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장
겁천마검 (3)
‘이놈이, 나의 스피드를’
9성의 공력을 사용하고 있는 초명학이 었다. 상대를 인정했기에 최대한으로 끌어 올렸다. 그런데도 제압은커녕 팽팽함을 벗 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팽가의 가주도 아 니고, 애송이를 상대로 접전이라니, 굴욕 적이었다.
“대국의 무인답게 힘을 좀 내보라고.”
“허세를 부려봤자 소용없다!”
“내가 하면 실력이고, 남이 하면 허센 가. 세상참속 편하게 살고 있네그려.”
“건방진, 죽여주마!”
정우의 비아냥거림에 초명학의 안면 주 름이 배로 늘어났다. 붉게 달구어진 얼굴 만큼이나 분노게이지가 급상승했다.
후아앙!
초명학은 공력을 극한으로 끌어 올렸 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 것이다 그와 함께 겁천마라검식의 후반 초식인 마라혈 (魔羅血), 천인혈(天사⑴, 지옥혈(地獄血)을 연달아 펼쳐냈다.
절대고수의 공력과 깨달음이 깃든 검식 은 형을 초월하여 의지가 실린다. 검형의 극의, 분출된 검강이 공간을 분쇄하였다.
꽈아아앙!
폭발 이후, 먼지구름을 빠져나간 정우 의 전생이 곡선을 그렸다. 공간이 베인다. 칼이 궤적을 그리며 목적지에 도달했다.
스왕!
섬뜩한 한기가 초명학의 뒷골을 당긴 다. 하지만 물러서는 건 용납하지 않았다. 공력을 검에 집중하여 정면으로 부수었 다
푸아아앙!
반격을 가한 초명학의 시선이 우측으로 향했다.
검의 사정권에서 벗어났음을 깨달았다. 이대로 절명사신이 빠져나가는 걸 용납하 지 않았다. 검형에 의지를 담자, 이기어강 이 발동되었다. 허공을 수놓은 강기의 폭 우, 마라혈강기(魔羅血剛氣)의 현신이었다.
스*스스스스J
n Ji II ?너
마치 위치추적장치(GPS)가 달려 있는 둣
정우의 현현보를 따른다. 초명학의 살
의가 담긴 이기어강은 폭발을 일으키며 회 피 동선을 유린했다. 선점하여 앞을 가로 막으며 정우의 제공권을 무너뜨렸다 쿠아아앙!
버섯구름이 동시다발적으로, 대지에 융단 폭격올 하둣 솟구쳐 오른다.
탄착점을 찾은 이기어강이 선풍기처럼 회전하며 공간을 분쇄하기 시작했다. 한 두 발이 아닌, 수십 발의 이기어강이 빠르 게원을 그렸다.
“네놈의 잘난 체도 이제 끝이다.”
인세를 지옥의 무저갱으로 만든 초명학 의 마라혈강륜(魔羅血剛輪)이었다. 빠져나 갈공간을 완전히 배제했다.
스륵!
공간의 떨림도, 소리도 존재하지 않는 다
찰나, 마치 모든 사물들이 정지된 둣하 다 그 앞에 정우만이 홀로 움직이고 있었 다. 중극(中極)에 도달한 현현보의 발현으 로 인한 슬로모션이었다 푸아아앙!
마라혈강륜이 폭발하며 파괴력이 공간 을 넓히는 와중, 정우는 이미 목적지에 도 달했다 속도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갇혔다고 떠벌리며 승리를 자 신하고 있는 초명학이 보였다.
“잘가”
See you tomorrow# 원치 않는다;
정우의 전생이 휘둘러졌다. 예상보다 싱 거운 결전이 된다 한들 의미를 두진 않았 다. 그게 본 실력이면 지옥행은 당연했다-
스왁!
무살무음무형 (無殺無音無形).
그저 휘둘렀을 뿐, 그 어떤 일체의 흐름 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살수 의 천의무봉이라 할 수 있었다. 휘두르고 나면 목표물은 죽음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숨이 끊어져 버린다. 인식하지 못하는 죽 음이 바로 진정한 암살검이다.
푸아아앙!
전생이 자리한 공간이 깨져 나가며 얼 음 파편이 사방으로 토해졌다. 이어서 가 루가 되어 흩어진 빙결이 성난 포식자처럼 정우를 잡아채려고 했다. 공간을 물어뜯 는 날카로움과 차가움이 교차한다.
차작!
공간을 확보한 정우는 흥미로운 시선으 로 초명학을 보았다.
주르륵!
오싹한 소름과 전신의 곤두선 털, 식은
땀이 등골을 따고 흘러내렸다.
초명학은 귀밑머리로 흘러내린 땀방울 을 닦지도 않은 채 절명사신을 돌아봐야 했다. 두 눈에 놀라움과 경악이 담겨 있었 다. 뒷목이 시리도록 차가웠다. 이제야사 신이 목숨을 노렸다는 걸 깨달았다.
‘죽을 뻔했어?’
초명학은 좀 전의 상황올 되짚었다.
그야말로 찰나였다.
그간 감추어 놓았던 속성, 빙혼(氷魂)을 꺼내 들지 않았다면 절명사신의 칼에 목 을 내주었을 것이다
“요즘은 영성을 가진 속성이 대세인가
봐”
마치 정령이나 신수처럼.
염화의 속성도 그렇고, 초명학의 속성 도 영성이 있었다. 초명학의 감각을 완벽 하게 무방비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찰 나, 속성이 자체 발동해서 목숨을 구원했 다
“이럴 거면 빙공을 익히지.”
속성에 어울리는 무공을 익히는 편이 나을 텐데, 안타깝게도 초명학은 사공을 익혔다. 그랬다면 빙공의 최고수가 되는 것도 꿈은 아닐 것이다
“넌 대체 누구냐?”
“말했잖아 소국의 무인님이시다.”
넌 소국의 무인보다 못한 대국의 무인 이고.
정우의 솔직 담백한 고백에도 초명학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비현실의 극치를 경 험하고 있었다. 자신이 미처 손을 쓰기도 전에 죽임을 당할 뻔했었다.
“이럴 수는 없다! 너 따위가 감히 나를 죽인다고? 웃기지마라”
“뭐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당연하 게 지껄여? 네 몸은 칼이 안 들어가는 금 테 두른 몸이냐?”
소림사의 동인도 전생엔 썰린다
저런 말 같지도 않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니, 상상 밖이었다. 본인에 대한 자부 심이 커서 자신이 피륙으로 이루어진 인간 임을 망각하고 있었다.
‘나도 방심하면 칼 맞는데, 지가 용가리 통뼈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정우의 방심을 유도할 수 있는 상대여야 한다는 가정이 있다. 부수 적으로 절대고수의 경지를 넘어서야 하며, 의지를 감추고 제공권을 파고들어야 한다.
하나 더, 초월감각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며. 마법으로 인첸트 한 제어된 방어를 무력화시켜야 한다.
‘°1 다섯 가지만 갖추면 얼마든지 나를
죽일수 있지.’
정우는 언제나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가정을 세워 놓고 방비를 한다. 죽지 않은 인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은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할 것이다. 터무니없 이 강한 인간임에도 지나치게 조심스러워 보인다 흐!지만그럴수밖에 없다
‘진강백에게 5번이나 당해 봐. 노파심이 안생기나: 진강백이라는 인간을 만나고 나서부터 어지간해서는 방심하지 않게 되었다. 물 론, 실력의 차이가 클 때는 살짝 방심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과시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 격차일 때냐고? 내가 100이면 상대 는 0.01 정도.
“감히 나를 넘어서…… 절대 용서치 않 겠다!”
“잡소리가 심흐]네. 네가 대체 뭐라고 날 용서하고 말고 해. 진짜로 뭐라도 되는 줄 아나봐? 부심이 너무 쩌는 거 아냐.”
정우의 주둥이는 끝까지 진실만을 전달 해 주었다 간혹, 맘에도 없는 말로 상처를 줄 때도 있기는 하지만, 상대가 적이라면 상관하지 않았다.
상처받고 혼들리면 칼빵을 넣어줄 인간
이기는 하지.
“빙혼, 놈을 죽여!”
- 존명.
저건 좀 낫네.
염화는 속성에 끌려다니고 있는 반면, 초명학은 속성을 제압해 종으로 부렸다. 자신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 를 줄만했다.
후우우웅!
초명학의 육신에서 뻗어 나온 빙결이 실체를 드러냈다 빙혼이라 불리는 속성은 절대빙극의 결 정체였다. 닿기만 해도 공간이 얼어 버린 다. 빙혼으로 인해 일대가 순식간에 극한 극음으로 떨어졌다.
“대가리가 커졌잖아”
실체화된 빙혼은 초명학의 얼굴 형상으 로 나타났다. 원본 크기의 수백 배로 화한 초명학의 얼굴이 공간을 장악했다.
-변방의 오랑캐, 죽어랏!
“오냐 대갈장군.”
‘속성을 발휘해야 할 정도란 말인가?’
왕청과 혈전대의 놀람은 상상 그 이상 으로 컸다. 문주가 공력을 극성으로 발휘 할 때만 해도 패배는 염두에 두지 않았었 다. 그럴 만한 상대는 하북성 내에 4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문주께선 속성을 펼쳐야만 하 는 극한 상황에 몰렸다.
‘어디서 저런 괴물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나, 혹여 문주에 게 위험이 닥친다면?
장로들은 불안했다. 문주는 사혹문의 기둥이었다. 초명학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사혹문의 기틀이 흔들린다. 후계 구도가 완벽하지 않은 현 상황이었다. 자칫 팽가 가 아닌 내부 분열로 무너질 수도 있었다. 사파는 정파와 달리 약세를 보이면 그 즉 시 이빨을 드러낸다. 그만큼 문주의 비중 이 컸다
‘나서야 한다;
협곡 안에 예상보다 오래 있었다. 불길 한 예감이 스쳐 지나갔다. 협곡 전체에서 풍겨 나오는 위험한 기류가 심경을 불안하 게 했다. 시간을 지체할수록 위험이 시시 각각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왕청은 머뭇거 릴 때가 아님을 직시했다.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문주님을 보좌한다.”
“예, 최고장로.”
왕청의 지휘 하에 장로들과 혈전대가
따랐다. 문주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 기는 하나, 지금은 그런 시시비비를 따질 한가한 때가 아니었다. 자신들은 정파가 아닌 사파다. 정정당당보다는 살아남는 길 올 택한다. 그것이 지극히 합당했다.
“못가:’
왕청은 앞을 가로막고 선 5명의 애송이 로 인해 헛웃음이 터져 나을 뻔했다. 누가 봐도 애송이들처럼 보인다. 솔직히 수를 맞추기 위한 병풍인 줄 알았다. 하물며 고 작 5명으로 자신은 물론 장로들과 혈전대 를 막아서겠다니, 기도 안 차는 만용이었 다. 절명사신의 정신 나간 행동이야 문주 와의 격돌로 상쇄되었다고는 하나 그 수하 들까지 제정신이 아니었다.
무인을 겉으로 판단하는 건 금물이다
그럼에도 저들은 누가 봐도 허접해 보 였다. 저런 맹한 눈빛과 어수룩한 기세는 무인이라 칭하기에도 부끄럽다.
한데, 물러서기는커녕 겁을 집어먹지도 않았다
‘뭔가있는 건가?’
왕청은 쉴드의 자신감에 의혹을 느꼈 다 하지만 저 5명으로 뭘 할수 있단 말인 가? 지속적으로 난항을 겪고 있어 뭔가 있 을 거라는 불안감을 자극했다. 그러나 이 대로 시간을 지체하는 건 어리석었다
“허세는 지옥에나 가서 떨어라”
장심에 공력을 모았다.
왕청은 기습적으로 장력을 뻗어내며 나 아갔다 사흑문주에 가려져 있을 뿐이지, 그의 공력도 결코 약하지 않았다. 하물며 8성에 다다른 장력올 혈운장에 심었다. 애송이들이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는 생 각하지 않는다.
슈앙!
고속 로켓처럼 뻗어 나간 혈운장이 쉴 드의 중앙을 강타했다.
푸아앙!
폭발로 인해 뜨거운 와류가 형성되어 공간을 흔들었다. 지면의 일부가 비상하 며 흩어졌다. 흙먼지와 함께 격렬한 와류 가 발생했다 우웅, 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