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장
도해문을 끝장내다 ⑵
도해문주는 혹금단주의 무력을 인정해 야 했다. 놈이 비록 일개 단주라고는 하나 무형권강을 발출할 정도로 절대무력을 가 지고 있었다. 어째서 그가 문주와 단둘이 움직였는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럼에도 속성 사용을 망설였던 이유
는 무력각성의 부작용 때문이다. 아무래 도 강제로 무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 어올리다 보니 육체가 감당할 수 있는 한 계가 있었다.
1단계까지는 운기행공만으로 감당이 되지만, 2단계가 넘어가면 10일을 요양해 야 하며, 3단계가 되면 자칫 폐인이 될 수 도 있었다 그러나 혹금단주의 기고만장을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무력각성(무력증대), 3단계 개방
-꼭두각시의 술(동회).
무인들은 한계점을 넘어서는 폭발력을 얻었다. 무력이 증폭되자 유형화된 형태가 되어 공간을 억제하는 사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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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해문주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 다. 폭발적으로 무력이 증가한 만큼, 각성 된 육체는통제력이 일부 상실된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서 꼭두각시의 술을 개방했 다
-혈운만변(血雲萬變).
-백혈난무(白血亂舞).
도해문주의 속성인 꼭두각시의 술은 타인의 육체를 통제하는 것을 넘어 본인 의 절기를 펼쳐낼 수도 있었다 도해문의 절기 중에 하나인 혈운도법(血
雲刀法)의 절초를분출했다.
퍼퍼퍼퍼펑!
정우의 권형과 무인들의 도강이 부딪쳤 다
도기를 겨우 뽑아내던 무인들이 무지막 지한 강기를 펼쳐내고 있었다. 상충된 권 강과 도강이 흉흉한 파장을 일으키며 혈 전을 가열시켰다
“꼭두각시 술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네.”
단순히 조종하는 차원을 넘었다. 하나, 딱 봐도 부작용이 심각한 수법이다. 폭발 적으로 늘어난 무력을 감당하기도 벅찬 상황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절기를 운용했 으니 진기행로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아마 저들 중 대부분은 1년 이상 장기요 양을 해야 하거나, 폐인이 될 위험이 크다.
“그래, 그럴 줄알았다”
정우는 도해문주와 같은 자들의 습성 을 아주 잘 안다. 애초에 목숨을 내놓고 싸울 거라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분노조 차도 거짓된 위선이다. 결국에는 수하들 을 내세우고,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있 었다.
그런 놈이 위험을 감수하며 달려들겠는 가
예정된 수준이라 놀랍지도 않았다. 하
나, 도해문주의 속성능력은 가볍게 보지 않았다. 군중전투에 특화된 속성능력이었 다
-속성개방
- 무형천망.
도해문에 오성도만 있진 않았다. 근래 에 오성도로 인해서 가려진 무인들이 있 었다. 그들은 이번이 기회라고 확신을 했 는지, 혹금단주를 향해 전력을 개방했다 무형천망(無形天網)은 무형지기를 운용 한 수법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속성이었다 본인의 능력치보다 강한 고수를 제압할 때 사용한다
“내가 놈을 잡을 테니까; 어서 공격해!”
정우의 육신을 제어했다고 판단한 무인 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공을 세우려 는 인간의 욕망이 뒤섞여 있었다.
‘이거 봐라:
무형기를 이런 식으로 세밀하게 제어하 려면 최소한 절대의 경지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이를 펼쳐내는 자는 도해문주의 무력각성이 있었다 해도 이제 겨우 초절정 의 경지였다. 만약 저자가 절대의 경지에 들어 속성과 무공을 합일했다면 굉장한 능력을 발휘했을 것이다
‘그러나가정일분이지.’
정우는 잠재력을 믿지 않는다.
잠재력은 내재된 능력일 뿐, 현재의 능 력하고는 별개다. 제아무리 잠재력이 높아 도 전투에서 발휘하지 못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의 발전 가 능성도 당장 살아남아야만 가능한 일이 다 투득!
혹금단주가 움직이려고 하자, 속성이 극대화되었다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을 확 인한 무인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가 장 먼저 공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
“혹금단주네놈의 목을… 응?”
“넌아냐.”
잡히기는 했다
정우는 다만, 주먹을 뻗었다. 가장 먼저 달려온 공적을 인정해줘서 일격으로 보내 주었다 선착순 황천길.
푸거거적!
나아간 주먹에 무인의 머리통이 수박 깨지듯 폭발했다. 선혈이 튀는 가운데 무 너져 내리는 무인을 뒤로하고 걸었다 움직일 수 없어야 하는데.
움찔!
무인들이 주춤하자 정우가 한 수 거들
었다
“누구야? 날묶은놈이, 이런 치사한짓 을 하다니!”
정우가 화를 내며 아우성을 치자, 무인 들은 머뭇거리지 않았다. 족쇄를 채운 이 상 방금 전의 움직임이 최대치일 것이라 판단했다 살의를 불태우며 달려들었다
씨익!
정우의 입술이 얄팍한호선을그린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개소린데, 군중 심리는 판별력이 부족했다. 누가 봐도 이 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부나방이 되어 달려들었다. 공적을 세울 기회에 눈이 멀 었다.
퍼퍼퍼퍽!
주둥이는 힘겨워하는 반면 주먹은 그 어느 때보다 가볍다. 언행불일치, 엇박자 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젠장 주먹질이 왜 이 모양이야. 평상시 처럼 안 나가잖아”
사정거리에 있는 무인들은 공격을 가하 기도 전에 마중 나온 정우의 주먹과 조우 해야 했다 치고 나간 주먹은 다음 상대를 기다렸다 푸악!
일격절명.
단 한 방을 버티지 못하고 무인의 사망 이 지속되었다. 치는 족족 대가리가 박살 나고, 심장이 파열되고, 명치가움찔움찔 거린다.
“맘대로 안 되네, 안되도 너무 안 돼!”
무인들은 기가 찰 노릇이었다. 안 된다 고 하면서 족족 죽이고 있었다. 사람이 수 수강도 아니고 치면 치는 대로 박살이 나 고 있었다. 인간의 육체는 그리 쉽게 부서 지지 않는다. 더욱이 무인의 육체는 단련 이 되어 강철보다 단단했다. 하물며 속성 으로 제압이 된 상태에서 저리 날뛰어도 되냔 말이다.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걸렸는데!”
무형천망을 발휘했던 양철웅은 당황했 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속성에 걸려 든 이상 행동에 제약이 생겨야 하는데, 생 기가 감돌고 있었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한 꼴이라 동료들의 원망스러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설마?”
“ 맞아”
양철웅은 상념에 빠져 있어선 안 되었
다
정우가 어느새 코앞까지 당도해 있었다. 주변 무인들의 원망을 받고 있는 걸 안타 깝게 여겨 일격을 선사해 주었다 푸악
주먹이 양철웅의 피륙을 강타했다
크윽!
오장육부가 제자리를 이탈해 나가며 척추가 부서졌다. 이어서 파고들어 온 권 력이 육신을 마구잡이로 휘저으며 난도질 했다
‘?악마 같은!”
“걸리긴 걸렸어.”
정우의 위로는 양철웅의 귓가에 들리지 않았다. 싸늘하게 식어가는 육체는 기능 을 상실해버렸다. 승천 중인 영혼만 억울 할 따름이다 파아아■앙!
정우가 주먹을 회수하려는 차에 등 뒤 를 가격한 이가 있었다.
그는 문파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 고 총관이다
현재는 일선에서 활동하지 않고 도해문 의 내정을 다스리지만, 장법에 관해서는 알아주는 고수다. 특히 그의 성명절기인 파열장(破製掌)은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지 만 내부를 박살 내는 내가증수법의 극의 를 이루었다 할수 있었다.
허억!
장법을 내질렀던 고 총관의 입에서 헛 바람이 삼켜졌다.
씨익!
장법의 고수라= 해도 파열장의 특성 상근거리의 타격이 필요하다 기회를 노리 고 있던 고 총관은 도해문주와 마찬가지 로 빈틈이 아니면 나서지 않았었다. 그래 서 정우는 일부러 등 뒤를 열어주었다. 굳 이 찾아가지 않아도, 찾아오게 만드는 서 비스를 실현했다.
‘?이런 터무니없는!’
극성의 파열장이 등을 강타했다. 보통 은 내부의 장기가 찢겨 나가면서 물처럼 녹아버려야 하건만, 손끝을 타고 오는 반 탄력과 흡입력에 육신의 제어가 통제력을 상실했다.
‘?괴물이다!’
고 총관은 혹금단주의 진의를 조금이 나마 파악했다. 지금도 괴물 같은 신위를 분출하지만, 감추어져 있는 것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었다. 진의를 드러내기는커 녕, 그 일부에 잠식되어 버리고 말았다
‘?문주… 이자는 건드?…!’
고 총관의 상념은 길지 않았다.
찰나.
축을 잡고 빠르게 회전한 정우는고총 관이 마주했다.
오싹!
무심한 시선의 교차, 고 총관은 괴물의 본성을 읽었다.
놈은 포식자다. 저런 자가 일개 단주라 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어쩌면 금강 문주보다 위에 있을 수 있었다. 그런 괴물 을 끌어들였으니 불행한 결말을 자초한 격 이다: 파앗!
불꽃 축제의 화약이 마지막에 달할 때 를 연상케 한다. 대가리가 박살 나며 선혈 의 장미가 만발하며 피어났다. 부지불식 간에 머리를 잃어버린 육체는 경련을 일으 키다 쓰러졌다.
“?고총관!”
도해문주의 두 눈이 충혈되었다. 그로 서는 고 총관의 어이없는 죽음을 받아들 이기 힘들었다. 고 총관은 일을 진행하는 핵심이었다 그가 죽음으로써 진행했던 모 든 일들이 헝클어질 위험이 있었다
“그러게 처음부터 나섰어야지, 질질 끄
는 바람에 애꿎은 사람만 죽었잖아. 물론 네가 나선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겠지만.”
“시건방 떨지마라!”
도해문주는 이성을 잃기 직전이었다.
속성을 극한으로 개방했음에도 흑금단 주를 제압하기는커녕 오히려 희생만 초래 하고 있었다. 전력의 손실을 꺼려 핵심 무 인을동원하지 않은 탓이 컸다.
꽈아아아앙!
도해문주의 시선 밖
이호극과 명부마도의 격전이 끝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파장은 끝을 모르고 상 승하는 가운데, 이호극의 사기도 충천해 갔다.
“이거 노익장이 대단한데.”
이호극은 명부마도의 분전에 경의를 표 했다. 세수가 거의 100세에 달하는 노인 네가 전성기를 넘어서고 있었다. 문파에 대한 애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전임 도해문주가 문파를 이끌기 전까지만 해도 도해문은 사리사욕보다는 도법 하나에 매진하는 열 공 문파였다. 그런 문파가 김문수로 인해 변질이 되더니, 썩을 대로 썩어버린 것이 다. 그럼에도 문파를 저버리지 않고 끝까 지 엉겨 붙는 걸 보면 문파 사랑이 극진했 다
“?악마 같은 놈!”
“즐거운 생사투에서 투정 부리지 맙시 다. 강하면 살고, 약하면 죽고, 얼마나 단 순하고 명쾌합니까?”
명부마도는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이호극의 강함을 체감하는 데 오래 걸리 지 않았다. 팽팽한듯보여도, 작금의 격전 은 장로들의 희생으로 가능했다. 놈을 제 어하기 위해서 공력과속성을 아낌없이 퍼 부었기에 호각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참혹했다. 전대 장로 와 현 장로를 포함해 20명 중 절반으로 줄 어들었다. 이호극의 권격에 신체조차 남기 지 못하고 폭발해버린 것이다. 사방에 난 자된 장로들의 피륙이 널려 있었다. 그럼 에도 제압하지 못한 채 먹잇감으로 전락 했다
“그럼 본격적으로 놀아봅시다!”
“내가죽더라도, 네놈만은죽이겠다!”
“호오, 동귀어진의 수라, 아주 좋소이 다”
“미친놈!”
제아무리 강단이 있는 무인도, 너 죽고 나 죽자고 달려들면 두려워하기 마련인데.
이호극은 그런 게 없다. 오히려 그 열의
를 반기고 있었다. 싸움에 미친 놈이 분명 하다. 한반도의 진골(眞#) 돌아이라 불리 는이유가 있었다 카아앙
중첩된 도강이 날카로운 예기를 발산하 지만 이호극의 팔을 베지 못했다. 강기를 팔로 막는 무식함을 드러내며 반진력이 일 대를 장악했다.
크어어억!
사각을 점했던 쌍노 이검학, 이검후의 최후만 앞당겼다 이호극의 주먹도 주먹이지만 발도 무시 할수 없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발이 유 연하기까지 했다. 수직에서 수평, 사선으 로 이어지는 금강팔격의 승룡파천과 지룡 분쇄가 융합하여 파천분쇄가 되었다.
어금니를 드러낸 파천분쇄가 닫히자, 쌍노의 육체가 물어뜯기며 허무한 주검으 로 화했다.
장로들은 공력을 전이시켜 최대한 이호 극의 동선을 제어하는 데 주력하며, 명부 마도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절망스러운 현실이 다가왔다.
-명왕도(明王刀) 극한진결, 명왕성혈(明王 聖血).
명왕의 성스러운 피로 어둠을 정화하리
라
극한에 이른 명왕공이 명부마도의 도 극에 맺혀 강렬한 빛의 포화를 형성했다. 공간 전체를 빛으로 뒤덮어버렸다 그러나 단순히 빛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되었다. 빛 하나하나에 거대한 진력이 실려 있었 다. 마도라 불리는 그의 별호와는 어울리 지 않는 성스러운 빛의 포화지만 위력은 능히 마도라 불릴 만했다
“성대한 대접을 받고 모른 체하면 예의 가아니지.”
공간을 막아서는 거대한 빛의 파도였
다
이호극은 두려워하 기는커녕 어울리지 않게 예의를 차리고 있었다. 그의 전신이 황금색 휘광으로 물들었다 백색의 광휘와 황금색 광채가 대비를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