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204화 (204/500)

제 2장 집들이 (1)

“모처럼 반겨 주었는데, 너무하네.”

정우의 푸념에 3형제는 혀를 깊게 차야 했다 저 인간의 행동양식은 봐도 봐도 질 리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매번 신선함의 극치를 달려 판단을 모호하게 만든다. 어 떻게 저토록 자기중심적으로만 살 수 있 을까? 보통은 왕따 당하기 십상인데, 주변 올 왕따 시키면서 홀로 독보하고 있었다.

“우리도 남 의식하며 사는 편은 아니지 만 넌 진짜 최고! 인정 우리가 졌다:”

“언제는 이겼고?”

말 이상하게 하지 말라는 명확한 지적, 정우의 주특기 중에 하나다. 티끌 하나도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해 주었 다. 당하는 입장에선 배알이 꼴리긴 하겠 으나

“그래도 여자잖아. 좀 달래주지 그랬

“여자라고 오냐오냐하면 버릇 나빠져,

하물며 염화는 욕먹지 않은 것만 해도 다 행인 줄알아야지.”

“차라리 욕을 하지.”

염화의 의지든, 속성의 개화로 인한 부 작용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실수 를 했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다. 그 럼에도 불구 정우는 넓고, 관대한 아량올 베풀어 그 일에 관해서는 일절 터치하지 않았다. 이만하면 어디 가서 버}지지 않을 만큼 관대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었다

“남의 문파에 와서 분란올 일으키고, 마공을 사용했으면 죽어도 싼 행위잖아”

“마공이 아니라속성이라고.”

“속성이든 아니든공력은물론 생기까 지 흡수하는 능력을 인정해줄 사람이 얼 마나될것 같아”

"그렇다고 꼭 그렇게 꼬집어서 말을 해 야하냐”

“돌려 말할 필요도 없지.”

3형제는 대결이 끝난 직후의 상황이 아 직도 잊히지 않았다. 그처럼 몰상식하게 두들기고 난 후, 영혼을 소멸시키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광년도 그때는 살기 위해 서 육체를 버리고 염화의 일부분으로 돌 아갔다 하지만 가관은 그다음이다.

정신을 차린 염화를 보고 한다는 소리 가 ‘환영합니다:라니. 실컷 두들기고난후 그래도 되나 싶을 만큼의 환대였다. 보는 사람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염화의 심정은 어떠할까?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화병으 로 앓아눕지 않으면 다행일 듯싶다

‘그런 염화에게 마공을 들키고 싶지 않 으면 알아서 처신 잘하라니.’

3형제는 정우의 사악함에 치를 떨지 않 올 수 없었다 약점을 잡고서 놓아주지 않 는 사채업자도 정우에 비하면 새 발의 피 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활용해 주는

철저히 사업가적인 마인드였다 배신하는 순간 염화는 한국올 대표하는 희대의 악 녀나 마뎌로 둔갑해 있을지도 모른다

‘토라져서 갈만하지.’

염화의 성향상 어지간한 일이 아니고서 는 삐지지 않는다. 그 호탕함과 자유분방 함, 물론 마지막에 순수하다는 점에서 대 반전을 이루기는 했어도. 냉철한 성향의 염화가 붉은 머리카락을 활활 태우며 이 를 바득바득 갈며 돌아갔다: 그때의 염화는 또다시 자아를 빼앗기지 않았나 의심을 들 만했었다. 씩씩거리면서 도 한 마디도 못한 채 고개를 떨어뜨리어 야 했던 염화의 비통한 심정이 여태 회자 되었다.

“너 좋다고 하는 사람한테 그러는 거 아니다”

“임자 있는 사람한테 껄떡 대는 것도 매 너가 아니지.”

“사람좋아하는 감정이 맘대로 되냐?”

“그렇다 해도 속에 있는 감정을 드러내 선안 되지.”

3형제는 말로도 정우를 이길 재간이 없 음을 실감했다 감정적으론 염화가 처량하 기는 하나, 정우의 말이 틀린 것 하나 없었 다. 염화는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매너를

어겼다. 도덕적으론지탄받을행위다.

그럼에도 정우가 얄미운 건 미녀들이 지속적으로 탐낸다는 사실이었다:

‘여전히 나쁜놈이 대세구나:’

왜 그렇게 여자들은 남자 보는눈이 없 는 건지, 3형제는 현실을 한탄했다. 자신 들은 한 여자만을 위해 지고지순한 순정 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순정마초가 보란 듯이 대기하고 있건만, 미녀들은 죄 다 정우를 바라본다. 이 불공평한 현실, 힘으로라도 부셔버리고 싶으나, 정우는 힘 도세다.

‘다 가졌네.’

‘돈도많아요, 이새끼는.’

‘캐릭터 하나는 군계일학이다’

3형제는 이 불공평한 현실을 타파하지 못했다. 그저 속으로 투덜대는 것이 전부 였다. 말해봤자 본인들만 손해고, 비참하 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스스로 못났음을 어필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

“이쯤 했으면 기회가 생긴 거니 좋은 거 아닌가?”

“좋기는누가‘?”

“염화를 볼 때마다 침을 질질 홀렸던 것같은데.”

“그럴 리가:’

강우와 강천은 극구 사양했다.

염화가 글래머에 아름다운 미녀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녀의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광년은 감당하기 버거운 존재였다 혹시라도 같이 잘 때 속성이 발 휘라도 되는 날에는 아침에 미라로 발견 될 수 있었다 알올 밴 암사마귀에게 잡아 먹히는 수사마귀도 아니고. 하룻밤의 열 정에 목숨을 걸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문파간의 협정을 굳건히 하려 면 피로 맺어지는 편이 훨씬 좋지.”

정우의 보편타당한 의지에 강우와 강천 은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다. 염화는 남자 제대로 잡아먹을 상이다. 명대로 살고 싶 으면 결코 맺어지면 안 되었다.

“우리도 염치가 있다고, 감히 형수님을 넘보지는 않아”

“동방예의지국의 후손답게 형님 먼저 가야지. 우린 천천히가도 돼.”

두 형제는 장남인 강현을 밀었다:

이쯤 되면 강현이 반발해야 정상이었 다. 한데, 두 동생의 예상과 달리 강현은 풀리지 않는 의문에 빠져 있었다. 고민을 해 봐도 납득이 되지 않는 맥락 해결 방법 은 당사자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 끊어내지 않은거냐?”

“한발 늦었다고 했잖아”

“네가 시간을 재지 못할 만큼 어리석진 않다고 보는데.”

“과연, 형만한아우가 없다니까”

강현은 정우에게 타이밍이 없었다고 생 각하지 않았다 충분히 염화의 또 다른 자 아를 베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도 정우는 시간을끌며 위협만 가했다

“이유가 뭬+?”

“판단이 서지 않았어.”

“ 네가?”

강현은 고개를 저었다. 정우는 결단이 빠르고, 뒤를 돌아보지 않은 성향이었다.

모호함은 어울리지 않았다

“만약 누군가 형의 속성을 빼앗는 다면 어떤 심정일 것 같아?”

“그건……

강현은 답하지 못했다

염화에게 있어 속성은 언제 터질지 모 르는 위험한 시한폭탄이다. 보통은 없애 버리는 편이 낫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유니크에게 있어 속성은 자신을 나타내는 상징이자 전부였다 정우로서도 염화의 속성을 베어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장담하지 못했다. 속 성의 영혼만 사라질지, 아니면 능력까지 같이 없어질지. 능력은 남아 있고, 이중인 격만 사라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세상이 그리 순탄히게만 흘러가진 않는다

“그럼 그녀는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겠 구나:’

“속성의 광기를 제어한다면 또 모르지.”

속성은 천성이다

그렇다는 말은 속성 역시도 그녀의 일 부라는 의미가 된다. 그녀가 속성을 통제 하여 제 의지대로 다룰 수만 있다면 지금 과는 또 다른 존재로 성장할 수 있올 것이 다. 이는 만화나 소설에서 흔히 나오는 설 정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어려운일이구나.”

“어렵지, 가능하다면 화천문주가손올 썼을 테고.”

단, 정우는 불가능하다고 단정 짓지 않 았다

그녀가 가진 속성을 합일하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고. 과거에 주화입마로 정 신분열을 일으켰던 음양쌍마가 바로 그 증 거다.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영혼을 가지고 있어, 낮과 밤이 다른 존재가 되었었다 그 런 음양쌍마가 하나가 되어 완전한 존재 로 변했을 때 시너지 효과는 굉장했었다

‘낮에 사내라는 사실을 알고 분개했었

지만’

음양쌍마와의 첫 대면은 밤이었고, 그 땐 엄청난 미인이었다. 한눈에 혹할 만한 압도적인 미모를 자랑하며 남자를 홀리고 다녔었다 정우도 당시에는 꽤 괜찮다고 생각올 하고 있었는데. 낮에 사내라는 사실을 알 고 짜증이 치밀었었다. 혹시라도 사로잡 아 관계를 가졌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했 다

‘만상연공을 얻어 현천공에 보탬이 되 기는 했지.’

쌍마를 찢어 죽이고 난 후 품에 가지고

있는 만상연공(萬象鍊功)올 얻은 후 현천공 을 보다 더 공고하게 만들었었다. 그러나 도움과는 별개로 생애 처음으로 오싹함을 체감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속성의 광기와 염화의 냉철함은 음과 양으로 비견될 만하지만, 내가 굳이 그걸 도와줄 의무는 없지.’

염화가 만약 광기를 제어하여 융합한다 면 시너지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 나리라 본다. 그러나 정우는 그녀의 속성 올 제어할 방법을 가르쳐 줄 마음이 당장 은 없었다.

‘이런 좋은 카드를 쉽게 쓰면 곤란하잖

°h’

정우는 염화에게 기대감을 심어줄 계획 이다.

그녀는 속성을 다스릴 방법을 찾기 위 해 노력하고 있었다. 급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절박함이 극에 이를 때 3단으로 이루어져 있는 만상연공을 조금씩 내어준 다면 언제든 수족처럼 부릴 수가 있다

‘장난을 좀 칠까‘?’

만상연공에 영혼금제를 해 놓으면 보다 더 가지고 놀기 편하겠지만, 하지 않기로 했다 협정을 맺은 이상 합당한 대접은 해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그보다 본인들 신상이나 걱정하는 게 낫지 않아?”

“갑자기 무슨말이야!”

“염화가 예상 밖의 능력을 보였다고는 하나, 제압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잖아”

“그?…래서?”

“여태 가르친 내 입장이 꽤나 난처해졌 어. 돈받고하는 일인데.”

너는 돈도 받으면서 사람을 패냐?

정우는 염화에게 고전하라고 훈련시키 지 않았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다가 올 무 림대회를나가겠다니, 내 얼굴에 먹칠하는 일이었다. 그 전에 하북팽가도 해결을 해 야 하고, 쌓인 일이 많은데 일을 더 만들 어 주어서 짜증이 치밀었다

“혹금단도 그렇고, 요새 관심이 부족했 지‘?”

“?…부족하긴, 차고 넘친다고!”

과도한 관심으로 인해 3형제가 겪은 고 난의 행보가 상기되었다. 그러나 형제의 의지는 관철되지 않았다. 정우는 이미 마 음을 먹었다

“이대로는 안돼.”

3형제의 얼굴에서 핏기가사라졌다 이 자식은 우리 문파에서 꼬박꼬박 월급이 며, 성과급을 타가면서도 그 주인의 아들 을 너무막대한다-

으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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