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장 화천풍운 ⑵
화력을 분출하던 권영일의 입에서 핏물 이 토해졌다 권우현은 기다리지 않았다. 재빨리 아 버지의 제공권을 무너뜨리고, 본인의 최강 절기인 염천장(炎天O 을발출했다 파아아앙!
장심(掌心)에 화력이 집중되어, 육신을 관통한다 피륙과 피륙이 부딪쳤다고는 믿 어지지 않을 굉음과 함께 대전을 크게 흔 드는 반진력이 발생했다. 휩쓸고 지나간 화염풍에 기둥과 벽면이 검게 타들어갔 다 이글거리는 열기가 공간을 덥힌다.
쿠우웅!
떨어져 나간 신형.
가공할 반진력을 몸으로 받아낸 권우 현은 대전의 벽면에 부딪치고 나서야 멈춰 섰다. 공격올 했음에도 상태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불길에 타 버린 옷과 산발 이 되어 꺼풀이 생긴 머리카락이 충격을 드러냈다.
우뚝!
권우현에 비해, 권영일의 족적은 요지 부동이었다 제자리에서 전력을 맨몸으로 받아낸 것이다 하나 그의 왼쪽 심장에 선 명한화인(火印)이 남았다.
주르륵!
권영일의 입에서 핏줄기가 흘러내리면 서, 꺾이지 않을 것만 같았던 무릎이 바닥 올 찍었다.
그럼에도 눈빛은 죽지 않았다. 이글이 글 타오르며 아들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 다
“산공독을 네놈이 진정! 미쳐 버렸구
나!”
“이번 일격으로 의식을 잃을 줄 알았는 데, 역시 대단하시네요. 하지만산공독은 아닙니다”
권영일도 느끼고 있었다. 산공독은 공 력을 분쇄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것 만 가지고 자신을 억제하진 못한다. 한데, 속성까지 억제를 하며, 공력을 운용할수 록 기맥이 터질 듯이 아파왔다. 전력의 3 할 어쩌면 2할도채 되지 않았다 파팟!
염화는 가만있지 않았다
아버지가 쓰러지자 곧장, 오빠에게 달 려들었다. 단시일 내에 강해졌다고 해도, 반진력으로 인한 층격을 받았다 그렇다면 승산이 있었다. 사각을 기습적으로 노렸 다. 비겁해 보이는 기습이기는 하나 아버 지의 상태를 간과하지 않았다. 지금은 오 빠를 쓰러뜨리고, 아버지의 상태를 체크 해야 한다. 이 미련한 오빠가 아버지의 상 징성도 모르고, 무모한 짓을 벌인 것이다 아버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문파의 전 력을 의미했다 절대고수의 상징성은 그만 큼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어림없어.”
권우현은 대비를 하고 있었다. 분노에 이성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여도, 동생의 성향을 간과하진 않았다 꽈아아앙!
거친 굉음이 토해지며 서로의 진력이 부 딪쳤다.
화력이 분출되고, 불의 편린이 사방으 로 튀어 열기를 가중시켰다 쿠다다당!
멀찍이 튕겨져 나간 신형.
벽면에 부딪치고 겨우 일어섰다.
염화는 믿기 힘든 기색이 완연했다. 염 화일기공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화룡점정 의 필살기, 구룡화(九龍火)를 펼쳐냈다. 그 런데 오히려 튕겨져 나갔고, 심각한 내상 을 입었다. 믿어지지 않을 거력이 육신을 괴롭혔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건방 떨더니 꼴좋구나. 크크크.크!”
염화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오빠의 속 성은 회복력하고는 관계없었다. 아버지와 의 일전으로 손상되었던 공력이 한순간에 회복이 되었고, 체력마저 원래대로 돌아 왔다. 이해가 되지 않을 빠른 회복력이었 다
“혹, 약을?”
“눈치 빠른 내동생, 어련하시겠냐.”
“그건 아직 시험 중이라고!”
“닥쳐, 이렇게 좋은 걸 왜 사용하지 않 았는지 몰라. 어쩌면 이미 사용했을지도 모르지, 너라면?”
인간의 육체적인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 해 호르몬올 조정했던 스테로이드에서 힌 트를 얻어, 개발하기 시작한 약이 있었다.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는 마물의 혈액을 채취하여, 스테로이드와 합성시켜 완성한 n]물로이드다.
실험 당시 무인의 육체와공력, 지구력, 회복력까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가공할 효력올 선보였다 무림의 역사를 변화시킬 획기적인 대안이 될 거라 확신했었다.
그러나 곧 부작용을 경험해야 했다. 압 도적인 전투력을 선보였던 마물로이드를 복용한 무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폭주 를 했고, 폐인이 되었다. 스테로이드와마 찬가지로 부작용이 심각했다. 또한 마약 처럼 중독성이 강해 일단 복용하면 절대 끊지를 못했다 그럼에도 강해지려는 인간의 욕심은 멈 추지 않고 지속되었다 20년 전 프로토 타 입의 마물로이드가 개발이 되고, 꾸준히 부작용을 상쇄하면서 전력을 끌어올릴 마물로이드가 출시되고는 있었지만. 여전 히 부작용에서 완벽히 벗어날순 없었다.
“폐인이 될 수도 있어!”
“닥쳐! 네게 진 이후로 난 모든 걸 잃었 어. 남아 있는 자존^마저 뭉개진 내가 뭔 들 못할것 같아!”
“그렇다고 아버지에게 독올 써!”
“죽지는 않아; 그럼 된 거지.”
아버지와 동생이 미워도 죽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물론 공력을 폐하고, 속성을 무력화하기는 해야 했다. 아버지가 비록 독에 당했다고 해도 여전히 무시무시하다 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조금이라도 방 심하면 아버지는 곧, 공멸층(攻滅蟲)을 해 소할 것이다 공멸충은 산공독처럼 공력을 상쇄하 고, 속성까지 억제한다. 그러나 아버지와 같은 무인에게 공멸충을 직접 복용시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해서 어머니를 이용 했다.
‘어째서?’
염화는 시간이 흘러가는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자 이상함을 느꼈다 대전과 거 리가 떨어져 있다고 해도, 이만큼이나 격 렬한 파장올 형성했다. 무인들이 몰려와 야한다 그때였다:
염화의 감각에 접근해 오는 무리가 감 지되었다
후우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짓도오랜만이네.”
“그러게 말입니다”
“방심하지 마 실수는용납하지 않으니 까.”
“암요.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들은 신속히 주변을 통제하고 있었 다.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군더더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실상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웠다. 모두가 맡은 바 목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오랫동안 이 짓만 해온 장인의 숨결까지 전해진다
“설치 끝냈습니다:”
“동쪽도 끝냈습니다?”
차례대로 설치가 되고 있었다. 기계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결계도 보완이 되었 다. ?부족했던 부분이 수정되면서, 이제는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매설은?”
“진입로 주변에 한 가득 설치했습니다”
“애먼 사람 다치지 않게 조심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는 사람도 별로 없고.”
이 시간에 화천문을 방문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미리 연락을 하지 않는 이상 더욱이 만약의 사태도 대비를 해 놓았다
-오늘훈련이 있습니다
-사유지이니, 사고 시 책임을 지지 않습 니다.
-안전을 위해 내일 방문하세요.
팻말까지 완벽했다
부르르
권영일과 염화는 대전에 진입한 자들의
면면을보고, 인상을구겼다
왜냐?
그들은 모두 권우현을 지지하는 자들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화천문에 주인의 허락 도 없이 외인이 들어왔다.
“오랜만입니다”
“네놈이 내 아들을 꼬드긴 것이냐?”
“오해할소리를 하는군요, 손을 내민 쪽 은 제가 아니라 아드님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그렇게 무례한사람이 아닙니다”
“여우같은 놈! 네가 이러고도 무사할
성싶으냐!”
“그렇게 열올 낸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몸상태도 좋지 않올 텐데.”
권영일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상대는 도해문의 문주 김문수다. 섣불리 대적하기 힘든 상대였다. 김문수가 비록 다른 무문의 문주에 비해 무력이 약하다 고 평가를 받고 있으나, 마도(魔刀) 불리는 자다. 결코 쉽게 볼수 없었다. 더욱이 몸 상태도 원래 능력의 10% 내외였다. 최대 한 시간을 끌어야 하는데, 여우같은 김문 수가시간을주지 않올게 분명하다
“이 녀석, 제 잇속을 위해 문파를 팔다 니 그러고도 네가 내 아들이랄 수 있느
“저를 밀어주셨으면 이런 일도 일어나 지 않았습니다. 모두 아버지가 자초한 겁 니다!”
“끝까지, 네놈이 어떤 짓올 했는 줄 아 느냐. 저자가 과연 네 말올 들어줄 것 같 아!”
“도해문주는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저 도 바보가 아닙니다;
권우현의 말대로다:
도해문주도 명분 없이 화천문올 집어삼 키지는 못한다. 그리되면 남아 있는 무문 에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권우 현이 문주가 되고, 도움올 요청했다면 상 황이 달라진다. 집안싸움을 해결하고 난 후 화천문과 힘을 합할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권영일과 염화를 처리 해야 했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권영일은 화천문의 문주다. 그를 문주의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권우현이 문주가 되어야만 성 립한다
“네놈들 뜻대로 될 성싶으냐”
“그곧은 심지에 경의를 표합니다”
권영일의 현재 상태로는 김문수도 감당 하기 어렵다 하물며 그는 혼자오지 않았 다. 권우현을 지지하는 장로들과 단주급 무인은 물론, 도해문올 대표하는 십혈사 도(十血死刀)를 데리고 왔다. 이 와중에 아 무도 찾아오지 않는 걸로 봐선 문파의 대 부분이 장악되었음을 시사했다.
빠드득!
권영일은 이를 갈았다. 아들은 이렇게 까지 치밀한 전략을 세우지 못한다. 도해 문주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장 손을 쓰기도 어렵다. 이 한 번의 결정 으로 인해 문파와 딸의 안위까지 위험해 져버린다
“그만 항복하십시오. 그러다가 아리따 운 따님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과년한 따님이 시집도 못 가서야 쓰겠습니 까. 손자손녀 재롱도 보셔야지요.”
“흥! 어림없는 수작 하지 마라 내 딸은 목숨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 대쪽 같은 성향으로 인해 가족이 피를 보는군요. 안타깝습니다.”
“간교한 혀 놀리지 말고, 들어와라!”
“이런, 무서워서 들어가긴 싫지만 원하 신다면 가 드리지요.”
무섭다고 한 사람의 표정하고는 거리가 멀다. 도해문주의 입가에 머금은 미소가 그 증거다. 긴장하고 있는 쪽은 권영일이 었다
‘이놈의 도, 그때도 꺼림칙했는데.’
도해문주는 무턱대고 힘을 쓰는 성향 이 아니다. 그러나 과소평가하진 않는다. 젊은 시절 그와 겨룬 적이 있었다. 그때는 승패를 겨루기보다는 서로의 실력을 확인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일권일도(一e?刀) 를 교환했을 느낀 위화감은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았다 스왁!
공간이 베인다
위기감을 느낀 권영일이 움직이려고 했 올 때, 허공으로 핏물이 튀었다. 벽면을 적 시는 붉은 선혈, 권영일은 또다시 무릎을 꿇어야 했다.
부르르
그 어떤 조짐도 없이, 제자리에서 펼쳐 진도법.
비록 제한을 받고 있다고는 하나, 권영 일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했다.
“대단하시군요
권영일의 가슴이 선혈로 물들어가고 있 었다. 최후의 순간 칼날의 궤적을 비틀지 않았다면, 심장이 잘려나갔을 것이다
“아빠[”
염화는 다급함에 아버지라 부르지 않 고, 아빠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그녀는 다 가가지 못했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도 객은 그녀가 나아가는 걸 허락하지 않았 다
“비키지 못햇!”
“듣던 대로 앙칼지군. 그런 쪽도 나쁘진 않지.”
훑어보며 노골적으로 희롱을 하는 자 들. 울화가 치밀지만 염화는 화를 가라앉 혀야 했다. 십혈사도는 개개인의 무력도 자신에 못지않았다. 도해문을 대표하는 도객다운 실력을 갖추었다
‘끝이야!’
염화는 생애 처음으로 절망을 체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