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돌 수 있었으나 주변을 배려해서 속도를 조정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너무 빨랐다 하라의 오케이 사인이 들어왔다. 손가 락이 유독 희고 길어서 사인이 선명했다 제 3장 하"셀럽 (Celeb) (4)
후후
정우는 만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라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간단히 게임을 클리어 하게 될 테니.
‘구멍이 태평양이구먼.’
정우가 50원을 튕겼다
하라의 오케이 사인에 가볍게 들어
가…. 응?
안들어갔다
툭! 데구르르!
인과는 분명하다
빠직!
정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들어가려던 찰나 하라의 손이 살짝 경련을 일으켰다. 의도적인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다 른 사람은 다 속여도 정우를 속이지 못한 다. 하라의 신체리듬을 훤히 꿰고 있었다. 대장의 건강상태까지도 알고 있건만, 경련 이라니 말도 안된다.
“뭐하는 짓이야?”
“실수야 화난거아니지?”
“실수라고?”
“설마 내가고의로 했겠어. 나도 이기고 싶다고.”
하라는 정우의 맘대로 해주지 않았다. 이 자식이 다른 사람 전부 뺑이 치고 있는 데, 혼자서 출발하려고 하고 있었다 이럼 재미가 없어진다. 그러고 보면 인생의 쓴 맛을 보지 않은 불쌍한 남자친구다. 오늘 은좀쓴맛을 봐야 했다. 너무 완벽하면 인정머리가 없었다 그리고 정우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았다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기도 하고. 남자가 말이야, 허술한 면도 보이고 그래야 인간적이었다. 지나치 게 완벽하고, 무식하게 강해서 인간적인 매력이 별로였다.
휙!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한다
이번엔 더 빨랐다
정우는 신속히 돌고 50원짜리를 던졌 다
“아이쿠 바람이부네.”
이번에도 하라가 휘청거리듯, 손가락을 살짝 흔들었다
“이러기야”
“잘좀해 봐: 구멍도못맞춰?”
이거 열 받네.
혼자 하는 게임이라면 통과하고도 남 는다
정우는 오랜만에 연달아 실패를 했다. 5번의 전생 동안 실패한 기억이 떠오르자, 확 열이 받는다. 잊으려고 애를 썼고, 잊었 다고 생각을 했는데. 진강백에게 당한 기 억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비엽수를 쓸까?’
비엽수(飛葉手)는 엽전을 암기로 사용하 는 무공으로, 간혹 귀찮은 날 파리들을 섬 멸할 때 펼치곤 했었다 왜 굳이 엽전을사 용했냐고? 최소한의 선심으로. 저승 가는 길에 노잣돈이라도 하라는 깊은 배려다. 변덕이라고 해도 부정하진 않겠다.
강 피디가 실패하는 출연자들을 흐뭇하 게바라보며, 염장을질렀다
-싸우지들마세요, 게임일뿐입니다.
“말 같지도 않은 게임을 만들어 놓고, 그게 피디가할소리야! 이거 성공할수는 있는거야?”
-충분히 성공 가능한 게임입니다 시뮬 레이션도 완벽했고요, 여러분들의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겁니다
“?뭐 노오력!”
출연자들 전부 원대로 되지 않아 속을 태우고 있었다 이건 뭐, 아예 가망이 없어 보였다. 해 가 중천에 떠 있는데, 해 질 때까지 해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첫 게임이 끝 게임 이 될수도 있었다
‘귀여워 우리 정우’
하라는 고민하고 있는 정우를 보고 있 자니, 통쾌했다 유치원 때부터 승부의 마왕으로 통했 던 정우다.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었고, 난처한 상황에 처한 적도 없었다. 저 인간 이 곤란해하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럼 추억이 되지 않았다. 오늘 위해서 하라는 꼴찌 할각오를하고있었다. 그래서 강피 디에 대해서도, 게임에도 대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았다 정우라면 사소한 게임이라 도분명 최선을 다할 테니까 그때였다;
움찔!
정우와 마주한 하라는 소름이 돋아 시 선을 회피했다. 웃고 있는데, 피부에 닭살 이 두드러기처럼 돋아나고 있었다. 손에 들고 있던 50원 짜리에서 굉장한 위화감 이 발산되었다. 총알이 발사되기 직전의 기분이랄까? 빈총이라도 총구에 맞2면 3 년간 재수 없다고 하던데. 그런 오싹함이.
‘……피하면 이마에 구멍 나는 거 아 냐?,
하라는 장난을 걸 대상이 아님을 직시 했다. 저 인간의 무식함을 상기할 필요성 이 있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실패 하니, 본성이 튀어나왔다 이렇게 되니 전혀 귀엽지 않았다
귀엽단 말 취소.
‘왜 이렇게 진지해! 이건 예능이라고!’
하리가 한눈올 파는 사이
쏘옥!
손가락에 50원이 들어갔다
씨익!
정우가 환하게 웃었다
하라는 속임수에 당했음을 깨달았다. 허허실실, 구라에 완벽히 속고 말았다 치 가 떨려 왔다. 이대로 또다시 정우에게 지 고 싶지 않았다. 유치원 때의 빨주노초파 남보가 상기되었다 바둑도 그렇고.
‘내 반드시 실패하고 말 테다’
‘흥 네 맘대로 될 거 같아?’
정우도 승부욕 하면 어디 가서 빠지지 않았다 유치원 때부터 불패의 기록을 써 내려갔건만 예능에서 패배의 족적을 남길 생각은 없었다 단연, 1등을해야만했다
-헐, 성공
강 피디는 당황스러웠다. 이거 원래가 실패하라고 만들어 놓은 게임이다. 당황 하는 출연진에게 솔깃한 제안올 해 지속 적으로 궁지에 몰고, 난처해하는 모습을 찍으려고 했다. 정우와 하라의 성공으로 재미난 줄거리가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 하나, 실패했다고 하고 다시 가 는 건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우연히 성공했겠다?좋아’
강 피디는 철저한 인간이다. 만약을 대 비해 놓았다. 난이도를 극상으로 높여 놓 은 장소가 있었다 설마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상대가 지나치게 운이 좋다. 처 음에는 어수룩하고, 친근하게 다가오더니 속임수였다: 여전히 다람쥐 쳇바퀴를 도는 이재동 을 비롯한 출연진이 앓는 소리를 했다.
“…강피디! 이건 심하잖아!”
-안 심합니다. 정우 씨를 보세요, 3번 만에 성공했습니다
“우릴 죽일 셈이야?”
-게임한다고 안 죽여요. 하하하!
게임이 이어질수록 강 피디는 강수를 두어야 했다.
원인은 정우에게 있었다. 하는 게임마 다 손쉽게 성공을 하고 있었다.
‘적당히 좀해!’
‘내가 뭘‘?’
‘차이가 너무 나잖아. 우리만 강남이라 고.’
‘강남 좋네.’
‘죽어, 말미잘아!’
그러나 정우의 예상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았다
남아 있는 수중 스피드 게임은 뇌순녀
로 빙의한 하라로 인해서 질질 끌었다 강 피디도 난이도를 극상으로 해 굉장히 어 려운 단어와 문장을 사용했다. 강 피디와 하라의 합공에 정우는 물귀신이 되기 직 전이었다
‘너 왜 안맞춰? 강에서 낚시 중인 강태 공과 인사하는 공자와 맹자라니까:’
‘모르겠는걸.’
‘이 쉬운 걸, 73빌딩에 올라가서 노래 를 부르고 있는 개미와 배짱이의 하모니라 고!’
‘73빌딩이 어디지?’
정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이거 싸우자는 거지?
그렇다면 하는 수 없었다. 현천안의 극 대화해 공간을 통제했다. 가공할 기력이 형성되어, 공간이 일순 지배되었다.
‘…너 지금뭐하는거야?’
‘내 노예가 되라’
‘노예라니…. 이러기야!’
‘반항해봤자 소용없거든. 내 맘대로 할 거다!’
‘…아닐걸!’
‘어?’
원래라면 하라는 정우의 현천안의 지 배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신안과 천원일기공이 발휘된다면 다르다. 강력한 정신 방화벽이 설치되어, 의지를 간섭했 다
‘이런, 둘이 짰구나:
‘방송의 재미를 위해서야’
‘이러고도 네가 무사할 것 같아!’
‘호호, 혹시 화난 거야? 고작 이런 걸 로?’
‘?…그럴 리가; 화는 나지 않았어.’
‘그렇지, 마음 넓은 내 정우가 밴댕이 소갈딱지일 리 없지.’
‘?당연하지(빠득).’
‘이가는거아니지?’
‘아니거든!’
하라는 강남에 도착하기 직전 강 피디 와속닥거렸고, 속성 무력화를풀어 달라 고 했다. 왜 그러냐고 이유까지 답해주진 않았지만, 이대로 가면 거저 1등 하게 될 거라고 했더니. 순순히 풀어 주었다 강 피 디도 연속 성공에 초초함이 극에 달해 있 었었다:
‘망할!’
현세에서 처음으로 낭패를 겪는 정우였 다. 그 분함이 온몸으로 구구절절 표현되 어 재미를 선사해 주기는 했다 그시각
설현은 방송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
다
“언제까지 할거야?”
“금방이니까 걱정하지마”
민호의 열정에 설현은 깊은 한숨만 쉬 었다. 순순해 보이기만 한 집념이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우를 보 지도 못하고 퇴근하게 생겼다
‘별게다말썽이네.’
설현은 민호가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망할 인간은 왜 그렇게 잘하는 거
정우의 스피디한 진행은 설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속성 무력화에 이은 갑옷 페 널티까지 받은 상태로 게임을 족족 통과 했다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운신은 정 우의 능력치가 예상보다 더 대단하다는 의미가 되었다.
‘대체 얼마나 수련올 하는 거야? 마법 사라며’
마법사의 체력이라고 할 수 없었다. 무 시무시한 체력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뭐, 저런 인간이 있나 싶을 지경이다 그런 완벽함에 스크래치를 내고 싶은데, 민호 가 도와주지를 않는다. 적당히 넘어가면 될 걸 가지고, 끝까지 이겨 보겠다고. 하수 의 비애였다.
길었던 방송이 끝났다
끝나기가 무섭게 하라는 잽싸게 튀었 다. 방송 스케줄을 언급했지만, 실상은 정 우의 보복이 두려웠던 것이다. 촬영이 끝 나기 직전 정우의 얼굴을 잊지 못하겠다. 며칠 동안 잠수를 타야 할듯싶다
‘히히히!’
그러에도 당황했던 정우를 상기하자, 웃음을 나오는 것을 참기 어려웠다. 그 누 구도 해내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 다 한편으로 부듯하다 터벅터벅!
방송국을무겁게 걸어 나온 정우
뒤를 돌아봤다
육체적인 피로도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 다. 그러나 한 10년은 폭삭 늙어,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기분이다 그만큼 정신적인 피로도가 상당했다는 의미였다 방송의 어려움을 체험했다고 해야 하 나
“근래에 이렇게까지 피곤했던 적이 있 었던가?”
촬영이 끝나기를 기다렸던 정우는 하라 를 가만두지 않으려고 했다. 하늘보다 위 대한 남자친구를 가지고 장난을 친 대가 를 반드시 치러주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 험악한 방송국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하라를 보고 있자니, 그 맘은 사라졌다. 이유가 어떻든 남자친구의 공개는 국민여 동생의 자리를 위협한다. 아랑곳하지 않 고 꿋꿋하게 제 몫을 하고 있는 하라를 높 이 평가했다.
“정신수양이 필요하겠어.”
이만한 일로 분노를 하다니, 평소의 나 답지 않았다 차분하게 오늘 일을 정리하고, 잊어 버 려야 한다 그것이 남자다운 행동이었다.
사소한 건 잊고 담대하게.
띠링!
휴대폰이 울렸다
정우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가 원래대로 돌았다.
-화난거아니지?
“물론이지, 날 뭐로보고.”
-하긴 우리 정우가 그런 사소한 일로 화 내고, 쪼잔하게 마음에 담을 사람이 아니 지. 나는 너를 믿고 있었어.
“ 당연하지.”
-다 방송을 위해서 한 일이야, 사적인 감정은 없었어.
“그랬을 테지.”
-보름간은못볼것같아.
“어째서?”
-프랑스에서 촬영하거든
“그래도 가기 전에 볼순 있잖아”
-미안. 바로 출발해야 해, 사전에 약속 했거든
“?그렇구나, 잘다녀와라”
"마워, 사랑해.
“?나도 사랑한다”
겨우분올 삭였건만, 기름 제대로 부어 주고 튀었다;
정우는 분한 기색에 얼굴이 달아올랐
다. 방송이 나가고 난 후까지 계산에 넣어 둔 듯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시간이 너무 딱딱 들어맞는다. 일전에 케이브 데이트 이후로 벼르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그러나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이 없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더니, 하라도 용의주도해졌다. 조만간 여우에서 요물로 화할지도 모른다 현천공을 운용해 분을 가라앉혔다
“이런 일로 화를 낼 필요는 없지.”
딱히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니고, 그저 심 적인 피로도가 쌓였을 분이다. 다 잊어버 리고 집으로 가면 된다 부릉!
정우의 발 앞, 벤이 와서 섰다.
드륵!
차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꽃미남아이돌, 순수소년.
함께 출연한 이노베이션의 리더, 강민호 였다.
“짧게 얘기할게, 설현이한테 관심 끊 어.”
관심이 있었던 적도 없건만, 생뚱맞은 개소리를 나불거렸다 오해를 발생시킬 만 한 교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초면에 반 말도 심히 거슬린다 드륵!
그 말을 내뱉고 가 버렸다. 이노베이션 이 요즘 핫하기는 핫한 모양이다. 스케줄 이 너무 바빠서 눈코 뜰 새가 없었다 그런데 건방이 하늘을 찌른다
정우는 망설였다.
‘애매하잖아’
건드렸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자 기 의사를 표현했을 분이다. 고작 그런 일 을 가지고 화풀이를 한다면 전생을 산 사 람답지 않은 질 떨어지는 저급한 짓이다. 어른이라면 어른답게 행동할 의무가 있었 다
“이번에는 봐?…주기는 뭘 봐줘. 내가 언제부터 성인군자였고.”
정우의 의지가 멀찍이 떠나가고 있는 최고급 벤을 향했다. 무형의 기운이 발산 되어 손아귀에 벤이 사로잡힌다.
살포시 손올 쥐었다 폈다
꽈드드득!
졸지에 잘 나가고 있었던 벤에 거대한 손자국이 생성되었다. 마치 손아귀에 쥐 고 압력을 가한 것처럼.
“형,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어떻게 알아?”
“붙지 좀말고, 빨리 문열어!”
“안 열린다고!”
도로에서 멈춰 선 벤, 강민호와 매니저 는갇혀 버리고 말았다: 정우는 탕탕! 거리며 나가려고 발버둥 치는 걸 보며 돌아섰다
“예전 같2면 뭉개버렸을텐데.”
나름 관대한 처분을 해줬다
입 구멍이 뚫렸다고, 나불거리면 벤이 성하지 않은 법이다. 다음부터 또 그러면 벤이 아니라 진짜로 만져줄 수 있었다 그 땐 아마 각오해야 할 것이다. 전생과 달리 관대해진 걸 행운으로 알며 살아야 했다
“성질 좀 죽였더니, 별 같잖은 것들까지
기어오르는군.”
이래서 사람은 호구로 보이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