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253화 (253/500)

이호극이 나타난 걸 호재라고 해야 할 지, 악재라고 해야 할지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무턱대고 나서자니, 공동의 적을 만드는 격이 되었다. 그것이 답답함을 부 추겼다. 자기 집 안마당에서 결정조차 마 음대로 내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짜증 났다 제 2장 억장이 무너지다 ⑵

‘일단은 지켜본다’

도해문주는 돌아가는 정황을 지켜보기 로 했다 잘하면 둘이 싸울지도 모른다 막 무가내의 대명사로 분류되는 금강문주다. 사리분별을 제대로 할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앨런가를 상대해준다면 시간을 벌게 된다. 그러는 동안 문파에 있는 자료 를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파쇄할 수 있었 다 후일 앨런가와의 충돌에서도 금강문을 끌어들일 수도 있고.

“주제파악을 못하는군. 이리되면 금강 문이라고 무사할 성싶은가?”

“남의 동네 와서 협박도 하고. 본문이 우습게 보이는 모양이야.”

“끝내 방해하겠다면 금강문도 본가의 적이다 그리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이쯤 에서 멈춰라”

“멈추지 못하겠다면?”

“죽고싶다면 죽여주마!”

리드도 더 이상은참지 않았다

그가 선전포고를 하자 카론과 마이스 터, 블랙이글도 전력을 정비하며 기세를 발산했다. 언제든 공격할 준비가 되었다. 도해문의 공격에 수비적으로 변화를 모색 하기는 했어도, 패배를 염두에 두진 않았 었다

“그럼 죽여봐.”

그 말과 함께 이호극이 사라졌다

그리고나타났다.

움찔!

리드는 멈칫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말과 동시에 사라졌던 금강문주가 정면 에 자리했다. 움직임을 전혀 읽지 못했다. 마나센서가 발동할 타이밍을 벗어난 것이 다 그것의 의미는 명백했다

압도적인 스피드.

추욱!

이호극이 주먹을 들었다. 상대로서는 마치 대포가 발사되기 직전, 그 앞에 서 있 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가공할 서슬을 발 산했다.

바르르!

육신이 먼저 떨고 있었다

리드는 움직여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 런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마나의 흐름 도 끊기고 있었다. 포식자의 기세에 사로 잡혀 벌벌 떠는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다.

‘안돼! 움직여’

리드의 당황을 카론과 마이스터도 읽었 다. 그리고 자신들도 느끼고 있었다. 저 주 먹에 맞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을

“위험해!”

살려는본능 그것이 리드와 카론, 마이 스터를 움직이게 했다. 경직되었던 마력이 봇물이 터지듯 붐어져 나와 마법을 구현 했다

-앱솔루트 배리어 (Absolute-Barriei)!

절대의 방벽이 궁극의 마력과 결합하 여 완성되었다 이중 삼중 사중으로 겹쳐 지며 서로의 마력이 합일되어 마법슈트로 증폭했다.

꽈아아아아아앙!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하기 힘든 격렬한 굉음이 울리며, 거센 파장이 일대를 혼란 스럽게 만들었다. 충격의 여파는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후아아아앙!

휩쓸고 지나간 태풍이 잔잔해지기 전.

모두는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믿어지지 않을 파괴력이었다. 단 일격으로 결계까지 충격을 받아 휘청거렸다

“어쭈 막았네.”

이호극이 한 발 앞으로 디디며 리드를 응시했다.

리드는 카론과 마이스터의 도움을 받 아 이호극의 일격을 물러서지 않고 막아섰 다 그러나 금강문주의 이죽거림에도 반박 하지 못했다 왜냐?

충격을 받은 마나가 통제되지 않은 채 제멋대로 분출되려고 했다. 마나컨트롤로 다스리지 않으면 심장에 모인 마나가 폭발 할것같았다.

‘이런 터무니없는?’

‘이렇게나 강했던가?’

‘괴물 같은’

리드, 카론, 마이스터은육체적으로 받 은 충격보다 정신적인 타격이 더 컸다. 협 력을 했음에도 겨우 막아내는 것에 불과 했다. 이 정도의 강자는 앨런가에서도 혼 하지 않았다. 사위를 지배하는 강력한 기 세에 범상치 않을 거라고는 예상했건만, 그이상이었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겠지.”

금강문주의 똘아이 기질은 여전한 걸

넘어서 업그레이드되었다

본질을 설명하기보다는 박살 내고 보겠 다는 막무가내였다. 그러나 이 안에 있는 누구도 무시하지 못했다 단순히 미친놈이 면 치워버리면 그만이나, 금강문주는 한 국을 대표하는 절대고수 중에서도 특별했 다 직언하면 초절한 절대 똘아이다.

위기를 감지한 블랙이글이 나섰다.

"기가 라이트닝 붐버(Giga-Lighting-Bombei).

100명의 마력이 전이되어 하나의 마법 을 구현하자, 일반적인 위력을 넘어선다.

이것이 마법병단 블랙이글의 무서운 능력 중에 하나다. 블랙이글에 소속된 마법사 는 같은 속성의 마법을 익히며 능력치도 같았다. 개개인의 능력치도 뛰어나지만 합 격마법에 관해서는 자타가 공인할 만큼 뛰어나다 처어어어엉!

무시무시한 마력이 집중된 뇌기의 화 살

위력만 놓고 보면 8레벨의 마법에 비견 되었다. 또한 유도장치가 달린 듯이 마력 수식이 결합되어 도망친다 한들 끝까지 따라붙는다.

후후!

지척에 도달한 뇌기를 머금은 화살의 무력시위에도 이호극은 피하기는커녕 실 실 쪼개고 있었다.

올 테면 와봐라; 태연자약의 극치다?

“저런 미친!”

리드, 카론, 마이스터는 상종 못 할 상 대를 맞이했음을 직시했다 마법병단의 개개인의 능력치는 자신들 에 비해 떨어질지 몰라도, 합격을 한다면 무시할 수 없었다. 한데, 방어를 하기는커 녕 처웃고 지랄이었다.

착!

이호극이 자세를 잡았다

꽈아앙!

뇌기의 화살이 이호극을 강타했다.

저대로 폭발해 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굉음이 공간을 거칠게 혼들었다. 한데, 파 장은 오래가지 않았다. 뇌기의 폭풍은 거 짓말처럼 잦아들더니, 구름 한 점 없이 잔 잔한태평양이 되었다.

“충전.”

꺼억!

한껏 맛있는 음식을 먹은 포만감에 의 한 트림, 이호극은 굉장히 만족한 얼굴이 었다. 배를 팡팡! 두드리더니 환한 미소를 지었다.

“…충전이라니?”

“설마?”

“저럴수가!”

기가급의 라이트닝 마법이었다.

100명의 마법병단이 마력을 전이시켜 완성한 뇌기를 흡수하다니, 상식적으로 불가능했다. 설령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해도 충전은커녕 방전되어 터져버려 야정상이었다.

그 믿기지 않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었 다

“뇌기는 나에게 통하지 않아”

이호극의 뇌력광마신공은 극한에 도달 해 있었다

능히 뇌신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경 지를 개척했다. 정우조차도 예상치 못한 초월경지에 올라섰다. 그런 이호극에게 뇌 기를 사용한 공격은 괜한 심력의 소모였 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 속 담을 실천하려 한다.

“받은 게 있으면 돌려주는 게 예의겠 지.”

우리나라만의 미덕.

받은 선물에 대한 정당한 보답 이호극

의 형식적인 예의였다. 물론 받을 사람의 의사는 타진하지 않는다. 주면 주는 대로 받아야 한다는 당위성까지 포함되었다

“받은 대로만 주면 섭섭하겠지.”

한국인의 정(情)은 기본옵션이다.

이호극의 주먹에 뇌력광마신공으로 운 용된 뇌기가 집중되었다. 외부로 발현이 되지 않아, 파장을 일으키진 않지만 그것 이야말로 무서운 점이다 뇌기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일로금강(백련정강).

금강문 하면 일로금강 일로금강 하면

금강문.

금강문의 기본정권.

어딜 가나 기본은 비슷하다. 경지가 올 라갈수록 단순해지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게 된다. 그렇기에 이를 소홀히 하는 경우 가 있는데, 이호극은 그렇지가 않았다. 상 승의 초식을 연구하면서도 일로금강에 대 한 연구와 수련은 멈추지 않았다. 아내와 김 총관이 들들 볶을 때마다 하늘이 부서 져라 주먹을 뻗었다. 진짜로 하늘이 쪼개 지는 듯한 굉음이 울리기는 했다.

이호극이 주먹을 뻗었다.

푸아。}아아앙!

주먹을 뻗은즉시 폭발이 일어났다

그 어떤 기척, 낌새, 파장도 없다. 뻗음 과 동시에 목적지에 도달해 목표물을 분 쇄할 분이다 왕복이 아닌 편도, 일방통행 펀치다 오싸

리드, 카론, 마이스터는 멀뚱히 서 있었 다

방어를 위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고 봐야 했다. 설령 시간이 있다 해도 막아낼 성질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들은 무의식적으로 돌아섰다.

부르르르!

소름 돋는 광경이 자리하고 있었다.

응집해 있었던 블랙이글의 중앙이 뻥 뚫렸다. 그럼 그 자리에 사람이 없었다는 의미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블랙이글의 정원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100명이 50명이 되어버린 것이다. 동료를 잃은 좌우 25명은 넋을 놓았다.

:之. O O O 이

열기가 공기를 만나 수증기를 발생시킨 다

뚫고 지나간 공간의 끝에는 결계가 자 리하고 있었다. 결계까지도 충격을 받아 거대한 풍랑을 일으켰다. 공력결계를 치고 있었던 도해문의 무인조차도 내상을 입고, 기혈이 뒤틀렸다.

“인사만한다는게 좀과했나.”

이호극은 대수롭지 않았다. 싸우기로 한 이상, 신명 나게 싸워주면 되었다. 죽 고, 죽이는 피 튀기는 혈전이야말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아름다운 윤활유였다.

그래서 그런가, 그 어느 때보다 얼굴에 화색이 감돌았다. 주먹에 닿는 피륙의 손 실은 적지 않은 감흥을 주었다 죽여도 되 는 놈들이라 뒷맛도 개운하다

“슬슬 회복도 되었을 테니, 본격적으로 놀아보자고.”

이호극의 호탕한 외침에 리드는 정신을

차렸다.

블랙이글의 절반을 잃고, 나머지 절반 마저 전의가 상실되었다. 손을 써볼 상대 가 아님을 직시해야 했다. 비장의 카드를 꺼낸다 한들, 쉽지 않은 최악의 난적이었 다

“잠깐!”

멈추란다고 멈출 이호극인가, 리드는 사람을 한참 잘못 보았다 달아오르기 시작한 이호극을 말리는 방법은 막아서는 것밖에 다른 도리가 없 다. 무방비로 개처럼 처맞거나, 막아서다 장렬히 뒈지거나. 선택은 대단히 단순하 다 이호극의 성향과는 맞물렸다.

단순 호쾌, 분멸의 삼박자를 갖추었다.

꽈아아앙!

다급해진 리드, 카론, 마이스터가 마력 과 속성을 전력으로 끌어올리며 배리어를 중첩시켰다. 여기에 블랙이글까지 합세해 방어에 집중했다.

-속성해제(속성력제한 80%).

이호극의 권격이 충돌할 때마다 마나서 클이 미친 듯이 요동을 쳤다. 상대방의 속 성을 강제로 해제시켜 버리는 리드의 속 성은통하지 않았다.

‘속성을 쓰지 않고서도 이렇단 말인가?’

단순히 무공이 아닌, 속성을 사용했을 거라고 예측을 했었다. 그러나 금강문주 는그D]저도 넘어서 있었다 꽈아。]앙

그분이랴

두드리는 강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배리어가 버티지 못한다. 공간이동 마법을 펼칠 수도 없는 실정이었다. 생긴 건 곰을 수백 마리도 때 려잡게 생겼으면서, 전투에는 노련했다. 타 고난전사임을깨닫게 되었다.

“…그만,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 같소!”

리드는 자존심이 상했다

블랙이글의 절반을 잃고서 한 발 물러 서야 하는 현실이 뼈아팠다. 그러나 이대 로 있다가는 금강문주의 괴물 같은 신위 에 잡아먹힐 수 있었다. 이유라도 알고 싸 워야 할 것 아닌가. 이대로 죽어버린다면 개죽음일뿐이다

“?본가에 연락이 간상태요, 전면전을 하려는 게 아니면 이쯤…에서 멈추시오!”

“그런다고 내가 겁먹을 것 같O}/ 겁먹기는커녕, 더 좋아하고 있었다 리드는 절실하게 느꼈다. 이자는 전투 에 미친놈이었다 전후 사정을 재기는커녕 일단 건드리면 끝장을 보고 마는 막무가 내의 부류다. 한마디로 똥 밟은 거다. 예로 부터 미친놈은 건드리는 게 아니라고 했거 늘

“금강문…은상관이 없지 않소!”

“그걸 왜 네가 판단해, 애초에 말로 할 때가면 좋았잖아”

“?본가의 대공자가 관여된 일이라…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란 말이오!”

“그건 너희들 사정이고, 나도 바쁜 사람 이야 괜히 왔겠어!”

이호극은 대화 중에도 주먹을 멈추지 않았다. 여유로운 듯 보이나, 권격에 힘을 더 싣고 있었다. 막아서는 리드를 비롯한 마법사를 전부 부숴버리겠다는 의지가 읽 힌다

처음부터 건드리지 않았다면 모를까, 건드렸다면 확실하게 부수고 말겠다는 확 고한 철학이 있었다.

-그만하세요.

-그만하긴 뭘 그만해.

.약한 놈 괴롭혀서 뭐해요. 상위 마법 사라고 해도 앨런가의 실체에 비하면 아 무것도 아닐걸요.

-그래서 나보고물러서라고?

-목적은 도해문이니까요.

정우의 전음에 이호극은 입맛이 썼다.

끝장을 내고 앨런가와 본격적으로 한 판 뜨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주변의 사정 따위는 나 몰라라 하고 싶은데, 그리 된다면 공적이 될 가능성이 컸다. 일을 크 게 키웠다는 오명을 감수해야 한다. 이 망 할 놈의 인기가 대의명분을 부추긴다.

그리고 오늘의 목적은 도해문이었다.

-연기가많이 늘었네요.

- 연기라니?

-일부러세게나간거잖아요.

-손바닥 안에서 가지고 노는구나.

이호극의 발광은 어느 정도 계산된 범

주에 있었다.

처음부터 꿀리고 들어가 버리면 앨런가 의 행동은 번했다. 애초에 한국의 무운을 인정조차 하지 않았던 이들이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한들,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은 합리적인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는 다. 강한 힘이 없으면 억울해도 참아야 하 고, 분해도 억눌러야 한다 그것은 세력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 그 렇다. 국가 간의 일이 합리적인 의사결정 에 의해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과거와 같 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뿐 힘의 논리는 여전히 유효했다.

지금도 봐라.

이호극이 힘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애초 에 대화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압도적 인 무력을 과시하고 나니 동료를 잃고도 오히려 바짝 엎드렸다 억울하면 강해져라, 이는 만고불변의 진리였다

-그래도 정점은 찍어줘야겠지.

- 아무렴요.

정우나 이호극이나 뒤를 돌아보지 않는 성향이기는 하다. 그러나 막무가내에도 계 산이 깔려 있었다 판을 깔아놓고 깽판을 친다. 그래야 깽판을 치고서도 욕을 먹지 않고, 당위성을 부여받는다.

투득!

마지막이라는 이흐극의 예시가 리드의 뇌리를 관통했다

“이걸 막으면 대화를 하는 거고, 아니면 뒈지는 거다 공평하지‘?”

“?공평? 어디가? ?잠시만!”

대화는 단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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