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185화 (185/500)

제 4장 찍으세요 ⑴

“어이, 하첼럽!”

“매가고프구나.”

정우가 주먹을 뚜득! 하자 강천은 자기 몸의 뼈마디가 쑤시는 느낌을 받았다. 그 러고 보면 저 주먹에 오지게도 처 맞았다. 주먹에 독 발랐는지 맞으면 픽픽! 쓰러지 기만했다.

“농담이야 알지, 내 맘?”

“몰라 진담으로받아주마”

무림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우는 3형제를 단련시킬 명분이 있었다. 원한다 면 어디서든 강천의 레벨업올 위해 최선을 다해줄 요량이다. 겸사겸사 스트레스도 좀 풀고.

“공산국가도 아니고, 말도 못하냐!”

강천은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 다행 히도 여긴 학교였다. 정우 주변을 겉도는 학생자율위원회가 방패막이 역할을 해주 었다. 주제도 모르고 정우를 감시하고 있 는 게 어이없기는 해도.

“너그러는거아냐.”

“내가 뭘?”

“네 아버지 아니라고 막 대한 거잖아”

“문주께서 원하신일이야”

원하기는 했는데, 그날 정우는 전력을 숨기지 않았다. 평소 싸움이라면 자다가 도 벌떡 일어나는 이호극이었지만, 하도 오지게 처 맞았더니 한 동안 골골 거리며 앓아누워야 했었다.

그래도 이호극은 이호극이다. 곧 아무 렇지 않은 듯 털고 일어났고, 더 강해졌다.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강해지는 강철 같은 혈통을지녔다.

“그래도 다행이긴 하다”

“뭐가다행인데?”

“네 얼굴이 전국적으로 팔려서.”

“곧 잊히겠지.”

“아닐걸, 하리가활발히 활동하면 할수 록 벗어나기 어려워.”

강천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아직 혼사 를 거론하긴 이른 하라와 정우다 집안끼 리 장래를 약속했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연일 언론의 메인에서 벗어나지를 않는다 얼굴이 팔리면 여러모로 행동에 제약 이 있기는 한데, 그것이 애초에 정우의 목 적이다

‘행동하기에는 적합하거든.’

정우의 방송출연은 하라의 부탁 때문 만은 아니다. 사람들에게 알려진, 대중적 인 신분을 만들어 놓으려는 의도가 있었 다. 그래야 혹금단주로서 활동하는 데 제 약이 생기지 않는다.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할 테고, 사람들이 알아도 되는 부분만 의도적으로 퍼뜨린 면이 없지 않아 있었 다

-최근 상종가를 치고 있는 하이퍼 팩토 리의 사장아들 대한그룹과 계약을 맺으면서 이슈가 되

었다. 장래를 약속한 이유가, 하이퍼 팩토 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 때문이라는 설 이 있었다. 이로 인해 하라는 가문의 정략 결혼으로 어쩔 수 없이 맺어졌다는 소문 이 번졌다. 그럼에도 밝은 모습을 보여줬 기에 하라는 여론의 몰매를 맞지는 않았 다. 정략은 다른 말로 계약, 깨질 수도 있 다는 희망을 선사했다

“네가 행동 똑바로 해야 하라가 욕 안 먹는다고.”

“똑바로 하고 안 하고는 중요하지 않아”

“어째서?”

“사람들이 원하는 건 자극적인 내용이

지, 해피엔딩을 원하지 않아.”

정우는 굳이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 며 행동할 생각은 없었다. 오해를 하고 싶 으면 해도 된다. 그러는 편이 하라에게는 나쁘지 않을수 있었다

“다들 그렇지는 않아 나도 그렇고.”

“그런다고 네게 가진 않아:”

유치원 시절부터 강천은 하라를 좋아하 고 있었다. 인형 같은 외모에 털털한 성격 을 갖춘 하라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게 사 실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젠 깨끗하 게 포기를 했다. 정우와 하라가 진심으로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급적 스무 살 이 되자마자 결혼했으면 한다.

왜냐고?

정우의 주변에는 미인이 넘쳐흐르고 있 었다 특히 무문연합에서 봤던 화끈한 누 님은 잊지 못할 강렬한 인상을 새겨주었 다. 문제는 다들 정우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정우의 옆에 이렇게도 훌륭한 남 자가 보란 듯이 솔로로 있건만. 안목을 좀 더 넓혔으면 했다:

“너만 아니면 다 나한테 왔을 거야”

“모태솔로 주제에 자신감 하나는 끝내 주는구나/

“못해서 없는 게 아니라, 안 해서 없을

뿐이라고.”

“어째든 모태솔로잖아. 아마 평생 갈 걸.”

“이새끼가말을 해도.”

“솔로 탈출하고 싶으면 무림대회에서 족적을 남겨야 할 거야. 무인의 세상은 힘 。장땡이니까:”

강천에겐 정우의 층고가 지금보다 더 훈련 빡시게 시킬 거라는 협박처럼 들렸 다. 그러나 부정하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 었다. 이번 대회에 정우는 나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승산이 있었다. 형들도 어차피 경쟁자고.

‘꼭 1등하고 말 테다!’

강천은 우승올 욕심내고 있었다. 형이 라고 해도 봐주지 않는다 물론 형들도 봐 주기를 바라진 않을 테고, 우리 집안의 가 풍대로 힘 쎈 놈이 다 해 처먹는 것이다.

‘내가 단주가 되고, 좌우로 후후후후! 상상만 해도 좋구나: 단주는 조장을 임명할 권리가 있었다. 무문연합에서 통과된 사안으로 단원들은 단주의 명에 따라야 했다. 무림대회에서 우승만 하면, 공적으로 모든 권한을 가질 수 있었다: 정우가등을 떠밀지 않아도, 우 승하고 싶었다

“인원 제한이 있다 해도 각 무문에서 10명은 차출될 거야 그러니 이 점을유념 해야할거야”

“왜?”

“바보가 아닌 이상, 올라갈 사람을 최 대한 밀어줄 테니까. 우리 쪽도 너 포함해 서 인원을좀 더 내보낼 거야”

“우릴 못 믿는거야?”

“믿고안믿고는중요하지 않아; 결과를 얻어내야만 하는 대회니까”

강천은 자신이 있었다. 이번 대회는 18 세에서 35세까지 나이 제한이 있다 각무 문의 문주와 장로가 아니라면 어떤 수를 써도, 우리 형제를 무너뜨리지 못할 것이 다. 그런데도 정우는 만약을 대비했다. 자 신과 형들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잔재주따윈 부리지 않아도 된다고?”

"전략을 잔재주로 폄하할 만큼 강해진 다면 모를까, 그 전까지는 내 맘대로 할 거 다. 이의 있으면 항의해 봐라. 내 주먹은 언제든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말아 을라간 정우의 입꼬리를 보고 있 자니, 강천은 충만했던 의욕이 급 다운되 었다. 불쾌한 기분보다, 일단은살고 봐야 했다: 개긴다고 일일이 들어주진 않2면서, 일일이 찾아가서 뭉개는 주었다. 모두 까 는 데는 천부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는 정 우다 건드리지 않는 게 이로웠다. 또한 정 우의 말대로다 개인의 감정보다는 문파가 우선이었다

"진짜 얄짤없구나?”

“빈틈없다고 해줬으면 좋겠는데.”

전략은 최선과 차선이 있어야 하며, 결 과를 내기 위한 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사적인 감정은 배제되어야 한다. 냉철하지 못한 계획은, 허점이 생기기 마 련이다.

“재수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맞고싶다면 얼마든지.”

강천은 수업이 있었다. 이번에 들어야 할 마물학개론은, 현재까지 밝혀진 마물 의 특징과 성향 약점에 대해서 배운다 자 칭 실전체질인 강천은 이론에는 잼병이었 다. 그 결과종합 점수에서 이론이 까먹는 비중이 꽤 컸다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이 유중에 하나다

“책만 읽어도 되는 걸 가지고, 게으름 피우지 마라:”

“전투는 실전이라고, 이론수업이 왜 필 요해.”

강천은 재빨리 강의실로 사라졌다. 당 장 실전에 임하는 수가 있었다. 도망도 전 략 중에 하나였다 원치는 않지만.

후다닥!

정우는 양용익 부단주의 전화를 받았 다

“어떻게 됐어?”

- 접촉했습니다

“시기는?”

-그것까지는 아직. 죄송합니다:

“대회가 얼마 안 남았으니, 곧 움직일 거다 단 거리를두고관찰만 해.

-알겠습니다

흑금단의 전력이 예전에 비해 강해지기 는 했어도, 상대가 눈치챌 가능성도 있었 다. 그리고 굳이 밀착경계를 하지 않아도 된다 빠져나가는 인원만 확인하면 그만이 었다

‘심증만으론 위험하니까’

정우는 무문연합 회의에 참석한 이호 극을 통해 각 무문 수장의 성향을 파악 해 놓았다 또한 강탈능력자를 가지고 있 을 가능성이 있는무문을 추렸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선 선뜻 나서기 어렵다 이번 사안은 목표물이 먼저 움직여야만 명분 이 생긴다 즉, 빼박이어야만 했다:

‘대회가 다가올수록조급해질 테고?’

정우는 문주에게 언질을 했다. 무림대

회의 단주를 비롯한 상위권에 속한 무인 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각 무문이 보유한 공력증진을 위한 영약 이나, 문파의 주요 트레이닝 비법의 공개까 지도 검토하자고 했다 이는 다수결로 통과가 되었다. 참가하 게 될 무인들의 의욕올 고양M키기에는층 분했다. 과분한 혜택과 권한이 포함이 되 기에 차기 무문연합의 수뇌부를 원하는 욕망 충만한 무인들에게는 최고의 대회였 다 반대로 기회를 잃은 자들에게는 분노 를 유발시키기에 층분했다

‘그나마졌다지, 크크크!’

정우는 강의실에서 윤정을 봤다

윤정과는 그때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 았었다. 꽤 오랜 시일을 연락두절 상태로 지냈다. 흐]지만 그 이유를 알고 있기에 걱 정하지는 않았다. 윤정이 서너 살 어린애 도 아니고, 마법사라면 자기 마음 정도는 충분히 케어할줄 알아야 했다 그런 시시 비비에 혼들린다면 마법사로서 실격이었 다

‘조사해도 나올건 없으니까:’

앨런가의 후계자와 골드나이트가 실종

이 되었으니, 당연했다. 그리고 가문의 핵 심인사라면 루크와 골드나이트의 죽음올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사실이 알 게 모르게 가문 내에 퍼진다면 후계 구도 에 관한 말이 나올 테고, 윤정이도 그중에 포함되었다

‘내가 가주라면 일거수일투족을 조사 했겠지.’

루크의 최근 일정을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되었을 것이다. 공식적으론 일우그룹 의 요청에 의한 파견이지만, 루크의 독단 적인 결정이기도 했다. 후계 구도를 보다 공고히 하고, 발판을 만들기 위한. 반대로 말하면 후계자의 위치가 견고하지 않다는 뜻도 되었다

‘그렇다 해도 너무 늦어.’

앨런가 내부의 분열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했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은 채, 분분할 테고. 이는 가주의 힘이 약하다는 뜻도 되었다. 후계자인 루크의 영혼에 정 신마법을 걸어 놓은 대마법사가 관여했을 수도 있었다.

‘연유를모르니, 답답할수밖에.’

일우그룹에 대한 지분 싸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 간의 골 육상잔으로 인해, 일우그룹의 주가도 하 락했다. 대한그룹이 자금 지원을 약속하 면서 채철민으로 기울고 있어, 전대 회장 인 채국환은 앨런가에 지속적으로 원조 를 요청하고 있었다 그러나 앨런가로서는 원인 규명이 먼저였다. 무턱대고 채국환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지금부터는 윤정이의 선택에 달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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