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판을 벌리다 (3)
‘큭 이 괴물같은놈이!’
폭포수처럼 솟구친 땀이 삽시간에 식어 버린다. 나관은 침음을 흘렸다. 혈섬행을 발휘하면 어지간한 공격은 근처에도 다가 오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간발 의 타이밍이었다 조금이라도 속도가 떨어 지면 고슴도치가 될 지경이다 실로 믿어지 지 않은 속사였으며, 귀신같은 안법이다. 속도와 더불어 시야에서도 벗어나지 못하 고 있었다
‘하나 너는끝이닷!’
나관의 속성을 발휘되고 있었다
-속성개화:
-무형마독, 독무현신.
그의 속성은 독기, 육신에서 자체적으 로 무형지독에 버금가는 극독을 생산해 낸다. 언제 어디서든 마음만 먹으면 하독 이 가능했다. 특히 공간을 통제하며 독기 를 중첩시키는 능력에 관해서는 타의추종 올 불허한다. 그래서 최대한 근접한 거리 에서 놈의 공격을 유도한 것이다. 지속적 으로 공격을 하게 되면 호흡이 가빠지며 전신으로 독기가 흡수될 것이다 그 타이밍이 공간에 뿌려 놓은 독을 일 제히 하독하면 독무가 발생된다. 독무로 인해서 아군까지 피해를 입을 수도 있겠 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놈을 죽이는 것이 급선무였다 팽가의 애송이는 차후 해결하 면 된다 백색의 독무가 정우의 주변을 포획했 다
츠으으의
독기에 닿은 공기가 타들어갔다. 주변 에 있던 무인들은 한 호흡만으로 육신이 녹아들어가며 한줌의 혈수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독무다!”
“모두물러서!”
게틀링금강포에서 속절없이 당해야 했 던 무인들은 독무까지 펼쳐지자, 설상가 상이었다. 산 넘어 산을 구경하며 황천길 로 직행했다. 이미 독무에 닿은 이들은 삶 을 포기해야 했다 살아 있다 한들 오래가 지 않았다 겨우 내공으로 숨만붙어 있올 뿐 멈추기 일보직전이다
“본문의 대업을 위한 일이니, 영광스러 운죽음이니라!”
나관은 문파의 무인들이 죽어나가는 데도 거리끼지 않았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성향이었다 또한 사혹문의 대업올 위해서몄다. 이대로 놈 올 방치하면 더 큰 피해를 양산하게 된다.
스륵!
나관은 독무를 향해 거침없이 파고들었 다. 그의 육신은 독성지체를 이루었다. 그 어떤 독에도 영향올 입지 않는다
“이것으로 끝내주마”
육지혈수(A指血手)의 최후초식.
육혈폭(AM爆).
손가락 끝을 폭발시켜 상대의 육신을 꿰뚫는 수법이다. 한 번 펼치면 손가락을 재생시킬 때까지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으나, 출수를 하면 누구도 죽음의 사신 을 피하지 못한다.
“죽어맛!”
남과 다른 6개의 손가락으로 인해 놀림 받던 시절을 벗어나, 그만의 장기로 개발 한 육지혈수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나관의 노력이 깃든 정수였다. 그만큼 본 인의 절기에 대한자부심이 남달랐다.
푸아아앙!
손가락이 터져 나가는 고통은 잠시였 다. 모든 건 승자의 몫으로 남는다. 이번에 놈을 죽이면 문주의 치하를 받게 될 것이 다
‘이놈은 팽가의 비밀병기가분명하다’
승리를 장담하는 나관의 미소는 오래 가지 않았다.
스윽!
독무를 가로지르며 나타난 신형, 뇌전 올 방불케 했다. 이어서 뻗어 나온 손아귀 가나관의 목을우악스럽게 잡아챘다 커억!
나관은 공깃돌이라도 된 듯 허공으로
치켜세워졌다. 바닥에 발이 닫지 않아 심 하게 바동거리고 있었다. 숨통이 조여지면 서 나관의 얼굴은 터질 듯이 붉게 물들어 갔다 핏발이 선동공에 언제든혈루를내 보낼 준비가되어 있었다.
데롱데롱!
터질 듯 부풀은 동공은 경악을 담고 있 었다
‘어……떻게?’
독무에 녹지 않더라도, 육혈폭에 적중 을 당했다. 놈의 가슴팍에 남아 있는 흔 적은 육혈폭을 정통으로 맞았다는 증거였 다. 그런데도 놈의 육신은 멀쩡했다. 포스 코 강화철판도 뚫어내는 육혈폭이 이토록 간단히 막히다니.
쓰으읍, 하아아!
정우는 호흡을 길게 하고 있었다. 몸 안 으로 독기를 받아들이며 음미하기까지 했 다. 나관의 독특한 독기는 호흡으로 통해 내부로 들어가 낱낱이 파헤쳐지며 중화되 었다
“간이 잘배인 독이네, 아주좋아”
흐뭇해하는 정우의 미소에 나관은 죽 음보다 더한 공포를 느꼈다. 독이 통하지 않는 걸 넘어 독을 단숨에 중화시켰다 무 형지독에 버금간다고 자부했건만 일생을 부정당하고 말았다. 죽음보다 더한 공포 와 치욕이 교차되었다
‘..괴물*.
나관은 착각했음을 깨달았다 놈은 이 미 흑룡마제와 능히 자웅을 겨룰 괴물이 었던 것이다. 그런 괴물을 향해 이기겠다 고 발악을 했으니 죽음을 자초한 격이다 드살.려느
정우는 오래 끌지 않았다
우드득!
인간의 육체 중에서도 목은 참으로 신 비로웠다. 때론 굉장히 유연하여 잘 부러 지지 않는 편인데. 그럼에도 가장 연약한 부위 중에 하나였다
주물럭, 주물럭.
돼지주물럭도 아니고, 우그러뜨린 목뼈 를 주물러서 잘게 부수었다 혹여, 숨통이 트이면 곤란하기에 사전예방올 해주었다. 나관은 혀를 쭈욱! 빼낸 채 동공의 빛을 잃었다. 사혹문의 장로치고는 허무한 죽 음이지만 정우는 대수롭지 않아 했다.
“나한테 독을쓴것부터가실수야”
정우의 전생은 독왕이었다. 독의 제왕 이라 불린 자신에게 독을 쓰다니, 무용지 물은 당연했다 독무를 헤집고 나온 정우는 나관의 시
체를들어올렸다.
“?…나장로님!”
“장로님이 죽었어!”
나관의 죽음을 확인한후 정우는 곧바 로 시체를 분쇄했다. 살아날 여지를 남겨 주지 않았다. 시체마저 깔끔하게 처리를 하자 멸기단이 받는 공포는 더 더했다: 정우가 수장을 처리할 때 팽세기의 활 약도 눈부셨다. 팽가의 도법을 펼쳐내며 무인들을 도륙했다. 가문의 후계를 이을 만한 능력은 되어 보이도록 조장하고 있 었다. 방어는 뒤로하고, 공격만 퍼부은 결 과다 몸빵은 쉴드가 알아서 다 해주었다.
한국의 부동산처럼 거품 제대로 끼고 있 었다. 실제 가치는 1냥인데, 시중가격은 1 만 냥이다
-하북신룡(河北新龍).
- 절명사신(絶命死神).
하북의 새로운 용이 날아오르고, 사신 이 뒤를 받친다 석가장의 혈투는 언론통 제 속에서 알게 모르게 번져 나갔다. 이는 당연했다. 하북팽가와 사흑문은 그간 결 전을 펼쳤음에도 뚜렷한 승패 없이 지지 부진의 연속이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혼뢰신룡 팽세기가
팽가의 비밀병기인 절명사신을 이끌고 사 혹문을 연신 패퇴시켰다.
매 전투마다 전멸에 가까운 승전보를 올렸다
육지혈마 나관의 죽음 이후, 사흑문도 절치부심하여 전력을 보냈음에도 결과는 처참했다. 이로 인해 사흑문은 유화지부 를 잃고 말았다. 교동 외곽에서의 전투에 집중하면서 유화지부의 방비가 허술해졌 고, 이를 틈타 팽가의 대공자가 이끄는 전 력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때 사 흑문주의 둘째 제자인 사영이 팽세천의 칼에 수급이 잘려 나갔다. 수급은 곧바로 사흑문으로 배송이 되었었다.
-사혹문대전.
연달아 층격의 패배를 겪은 사혹문은 초상집 분위기다. 사혹문의 주 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부대의 패배는 뼈아팠다 이로 인해 석가장 일대의 지배력이 흔들려, 인 근 사파의 이탈이 우려되었다. 기세를끌 어 올린 팽가가 전력을 규합하여 사혹문 의 본진을 노릴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다 사흑문주 초명학
그는 심기가 불면했다. 하북성 내에서 도왕과 쌍벽올 이루는 검객으로 불리는 그지만, 오늘만큼은 패배로 인한 입맛이 썼다
“절명사신이라; 이름한번 잘 지었군. 알 아는 보았느냐?”
“그것이, 워낙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정체도 알아보지 못하고 뭣 들 한거야!”
“송구합니다. 다만 육지혈마는물론본 문의 장로 2명이 합공을 하고도 패배를 했습니다. 이런 자가 하늘에 뚝 떨어지지 는 않습니다 필시 팽가의 가주가 직접 키 워 놓은 비밀병기가 분명하다.”
총관 장혁의 판단에 초명학은 수긍하 지 않을 수 없었다 무인은 하루아침에 완 성되지 않는다 절명사신의 외모가 어리다 고 했다 그 나이에 본문의 장로 3명올 저 승길로 보냈다. 이런 자가 여태 이름도 알 려지지 않았다면, 분명 뭔가가 있을 것이 다
‘팽우경, 네놈이 이리 나오겠다이거지.’
그간 그가 움직이지 않았던 결정적인 이유는 팽가의 가주 팽우경이 전면에 나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팽우경이 두눈 시 퍼렇게 뜨고 지켜보는 가운데, 주력을 밖 으로 뺐다가 본진이 털릴 수 있었다. 그렇 다고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천하의 웃음거 리가 되어 버린다. 어중간한 자들을 보내 봐야 전력손실을 부추기는 일이 될 테고, 결단올 내릴 때다.
“혈해산장에 연락해.”
“존명.”
하북팽가는 석가장의 승전보로 인해 들떠 있었다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거라고 봤거늘, 삼공자와 금강문은 석가 장을 탈환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모두의 예상을 완벽하게 뒤엎었다. 이제 본격적으 로 사혹문을 쳐야 한다는 주장까지 홀러 나왔다
“세기가잘해주고 있군”
“혹금단주의 공이 컸습니다”
“지나치게 잘해주어서 문제긴 해. 이제 초명학도 움직이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하 겠지. 그에 대한 대비는 해놨겠지?”
“물론입니다”
팽우경과 팽자겸은 정황이 계획대로 맞 아 떨어지고 있음에도 심기가 편치는 않 았다. 혹금단주만 부각이 될 거라고 예상 을 했는데, 팽세기의 위명이 오르고 있었 다. 유화지부를 탈환한 팽세천은 화두에 오르지도 못했다. 장로들의 신뢰는 확실 히 뚯밖이었다. 후계 경쟁이 본격화 되면 서 선의의 경쟁이 되리라본 것이다. 본인 입으로 한 말이기에 주워 담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싹을 잘라야겠지?”
“그렇습니다”
“만약을 대비해서 혈검을보내게. 얼마 전에 봤더니 아주 날카롭더군.”
“예, 가주.”
한국에서 심대한 타격을 입은 혈검은 내상을 치료했음에도 두문불출했다 몸보 다 마음에 입은 상처가 컸던 것이다. 특히 절명사신에 대한 분노가 엄청났다. 원독 에 사로잡혀 수련에 매진한 결과 진정한 혈검이 되어 있었다
“그나저나 그놈은?”
“그게.”
“어서 말하게.”
“세경 아가씨를 피해 도망 다니고 있습 니다”
팽우경은 골이 지끈거렸다. 그리고 화 가 치밀었다. 세경이는 팽가의 직계 혈족 이자 자신의 하나뿐인 딸이다. 소국의 문 파에 시집보낼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언 감생심 꿈도 꾸지 말아야 하는데, 상황이 참 우습게 되었다 세경이가 쫓아다닌다고 북경에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도망 다니는 강천과 세경이 워낙 거 구다 보니 눈에 확 띄었다
“감히 세경이를마다한단 말이지.”
“역정 내실 일이 아닙니다 세가를 위해 서는 다행이지 않습니까:”
“그렇다 한들 불쾌하구나?”
“아가씨도 조만간 맘을 정리하실 겁니 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어쩔 수 없다 맘에 없는 놈이라도 자기 자식을 마다하면 불 쾌함올 감추기 어렵다
“겨우 따돌렸네, 끈질기기가 쇠심줄이 라니까 꼴에 잘생긴 건 알아가지고.”
강천은 북경 시내의 먹거리 시장에서 음식 탐방을 하고 있었다. 밀리터리룩은 벗어 던진지 오래다. 이 옷을 입고 사방팔 방 돌아다녔지만, 통하지는 않았다. 그년 이 이상한 거였다. 그래도 중국의 음식은 다양하기 이를데 없었다 호오.
이거저거 주어먹다가 괜찮은 중국 미녀 를 보았었다 찡긋
강천이 윙크를 했다.
호호
이번에는 통한다
여자도 호감올 표시하며 다가오고 있었 다. 얼굴형도 좋다 강천의 취향올 제대로 저격해 주었다: 저만하면 국제결혼을 진중 하게 고려해볼 만하다
‘아싸!’
헌팅 제대로다.
이번에야말로 한국 남자로서의 자긍심 을 보여줄 차례가 되었다. 그러나 강천의 바람은 순식간에 물 건너갔다 꺄악!
미녀는 뒤통수가 아파왔다. 육신을 가 리는 그림자에 돌아본 미녀는 기겁하며 자리에서 도망쳤다;
“?…여긴 어떻게?”
“천리추종향올뿌려 놨지롱”
“그런게 실제로도 있는거야?”
무협소설에서나 봤지, 실제로 그런 향 이 있다는 말은 금시초문이었다 한데, 존 재하는 모양이다 있어도 비쌀 텐데, 부잣 집 딸의 여유였다
“나말고 쳐다보지 말라고 했지.”
“난분명 싫다고 했다!”
“네 마음을부정하지마”
“헛소리 하지 마, 똑바로 들어. 아니라 고!”
강천은 뒷걸음치며, 빠져나갈 공간을
확보했다. 저 망할 년이 잠시도 놔주지를 않고 있었다. 팽가에서 어찌나 달라붙든 지 여자가 꼬이기는커녕, 죄다 도망치곤 한다. 겨우 한명 꼬드기나 했더니, 다 된 밥에 재를 뿌리고 있었다.
“꼴리면 붙든가?”
“넌 부끄럽지도 않냐!”
“연인끼리 부끄러워하는 거 아냐.”
“제발그만해!”
강천은 미치고 팔짝 튀었다. 하필이면 걸려도 왜 저런 여자가 걸리는 거야 정우 의 주변에는 미인들만 가득한데. 내 주변 에는 근육들만 모이고 지랄인지, 열이 받 다못해 폭발하기 직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