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 강우, 강천이 도매급으로 전략하 는 순간이다: 제 8장 패밀리 하우스
화천문에서 벌어졌던 사건은 외부에 알 려지지 않았다. 수백이나 죽었음에도 현 장에 증거가 남아 있지 않았고, 입단속을 확실하게 시켰기 때문이다. 화천문으로서 는 이번 사태가 알려져 봤자, 이롭지 않았 다 도해문도 마찬가지였다 문파의 수장과 주력부대까지 잃었다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이다; 그렇다고 화천문을 몰아붙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시대가 달라졌다고 해도 무림은 힘이 필수다. 화천문의 문주가 건 재했다. 힘으로 밀어붙일 수도, 연합에 이 의를 제기할 명분도 현재로서는 없었다 세상이 들썩일 만한 사건임에도 불구하 고, 조용히 묻혔다 하지만 비밀을 언제까 지 숨길 수는 없었다. 무문의 정보수집능 력을 간과하진 않았다. 조짐이 이상하다 는 것을눈치는 채고 있었다.
건축사에게 의뢰한 건축 설계도가 완성 되었다.
1000평 규모의 대지에 200평 규모의 집을 지어 달라고 했다 가격은 평당 20만 원으로 측정해 4천만 원이 들었다. 시중 보다 최소 10만 원은 더 주었다 그럼에도 아깝지는 않았다. 원하는 대로 건축법에 어긋나지 않도록 설계를 해줬기 때문이다 캐드 도면은 입체적이라, 실제와 거의 홉 사했다
“원하신다면 시공도 해드릴 수 있습니 다”
“괜찮습니다”
“혹시 다른 시공사에 맡기실 요량입니 까?”
“아니요, 직접 지으려고요.”
건축사인 이우택은 고개를 저었다. 한 두 평 규모도 아니고 1000평이나 되었다. 건축올 아는 사람이라면 또 모르겠으나, 이쪽으로는 문외한이었다
“건물을 지으려면 설비는 물론, 소방, 전기 등 안전문제까지도 신경을 써야 합니 다. 더욱이 건물의 구조가 단순하지 않습 니다. 들어가는 철근과 콘크리트, 내장재 까지도 준비해야 할 텐데. 번거로운 일입 니다. 가격이 문제라면 최소한으로 줄여 들일 수도 있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그러시다면 하는수 없군요. 하지만문 제가 생기신다면 꼭 연락올 주시기 바랍니 다”
“그러죠.”
이우택은 앞에 앉아 있는 학생이 건축 을 쉽게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자기 집을 손수 짓고 싶어 하는 건 알겠지만 이는 게 임 상의 건물 짓기와는 달랐다 조만간 다 시 찾아을 거라 확신했다.
‘아니면 내손에 장을지진다’
규모가 커질수록 조금이라도 규격이 맞 지 않으면, 집의 균형이 흐트러진다 자칫 설계도대로 짓지 않고 빼먹는다면, 건축법 을 어기게 되어 과태료가 나온다. 시골의 전원주택이라면 건축법의 적용이 빡빡하 지 않겠지만, 도시 내에 이만한 규모의 집 올 짓는다면 구청에서도 깐깐하게 나올 게분명했다 정우는 건축사무실에서 나와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한 정우는 컴퓨터를 켜서, 캐 드를 확인했다. 도면을 머릿속에 일일이 다 집어넣고, 양용익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재는준비해 놨겠지?”
-분부하신 대로 준비했습니다만 남은 자재를 공수하는 데 3일가량 더 걸린다고 합니다
"방지막과 결계는?”
-설치 끝났습니다
정우는 꼼꼼하게 하나하나 확인을 해 나갔다 공사에 필요한 모든 것을 설계된 수치에 맞추어야 했다 그래야 기억된 도면 대로 심상의 구현이 가능해진다 정우는 남은 시간 동안 심상구현을 시 험해 보기로 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차이를 1% 내외로 줄였다. 좀 더 수련을 한다면 오차를 아예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오빠 밥 먹어.”
“ 알았다?”
김 여사께서 저녁을 차렸다
가족이 모두 모여 식사를 했다
“곧 집이 완성됩니다”
“벌써? 전에 가봤을 때는 아무것도 없 었는데.”
수연은 집이 지어질 장소를 찾아갔었 다. 주변을 사들여서 평평하게 만들어 놓 기는 했지만 그뿐이었다 집이 들어서려면 꽤 시간이 걸릴 둣싶었다 그게 10일 전이다. 이는 마치 아파트 놔
두고 황무지에 텐트 짓고 살자는 의미와 일맥상통했다. 망해서 자연으로 가서 사 는 것도아니고, ‘나는 도시인이다’를찍어 야할 판이다.
“이 오빠만 믿어라”
“믿는도끼에 발등 찍히는 거 아냐‘?”
수연은 오빠라도 의심이 되었다: 그러나 오빠가 하는 일이 토 달아봤자 손해 보는 상대는 정해져 있었다. 그냥 그러려니, 하 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로웠다
“아버지, 교수님은 어떻습니까?”
“마법사라선입견이 있었는데, 대단하 시더구나:”
정우는 리차드 교수와 계약을 맺고, 하 이퍼 팩토리의 고문직을 주었다 계약상으 로는 금강문에 소속이 되어 있지만, 당분 간은 비밀 유지를 위해서 하이퍼 팩토리 에 소속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근래에 들어 과학기술이 마도공학과 결 합한 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었다. 빠르게 변화를 하고 있는 시대다. 현재 잘나간다 고 해서 안주하게 되면, 결국 도태될 수밖 에 없다 시대에 발맞춘 준비는 필수다 때 가 되면 루크와의 격전에서 남은 마법슈트 의 잔해를 리차드 교수에게 보여줄 계획이 다. 리차드 교수라면 좋아서 눈에 불을 켜 고 달려들 게 분명하다
“어쩌려는 것이냐‘?”
“케이브에서 나오는 광물을 가공하고 변환하려면 마도공학을 아는 마법사가 필 요합니다”
“투자금액이 만만치가 않던데, 굳이 무 리할 필요가 있올까 싶구나:’
윤철은 아들의 공격적인 투자에 우려 를나타났다
리차드 교수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그에 게 책정된 연구투자비가 1천억에 육박했 다. 하이퍼 팩토리의 전체 수익에서도 비 중이 결코 적지 않았다 막대한 비용을 투 자해 수익이 난다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 리 만만한가. 기술이나 마법이나, 하루아 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무수히 많은 실 행착오와 실패를 통해 점진적으로 변화를 해왔다 일례로 과거에 나온 기술이 한참이 지 나서야 양산이 되는 것만 봐도 알수 있었 다. 기술은 개발이 되었지만 이를 현실화 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대기업조차도 투자실패로 휘청거리는데, 이제 막 이름 올 알린 하이퍼팩토리가 감당할 수 있는 지, 신중히 고려해봐야할문제였다.
“맞는 말이네요, 너무 제 생각만 했어
요.”
네가 웬일이냐 인정할 줄도 알고:
윤철은 아들이 고집을 피울 줄 알았다. 그러면 솔직히 답이 없다 회사 지분의 대 부분은 아들이 가지고 있었다. 대주주가 까라면 부자관계도 소용없다
“왜 그러세요, 저도 인정할 건 인정합니 다”
“합리화 쩐다!”
정우가 손사래를 치자, 수연이 화학반 응을 일으키듯 격렬하게 반응했다. 오빠 에게 반성은 자기만족을 위한 수단에 불 과했다. 절대 고분고분 수긍하지 않는다.
나중에 후회하기 싫으면 아빠는 오빠의 간계에 속지 말아야한다;
“수연아”
“오빠미안, 내가실언했어.”
정우의 나지막한 부름에 수연은 자동 응답했다
“그럼 오빠 나 애완동물 키워도 돼?”
“집 지으면.”
정우는 집을 지을 장소에 도착했다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높은 방지막을 삥 둘러쳤다. 사람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결계를 설치했다. 이제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 다
방지막 안으로 들어가자, 100명의 흑금 단이 대기하고 있었다. 각자에게 역할이 주어졌다 한쪽에선 건축자재를 준비하고, 다른 한쪽에선 시멘트를 비비고. 단주의 공급요청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해야 했다
“실수하면 알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한번에 가자”
“예,단주님.”
정우는 일단 바닥공사부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상하수도가 들어올 수 있도록 연결올 제대로 해야 한다.
‘그럼.’
현천공을 운용한 정우의 육신에서 무 시무시한 기운이 붐어져 나왔다. 9단에 이른 현천공이 지면올 응시하자 흙더미가 허공으로 떠오르며 반듯한 규격올 이루었 다 정우는 흙을 함부로 버리지 않았다 허 공섭물을 운용, 흙을 정육면체로 만들어 한쪽에 쌓아 놓았다 파는 건 금방 끝났다.
1분도 걸리지 않아, 원하던 규격으로
바닥을 팠다. 이때 허물어지지 않도록 강 화마법을 펼쳤다. 이어서 바닥에 골재를 적절히 섞은 시멘트와 철근을 깔았다 수화반응을 일으킨 시멘트가 빨리 마 르도록 열기를 가하고, 응집력을 높였다. 마력을 있는 대로 퍼부어 강화마법올 사 용하기에 빨리 굳는다고 해서 부실 공사 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헐!’
공사 중 흑금단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절대의 공력과 마력을 동시에 마구 쏟아 붓고 있었다. 집올 짓는 일에 불과하건만,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만약 대상이 집이 아니라, 자신들이었다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인간이 아니야’
‘우리에게 희망은 없구나:
‘절망이 앞올가린다’
무인도, 마법사도 상상하지 못할 광경 이 벌어지고 있었다. 집을 짓기 위해서 절 대고수나; 대마법사가 되었다고 한다면 과 연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무도 믿지 않을 괴사였다 그러나 혹금단은 감탄만 하고 있올 때 가아니었다
“뭐하고 있어, 재료 떨어지잖아. 정신
똑바로 안차려!”
단주의 하우스 빌드가 속도를 내기 시 작하자, 혹금단의 삽질도 바빠졌다. 골재 와 시멘트, 철근을 제때에 공급해야 했다 단주는 실수를 용납지 않았다 만약 조금 이라도 시간이 늦는다면 그때는 시멘트와 함께 파묻히는 수가 있었다
‘군대에서 삽질하고 또 삽질이네.’
‘넌 인생이 삽질이잖아;
‘그러는 넌나보다낫냐?’
‘그만하자, 서글프다.,
삽질 속도를 높여야 했다. 이대로 가다 가는 단주의 속도가 재료공급을 초월하게 된다.
정우는 설계도대로 빠짐없이 집의 기둥 을 세우고, 벽돌을 쌓아나갔다 심상구현 의 의지가 공간을 장악하고 있어, 완벽함 올 추구했다
‘안되지.’
정우는 단순히 집을 짓는 것으로 한정 하지 않았다.
의지의 구현은, 즉 권능이다 능숙하게 활용하게 위해서는 정교한 컨트롤이 필요 하다고 분석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방 안으로 집을 짓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보 기에는 소모되는 의념이나 공력, 마력이 대단치 않지만 실상은 막대한 심력이 소진 되었다.
‘건설이 훨씬어렵구나:
부수는 건 간단했다
맘만 먹으면 이 일대를 1분안에 다 부 수어버릴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폐허가 된 공간을 원래대로 복구하는 것은 전혀 다른문제였다. 오차범위를 제로의 영역까 지 끌어을리기 위해서는 시멘트 가루까지 도 신경을 써야 했다
‘나쁘지 않아’
정우는 감각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심력을 집중시켰 다. 그에 따라 집은 빠른 속도로 완성되어 갔다. 중간중간 강화마법을 부여해 집의 견고함을 더했다: 건축사가 지적했던 대로 건축법이 허용하는 범위였다 건축사와 시 공무원올 불렀다
아!
이우택은 지어진 집을 보고 넋을 잃었 다. 믿어지지 않게도 집은 완벽하게 지어 졌다 혹시나 해서 내부를 살폈음에도 건 축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다. 자로 몇 번이 나 재봤건만 오차가 제로였다. 자신이 지 어도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짓지는 못한다.
최소한의 오차범위는 존재하기 마련이었 다
‘이게 말이 돼?’
사무실에서 캐드 도면을 가지고 간 지, 10일이었다
이우택은 볼을 몇 번이나 꼬집어야 했 다 꿈올 꾸는 기분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 아 무모한 도전이었다며, 다시 찾아오리 라 확신했었다. 고객의 발신자 번호가 떴 올 때만 해도 내심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이건 상식을 초월했다. 속도는 물론, 완성도가 최고였다 건물 주변의 조경까지 도 설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미리 지어 놓고 뻥 치는 거라곤 할 수 없다. 전에 시 찰을 했고, 자신이 설계한 대로였다
“도대체 어떻게 한겁니까?”
“열심히 노력하면 됩니다.”
“?…노력이라고요?”
노력해서 될 게 있고, 안될 게 있지.
이우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이런 식으로 건물을 찍어낸다면 사무실을 닫 아야 할지도 모른다.
“혹,사무실을차릴 겁니까?”
“건축은 취밉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이우택은 괜히 서글퍼졌다. 이 바닥에 서 나름 정평이 나 있고, 능력도 인정올 받 고 있었다. 일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건만, 자존심이 바닥을 쳤다 허가는 15일가량이 소요가 되었다:
정우는 허가가 난 직후, 구매한 가구와 전자제품을 안에 배치했다. 그때까지 가 족에게는 보여주지 않았다 완벽하게 꾸미 고 난 후에 보여주는 편이 임팩트가 있었 다
‘담벼락을강화하고, 결계를 치고.’
남은 건 집의 방어력이었다
그게 좀 시간이 걸렸다;
10일후.
집을 공개했을 때 예상대로 부모님은 넋이 나갔다. 너무나 아름답고, 웅장한 집 이었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집이었던 것이다:
“정말이니‘?”
“우리 집이에요.”
김 여사는 그동안 닭장에 살았음을 인 정했다.
정우는 동생에게도 약속한 선물을 주 었다
“애완동물이다”
“저게 무슨 애완동물이야?”
“애완동물이 별거나, 가까이 두고 귀여 워해주면 애완동물이지."
“그래도 그렇지.”
저 앞에 자칭 애완동물이 되어 버린 철 괴가 네 발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정우가 5톤의 쇠로 된 개뼈다귀를 던지자 뛰어가 기 시작했다.
철컹, 철컹!
졸지에 네발짐승이 되어 버린 철괴, 그 러나 살려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