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203화 (203/500)

화천문의 절기, 멸절화벽(滅絶火壁)이었 다 만물올 녹여 버리는 거대한 불의 장벽 이 솟구쳐오른다 제1 장

염화방문 (5)

쿠아아앙!

불의 장벽이 순식간에 좁혀지며, 강현 을 잡아챘다. 초열의 염화가 공간을 장악 하니, 모든 것이 녹아내린다. 생사를 가르 는 간발의 타이밍이다. 신속을 발휘하지 않았다면 강현은 불길 속에 소멸했을 수 도 있었다

휘리릭!

강현의 속도는 전보다 몇 배는 빨라졌 다. 공간에 잔상을 남기며 염화를 교란했 다 염화의 두 눈이 강현올 찾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녀의 상식을 벗어나는 속 도였던 것이다. 그러나 염화를 중심으로 돌고 도는 불의 고리는 독아를 번뜩이고 있었다. 먼제든광폭한화룡이 되어 강현 올 사로잡을 것이다

‘언제 저렇게 강해진 거야?’

‘따라잡은줄 알았는데, 더 벌어졌네.’

염화의 강함보다, 벽을 넘어선 큰형에게 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두 형제였다. 형제 라고 해도 서로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있 었다. 그러나 시기는 하지 않는다. 넘어섰 다고 여길 때마다 앞으로 나가고 있는 형 에 대한투지를 불태웠다.

“10초쯤 남았나?”

“뜬금없이 뭔 소리야”

“곧 알게돼.”

완전하지 않은 기술은 허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제압을 해야 하는데, 강현은 망설이고 있었다. 전 력을 쓸 때마다 염화의 안위를 신경 썼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되었다 염화는 이를 본 능적으로 알아채고, 방식을 바꾸었다. 불 의 고리를 활용해 버티기 작전으로 가고 있었다: 비틀!

강현의 신형이 흔들렸다. 가속된 공력 이 통제력올 벗어나면서, 내부에서부터 전 신으로 층격이 전달되었다 공력의 반발력 이다. 폭주하는 힘의 여파는 육신이 감당 하기 어려운 상태로 몰아갔다.

“호호호, 끝낼 수 있을 때 끝냈어야지. 바보야!”

팽팽한 줄다리기가 한순간에 끊어져 버

렸다

강현은 폭주하는 기운을 통제하지 못 한 가운데, 염화의 염천장과구룡화에 직 격당했다 허억, 허억!

강현은 숨올 헐떡였다. 땀이 비 오듯이 흐르고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 찰나의 순 간 승부를 결정 짖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 다 염화를 막을 방법이 이제는딱히 없었 다 혈맥이 끊어질 듯 아파왔고, 공력의 소 모가 컸다 그에 반해 염화의 화력은 공력 과 주변의 기운을 흡수하면서 점점 강해 지고 있었다. 마치 한계를 모르는 무한대 의 뫼비우스처럼.

“꽤 아팠어, 각오해야할거야”

염화는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강현이 지닌 뇌기가 마음에 들었다. 자신과 닮은, 광기가 서린 뇌기를

“ 거기까지.”

화들짝!

염화가 놀란 도둑고양이처럼 거리를 벌 렸다. 가까이 접근할 때까지 기척을 아예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거리를 벌리고 선 그녀는 곧 납득을 했다. 8급의 유니크, 도 해문주를 제압한 사내다. 또한 자신의 열 등감을 부추긴 대상이기도 하다 스윽!

정우는 염화가 아닌 강현을 돌아봤다.

“한심하네요.”

“면목이 없다”

“남녀 차별은 현 시대에 어울리지 않습 니다”

양성평등 시대를 역행하는 짓이다. 소 양 있는 현대의 문명인답게 여성도 남성과 같은 대접을 해주어야 마땅했다. 그러니 좀 전 강현의 행동은 여성가족부에서 엄 청 싫어할것이다

“그■녀는본문을방문한손님이다”

“구차한 변명입니다:’

강현은 더 말하지 않고, 패배를 받아들 였다. 아버지와 정우를 제외하고, 처음으 로 당한 패배였기에 층격은 그 어느 때보 다 컸다

"죽엇!”

염화는 자신을 무시하는 정우를 향해 염천장을 발출했다. 검은 화기를 장심(掌 心)에 모아 단번에 화기를 극대화시켰다. 응축된 화기는 언제든 폭발할 준비가 되 어 있었다 꽈아앙!

불의 파편이 토해지며 사방으로 화기가

발산되었다.

멈칫!

염화는 달려들지 못한 채 물러서야 했 다. 전력을 실은화력이 깨쳐 버렸다. 게다 가 호신강기만으로 염천장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요란 떨지 말고, 다시들어가.”

“웃기지 마, 이 몸은 내 거야”

“그래, 그럼 그렇게 해.”

“날우습게 보지 않는 게 좋아!”

격차를 봤음에도 염화의 투기는 줄어 들지 않았다. 광기에 젖어 있는투기는보 다 강렬한 회기를 발출했다. 끝이 없는 듯 무한대의 화력을 지니고 있었다. 실로 엄 청난, 또한 극한에 다다른 염화일기공의 극의를 이루었다. 이는 염왕에 비견된다 자부할수 있었다

“버전업이 빠르네.”

“건방 떨지 마 바보야!”

염화의 신형이 잔상올 이룬다. 이는 강 현의 보신, 탄보와 비슷했다. 한 번의 겨룸 으로 자신의 기술로 흡수해 버린 것이다. 실로 경이로운 오성을 보이고 있었다

“먼지 날리니까 요란 떨지 마라:”

염화는 충분히 강해졌다. 그러나 어차 피 후기지수들 사이에 경계할 수준일 분 이다. 정우와 겸상을 하기에는 한참 이르 다. 명백히 상대를잘못골랐다 할수 있었 다

빠아아악!

염화의 얼굴이 맥없이 돌아간다. 잔상 은 오아시스의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렸고, 일직선으로 튕겨져 나간 신형이 결계 막올 성질나게 두드렸다. 벽면올 치면서 튕겨져 나온 염화가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 천장 을 바라본 상태가 되었다. 동공에는 여전 히 믿지 못할 현실이 담겼으나, 뺨에는 권 혼(朝前이 선명했다

“헐! 여자한테 죽빵을!”

“쟨 정말사정을 안두는구나!”

전투에선 남녀를 가리지 않았다. 이로 써 완벽한 양성평등올 이루었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그럴 리 없다. 욕먹기 딱좋 은 연약한 여자를 인정사정없이 패는 몰 상식한 인간으로 여길 공산이 크다:

“동생도 패던데.”

“하긴, 그래! 불쌍한수연이!”

구완와사의 병지처럼 얼굴이 뒤틀린 염 화의 잔상이 강우, 강현에게 깊은 인상을 새겨주었다 남녀를 가리지 않은 공평무사 한 정우의 주먹에 할 말을 잃었다. 조금만 더 강했더라도 염화는 성형수술을 심각하 게 고려해봤어야 했다. 원한다면 강남역 근처의 용한 성형외과를 소개해줄 의향은 있었다

“아아 이 새끼가!”

본성 튀어나온다.

염화가 바닥을 짚고 고개를 들었을 때, 동공에서 강도 9.0의 지진이 발생했다 눈 앞으로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평소에 서로 마주할 기회가 없었던 발등이 눈앞 을가%: 발과 입술의 키스.

퍼억!

허공으로 고개가 홱! 하며 돌아가며 몸

이 치솟는다.

염화는 정신을못 차렸다. 허공 상태는 오래가지 못했다 천장에 부딪치고 바닥으 로 추락하고 말았다.

“?…젠장 ?… 아아악!”

바닥에서 일어섰을 때 두 눈에서 번갯 불이 치솟았다 동공올 덮고 있던 살 거죽 °1 충격을 붇!0},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이 어서 얼굴에서도 화력을 자랑하기 시작했 다 안면이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마구 돌 아섰다.

“?…이야야얍! 염……화멸?■ 커어억!!”

안되겠다 싶은 염화가 화력을 돋으려고 했으나, 무력화되었다 꽈악!

뻗어온 손아귀가 목을 움켜쥐었다. 사 방으로 뿜어진 화력을 아랑곳하지 않았 다 정우의 육신을 뒤덮고 있는 현천강기는 그 어떤 공격도 불허했다. 흡수하려고 해 도 모조리 다 튕겨냈다. 그야말로 완벽한 공수를 이룬 최적화된 방어력을 자랑한 다 바동바동!

염화가 발버둥을 치지만, 정우는 철 기 둥처럼 굳건했다.

꾸욱!

손아귀의 압력이 강해지자, 허연 동공 에 핏줄기가 새겨진다. 염화의 얼굴이 순 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르며 숨이 탁해지고 있었다

“이래도.”

“?…웃기지마!”

“강단 있네.”

w 개.소리!”

정우는 염화의 강단 있는 뚝심에 경의 를 표했다 칭찬을 하는 김에 주저하지 않 고 바닥에 찍어주었다. 물론, 바닥이 부서 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진기를 흘려 풀(Full) 강을 해주었다 쿠우옹

목을 잡고 찍으니 염화의 사지가 호랑 나비처럼 펄럭거린다: 강화된 바닥에 실금이 생겨나고 있었 다. 그러나 찍는 데는 도가 튼 정우였다. 아주 잘 찍고 있었다. 찍는 것도 기술이 필 요함을 보여주었다

“이래도.”

20번을 찍고 예의상 1번씩 물어봐 주었 다 피거품을 내뱉는 염화는 정신 줄을 놓 기 일보직전이었다 친절히 귀를 입에 대주었다

“?…조까!”

“그러셔.”

염화의 광기는 죽음마저 초월하고 있었 다. 한편으로 진짜로 죽이지는 않을 거라 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영민한 건 여전하네, 염화를죽이면 협 상이 물거품이 돼서 귀찮기는 해.”

“?…호흐호?… 어쩔 거야?”

회복력 하나는 끝장났다.

어느새 염화의 육신이 원래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주변의 기운을 빨아들 인 결과다. 영향권에 있던 강우와 강천이 시껍해서 뒤로 물러섰다. 지들 형은꼼짝 없이 공력을 빼앗기고 있고만

“하지만 너는 아냐:’

“나는 염화와한?…몸이야”

“그렇지도 않을걸.”

정우는 염화의 두 눈을 직시했다 순순 히 들어가 주기를 바라서, 적당히 손속을 조절했는데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그렇 다고 방법이 없진 않았다 염화의 또 다른 자안지 뭔지, 알 거 없지만, 영혼을 베어버 리면 그만이었다

“네 영혼만베어 버리면 되지.”

“?…그런게 가능할것 같아!”

“이거면 가능하지 않을까?”

“?…설마‘?”

영혼올베는 칼.

심의 극에 이르면 영혼도 베어낼 수 있 었다. 이는 정우의 의지다. 살수 있는 방 법은 염화의 영혼이 좀 더 강하면 된다 안타깝게도 염화의 자아가 정우보다 위 에 있을수는 없었다

‘무공을 가리면 곤란해.’

정우는 염화가 왜 속성을 사용하지 않 았는지 파악했다. 광기에 젖은 또 다른자 아라는 것뿐만 아니라 속성의 설질이 위 험하기 때문이었다. 삼라만상의 기운을 흡수하여, 자신의 기운으로 녹여내는 건 마공에 가까웠다. 마공 중에서도 최상위 이자, 악질로 평가받는 무공인 생기흡혈 공에 비견되었다. 사용을 하면 할수록 강 해지기는 하겠지만 들키면 마인으로 오인 받아죽기 딱좋기는 하다

“초면인데, 잘가라”

“?…진짜아니지……설마’?”

뭐라는 거야

정우는두 번 말하지 않았다.

염화는 허세가 아님을 실감했다. 가만 히 있으면 영혼이 소멸되어 버릴 수 있었 다. 운수좋은 날도 아니고 겨우몸올 차 지했는데, 사라지게 생겼다

“?…나야, 우화라고!”

횐자위를 드러냈던 염화의 동공이 원래 대로 돌아왔다. 광기에 불타던 기운도 잦 아들며 신색을 회복했다. 처연한 눈빛을 보내며, 원래의 자아를 찾았음을 나타냈 다. 여자의 변신은무죄임을 보여주는장 면이기도 했다. 극과 극을 달리는 염화의 변신이었다 흥!

정우의 입꼬리가 비틀렸다

“구라 치다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 냐?”

“?…개새!”

반격할 타이밍을 만들기 위해서 카멜

레온처럼 위장전술올 펼쳤던 염화의 입에 서 거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속성은 여전 히 유효했던 것이다 염화로 돌아오기는커 녕, 여전히 광화를 벗어나지 않았다. 빼앗 은 육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다. 그러 나 정우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싫다고! 나 잘할게! 시키는 대로 다 할게. 너 모르지, 나 처음이야? 내 몸 되게 순수해! 가지고 싶지 않아? 맘대로 해도 된다고!”

그 나이 먹도록 순수하다는 주장이 좀 의심되지만 마지막 가는 길 믿어 주었다:

“구차하게 굴지 말고, 쿨하게 가라. 그

게 여러모로 아름답잖아;”

광년도 정우 앞에서는 정신 똑바로 차 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대화 였다.

강현, 강우 강천은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염화가 애처롭기까지 했다. 저렇게까 지 해서라도 살고 싶다는 의지의 피력이었 다 다만, 정우에겐 그딴 시답지 않은 신파 가 통용되지 않았다. 곱게 가지 않으니까 좀 더 두들기기까지 했다 안 맞고 곱게 갈래, 맞고 흉하게 갈래?

선택이분명하다

우응!

정우가손올 쓰기 직전, 염화에게서 변 화가 일어났다 마지막까지 살아보겠다는 구차하게 질 질 끌었던 염화가 또다시 속임수를 쓰는 것인가?

다행이 이번에는 아닌 모양이다

“환영합니다 염화소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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