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190화 (190/500)

다. 자신의 능력이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했건만,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 어설픈 인정에 얽매여, 오빠 의 광기를 읽어내지 못한 패착이 불러온 화근이었다 제 6장 화천쟁투 (1)

-오빠는그럴 사람이 아냐

-등에 비수가 꽂히고도 그리 말을 한다 면인정해주지.

-이게다너 때문이잖아

-변명은 패배자에게나 어울려.

염화는 갑자기 흑금단주와 나누었던 대

화가 떠올랐다. 그때 그가 했던 말이 비약 이 심하다고 생각했었다. 한데, 비약은커 녕 더 악화되었다. 그의 말을 듣지 않고, 방심했던 것이 뼈아팠다

‘이 와증에 그가생각나고, 기가 막혀!’ 어이없게도 염화는 혹금단주의 목소리 가 듣고 싶어졌다. 그라면 과연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

-모두 멈춰.

응?

왜 여기서 그의 목소리가?

잘못들었나?

-어, 피나네. 이럼 곤란할 텐데.

아니 또들렸어.

염화의 시선이 목소리의 방향올 찾았 다

설마 했건만.

그가 정말로 있었다. 간절히 바라면 소 원이 이루어지는 시스템도 아니고. 눈을 비벼서 다시 현실올 찾아가야 했다. 그런 데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네가여길 어떻게?”

“지나가다”

아! 지나가다 친구 집에 들렀구나

라고할줄알았나.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었다 지

나가다 남의 집, 그것도 화천문의 중심인 대전에 들어올 수 있는 있는 인간이 어디 있는가. 완벽한 경계실패. 대전까지 겹겹 으로 쳐져 있는 화천문의 경계가 무용지 물이 된것이다 혹금단주의 등장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 되었다.

도해문주도 물러선 채 망설이고 있었 다 이건 그가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 만 면에 미소를 짓고 있었던 도해문주의 검미 에 살짝 실금이 갔다. 계획에서 벗어나는 변수를 극도로 경계하는 그였다.

‘저놈이 왜 여기에?’

절호의 기회다 흑금단주의 등장만으로 행동을 멈추지는 않는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모두에게 동작그만을 선사했다. 그도 그럴 것이 흑금단주의 칼이 겨누고 있는 대상이 화룡일수, 권우현이기 때문 이다. 언제 권우현이 인질이 되었는지 아 무도 몰랐다는 사실이 경각심올 드높였다 정우는 권우현의 귓가에 반가움을 표 시했다.

“오랜만이지.”

“…네가 어떻게?”

“이런 일로 다시 보게 돼서 심히 유감이 야”

“…칼 안치워!”

“움직이지 마. 이런, 베였잖아”

네가움직여서 베인 거니, 내 잘못이 없 다는 누가 들어도 말 같지도 않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정우다. 칼날에 깃든 예기 만 봐도 고의임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결백올 주장하니, 목에 핏줄 을 새긴 권우현은 억장이 무너질 만도 했 다.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으로도 억울해 죽겠는데, 속을 뒤집어 놓았다

“여기서 살아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으 냐!”

“그러는 너는 목이 잘리지 않을 것 같으

단어의 수를 맞춰주는 라임이 끝내준

정우는 칼날이 두렵지 않으면 맘대로 행동하라고 차분히 협박했다. 언제든지 대가리를 잘라 낼 수 있다고, 태연한 협박 이기에 두려움은 배가 되었다.

부르르!

권우현은분통이 터졌다. 변수 중에서 도 최악의 돌발변수였다. 어째서 저 망할 놈이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나타났단 말 인가. 이건 문파 내부의 일이었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화가 나는 것 은 자신의 일생을 망친 놈에게 인질이 되 어 버린 현실이다

“비겁한 놈! 무인이라면 당당하게 맞서 라”

“개소리는 그만하지.”

아버지를 중독시키고, 외인을 끌어들인 주제에 정정당당을 운운하면 쪽팔리지 않 나 정우는 함께 온 무인들 사이로 자연스 럽게 동화되어 권우현의 뒤를 차지했다. 그것도 모르고 다 된 밥인 줄 알고 먹으려 고하니, 체할수밖에.

“속성은 자제해 줬으면 고맙겠어. 잘 몰

라서 목부터 벨지 모르니까.”

정우는 칼날을 돌려 대며, 권우현의 목 에 피 주름을 새겨주었다. 조금이라도 더 깊으면 과다출혈이 발생할수 있었다.

“?허풍 떨지마라!”

“허세니까 한번 해봐. 오랜만에 목 좀 잘라 보자”

자기 목 아니라고, 깍두기인 양 조각조 각 자르려고 하는 정우다 움찔!

도해문주는 멈칫하고 말았다. 그가 손 을 쓰려고 할 찰나 혹금단주와 시선이 마 주쳤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타이밍이 공 교로웠다. 더욱이 저 여유로움과 익숙함 이 무척이나 거슬렸다. 한두 번 해서는 나 오기 힘든 분위기다 허세라 치부하기에는 위험했다

"이런 짓을 하면 금강문이 무사할 성싶 으냐?’’

“그건 네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지. 넌 화천문의 문주도, 후계자도 아니잖아”

“이 개새끼가! 죽고 싶으냐!”

하는 말마다 권우현의 역린을 대놓고 건드리는 정우였다. 어찌나 얄미운지, 당 사자도 아닌 주변 사람들마저 주먹을 움 켜쥐고 말았다 후벼 파는 수준이 아니라, 난도질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는 깨달았다

‘미치지 않고서야!’

‘여기가 어디라고!’

‘문주나, 문도나!’

‘정녕, 금강문은상종못할문파구나!’

모두가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도해문 주는 달랐다. 단순히 비아냥거리는 것이 아님을 읽었다 혹금단주의 말대로 권우현 은 문주도, 후계자도 아니다. 권영일이 건 재한 이상 그는 아무런 권한도 가지지 못 한다 W1 라도 빨리 권영일을 제압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죽여야 했다 정우가 권영일올 향해 윙크를 보냈다. 받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올 담아서.

“문주님, 오랜만입니다. 그간 별래무양 하셨습니까?”

“네가 보기엔 내가 괜찮은 걸로 보이느 냐”

“하긴 아들이 등에 비수를 꽂았는데, 괜찮다면 사람이 아니라 부처겠지요.”

“부처도 아들한테 뒤통수 맞으면 화날 거다 그나저나 네놈 혼자 온 거냐?”

“그럼 안되나요?’’

“네놈의 망할문주는 뭐하고, 너 혼자

보내?”

“하고 싶은 일 하시겠지요, 문주님이 언 제 제 말을 들었습니까”

권영일과 흑금단주의 대화

모두는 주목해야 했다. 하지만 점입가 경이었다. 말만 들어봐서는 혼자 온 것 같 은데, 곧이곧대로 믿기가또 어려웠다. 명 색이 금강문을 대표하는 혹금단의 단주 다. 그런 자가 문주의 명령도 없이 단독으 로 움직였다는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단 말인가; 허허실실의 전략일 가능성도 있기 에 손을쓰기가 더 어렵다

‘어떻게 안거지?’

이해가 되지 않는부분이 있었다.

도해문주는 그것이 해결되지 않아 망설 임이 가중되었다 은밀히 미끼를 던지기는 했어도, 이번 일은 권우현이 먼저 손을 내 밀었기에 진행했다 도중에 의심을 살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마치 알고 있 다는 듯이 기가 막힌 타이밍에 방해를 했 다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궁금하십니까?”

“말해주겠는가?”

“500억만 주시면 생각을 해 보지요.”

궁금하면 500원의 업그레이드 판 500 억이었다

이와증에도 아재개그를 잊지 않았다.

“어른을 놀리면 곱게 죽지 못할 텐데.”

“어른이라면 이쯤은 받아줄 담대함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자네 보기엔 내가 어떤 어른 같나?”

“음흉하고 욕심 많은 노인네 같습니다”

“바로 맞췄네, 내심을 들키면 화도 잘 내지.”

도해문주의 냉철함을 엿볼 수 있는 대 목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화를 내고도 남았을, 염장질이었다. 그럼에도 화를 내 기보다는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그래서 더 무섭게 다가왔다. 왜 그가 냉혈마도(冷 血魔刀)라고불리는 지 체감했다

반면, 그와한 치도 밀리지 않는 흑금단 주도 보통이 아님을 통감한다 혼자가 아니라고 해도, 그는 불리한 위 치에 처해 있었다. 권우현이 인질로 잡히 지만 않았다면 아직까지 살아서 나불거리 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두려움이라 고는 한 줌도 보이지 않는 두둑한 배짱을 지녔다

“어려운 일도 아니니, 설명해 드리지요. 이래 뵈도 어른 공경을 하는 편이거든요.”

“그거 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구나. 궁 금하니 어서 말해 보게.”

“제 칼에 언제 잘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위태로운 화천문의 후계자, 아! 이런 실수! 후계자가 아니라 그냥 화천문 사람 이군요. 이 화천문의 평범한문도가동생 에게 자리를 빼앗기자 꽤나 분해하고 있 다는 소문올 들었습니다?”

권우현이 그 말을 듣고 몸부림을 치려 고 했다 그러나 칼이 목에 닿아 있고, 맥 이 잡혔다. 공력의 흐름을 억제하는 점혈 올 당한 것이다. 울화통이 터지는데, 아무 것도 하지 못하니, 억장이 무너졌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만 가지고 내가 움직일 걸 알아냈다는 말인가? 그거 참 용한 재주군. 아니면 예언이 속성이거나.”

“아니죠, 충분히가능한일입니다.”

“어째서 그리 생각하지?”

“일전에 문주님한테 하북팽가와의 일 올 거론한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문주님은 남이 잘되는 걸 두고 볼 사 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화천문의 내분을 조장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도해문주의 눈빛이 가늘어졌다. 말 같 지도 않은 소리 같은데, 핵심이 숨어 있었 다 무문회합 시에 한 발언을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는 의미가 되었다. 그 작은 시 발점올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현재의 계 획올 망가뜨렸다니. 기가 차지 않을수 없 었다

“날짜와 시간은 어떻게 안 거지?”

"그것까지 까발리면 앞으로가 피곤하 니, 이쯤하시지요.”

“그렇군, 영업비밀을요구해서 미안하 네.”

“예상외로 쿨하시군요”

“그런데 어쩌나, 화천문주의 상태가 꽤 나 좋지 않은 데다가 더 나빠질 우려가 있 는데 말이야 자네 뜻대로 될 것 같지 않구 먼. 허허허.”

권우현이 인질이 되어 있음에도 도해 문주는 느긋한 편이었다. 이유는 권영일 의 몸에 넣은 공멸층이 있기 때문이다. 절 대고수에게는 잘 통하지 않는 편이기는 하 나, 일단 자리를 잡으면 단시간 안에 해소 하기는 힘들다. 더욱이 최후에는 공력올 폭사시켜, 폐인으로 만들수 있었다.

“저 악적을 죽일 수 있다면, 내 목숨 따 위는 어찌 되든 상관없다.”

“이런! 이런! 열사 나셨군. 하지만 화전 문주께서 죽으면, 염화에게 곤란한 일이 발생할 겁니다. 그것도 아주 끔찍한”

도해문주의 협박이었다

화천문주를 살리고 싶으면, 권우현을 풀어주라고. 물론 안전에 대해선 책임을 지겠다는 회유책도 포함되었다 궁지에 몰 린자를 설득하는데 살길을 터주는 건 협 상의 기본이었다. 사방이 막히면 쥐가 고 양이를 물 듯, 흑금단주가 뭔 짓을 할지 모른다

“나도 구질구질하게 목숨을 구걸하진 않아요!”

염화에겐 문파의 미래도 중요하지만, 자긍심까지 버리며 살고 싶진 않았다. 설 령 목숨을 잃는다 해도 아버지와 함께 화 천문의 무인으로서 남기로 했다.

“?…끝까지!”

정우의 인질이 된 권우현은 치를 떨었 다 자신과는 다른 선택, 문파의 자긍심을 위해 목숨마저 버리는 아버지와 동생이 비교되었다. 그렇기에 더욱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부질없는 일에 목숨올 거는 헛수 고였다. 그런다고 달라질 거라고 보는 것이 냐?

“문주님과 염화는 대장부네. 누구와 비 교가 돼서 씁쓸하겠어.”

“…죽여 버리겠다 네놈올 절대 살려두 지 않을 것이다!”

“그 마음 잊지 않으마. 하지만 안됐어.

난 문주님과 염화의 마음을 받아들일 예 정이거든. 나도무인이니까:”

“그러면 네놈은 살아서 빠져나가지 못 한다!”

“괜찮아 그럴 일은 없으니까.”

정우의 손에 든칼이 권우현의 목올좀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조금 더 나가면 목 의 동맥이 잘려나갈 것이다. 그리되면 과 다출혈로, 쇼크사할수 있었다 간만에 피를본 정우는 살짝홍분이 되 었다. 아주 좋은 기분, 마치 술을 적당히 마셨을 때와 비슷했다.

“멈춰라! 아니면 화천문주의 목숨을 보

장하기 어렵다”

“문주님은목숨올 초개와같이 여기는 강단 있는 분이십니다 제가 어찌 그 마음 을 꺾을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어서 죽 이십시오.”

말은 어다르고, 아! 다르다

설령 화천문주와 염화가 목숨을 버릴 각오를 했다손 치더라도, 흑금단주는 저 리 말해선 안 된다 목숨을 걸었으니, 맘대 로 하라니. 제정신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금강문주가 상종 못할 돌아이라면, 흑금 단주는 미쳐 버린 광인이었다. 하나같이 평범함을 거부하며, 주변을 당혹스럽게 했 다

“협박은통하지 않는다.”

“거, 말많네. 어서 죽이라니까요.”

“내가못할것 같은가?”

“잘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하라니까 요.”

도해문주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째서 저런 무모한 행동을 벌인단 말인가 그렇 다고 이제 와 하지 않을 수도 없다. 이대로 놈의 간교한 수작에 끌려 다니다, 화천문 주가 회복이라도 하면 곤란한 상황이 발 생한다

‘하아내 마음같지 않잖아’

염화는 씁쓸했다. 목숨은 버릴 수 있었 다. 그런데 저런 식으로 자신과 아버지의 목숨을 쉽게 보다니, 화가 나기도 했다. 그 러나 돌이킬 수 없다면 무인으로서 굴하 지 않고, 최선올다해야했다

“하는 수 없지, 운이 없다고 생각하시 오.”

“맘대로 해라!”

도해문주는 전음을 보냈다

공멸충을 조정하는 무인이 따로 있었 다 그의 속성은 버그(Bug)다 벌레를 자유 자재로 조정하는 능력을 가졌는데, 크기 가 작을수록 다루기가 어렵다. 또한 대상 자가 강할수록 방해가 심하기에 멀리 떨어 져 있으면 조종능력이 반감되었다: 도해문주는 그를 적당한 거리에 두었 다 그의 존재가 밝혀지는 건 원치 않았다 나증에도 사용해야 되고. 한 번 쓰고 버리 기에는 투자한돈이 만만치 않았다. 버그 속성은 흔하지 않은 데다가 마스터급에 이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전음을 보내고 곧.

꽈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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