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는 강요하지 않을 생각이다. 윤정 이가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면, 도움을 손 길을 내밀겠지만. 그 전까지는 방관자의 역할을 자처할 것이다 제 4장 찍으세요 ⑵
그간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윤정의 얼굴이 많이 수척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 런 수척함이 오히려 청순함을 부추겨서, 연민을 이끌어 내었다. 마치 감기몸살로 누워서도 셀카를 찍는 여자들처럼, 이상 하게도 이때가사진이 잘나온다나: 청순한 포스가붐어져 나오자, 남자학 생들의 시선올독차지했다: 금방이라도 눈 물방울이 뚝뚝! 떨어질 듯 청초함이 빛났 다. 인간이 저래도 되나 싶을 만큼, 가슴 뭉클한 광경을 자아냈다. 실로 이상적인 동서양의 조화가 만들어낸 완전판이라고 할까 사내들올 정신 못 차리게 하기에 충 분했다. 어지간한 심력을 갖추지 않은 이 상 윤정이 사귀자고 하면 넘어오지 않을 남자는 없을 것이다. 물론 간혹 가다 ‘내 취향 아냐’라고 할수는 있겠으나.
그러거나 말거나.
“오랜만이네.”
“응”
정우는 윤정의 옆자리에 앉아 마법응 용이론을 꺼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인사 를 하고, 오늘 해야할 일정을 살폈다 콕!
윤정이 정우의 옆구리를살짝 찔렀다. 보통은 헉! 하고 허리가 반듯이 세워지고, 고개를 들겠지만. 정우는 놀라지 않았다. 예상을 하고 있었고, 대비가 되었다
“안 궁금해?”
“ 뭐가?”
“나꽤 오랫동안 결석했잖아;”
“아팠어?”
“아니.”
“그럼 됐어.”
윤정은 정우의 평소와 같은 태연함에 허탈함을 느꼈다. 걱정은 하지 않더라도, 연유를 물어볼 줄 알았었다 한편으로 그 간 힘들었던 모든 일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다가왔다. 시점올 다르게 인식하도 록해주었다.
“커피 어때?”
“10분후면 수업하는데.”
“부탁이야”
“뭘 부탁씩이나.”
정우는 고민하지 않고 혼쾌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물어보지 않고 일어나는 정우의 호 쾌함에 윤정은 괜히 긴장을 했다는 생각 마저 들었다. 어떤 일이든 정우에게는 대 수롭지 않은것 같았다 정우는 자판기에서 캔 커피를 뽑고, 조 용한장소를 찾았다 기막을 쳐도 되나, 옆 에 있는데도 들리지 않으면 이상하게 여길 수 있었다: 유니크 전문학교는 여유 공간이 많았 다 일반 대학교에 비해 몇 배나큰 공간이 기에, 당연했다
“ 말해봐.”
“오빠가 실종됐어.”
“잘됐네.”
“잘됐다고? 말을 왜그렇게 해.”
“너한테는좋은 일이니까 어쨌든 그래 서결석한거구나?”
“맞아 가문에서 연락이 왔었어.”
윤정은 앨런가로 복귀해 아버지를 봤 다. 하지만 아버지는 예전에 알고 있었던 분위기와 달랐다.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따뜻한 말은커녕 눈빛도 주지 않았다. 그 저, 7륜에 올라섰다는 것만 확인했을 뿐 이다. 그리고 앨런가의 안주인이자 루크 오빠의 어머니, 샤론의 독기 가득한 눈빛 을 잊기 어려웠다. 말은 흐}지 않았지만 오 빠의 실종이 나 때문이라는 독설이 담겨 있었다: 기승전-윤정으로귀결되었다.
스윽!
윤정이 정우를보았다
“나는 원치 않았어.”
“네 아버지도 원치 않았겠지.”
“나보고 골육상잔을 하라는 거야‘?”
“아니라면 내게 이런 말을 할 필요도 없 었지. 안그래?”
윤정은 깊은 한숨을 쉬어야 했다 그녀 로서는 예상도 못한 상황이 벌어져 버리 고 말았다. 오빠는 물론 골드나이트까지 연락이 끊겼다. 단순 실종으로 보지 않는 건 세 살배기도 알 수 있었다 실종이었다 면, 이렇게 빨리 다음 후계자를 언급하진 않는다
“네 말대로야”
“어떻게 해줄까?”
“도와줘.”
“그럼 너는풜줄건데?”
“그건!”
“혹, 무조건 도와달라는 건 아니겠지?” 윤정은 내심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이 성적으로 보면, 당연했다 다른 일도 아니 고, 앨런가의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 이다. 목숨을 걸어야 할 무리한 요구였다 그럼에도 대가 없이 순수한 의도로 도와 주었으면 했었다
“미안, 뭘주어야할지 모르겠어.”
날 주겠다고 해 봤자, 정우는 받아들이 지 않을 거다. 더욱이 하-셀럽이라는 말 이 나올 만큼, 정우는 국민여동생의 남자 로유명했다 남의 남자를빼앗는못된 년 은 되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리된다면 큰 어머니의 말대로 임자 있는 남자를 노리 는꽃뱀이나 다름이 없다. 엄마와 아빠의 순수한 사랑을 믿지만 현실은 받아들여 야 했다. 정우가 했던 말처럼 팩트는 변하 지 않았다
“당장 말하지 않아 돼, 후계자가 된 이 후에도 늦지 않으니까. 그럼 말해 봐. 뭘 해야하는지?”
“루크 오빠가 했던 일을 나보고 맡아서 하래.”
“어떤일이었는데?”
“한국에 앨런가의 거점을 만들라고 했 어.”
“가문의 조력은?”
“몇 사람붙여줬어.”
정우는 윤정의 말을 되새겼다. 루크는 앨런가의 거점 확보를 위해서 일우그룹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앨런가의 힘은 막대 한 자금력에 나온다. 일우그룹과 협력을 하여, 한국 경제를 먹어치우려는 의도였 다. 한국이 비록 미국에 비해 경제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기는 해도, 세계 경제 12위 에 을라 있었다. 또한 케이브를 통한 사업 선정에서 치고 나가고 있었다. 괜히 혁신 국가 1위에 오른것이 아니다
‘루크의 일을바로 맡겼다고?’
윤정이 후계경쟁에 뛰어들었다는 것만 으로도 놀라운데, 앨런가의 대공자가 했 었던 일을 맡겼다. 상징성만 놓고 본다면 앨런가가 윤정을 인정해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좀다르다
‘의심하고 있어.’
윤정을 의심하기보다는, 주변을 의심하 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루크가 했 었던 일을 하면서 주변을 감시하려는 의 도가 섞여 있올수 있었다 굳이 보이지 않 는 적을 잡으려고 하지 않고, 먹이가 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맹수처럼. 무인과 다른 마법사의 방식이었다. 마법사는 그 잘난 머리로 함정을 파는 데 선수다 윤정 이라는 훌륭한 먹잇감을 던져 놓고, 꼬이 는 날 파리를 치워버리려는
‘만만치 않은데.’
사고가 터지기가 무섭게 가문에서 윤정 올 부른 것만 해도 파격이었다. 앨런가의 안주인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텐데. 주변 시선도 곱지 않았을 테고, 윤정의 아버지, 앨런가의 가주도 원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었을 것이다. 현 상황을 보면 앨런가의 가주는 윤정이 가문과 관계없이 살아가기 를 원했을 수도 있었다.
정우는 돌아가는 정황을 정리한 후 윤 정의 의사를 물었다. 사태를 바라보는 관 점은 각각 달랐다. 방향을 정확히 잡으려 면 객관성을 유지해야 했다
“넌 어떻게 생각해?”
“가문에서 나를 의심하는 것 같아?”
“역시, 내가선택한친구답네.”
“칭찬받을 기분 아냐 어쩔 거야?”
정우로서는 금강문을 활용하기가 어렵 게 됐다. 채철민과의 연관성을 앨런가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바로 움 직이지 않는 것은 명분이 없는 데다가 전 력 파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금 강문을 건드렸다가 아니었을 때, 무문연합 과 마주해야 했다. 앨런가가 무문연합을 두려워하지는 않더라도, 이리되면 거점 확 보에 시간이 걸린다
“일단은 포장을 해야겠지.”
“포장무엇을?”
“누구긴 너지.”
“나를 왜‘?”
“앨런가가 미국을 대표한다면, 한국에 도 대표적인 유니크 집단이 있어. 너도 알 고 있겠지? 일단은 그들과 손을 잡는 거 야”
“그들이나와손을잡을까?”
“너에대해서 안다면, 잡겠지.”
앨런가의 비사는 외부인이 잘 모른다. 치부를 광고할 것도 아니고.
이유가 어찌 되었던 윤정은 앨런가의 후계자 경재에 뛰어들었다: 따라서 앨런가 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가진다. 앨런가의 자금력을 확보할 기회가 될 테니, 손을잡 으려고 할것이다.
“같이 온사람들이 있다고 했지?”
“그래.”
“그들과같이가, 꼭.”
“그런다음에는?”
“나에게 전적으로 의 하지 마. 너 스스 로 다음을 생각해. 그게 아니라면 너는 나 한테 끌려 다닐 수밖에 없을 거야 그걸 원 하진 않겠지‘?”
정우의 충고에 윤정은 정신이 번쩍 들 었다 그간 고민해야 했던 부분을 해결해 주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정우에게 의 존해버리고말았다
“고마워.”
“친구는주고받는 관계야 신뢰를 바탕 으로.”
맹목적으로 주는 친구도, 무조건 받기 만 하는 친구도. 오래가지 못한다. 서로에 게 도움이 되는쌍 방향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일 방적인 관계의 대부분은 일방적인 파격을 맞이했다 이는 비단 친구가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아직은밝힐때가아니라서.’
정우는 윤정에게 사실을 밝히지 않았 다. 루크의 죽음이 자신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층격을 받을 수도 있고, 어 쩌면 그런 복잡한 마음이 쌓여 충고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용만 하려고 했다면, 맹목적인 신뢰를 보장받는 편이 효율적이 었다
“그래도 다행이야?”
“다행, 뭐가?”
“오빠가 널 찾아가지는 않있잖아”
“내가질까봐, 걱정한거야‘?”
“누가 그렇대.”
대화를 끝낸 정우는 윤정을 데리고 강
의실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