 무림대회를 기다렸다. 이런 좋은 기회를 날려버리는 건 예의가 아니다. 그래서 대회장의 숨겨진 공간을 공개하지 않았다. 물론 활용하고, 안 하고 는 외인(外시의 결정에 달려 있었다. 자신 은 그저 기다리고 있으면 되었다.
후후후
정우는 기다리는 시간을 즐기고 있었 다.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고 단합을 이루 려면 예로부터 써왔던 전법이 잘 먹힌다. 몇 번을 써도, 잘 먹혀서 질리지 않는 전략 이었다.
“?왜그렇게 웃어?”
“내가 뭘?"
“얼마나 무서운 줄알아!”
“더 무섭게 해줄까?”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