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206화 (206/500)

오빠는 지금도 강해진다는 점이다. 시 간이 지날수록 남편은커녕 남자 친구 한 번 사귀어 보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제 2장 집들이 (3)

‘흠 너무했나?’

길길이 날뛰는 수연을 보니, 조금 심한 것같기도 했다 과거에도 5성 공력을 받아낸 자가 흔치 않았었다 그 정도가 되면 위험인물로 지 정해서 금제를 가하거나, 죽여 버렸었다.

하물며 현재의 능력치는 과거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강해지고, 숙성되었다 여 기에 마법까지 익히고 있으니 강함의 끝이 없음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고심 끝에 정우는

“3성으로 해주마”

“3성도 많아 사람 죽이려고 작정한 거 야?”

오빠의 3성이면 이 일대가 사라져 버릴 지도 모른다 그 안에 내 미래의 남자 친구 나 남편이 자리한다고 생각해 봐라 살 조 각이라도 주울 수 있으면 다행이다. 상견 례 자리가 명년 제삿날이 될 수 있었다.

“3성이면 나도많이 양보한 거다”

“안돼, 0.000()1성으로 해.”

“기어이 남자 친구를 만들겠다는 의미 로 받아들이면 되는 거냐?”

정우는 꽤 분노했다

나름 곱게 키워 놓은 동생(?)이 어떤 놈 팡이랑 다정하게 수다를 떠는 모습이 상 기되니, 주먹에 절로 힘이 가해진다. 이제 까지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고 했던 걸 꼭 보상받고 싶었다. 이는 당연한 인간의 보 상심리였다 지금의 동생이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응당 오빠로서의 지분이 있 었다 빠득!

문자의 해석이 왜 그렇게 될까?

따지고 보면 남자 없이는 사족을 못 쓰 는 모양새가 나왔다. 수연은 사태 해결에 난항이 예상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빠 의 안색이 바뀌었다.

“엄마한테 이를 거야”

“온전히 방문을 나설 수 있을 것 같으 냐?”

“아이씨!”

“그런 성씨는 없다”

집이 넓어지면서 가족 간의 거리가 더 벌어졌다. 개인의 사적인 공간이 확보되는 반면, 대화 공간이 줄어들었다. 또한수연 의 생존거리 확보 역시도 줄고 말았다. 수 연은 작정한 오빠를 이길 재간이 없다. 용 을 써도 결과는 매한가지다;

“맘대로 해, 갖고놀고 제자리에만 갖다 놔줘.”

“포기가 빨라, 무공은 근성이란 말 못 들어봤냐.”

“어쩌라는 거야?”

“이 오빠의 마음을 아직도 모르겠니?” 수연은 울화통이 터질 뻔했다

“여보, 제대로 찾은거 맞아?”

“맞는데.”

아들의 연락을 받고 집올 찾은 노부부 는 주소가 맞나, 몇 차례나 확인을 해야 했다?

도심 속의대저택.

고개가 아플 만큼 높은 정문의 명패. 그 안에 적혀 있는 아들의 이름과 주소가 아니었다면 다른 집으로 오인할 뻔했다. 그래도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 다 동인천이 과거에 비해서 쇠퇴하기는 했 어도, 인천의 중심 중에 하나다. 도시 한 복판에 이토록 크고 화려한 집은 생뚱맞 기까지 했다 건물은 좋은데, 주변과 굉장 히 어울리지 않았다

스륵!

전자식으로 되어 있는 문이다.

노부부를 확인하고 자동으로 열렸다. 저택 안 중앙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는 출 입자 명단이 자동으로 검색, 확인올 하기 에 굳이 문을 열기 위해 밖으로 나가지 않 아도 된다. 첨단기술의 부심을 제대로 엿 볼수 있었다 와

문이 열리고드러난광경.

노부부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빡빡한 도심과는 다른 공간이 창출되었다. 담벼 락을 사이에 두고, 무릉도원의 신세계가 펼쳐졌다. 기이한 형태의 수목과 빛에 반 사되어 에메랄드처럼 빛나는 정원.

노부부는 앞에서 아무런 걱정도 없이 뛰어놀고 있는 애완?… 응? 부자들은 간 혹 남들이 키우지 않는 애완동물로 사자 나 호랑이도 키운다고 하나.

“?…저거 마물아냐?”

“그러게요.”

“노안이 왔나?”

직립보행이 가능한 철괴가 퇴보하여 네 다리로 살고 있었다. 자유로워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으나, 억압되어 있는 뉘앙스 를 풍긴다. 요즘 시대의 부조리를 몸으로 표현하는 행위예술처럼 보이기도 한다

“꼭살려고 발버둥을 치는 것 같네.”

“강화로 이사 간 사이에 세상이 많이 바뀌었구나.”

애완철괴의 괴상한 행동에 시선이 가기 는 했어도, 노부부의 흥미를 오래 끌진 않 았다. 그보다는 자식이 살고 있는 저택에 관심이 갔다. 특별해 보이진 않는데 자세 히 보면 굉장히 세밀하고, 정교하게 만들 어 놓았음을알수 있었다 강화의 해수욕장 인근에서 펜션을 운 영하고 있는 노부부다. 펜션을 처음 지을 때부터 둘이서 오랜 연구와노력을 쏟아부 었기에, 집을보는 안목이 있었다

“구조가 완벽해, 마치 판으로 찍어 놓은 것같아”

“이음새도 딱딱 들어맞고.”

도면대로 집을 지어도, 사람이 하는 일 이다. 오차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에 반 해 정우가 만든 집은 오차가 존재하지 않 는다. 구상한 대로 고대로 옮겨 놓았다고 보면 되었다 그러니 건축을 좀 아는 사람 이라면 감탄을 하지 않을수 없다.

드륵!

저택의 문이 열렸다. 사실 문을 여는 소

리가 들리진 않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소리가 아예 나지 않으면 문을 열고 닫았 는지도 모를 수가 있어서 스피커를 달았 다

“오셨어요.”

“ 진짜구나.”

윤철은 입맛이 썼다. 부모님의 감탄을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우가 아니었다면 평생 이런 집에서 살아보지 못 했을 테니, 씁쓸하다 아직 정정하다고 주 장하고 싶지만, 아들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었다

‘혼자 너무 잘 커서, 할 일이 없었답니

윤철이 상기한 아들은 완벽함 그 자체 였다. 말썽 한번 부리지 않고, 자기 일을 자기가 다 알아서 척척 처리했다. 이제는 오히려 도움을 받고 있는 처지다: 말만들 어보면 아들이 성인이 된 줄 알겠지만 이 제 고작 19살이 되어간다. 20살도 되지 않아 수천억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신 흥갑부이기도 하다

“들어오세요;

“오냐”

노부부는 안으로 들어가자 또 한 번 놀 랐다 집의 규모는둘째 치고, 내부의 구조 가 완벽했다. 남향으로 지어졌으며, 빛이 잘 들어오도록 설계되었다. 여름에는 시원 하고, 겨울에는 따뜻했다. 무엇보다 내부 에 설치된 가구와 가전이 딱 들어맞았다. 마치 집과 세트로 나왔다고 해도 믿을 정 도다

“도대체 얼마를 줘야 이런 걸 다 해주 는거냐?”

“저는 잘 몰라요, 정우한테 물어보세 요.”

윤철은 건축에는 문외한이었다. 집을 지을 때 같이 했던 것도 아니고. 아들이 집을 다 지었다고 했을 때 들어와서 살고 있올 뿐이다. 가전과 가구도 새걸로 주문 올 해 놔서, 기존에 쓰던 것들은 버렸다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할머니!”

“어이쿠 내 손자. 그새 또 몰라보게 컸 구나.”

현실이 그렇듯, 정우는 자주 찾아뵙지 않았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인생이 있듯, 현실의 삶에 충실하고 있었다. 딱히 자주 방문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없기는 하다

“수연이는 숙녀가 다됐네.”

“시집가도 되겠죠, 할머니.”

“오호라; 남자는 있고?”

“곧생길 거예요. 반드시.”

정우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수연이었 다. 끝내 홀로 자유롭게 골드 미스가 되어 오빠하고 같이 산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놓아줄 성싶으냐’

할아버지, 할머니가오고난후작은 아 버지와 고모 내외가 왔다.

그들도 도심에 지어진 저택을 보고 한 동안 말을 열지 못했었다 명절도 아니고, 집들이를 하겠다고 불렀을 때 유난 떠는 줄알았었다 사업이 잘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 었으니, 좀 더 큰 집으로 가겠거니 예상은 했지만. 기존의 상식을 벗어나는 규모와 화려함이었다. 도심에 왕궁올 지어 놓은 것 같았다. 집에서 올림픽을 해도 될 지경 이다.

“형, 사업이 진짜잘되는모양이야”

“잘나가곤 있지.”

“그런데 표정이 왜 그래? 혹시 돈 빌려 달라고 할까 봐 그러는 거야‘?”

“누가 그렇대, 사정을 알면 너도 나하고 별반 다르지 않을걸.”

윤철은 그간 가슴에 품고 있었던 지난 일들을 동생에게만은 털어 놓았다. 예전 부터 허물없이 지낸 사이기도 하고, 어느 정도 정우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얘기를 들은 윤성은 할 말올 잃었다.

“헐! 정우 이 녀석, 물건인 줄은 알았는 데, 상상그이상이네.”

“잘난 아들 때문에 내가 요즘 많이 힘 들다.”

체력적으로는 피곤하지 않았다. 이 망 할 놈의 아들이 근면성실하게 일 열심히 하라며, 공력전이와 추궁과혈로 육체의 피 로를 제로로 만들어 주었다 아들이 아버 지의 능력올 골수까지 빼먹고 있었다. 등 골브레이커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골수브 레이커는 생경했다.

“그래도 남들이 들으면 욕할걸.”

“그래서 터놓고 말할 사람이 너밖에 없 어.”

윤성은 정우의 아르바이트 직책이 금강 문의 호법임을 알고 있었다 말로만 떠벌였 으면 거짓말인 줄 알겠지만. 일전에 겨루 어도 봤었고, 실력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고작 2년 사이에 이 토록 대단한 인물이 될 줄은 몰랐다. 남들 이 평생을 해도 이루지 못할 일을 손쉽게 이룬 것이다.

“케이브 변이 때문에 말 많던데, 넌 요

새어때?”

“나도 정우 도움 받는 처지잖아”

케이브와 마물의 등급이 올라가면서, 윤성도 6급의 유니크가 되었다: 그러나 나 이 앞에선 장사 없었다. 체력이 떨어져서 임팩트 샷 하나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그 래도 수익은 괜찮은 편이다. 예전 같으면 하급마물이나 겨우 잡고 다녀 수익이 나 지 않을 텐데, 정우가 빌려준 5명의 탱커, 즉 몸빵이 있어서 수익이 짭짤했다

“체력하고, 회복력이 어찌나 좋은지 좀 비 같다니까:”

윤성은 정우가 보내준 5명의 무인을 생

각해 봤다 어디서 그런 면상들을 골라왔 는지 모르지만 처음 봤을 때는 흉악한 연 쇄살인범인 줄 알았었다. 한데, 막상 대화 를 해 보면 고분고분한 순한 양들이었다. 명령만 내리면 척척! 빠릿함은 상상을 초 월한다: 덤으로 면상이 죽여주니, 다른 놈 들이 함부로 대하지도 않았다. 그뿐이랴. 5명을 고용하는데 150만 원, 즉 600만 원 이면 퉁을 쳤다. 고용가격이 싸면서도, 능 력은 출중해서 가성비도 좋았다

“그렇게 잘하디?”

“속된 말이지만, 시다의 제왕 같다니

까.”

생긴 건 절대 누군가의 시다바리를 할 녀석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시키기도 전 에 알아서 척척 끝을 내 주었다. 그리고 위 험한 상황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달려들 었다 직업정신도 투철했다.

“처음에는 자살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인간들인 줄 알았다고.”

마물의 등급이 높을수록 수익은 많아 도, 윤성은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위험한 상황을 가급적 만들지 않으려고 애를 쓴 다. 그럼에도 케이브는 변수가 많이 작용 했다. 느닷없이 마물이 튀어나오기도 하 고. 그럴 때마다 탱커들이 나서서 몸으로 다 커버해 주었다.

“죽을 고비를 넘길 때마다 강해지는데, 소름이 돋았어. 그나저나 너무 잘나가는 데, 누나가배 아파하지 않을까?”

“누나라고 별수 있겠냐.”

어린 시절부터 누나는 욕심이 많았다. 조금이라도 더 가지지 못하면 제 성질을 못 이겨 화를 내곤 했었다. 그런 성향이 어 른이 되어서도 사라지질 않았다. 가족이 모이면 항상 분란의 원인 제공자이기도 했 다 요즘도 부모님만 보면 강화도 펜션 명의 를 어떻게 할 거냐고 꼬치꼬치 캐묻는다.

혹여 눈독을 들이는 뉘앙스라도 보이면, 누나 성질머리가 가만있지 않을 게 분명하 다. 그래서 부모님 재산에 관해서는 논의 자체를 하지도 않았다

“혈육을 내세우면 약해질지도 모르지.”

“네가 아직도 정우를 모르는구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