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세를 넘어서는 살의의 공간에서도 리 드는 태연하기만 했다 그것이 도해문주의 심기를 더더욱 불편 하게 만들었다. 대화를 섞을 마음도 사라 졌다. 저 오만한 마법사를 제압한 후에 단 죄하리라 제1 장
함흥차사減興差使) (3)
“오성도는 놈을 제압해라.”
“존명.”
오성도(五星刀)는 전대 문주가 심혈을 기울여 키워낸 무인으로 도해문의 주력인 십혈사도의 부재 이후 부각되었다 전면에 서 실력을 드러낸 적은 없으나, 문파 내에 서 인정받으며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파팟!
오성도는 일체 망설이지 않았다. 명을 받는 즉시 화살처럼 쏘아져 나갔다. 10미 터의 거리를 제로로 만들어내며 도격올 출수했다?
-속성개방
- 공간통제.
오성도의 일성(一星)은 유니크 7급으로 공간을 통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마법사가 빠져나갈 걸 염두에 두고 공간 을 제압한 후, 오성도법(五星刀法)의 지옥성 (地獄星)을 펼쳐냈다
-오성도법 2절초, 성운(星雲).
일성이 공격하자, 사성은 공간통제에 힘을 실었다 사방으로 도기를 그물망처럼 뿜어내 마법사의 도주로를 차단했다
“ 멍청하긴.”
리드는 물러날 생각이 애초에 없었다. 집중해도 모자랄 판국에 실력을 과신하고 있었다 어리석음에 대한 대가는 치러주어 야했다.
그때였다.
-속성개방
-정신통제(간섭, 훼방 단절).
리드의 마법이 펼쳐진 직후, 오성도의
속성이 찌르고 들어왔다. 방심하고 있는 빈틈을 노린 마인드컨트롤의 일종이다. 마 법사는 마법을 펼치기 위해서 정신을 집 중해야 했다. 마력이 발동되고 있는 시점 에 방해를 받게 되면 아무래도 결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끝이닷, 양키!”
오성도법의 지옥성이 리드의 심장을 노 렸다. 뚫고 지나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 다 육신은 산산이 찢겨져 버릴 것이다 씨익!
절체절명의 상황 리드의 얼굴에 가소
로움이 맺힌다.
■차징 배리어(Charging-Barriei).
-윈드 스피어 (Wind-Speai).
공간과 정신의 통제에 가로막혔던 리 드,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중마법을 펼 쳐냈다. 주문과 마력이 동시에 발동되어 마법으로 전환되었다. 틈이 존재하지 않는 다. 방해를 받았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마 법발현 속도였다 꽈아앙!
충돌로 인한 폭발이 일어났다.
거친 파장이 리드와 오성도를 사이에 두고 가시 돋친 원의 중첩을 그리며 퍼져 나갔다 용권풍이 일어나 범위를 확장시켰 다
“아니?”
휘청거린 오성도는 다급해졌다 폭발과 함께 퍼져 나간 파장에 날카로운 창의 기 운이 맺혀 있었다. 막아내지 않으면 위험 했다 반사적으로 오성도진(五星刀陣)올 꺼내 들었다.
채채채챙!
성난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일시에 뻗어 나온 날카로운 창기와 발동이 늦은 오성 도진이 격돌했다 휘청!
오성도는 원래의 자리보다 더 밀려나가 고밀있다.
육신에는 윈드 스피어로 인해 핏물이 홀러내렸다. 다행히 사혈은 피했으나, 무 공을 익힌 이래 처음으로 당한 낭패에 자 존심이 상했다. 마법사를 경시했음을 인 정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두 번의 낭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했 다
“마법사에게 정신공격을 하다니 어리 석은 놈들이구나. 하지만 방금 전의 수비 는 괜찮았다.”
리드는 대마도사의 반열에 든 마법사
다
마법사의 정신력은 일반적인 수준을 벗 어난다. 정련된 무인이라도 정신력으로 싸 움을 건다면 마법사의 상대가 되지 않는 다 그럼에도 끝내지 못한 건 의외였다. 무 인의 능력치가 조사된 자료의 수치보다 위 에 있었다.
“우쭐해하지 마라. 네놈 혼자서 뭘 할 수 있다는게냐”
도해문주는 같잖은 놈이 한 수 재간을 보였다고 다 이긴 듯 자신만만해하자 어이 가 없었다 작금의 상황을 눈치 챘다면 웃 지는 못할것이다
“결계를 쳤다고 안심하는 건가.”
“그런데도 웃어? 간이 배 밖으로 나와 실성을 한 모양이구나.”
도해문주는 마법사가 보통이 아님을 인 식했다. 오성도의 공격을 막아내고, 반격 을 해왔다 그만한 실력자는 드물었다. 더 욱이 근거리에서도 공수가 능수능란하다. 실전 경험도 상당하다는 반증이었다. 그렇 기에 더더욱 의문이 들었다. 이런 실력을 가진 마법사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는 않았을 터.
“결계로 날 막을 수 있을 거라 보는가?”
“설령 결계를 파훼한다 해도, 그 전에
네놈은 껍질이 발가벗겨진 채 사로잡히겠 지.”
도해문주의 두 눈에 흉광이 번뜩였다.
마법사의 정체는 중요하지 않았다. 혼 자서 도해문을 감당할 수 있을 거란 자신 감이 거슬린다. 훼손당한 자존심의 보상 올 위해서라도 마법사를 갈가리 찢어발길 것이다
“놈을 죽여.”
“존명.”
하아함
무사태평의 전형, 지루해서일까? 늘어
지게 하품을 하고 있는 이호극이었다. 평 상시와 달리 새벽부터 나와서 기다렸는데, 뜸을 지나치게 오래 들이고 있었다.
연락을 한다는 녀석이 감감무소식, 함 흥차사가 되었다. 기다리고 있는 사람 안 달나게만들었다.
“이거야 원, 강가에 곰이라도 묶어 놔 야하나?”
“예?”
혹금단의 양용익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웬곰.
금강문주의 형상이 곰보다 더 우락부 락하기는 해도, 뜬금포였다. 밑도 끝도 없 다. 물론 한밤중에 금강문주가 뒤에서 걸 어오면 곰도 후다닥! 도망칠 것이다. 육식 동물 중 포식자 서열 최상위에 속하는 곰 도 금강문주한텐 안 된다. 덩치도 어지간 한곰보다 더 클걸.
헐
눈만 껌뻑껌뻑거리며 깊은 뜻을 이해를 못하자, 이호극은 기가찼다.
그럼 그렇지. 한번 양아치는 영원한 양 아치였다 하나,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배 우고 또 배우면 기본 소양을 갖출 수 있었 다 이 기회에 금과욕조(?)와 같은 가르침을
내려주기로 했다. 다른 과목은 몰라도 역 사 시험은 50점 밑으로 내려가 본 적이 없 다이거야
“함흥차사라는 말 들어는 봤느냐‘?”
“잘 모르겠습니다.”
“이 유명한 고사성어도 모르고, 역사 시간에 뭘 한 거야 잘 들어. 조선을 세운 태조가 아들인 태종이 괘씸해서 함흥에 사람만 보내면 다 죽였다고 해서 생긴 고 사성어다.”
“아,그렇습니까”
“그런데 태종이 이걸 어떻게 해결한 줄
알아?”
“어떻게요?”
“어미 곰과 새끼 곰을 떨어뜨려 놓고, 태조가 보도록 했더니 화해를 하게 된 거 야”
“아 그렇군요.”
별 이상한 걸로 화해했다는 양용익이 다
사람을 죽일 만큼 화가 났는데, 곰 따위 가 울부짖든 말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웃기지도 않는 일화였다 그러나 금강문주 의 가르침이다. 그 앞에서 감히 빈정거릴 만큼 간이 붓진 않았다 그저 가르침을 달 게 받을 분이다.
‘말 아냐?’
소는?,
‘ 말일걸.’
스야?’
‘그래도 곰은 아냐.’
‘ 맞아’
곰을 어떻게 데리고 다녀, 설정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곰은 포식자다 사람을 보는 즉시 잡아 먹고 말 거다. 여하튼 금강문주의 가르침 으로 인해 혹금단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 했다. 소다, 말이다, 그래도 곰은 아니다, 로 갑론을박이 팽팽하게 맞섰다. 어느 누 구도 답을 정확하게 모르기에 인터넷 검색 을해야 했다.
‘거봐, 말이잖아’
‘너도 몰랐으면서.’
‘다 알고 있었거든.’
‘ 개소리는.’
답은 명확하다. 금강문주는 개소리를 당당한 내뱉은 거다 혹금단의 누구도 금강문주에게 바른 소리를 하지 않았다. 금강문주는 근래에 좀처럼 보기 힘든 뿌둣한 얼굴을 하고 있 었다. 오늘도한건했다는. 그앞에서 고 춧가루를 부릴 만큼, 정신이 나가진 않았 다. 지나치게 당연시해서 차마 아니라고 말을 못하겠다. 도전 팅커벨에 나가면 분 명 1등할 거다. 누가 감히 금강문주의 답 변에 틀렸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냥 1 등주고 폐지 안 당하는 게 이롭다
“곰이 아니라 말입니다”
당당하게 일어서서 NO를 외친 단원은
1조장 강태산이었다.
이때다 싶은 것이다
순발력이 빨라야 했다. 생각은 나중이 었다.
아차!
이것 역시도 불가항력이었다. 나름의
납득할 만한 이유가 되었다.
금강문주가 으르렁거렸다.
흉흉한 안광이 번뜩이고 있었다. 사람 잡아먹을 상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저 앞 에서 바른 소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보통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불 가능했다
“뭐라고 했냐?”
“말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내말이틀렸다는 거야?”
“틀렸습니다.”
강태산은 속으로 히죽였다 금강문주의 성향은 폭급하다 좀 더 강하게 나가면 황 천길을 밟을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그래, 맘껏 성질부리세요.’
강태산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곧 이 지옥 같은삶에서 벗어날수 있었 다. 그런데 한참올 기다려도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흉흉한 기광을 부려대던 금강문주가 그답 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화안나십니까?”
“허허, 나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이 아니 다”
“?그럴 리7}/
이호극은 계면쩍은 표정조차 짓지 않았 다. 모르는 걸 배웠으니 만족했다. 하지만 속은 좀 다르다. 모두 앞에서 개망신을 당 해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그분이랴, 이 망할 새끼가 그동안 자신을 속 좁은 놈으 로 봐왔단 뜻이 아니던가.
‘죽이면 곤란하지.’
굳이 손을 쓰지 않아도 이쯤 되면 강태 산은 죽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왜냐?
이 모든 상황을 혹금단이 지켜봤기 때 문이다.
흑금단의 흉흉한 기광이 강태산을 난
도질하고 있었다.
움찔움찔!
특히 양용익 부단주의 배신감은 그 어 느 때보다 컸다. 자신과 함께 평생 단주의 가르침을 나눌 븅우웅신(붕우유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건만. 흘로 배신올 때리 려고 해. 대가는 반드시 치러주어야 했다.
“네 마음잘알았다”
“?오햅니다”
“오해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다들오해야.”
“마지막에 우화등선할 기세던데.”
강태산은 보았다. 눈빛만은 웃고 있는
금강문주를. 그제야 금강문주 앞에서 잔 꾀 부리면 안된다는사실을또한번 깨 닫게 되었다 기본소양과 지식은 부족할지 몰라도, 촉은 덩치에 안 맞게 예민했다 얕 은꾀는 통하지 않았다.
‘떠그럴!’
혹금단의 조장이라고 해서 특별하진 않 았다. 조원을 통솔하는 권한올 가지고 있 을 분, 단원 간의 실력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혹금단의 특 기는 다구리다. 혼자 제아무리 잘나도 다 구리엔 무용지물이었다.
후후
이호극은 강태산의 단죄에 만족했다. 일격함몰보다는 두고두고 괴롭힘을 당하 는 편이 앙금을 해소하는 데 훨씬 효율적 이었다.
‘나도 하나 만들어달라고 할까’
혹금단은 여러모로 쓸모가 있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명령을 이 해하는 특수한 집단이었다. 방금 전만 봐 도 그렇다. 예전 같았으면 강태산을 그 자 리에서 허리를 똑! 부러뜨렸을 텐데. 이를 알고서도 무모한 짓을 태연히 벌였다. 제정 신은 아니지만, 용기는 가상하다. 그걸 용 기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모두 조용.”
“옙
이호극의 예민한 감각 레이더가 발동했 다
기운이 결집되어 공간이 열리고 있었다. 흐름이 분산되면 자칫 운신이 노출될 위 험이 존재했다. 그만큼 상대가 만만치 않 다는 의미가 되었다. 대결이 점점 과열되 고, 첩첩산중으로 가고 있었다 三7 구구구!
이호극의 얼굴에서 화색이 감돌았다. 난적의 출현에 안색이 어두워지기는커녕,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저래도 되나 싶을 만큼 속내가 훤하다.
‘좋아 죽네.’
흑금단은 딱히 놀라지 않았다
금강문주라면 당연했다. 밥보다 전투를 좋아하는 문주다. 요새 많이 굶주렸다 전 투에 대한 욕구불만이 극에 달해 있었다
‘일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