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그럼 나는? (3)
팽세기와 이극이 실랑이를 벌이는 가운 데, 양용익과 강태산이 검진올 운용한 전 음을 주고받고 있었다. 수라대검진은 공력 전이가 가능하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단주의 예상대로네요.’
?대화의 핀트가 너무 딱딱 맞아서 소름 돋는다:
‘저도 핵소름 돋았습니다:
‘조장이 돼서 핵소름이 뭐냐, 말좀 품 위 있게 쓰자.’
‘말 같지도 않은소리할래요?’
■레알 인정.’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예상대로 홀러 가서 혹금단은 다시 한 번 단주가 인간이 아님을 실감했다. 이 모든 상황을 유도하 기 위해서 이극이 맨 앞에 보이도록 진형 을 짜라고 명을 내렸다. 실상 변수가 발생 할 수도 있기에 팽세기는 뒤로 빼 놓았다. 행여나 팽세천이 죽자고 달려들면 팽세기 가 위험할 수도 있었다
‘이로써 이극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확실하게 건넜네요.’
‘살기 위해서라도 최선을다하겠지.’
‘표정을 보니 팽가에 대한 적대감도 상 당한데요?’
‘그럼 더 좋지.’
단주는 협상을 맺은 걸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이극이 배신하지 못하도록 확실 한 독약을 먹였다. 이렇게 된 이상 이극은 가주를 팽가에서 끌어내리기 위해서 최선 을 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본인이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칠 때 인간은 믿기 어려운 결실을 이룩하기 마련이다. 단주는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철저하게 이용했다.
‘시간벌기도 되고.’
‘설명할 시간도 있고, 참 편하네요.’
‘상황파악이 안된 거지.’
‘그러다 단주님이 오면 스되는 건데.’
양용익은 목적에 충실했다. 더 나대지 도, 보태지도 않았다. 대신 만약의 상황에 는 충분히 대비했다. 행여나 방심하고 있 다가 당하기라도 하는 날엔 삶이 더욱 고 달파진다
“천무단은 배신자를 단죄하라”
“존명.”
팽세천은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는 압 박감을 받았다 사흑문주가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 일대에서 벗어나는 즉시 대파멸진의 마지막 단계를 열어야 한다.
그 전에 분수도 모르고 세가를 배신한 이극에게 대가를 치러 줄 것이다. 세가의 일원이라면 주인의 명에 목숨을 바쳐야 하는 법이다. 개 주제에 도리어 주인을 무 는 하극상은 죽음으로 사죄해야 할 대죄 다 차작!
양욕익은 재빨리 이극을 뒤로 뺐다.
이극의 주된 목적은 주둥이를 털어주 는 것, 그 외의 일은 흑금단의 몫이다. 원 래 이빨 잘 까는 사람은 뒤에 세워두고, 상대의 염장만 잘 질러주면 된다 굳이 싸 움까지 잘할 필요성은 없다. 그러면 대부 분의 상대는 얄미운 놈을 먼저 처리하려 고 성급하게 행동한다. 그 빈틈을 노리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다.
“단죄할수 있으면 해봐.”
“주제를 모르는 비천한놈.”
“너나주제 파악많이 하세요.”
“반도의 오랑캐예 대국을 모욕한 대가 를받아라, 천무멸절!”
30명의 천무단이 한 덩어리가 되어 흑 금단의 중심으로 파고들었다. 목표 지점엔 양욕익이 자리히고 있었다.
양용익도 우주의 기운이 아니라, 혹금 단원들의 공력올 받아 굳건한 기둥이 되 었다. 마침내 천무단의 단주와 혹금단의 부단주가 격돌하였다.
처어엉!
공간을 흔들어 대는 쇠의 파열음이 울 리고, 청광이 이리저리 난잡하게 튀며 파 장을 형성했다. 와류가 덮치며 서로를 밀 어내는 와중에도 강웅과 양용익은 물러서 지 않았다 격돌과 동시에 양쪽의 무인들이 겹친 다
도진(刀陣)과검진(劍陣).
전력으로 부딪치며 소요를 일파만파로 만들었다. 해가 지면서 내려가기 시작한 기온이 삽시간에 뜨거워지면서 사방으로 분출시켰다. 그럴 때마다 절벽이 위태롭게 변해갔다
- 천무대도강(天武大%ij)!
- 수라대검강(修羅人 劍剛)!
쇠의 마찰음에 이은 공력 전이를 이용
한 강기의 격돌, 그때부터는 살벌함의 수 준이 배로 업그레이드되었다 파장 역시도 절벽 일대가 버티지 못할 지경이었다. 휘 몰아치는 소요는 날카롭게 벼린 칼이 와 류를 형성하듯 다가서는 걸 용납하지 않 았다 팽팽하게 보이나, 수의 차이는 컸다.
200명의 전이된 공력이 집중되었고, 차 륜전까지 가능한 혹금단이다. 그에 반에 천무단은 30명에 불과했다. 전력을 고스 란히 가지고 있었다면 공력 대결에서 밀리 지 않겠지만 현재로써는 밀렸다 인해전술 의 묘리는 짱개의 전매특허이기에 무단 도 용일 수도 있으나, 신경 쓰지 않았다 예로 부터 표절 대국은 일본, 한국, 중국으로 이어졌으니까. 현 시대의 마인드에는 부합 하지 않겠으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은 모 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것이다.
“다구리 타임!”
양용익은 받아들인 공력을 집중시켜 천무단을 지속적으로 공략했다. 빈틈이 보이면 조장들이 구석을 파고들었다.
마침내 틈을 열었다
- 수라멸절(修羅滅絶)!
200명의 공력이 집중된 일검, 검강의
파괴력을 넘어섰다.
작금의 빈틈을 열기 위해서 양용익은 이기어강의 수법인 수라혼강(修羅魂剛)을 사용했다 물론 진정한 의미의 이기어강과 는 다르다. 공력 전이를 활용한 강기의 포 화였다. 무한에 가까운 공력이 있기에 강 기를 마음껏 사용할수 있는 것이다 단점도 있기는 있다
수라대검진이 운용되고 있다고는 하나, 한 사람에게 200명의 공력이 전이되면 육 체의 과부하는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상관 하지 않았다. 혈맥이 끊어지는 충격을 받 는다 해도 불사수라기공이 있었다.
‘막아도소용없다. 이 되놈들아!’
양용익은 진골 한국 사람이었다. 되놈 이나 쪽빠리나 하는 행동들이 마음에 들 지 않는다. 단주의 명이 아니더라도 되놈 들에게 한국인의 매운맛을 보여주고 싶었 다. 있는 것들이 더 설친다고는 하나, 이것 들은 도를 넘어섰다.
푸아앙!
전이된 공력의 포화는 강기를 아득히 넘었다.
양보다 질이라고? 아닐 걸? 양이 도를 넘어서면 그렇지도 않다는 걸 보여주었다. 물론 혹금단의 깨달음도 과거에 비해 강 해져, 단순히 양만 많은 것도 아니다. 양만 많아서는 강기를 사용하지 못한다
찌릿!
회심의 일검을 날린 양용익이 주춤했 다
서늘한 한기가 폐부를 스치고 지나갔 다. 위험 신호다. 때론 이성보다 무인의 감 이 더 정확했다 그 즉시 공간을 벌리며 물 러섰다.
서걱!
날카로운 예기, 도기가 허리를 베고 지 나갔다.
허리가 베였다
살이 좌우로 벌어진다.
피가 튀었다.
쿠웅
양용익은 베인 허리보다 치고 들어오는 강웅의 도격에 대응했다. 간발의 타이밍 으로 막아서기는 했다. 강태산과 단원들 의 도움이 있기에 방어가 되었다. 좀 전의 공방으로 양용익이 섣불리 치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뚝뚝
베인 허리에서 핏물이 콸콸 쏟아진다
양용익은 그보다 어떻게 된 일인지를 파악했다. 수라멸절은 성공적이었다. 그런 데 마지막 순간 공격의 대미지가 급격하게 격하되었다. 최소 절반 이상 어쩌면 그 이 상으로 축소했다. 그로 인해 천무단의 방 어에 막히고 말았다. 이때 강웅이 반격을 취해 양용익의 옆구리를 베었다 분석을 마친 양용익은 원인을 찾았다.
“속성이 대미지 축소였나?”
사실이라면 상당히 골치 아프다. 치명 타를 날렸건만 대미지가 축소되어 버린다 면 천무단의 방어를 뚫어내기가 어렵게 된 다
‘접점에 이를 때의 타이밍이 중요하겠지 만.’
무조건적으로 대미지가 축소되지는 않
는다. 그렇다면 거의 만능에 가까운 사기 캐다. 점전 타이밍에 속성을 발휘하는 것 으로 추정된다 몇 번 더 교전을 펼쳤다.
예상은 확신이 되었다.
강웅의 속성은 충격 흡수와 너프였다. 또한 자신은 물론 주변까지도 속성을 전 이시킬수 있었다.
‘젠장 공격은 자제한다.'
양용익은 포기가 빨랐다. 강웅의 타이 밍을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수준 차이가 크 지 않았다. 대미지가 들어가지 않는다면 굳이 무리해서 공격할 이유가 없었다. 그 즉시 공격이 아닌 수비 위주로 전환했다.
“어림없는 짓.”
팽세천은 흑금단의 전력을 파악하고 타 이밍을 재고 있었다. 솔직히 흑금단의 실 력은 예상보다 강했다. 강웅의 대미지 너 프가 없었다면 낭패를 면치 못했올 것이 다. 혹금단이 수비 위주로 전환하는 타이 밍을 노려 속성을 개방했다
-속성개방
- 전력강화
팽세기의 속성은 전력 상승이다. 자신 뿐만 아니라 천무단의 공력과 체력을 단 숨에 끌어 올리고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 집단 대결 시 위력을 발휘했다
촤아악
강웅은 차오르는 공력을 지체하지 않 고 천무대도강의 천무진천(天武震天)으로 발출했다. 물러서고 있기에 반격은 어려울 것이다.
꽈아아아앙!
맨틀과 맨틀이 충돌하듯 격렬한 파장 을 일으켰다. 거죽이 벗겨져 나가며 속살 을 거침없이 드러내었다 출렁출렁!
수라대검진의 축이 파도에 밀리듯 거친 너울을 일으켰다.
200명의 흑금단이 받은 충격을 와해시 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형국이다. 한데, 너울의 끝에서부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공력이 양용익의 검에 모였다
양용익은 빈틈을 치고 들어오는 강웅 올 향해 전이된 공력을 되돌려 주었다.
푸아아앙!
접전의 연속.
팽세천은 승기를 잡지 못한 결과에 짜 증이 치밀었다. 이놈들의 방어력이 예상보 다 견고했다. 자신의 다중속성인 전력강 화와 치명타 증가가 먹혀들어 간 줄 알았 건만 반격은 예상못했었다.
캬악, 퉤!
충격의 중심에 있었던 양용익과 단원들 몇이 식도를 타고 올라온 핏물을 뱉어냈 다. 심맥에 타격을 입었는지 피가 식도에 좀고였다.
“이제좀 시원하네.”
마치 가려운 부분을 효자손으로 긁어 낸 듯, 양용익이 호쾌하게 웃었다. 입술에 묻은 핏물을 감안하면 전달된 의미가 달 리 해석될 수는 있었다. 다 죽어 가면서도 주둥이는 살아서 나불대는 것처럼.
“무지막지한 속성이네. 뭐 이런 게 다
있냐?’
“그러게 말입니다:’
“골치 아프잖아 막기도 힘들고.”
시간이 좀 넉넉하고, 절벽이 아니라 평 지였다면 일전에 사용했던 폭약을 설치해 놓는 건데, 아쉽기는 했다. 검진을 활용한 순수 전력 대결로 승부를 봐야만 하는 구 도다.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전력의 약세를 보인 것치고 양용익과 혹금단의 표정들이 다들 좋다. 마치 맞는 걸 좋아하는 사디스트 마조처럼.
“그래서 좋습니다.”
“너도냐?”
잘하면 깔끔하게 뒈질 수도 있었다.
단주도 어쩔 수 없는 항거불능의 죽음 에는 뭐라 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이게 전부라면 아쉽게 되었다 흑금단의 진정한 힘은 강인함보다 회복력에 있었다. 이보다 더 강한 공력을 연이어 10번 이상은 퍼부 어 줘야만 한다 그래야 단주의 지옥 사슬 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어쭙잖은 허세에 넘어갈 성싶으냐!”
“맞아 허세야 어서 오렴!”
Come on.
환영하는 바이다
오늘을 기점으로 안식의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빠드득!
팽세천은 양용익의 건방진 제스처에 이 를 갈았다. 좀 전의 공방에서 분명 우위를 점했었다. 겨우 살아남은 주제에 허세를 떨고 있었다
“부단주 신중을 기하시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주 멀쩡하 니까요. 하하하하!”
이극의 걱정에도 양용익은 괜찮다며 지 켜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불안 불안한 이극이었다 피를 토하고도 괜찮다 니, 저 정도 피의 양外견 심맥이 크게 상했 을 것이다. 더욱이 자신은 이 대결을 반드 시 이겨야 하는 처지다. 지면 앞으로의 미 래는 없었다
“허세에 속지 않는다”
강웅은 우직한 자다
팽세천의 명령에 일말의 거부감도 없이 나아갔다. 천무단이 함께하는 이상 패배 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긍지가 있었다.
꽝꽝
제압하기 위한 공격이다. 팽세천도 속 성을 증폭시켰다. 반도의 오랑캐 따위가 잘난 체하는 꼴을 두고 보지 않았다 출렁출렁!
혹금단의 수라대검진은 막아서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대미지가 축소되었 다가 강화되기를 반복하니 막는 타이밍이 늦어지면서 충격이 쌓이고 있었다. 자칫 흑금단의 전열이 무너질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