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장 하북팽가 (3)
팽명호는 자신의 귀를 의심해야 했다. 설마 이런 식으로 대차게 나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 원주께서 금강문의 무 인들을 시험해 보라고는 했으나 혹금단주 의 대응은 일반적인 상식을 초월했다
‘도대체 풜 믿고?’
알게 모르게 세가에 떠돌고 있는 소문 이 있었다. 그건 바로 좌호법이 금강문의 무인에게 당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 상이 금강문의 흑금단주라고 했다
‘ 헛소리.’
팽명호는 부정했다.
비겁한 수작을 부렸거나, 혈검 호법이 방심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했다. 자신에 비 해도 어린놈이 팽가의 호법을 실력으로 무참히 박살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 지 않았다. 또한 여기서 물러선다는 건 자 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무기를 봅아라”
“됐고, 오라니까”
무기를 뽑기도 아깝다는 정우의 제스처 다. 너 같은 건 손가락으로 콕콕! 찍어도 죽는다는 뉘앙스가 풍긴다
“죽기를 소원한다면 죽여주마!”
“말 많네.”
팽명호의 육신에서 붐어져 나오는 패 력신공(W0神功)의 화후가 웅후했다. 그의 권공은 파갑추(破甲幽와 비견되는 패왕권 (풔王筆)이었다 패력신공을 바탕으로 펼쳐 내는 팽명호의 패왕권은 극강의 패도(W 道)를 추구했다. 능히 일대의 권호라불려 도손색이 없는화후였다
‘북무원이 자랑하는 무인답구나:
이극은 팽명호의 성취를 인정해야 했 다. 그러나 상대는 혈검을 무참히 박살 낸 자다. 북무원의 신성이라고 해도 상대가 될지 의문이었다 처음부터 최선을 다한다 면 모를까?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그는 말 릴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다 이제와 말린 든 북무원을 무시한 처사가 되어 버린다 한편으로 이극은 북무원이 무참히 박 살 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그간 귀영 각에 대한 처우가 상기되었다 파아앙!
쇠를 부수는 소리가 들렸다.
팽명호의 신형이 바람을 가른다. 어느 새 혹금단주의 정면을 가로막으며, 패왕권 의 2식, 천격패(天擊敗)을 발출했다. 속도와 내공 신력이 결합된 천격패는 능히 공간 올부수어 내고도 남음이 있었다
“끝이닷r
천격패는 발경올 담고 있다. 설령 막는 다고 해도 타고 들어가 내부를 갈가리 찢 어발겼다 팽명호는 반응조차 못한 흑금단주가 막아낼 수 있올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승 부는 이 일격으로 끝이 날 것이다.
그럼으로 세가를 무시한 대가를 치르
게되리라:
꽈아아앙
양측의 접점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거 친 와류가 발생하며 사방을 찢어발긴다. 충돌의 여파가 공간을 흔들어 놓으면서 성난 황소처럼 투레질을 한다 그런 가운데 정우와 팽명호의 상황이 드러났다
씨익!
정우의 미소가 돌아가는 정황을 대변
했다.
크윽!
팽명호의 입에서 거친 신음이 토해졌
다. 그는 방금 혹금단주의 대응에 코웃음 올 쳤었다. 천격패를 향해 권격을 내지르 는 짓은 일견 무모했다 그러나 결과는 자 신의 예상범위를 아득히 초월해 버렸다 뜨드득!
천격패에 실린 경력이 내부를 진탕시키 기는커녕, 오히려 반진력이 되어 되돌아왔 다 팽명호는 심대한 충격을 받고 물러섰다. 덜렁!
천격패를 시전 했던 오른팔이 아작 나 며, 팽명호의 의지를 거슬렀다. 단 일격의 격돌로 충분히 증명이 되었다
“?…이놈!”
“화를 낼때가아닐텐데.”
정우는 물러서는 팽명호를 가만두지 않았다 들어올 땐 맘대로나 나갈 때는 허 락을 받고 나가야 했다 그리고 허락하지 않았다
히익!
정우가 무섭게 치고 들어오자, 팽명호 가 화들짝 놀랐다. 오른팔의 충격과 더불 어 패력신공을 흔들어 놓는 내경에 정비 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허술하게 당할 만 큼 어리석은 자는 아니다 그는 속히 속성 을 꺼내들었다
-속성개화:
- 중력발동
정우의 공간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공 기가 가라앉으며 움직임에 마찰력이 더해 졌다 추웅!
팽명호의 등급은 7급이다. 중력을 1톤 까지 조절할 수 있었다. 말이 1톤이지, 중 력장안에 갇히면 움직임이 현저히 느려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 속성에 당하면 당황 해서 허둥지둥 대다가 대처가 늦는다
“그게 뭐.”
“?…아니?”
정우의 현현보는 중력마저 거스른다. 육신을 무겁게 짓누르는 중력의 흐름올 역행하며 팽명호를 잡아챘다 우드드득!
잡아채기가 무섭게 왼팔이 뜨겁게 달군 철판에 찬물을 부었을 때처럼 찌그러지면 서 뼈마디가우그러졌다 찰나에 팽명호의 왼팔이 제멋대로 여러 방향으로 부러져 나갔다. 피는 튀기지 않지만 팽명호의 왼 팔은 분쇄기에 갈아놓은 것처럼 너덜거렸 다 크아아악!
정우는 비명을 지르는 팽명호의 몸부림
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른팔을 잡아 역 으로 꺾으며 부러뜨렸다.
우드득!
그러면서 팽명호의 귓가에 속삭인다:
"운。*]:”
움찔!
사지(四W만 부러뜨리겠다고 호언을 했 다. 그러니 죽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물론 팽명호에게는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의 속 삭임처럼 들렸다
“멈춰맛!”
팽명호가 어이없이 당하자, 북무원의 동료 유광남과 매경원은 가만있지 않았 다 칼을 빼어들어 혹금단주의 등 뒤를 노 렸다 일기대결이 순식간에 난장판의 다구 리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웃기는 놈들일세.”
유광남과매경원의 칼끝은 정우를 노리 지도 못했다.
스륵!
강천이 번개처럼 튀어나가 오히려 등 뒤 를 노렸다. 뒤통수를향해 수박만한주먹 을 선사했다 뒤에 뒤를 노리는, 암수(暗數) 의 암수가되니 정수(正手)가되었다 퍽퍽!
강천에게 처 맞은 유광남과 매경원이
튕겨져 나가며 속절없이 바닥을 내리 굴렀 다. 암습올 하려다가 되레 암습올 당해 꼴 도우습게 되었다 우드득!
정우는 팽명호의 사지를 잘게 부수어 준후 돌아섰다 퍼퍼퍽!
강천은 쓰러진 유광남과 매경원을 밟아 주고 있었다. 이호극의 핏줄답게 밟는 데 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다 일어날 여지 를 주지 않고 겨울 보리를 밟듯 꼼꼼히 밟 았다. 어느덧 유광남과 매경원은 절구에 빻은 빵가루가 되었다
-멈추지 못할까니
사태가 마무리되어 가는 와중, 쩌렁쩌 렁한울림이 내원을 강타했다. 어찌나 목 청이 좋은지 3옥타브 미를 넘어선다 웬만 한 성인 여성도 3옥타브 미는 힘들다는 정 설이 있건만, 가뿐이 초월했다. 그것도 가 성이 아닌 진성으로.
“이놈들, 감히여기가어디라고!”
정우의 시선이 향한 곳, 그 앞에 호랑이 처럼 생긴 자가 사자후를 토해내며 나타났 다. 그는 작금의 현실올 만들어낸 자들올 가만 두지 않으려는 듯 공력을 있는 대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전력을 실어 내질렀다 파아아앙!
혼원벽력신공으로 운용된 팽가의 벼락 같은 장법, 벽력장(露靈掌)이었다. 응축된 뇌기가 타격지점에서 폭발을 일으키며 일 대를 장악했다 후아앙
연쇄 폭발과 함께 터져 나온 응축된 뇌 기의 폭풍이 권역을 형성해 접근을 불허 했다. 후폭풍이 쓸고 지나간 여파가 내원 곳곳에 혼적을 남겼다. 거친 스파크가 여 전히 빠져나갈 공간을 찾지 못한 채 불꽃 올 튀겼다 크홈
장력을 내지른 자 북무원의 원주 뇌호 (雷虎) 팽준성이다. 그는 내지른 우장(右掌) 과 거리를 보며 침음을 속으로 삼켰다
‘9성의 장력이었거늘’
능히 태산도 부순다고 알려진 그의 성 명절기다. 제 아무리 대단한놈이라 할지 언정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 설령 막아낸다고 해도 타격을 입 고 물러서야 마땅했다 한데, 결과는 팽준 성의 의도를 벗어나 버렸다 부르르!
떨리고 있는 손바닥과 물러선 다섯 발 자국이 팽준성의 자존심을 긁었다. 자신 의 나이 반 토막도 되지 않은 애송이에게 밀려 버린 것이다. 재차 공격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 현실조차 마음에 들지 않 았다:
‘어찌이런일이!’
변방의 무가와 협력을 취한다고 할 때 팽준성은 탐탁지 않았었다. 세가의 힘만 으로도 충분히 사혹문을 감당할수 있다 고 봤다 그래서 시험을 할 겸 팽명호를 부 추긴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한데, 결과는 자신의 예상과는 딴판이었다 팽명호는 물론 유광남과 매경원까지 맥 없이 당했다. 귀영각주가 보는 앞에서 망 신을 자초한 격이 되어 버렸다. 그것이 못 내속이 쓰렸다 팽준성은 좌호법이 혹금단주에게 당했 다고 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었다. 하 지만 실제로 손속을 나누니, 결코 자신의 밑이라고 할 수 없었다. 아래는커녕 속성 을 꺼내 전력을 겨루어봐야 할 상대였다.
툭툭
뇌전이 폭발한 공간에서 툴툴거리는 목 소리가 홀러나왔다. 약간 고까운 듯한 표 정이 압권이었다. 역린을 건드리는 재주가 절대무상의 경지에 올라섰다.
“개미굴도 아니고, 이거 한놈 패면 계
속기어 나오네.”
“닥치지 못할까! 감히 본 세가에서 행 패를 부리고 무사할 성싶은 것이냐!”
어린놈이 말을 함부로 하자, 고민을 했 던 팽준성이 노기를 폭발시켰다. 놈의 실 력을 인정하기는 해도, 하북팽가였다
“행패? 손님 세워놓고 부심 부리다가 안 되니까 기습이나 한 주제에 행패를 논 할수 있는거냐 이 새끼야!”
“……뭐시라! 뚫린 주둥이라고 함부로 나불거리다니! 죽고 싶어 환장을 했구나!”
“까는 소리 말고, 죽이려면 와봐. 막상 죽이지도 못하면서 계속 주둥이로만 나불 거리기만 할거야?”
정우의 막말에 북무원주의 얼굴이 붉 으락푸르락해졌다 부르르!
북무원주는 분노로 가득 찬 가공할 기 세를 뿜어내었다. 이대로 놈을 처 죽이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방금의 공방과 좌호법을 무너뜨린 놈의 전 력을 상기하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 다. 재차 망신을 당한다면 북무원은 재기 하기 힘든 멍에를 않고 가야 한다
“똥마려운강아지처럼 서 있지 말고오 라니까. 혹, 뒤를 걱정하는 건가? 하여간 나이가들면 걱정을 사서 한다니까”
“이런 짓을 하면 금강문에도 이롭지 않 을텐데, 감당할수 있겠느냐!”
“본문은 그딴 것 몰라 수틀리면 다 뒤 집어엎으라고 했으니까:’
“미친놈들, 제정신이 아니구나!”
금강문주가 반도의 백혈도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그 정도까지는 아닐 거라고 생 각했다. 하지만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 았다. 하북팽가의 심장으로 들어와서 거 리낌 없이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상식 밖의 상식, 그 마저도 초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