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준비는 끝났으니, 대륙 나 들이를 할 차례였다 제 4장 하북팽가 (1)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대기업 계열의 건설사가 아님에도 굉장히 빠른 속도다. 하지만 당연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증 간에 위치해 있음에도 능력 하나만큼은 최고로 곱힌다.
백두삽 건설은 공사의 규모와 관계없이
최단 시공과 완전무결함을 추구하는 건설 사다. 21사단 공병부대 출신이 창립을 해 백두산부대 제대군인으로 이루어져 있었 다 삽 하나로 모든 건설을 끝낸다는 말이 있는데, 장비에 유니크까지 있어 시공속도 는 타의 추종올 불허했다.
시작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건물이 거 의 다 올라가고 있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안전검사에서 항상 1등급을 받는 걸 보면, 기초토목공사를 철저히 한다는 의미였다.
건설 진행상황올 지켜보는 자들이 있었 다
검은색 양복에 선글라스, 음산한 기운
이풍긴다
“살인의뢰가들어왔습니다.”
“액수는?”
“큽니다. 또한 지속적인 거래를 원합니 다”
“뒤가많이구린모양이지?”
의뢰인에 대한 정보를 확인한 그는 인 상을 구겼다. 철천지원수와 관계가 있었 다. 무문의 존폐가 위태로워진 계기를 제 공했다 현 시점에서 좋지 않은 일에 휘말 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룹이기는 하나, 계획대로만 된다면 지속적인 거래를 할수있었다.
“혈화를 불러.”
“하오나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 을까요?”
“확실하게 끝을 내야 번거롭지 않지.”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혈화는 현재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암 살자다. 살인에 관해서는 타의추종올 불 허한다. 능력도 능력이지만, 살해수법이 치밀하고 뛰어났다. 결코 흔적을 남기지 않기에 발각조차 된 적이 없다
“단, 착수금의 절반을 먼저 보내라고 해.”
“알겠습니다”
건설 규모가 늘어났고, 탄력이 붙은 만 큼 추가적으로 소모되는 비용이 눈덩이처 럼 불어나고 있었다. 비용의 절반을 충당 하고 있음에도 부족한 현황이다 정우는 인천항에서 하북성 천진항으로 가는 배를 탔다.
인천에서 중국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보 면 공간이동마법을 사용해도 되나, 입국 수속을 정식으로 마쳤다. 사소한 절차라 도 이후에 빌미를 잡게 되면 꽤나 골치 아 파질 수 있었다 그렇기에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어떤모습이 진짜인지 알수가없군.’
이극은 최대한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절차를 생략해도 된다고 권유했다. 세가 에서 뒤를 봐주고 있기에, 입국수속을 밟 지 않는다 해도 탈이 생기진 않았다 혹금단주는 자신뿐만 아니라 혹금단까 지 세심하게 챙겼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 겼을 때까지 사전에 차단했다. 치밀하며 완전무결한 성향을 보여주었다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지 않는 가.’
이극은 강화도에서 혈검을 무참히 박살 냈을 때의 혹금단주가 떠올랐다. 혈검을 짓밟고 오롯이 선 혹금단주의 무시무시한 패기는 절대 누군가의 밑에 있을 자가 아 니었다. 오만함을 갖출 실력을 겸비한 시 대의 패자였다 한데, 다시 만난 흑금단주는 처음 대면 했올 당시와 다르지 않은 예의를 갖추고 있었다. 마치 한 사람의 인격에 두 사람이 들어가 있는 듯, 파격적이었다. 같은 사람 인지 의구심이 들게 했다
‘무서운 자다’
이극은 그래서 더 소름이 돋는다 차라 리 오만이 하늘올 찌르는 자라면 다스리 기 편하다. 혹금단주는 상황에 따라서 스 스로를감출줄알았다 어떤 면이 진짜인 지 판단올 모호하게 만들었다
“왜 그렇게 보십니까?”
“아닙니다.”
흑금단주가 묻자 이극은 적당히 얼버무 렸다
“팽가의 대우가 기대되는군요.”
“심려하지 않아도될겁니다.”
“그렇다면 다행인데, 대륙인의 자부심 이 혹여 불미스러운 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요.”
“본가는 약속올 허투루 여기지 않소, 그러니 기우입니다:”
“무례했다면 용서하십시오. 제가 걱정 올 달고 사는 소심한 성격이라 그렇습니 다. 그래서 그런지 며칠 간잠을통못잤 습니다”
흑금단주의 엄살에 이극은 귀와 코는 물론 입까지 막혔다
‘허, 무슨말같지도 않은.’
본인 입으로 저런 말을 태연히 내뱉는 흑금단주의 뻔뻔함에 이극은 화도 내지 못한채 망연히 서 있어야 했다 살면서 저 런 자는 처음이었다 한데, 되짚어 보면 오싹했다
결코 엄살처럼 들리지 않는다
‘대접이 형편없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의민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금강문주라면 뚯 이 분명하니 곡해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 에 반해 흑금단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 는 성향이다. 말속에 뼈가 있고, 칼이 숨 겨져 있는자다:
‘그러나여긴한국이 아니다’
한국에서야 안하무인으로 행동을 한다 해도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어렵겠지만 이 제 곧 천진항에 도착하게 된다. 하북팽가 에서도 그때처럼 오만방자한 행동을 하지 는 못할 거라고 봤다. 만약 그렇다면 혹금 단주는 제정신이 아닌 자다
‘머리가 아프군.’
이극은 피곤이 몰려왔다. 세가와 금강 문과의 관계를 고민하느라 며칠 동안 선 잠을 자야 했었다. 중국에 도착할 때가 되 니, 그간의 피로가한꺼번에 밀려왔다
“곧 도착할 테니, 눈이라도 붙이시오."
“전 괜찮으니, 들어가서 쉬십시오.”
이극은 선상에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 갔다
정우는 수평선으로 저물어 가는 태양 올 보았다. 석양이 짙은 수평선은 아름다 우면서도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공간이동은 어렵겠는걸.’
랜덤 케이브가 발동되면서 공간좌표가 혼들렸다.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 고, 특히 바다의 경우 랜덤케이브를 제압 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원인은 육지와달리 경계가뚜렷하지 않기 때문이 다 근래에 들어 경제수역이 힘의 논리에 의해서 지배를 받고 있었다 각 국의 합의 없이 케이브를 독단적으로 제압하기 어렵 다 그 중에서도 서해안은 특히 심하다 중 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한국으 로서는 가급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 동 의부터 얻고 움직이기에 대처가 항상 느렸 다
‘파동까지 대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무리야’
정우가 배를 탄 이유는 단체로 이동하 기에 배가 비행기보다 편하기 때문만은 아 니다. 그보다는 케이브 파동으로 인해 불 안정해진 공간흐름을 읽어내기 위해서였 다. 예상대로 간단치는 않았다. 케이브는 등급마다 파동도 다르고, 읽어내도 매번 바뀐다. 자칫 무리하게 공간을 이동했다 가는 전혀 다른 장소로 튕겨나갈 수도 있 었다 정우의 상념을 누군가 깨웠다.
“주군식사나왔습니다”
쉴드다
정우는 100명의 흑금단과 절대방패, 강천올 대동했다. 그간 쉴드를 단련시키 고, 마물사냥에도 동원했었다. 그러나 이 번 일은 마물사냥과는 달랐다. 과연 해낼 수 있을지 쉴드에게는 시험무대였다
“돌려 말하지 않을게, 할수 있겠어?”
“할수있습니다”
“각오만으론 쉽지 않을거야.”
“절대 주군에게 누가 되지 않겠습니다.
정우는 사람을 죽여야 한다고 꼬집어
말했다. 쉴드 개개인의 전투력은 혹금단 내에서도 3손가락에 안에 들만큼 강해졌 다. 또한 협업을 통해 속성을 발휘하면 절 대방패로서 흑금단 전체를 막아낼 역량을 갖추었다. 성취 속도만 놓고 보면 실로 놀 라울 정도로 빨랐다 그러나 막상 실전을 치른다면 쉴드는 혹금단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혹금단은 살인에 능숙하다. 반면 쉴드는 마물은 사 웨지만 사람을 죽여보지 W다 이 차 이는 생각보다 크다. 마물이나 사람이 같 다고 볼 수는 없다. 사람을 죽였을 때의 층 격을극복하지 못하면, 제아무리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어도 종이호랑이에 불 과했다.
“두려움은 인간의 본능이기에 부끄러워 할 필욘 없다. 하지만 두려움으로 인해 방 향을 잃는다면 그건 부끄러운 행위다. 또 한 동료까지 위태로워진다는 걸 명심해 라”
“예,주군.”
쉴드는 5명이나, 하나였다. 개개인이 뒷 받침이 되어주지 않으면, 함께한동료가 위험해질 수 있었다. 정우는 쉴드에게 감 정에 솔직하도록 유도하면서, 동기를 부여 했다. 단순히 명을 수행한다는 당위성만 올 강조하지 않았다
우웩!
정우의 시선이 선상으로 올라오는 입구 로 향했다
비틀거리면서도 갑판에 올라온 거구는 강천이었다 생긴 것 답지 않게 배 멀미를 하고 있었다. 의외의 발견이기는 했다. 생 애 처음으로 배를 탔고, 다른 날에 비해 바람이 불어 선체가 흔들렸다 그 여파로 몸의 장기들이 제 멋대로 출렁거리며 속 을 뒤집어 놓고 있었다.
“누워 있으라니까:”
“계속누워 있었더니, 더 어지럽다고.
차라리 바람을 쐬는 게 낫겠어.”
“무인이 돼서 허약하기는.”
“배는 처음이라서 그렇지, 곧 적응 할?… 우웩!”
적응 잘하네.
강천은 배를 타고 30분도 안 되어서 속 에 있는 걸 전부 게워내었다. 문주의 핏줄 답게 먹는 거라면 사족을 못 쓰는데, 정작 먹지 못하고 쫄쫄 굶고 있었다. 먹지를 못 하니, 토만 쏠릴 뿐 뱉어내는 건 이제 없었 다 그러니 아주죽올맛이다
“식사로 해삼하고 멍게, 굴이 나왔는데
먹을래?”
지금나 약을려!”
속에 있는 게워 냈올 때의 모양과 비슷 한 해삼, 멍게, 굴의 해산물 조합에 강천 은속이 더 메스꺼웠다
“그러게 집에 있으라고 했잖아 왜 사서 고생이냐”
“공짜로 해외 여행가는 건데, 이런 좋은 기회를 내가 왜 포기해.”
“공짜라니, 이건 엄연히 일이다”
“일도 하고 여행도 하는 거지. 그리고 팽가에서 다 내준다며.”
강천은 해외여행에 들떠 있었다.
1년 전에 만들어 놓은 여권에 드디어
도장을하나박을수 있게 되었다 남들을 어린 시절부터 해외여행을 나가기에 여권 이 너덜너덜한데, 자신의 여권은 도장하나 박히지 않았다. 그런 찰나에 기회가 찾아 왔다. 하북팽가에서 경비 일체를 대준다 고 하니 일석이조, 어쩌면 일석삼조도 노 려볼만했다
“그건 그렇고, 그 군복은 대체 뭐냐?”
“이게 요즘 중국에서 먹히는 트렌드라 고.”
현역으로 가려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했 다. 강천에게 맞는 군복이 았을 리가 만무 하고, 시중에서 사비로 제작을 했을 것이 다. 군복을 입혀 놓으니 과거 오락실에서 유행했던 길거리 싸움의 군인처럼 생겼다 드라마에 나오는 꽃보다 군인과는 어불성 설이다
“그럴 리가:’
“네가 드라마를 안 봐서 그런 거야. 이 거 입고 나가면 중국 여자들이 껌뻑 죽는 다고. 다들 요실금 조심해야할거야!”
한류열풍의 제몫을 톡톡히 하는 분야 가 방송이고, 그증에서도 드라마가 큰 비 증을 차지한다. 한국에서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는 아시아에서 반드시 통한다는 말 이 있을 정도다. 광고 효과만 해도 1조가 넘는다고 한다.
“드라마가 에들올망쳐놨어.”
“그런 구시대적인 발상은 좋지 않아 신 세대답게 트렌드에 신경을 써야 하는 거라 고.”
나름 요즘에 유행하는 헤어스타일까지 장착을 했다. 투블럭펌으로 마무리를 하 기는 했는데, 날씬한 아이돌이 주로 한다 고 한다 그에 반해 강천은 아이돌 비주얼 과는 거리가 멀다. 짐승돌도 강천에 비하 면 새끼고양이일 뿐이다. 저런 거대한 육 체에 아이돌 헤어를 장착하니, 눈이 썩는 기분이다:
“그래도 보는 눈은 똑같을걸.”
“나라마다 취향이 얼마나 다른데.”
“너는 그냥 스포츠가 나아”
“시끄러, 이게 얼마짜린데. 무려 30만 원이나 줬다고.”
“헤어디자이너가 고생이 많았겠다”
강천은 벌써부터 김칫국을 제대로 마시 고 있었다. 중국에 도착하기만 하면 인기 를 한 몸에 받으리라 기대가 컸다
‘폭망하겠군.’
한류열풍의 주역이 가면 또 몰라, 일반 인도 인기가 있올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이롭다. 기준이 조금씩 틀리다고는 해도 어딜 가나 보는눈은 똑같았다 한국 에서 인기가 없으면 외국에서도 인기가 없 을 공산이 크다. 번역기가 발달하면서 통 역이 따로 필요 없는 시대가 됐어도, 그 나 라말을하고 안하고의 차이도 있었다 강 천은 배울 생각도 없는 데다가 Do you know 김치와 불고기나 연발할 것 같아 불안하다
‘한류가 대단한 것처럼 보여도 정작 수 익성은 별론데.’
문화 컨텐츠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러 나 수익성을 올리고 있는 업종은 많지 않 았다; 팔려나가는 방송도 예상보다 액수가 크지 않은 편이고. 중국 같은 경우 대놓고 표절해도 제재하기가 어려워 손을 놓고 있 는 실정이었다. 실상 중국 내에서도 자체 적으로 한국의 디자인을 고대로 표절해 싸게 팔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수익성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어쨌든나로선나쁘지 않지.’
정우는 겉으론 핀잔을 주어도 강천의 동행을 반겼다 하북팽가에 간다고 정보를 흘린 측면 이 없지 않아 있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 게 팔랑귀인 강천이라면 당연히 먹힐 거라 고 봤다 그래도 밀리터리룩은 예상하지 못했었 다
‘국격이 많이 하락하겠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