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청춘만세 (3)
지끈!
김 총관은 갑자기 머리가 아파왔다. 근 래에 들어 문주가 얌전히 지내고 있어, 솔 직히 불안했다. 대형을 사고를 시도 때도 없이 터뜨렸던 문주였기에,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 황에서 정우가 터뜨려 주었다. 그것도 대 형 사고를 벗어나는 핵폭탄급으로 정우는 오해하지 말라며 손사래를 쳤 다. 누가 보면 아무거나 막 건드리고 다니 는 양아치인 줄 알겠다는 듯. 저는 그런 똥?양가치가 아님을 분명히 밝혀야 했다
“제가 먼저 안 건드렸거든요. 섭섭합니 다”
“어쨌든건드렸잖아”
섭섭하고 자시고, 그게 문제가 아니잖 아
“전후 사정은 안 물어보세요? 총관님은 인과를 따지는 거 좋아하시잖아요.”
“물어보고 싶지 않다”
김 총관은 정우를 안다. 너무 잘 알아 서 탈이다, 지금은 이 녀석은 절대 먼저 나대지 않는 성격 이다. 앨런가가 먼저 건드렸다는 말이 사 실일 것이다. 그렇기에 물어보기가 겁났다. 사고는 터졌고,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에 골머리가 아파온다.
그뿐이랴
크하하하하하하!
김 총관은아차! 했다
문주를 내세워 정우를 압박하려고 했 건만, 간과한사실이 있었다. 싸움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문주의 성향을 미국올 대표하는 5대 가문인 앨런가를 두 려워하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지만 그 많 지 않은 사람 중에서도 이호극은 특별했 다 문주는 두려워하기는커녕 반기는 기색 이 완연했다 양키놈을 죽이겠다고 살기까 지 뿜어낸다. 답답함이 쓰나미가 되어 밀 려오고 있었다 이호극이 괘씸한 눈초리로 정우를 노려 보았다
“그런 만찬에 날 부르지 않다니, 그러고 도 네가본문의 무인이랄수 있느냐!”
“앨런가의 애송이를 상대로 문주님이
나서는 건 모양새가 나지 않잖아요?”
요즘 들어 체면과 주변을 의식하기 시 작한 이호극이다.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정우의 화술이었다
“하긴, 그렇지. 나 정도면 앨런가의 가 주가나와야지.”
“그렇게 될지 안될지는 두고 봐야 하지 만 일이 참재밌게 됐습니다”
“안되긴 뭐가 안돼. 내가 널 모르냐. 사랑한다 정우야.”
이호극의 흐뭇한 미소에 김 총관은 큰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차라리 이 인간을 깨우지 말고 수면제를 잔뜩 먹이 는 게 나았었다. 물론 수면제를 먹인다고 쓰러질 위인은 아니지만 최소 1톤의 수면 제를 복용해야 배 터져 죽… 아니, 효력이 좀 나을 것이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포식 하고 나면 곯아떨어지기는 했다.
하아아!
김 총관은 깊게 숨올 들이쉬고, 내쉬었 다 그리고 현실을 직시했다 그문주에, 그문도.
청출어람에 억장이 무너지기는 하나. 화를 낸다고 현실이 바뀌진 않는다. 현실 을 냉정하게 살피고,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그것이 총관의 의무였다. 말로는 당 장 때려치우겠다고 하지만 일평생을 일군 금강문이 무너지기를 바라진 않는다
“현재의 전력으로 앨런가와 충돌하면 본문도 무사하기 힘들다. 설령 문주님과 네가 있다고 해도 피해는 불을 보듯 자명 해. 아니라고자신할수 있느냐?”
“당장충돌하진 않을거예요.”
“어째서 그리 확신하는 거야?”
“앨런가의 후계가 사라졌으니까요.”
루크는 앨런가의 대공자로서 차기 앨런 가를 지배하게 될 후계자다 그런 그가 한 국에서 비명횡사하였다 그럼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앨런가는 사태를 확인하려고 조사단을 파견할 테지만, 섣불리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다. 시간을 끌수록 앨런가의 후계 자 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게 될 터. 후계자간의 경쟁과 다툼은 필연이었다 내 부의 문제를 외부로 돌리기 위해 전쟁올 하더라도, 후계 구도가 확실하게 정해진 이후다
“시간을 번다 해도 후계는 가주가 정하 면 그만이야”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주는 앨런가 의 상징이지만, 실세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아마 가주를 움직이는 힘이 따 로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5대 가문은 가주의 권위가 높 다. 그런데도 아니라고 하다니, 김 총관은 의문이들었다.
“앨런가에 대해서 어떻게 그리 잘 알 아?”
“친구가 앨런가와관련이 있거든요.”
정우는 윤정이를 거론했다. 그녀가 앨 런가의 가주의 피를 이어 받았다는 것을 덧붙여서.
윤정이는 말했었다. 아버지가 가문의 강요에 못 이겨 원하지 않는 결혼올 했다 고, 또한루크의 영혼에 대마법사의 각인 이 있었다 가문은 물론 가문의 후계자마 저 쥐고 흔드는 세력이 배후에 있을 가능 성에 무게를 두었다
“친구를 이용하겠다는 것이냐?”
“이용이라니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 부상조입니다”
너만 좋겠지, 라는 빈정거림이 목구멍까 지 치솟았던 김 총관은 간신히 억눌렀다. 화를 내봤다 좋지도 않을뿐더러, 문주와 마찬가지로 통하지도 않는다. 일단 마음 을 먹으면 둘다불도저다 멈출줄을모른 다
“그렇다면 이복오빠를 죽였다고 말할
셈이냐?”
“그건좀 곤란하군요/
정우는 루크의 영혼을 금제한 대마법 사에 대해서 꺼내놓았다. 윤정이 대마법 사의 정신마법을 벗어나는 건 실제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런데다 사실을 알고 있다면 낱낱이 토설할 우려가 있었다. 그리되면 윤정의 신상도 이롭지 않고, 앨런가와 정 면충돌을 해야 한다
“정면충돌도 나쁘지 않잖아:”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이 화상아!”
“툭 하면 반말이야 난 문주고, 당신은 총관이라고!”
“당신! 문주가 되더니 어른도 몰라보는 거냐!”
김 총관은 낄 데 안 낄 데 분별없이 치 고 나오는 문주의 방정맞은 주둥이에 화 가 치밀었다. 가뜩이나 상황이 좋지 않은 데, 제발 날뛰지만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다. 하지만 문주를 재우지 않은 건 본인이 니, 제 발등을찍은 격이다
“고정하세요, 다 큰 어른들이 싸우면 쓰나요.”
너 때문이잖아
김 총관은 맘 같아서는 문주고, 정우고 전부 패 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1명으로 도 골치가 아픈데, 2명이 되니 감당할 범 위를 벗어나 버렸다 그러나 어쩌랴, 이 두 놈이 문파에서 가 장 세다. 갑자기 피곤이 확 밀려왔다. 정우 를 반드시 금강문으로 끌어들여야겠다는 야심마저 혼들린다. 분명 탐나는 녀석인 데, 어떨 때는 문주처럼 대책이 서지 않는 다
“네가 문파에 큰일을 해왔다고는 하나, 이번 사안은 사전에 논의를 했어야 했어.”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정우도 순순히 사과를 했다. 김 총관의 말?이 맞았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독단 적으로 결정한 사안이었다.
“그렇다 해도 책임을 묻지는 않을 테니, 안심해라”
“어째서요? 이번 기회에 본문에 대한 충성심을 시험할 수도 있잖아요/
“강요된 충성을 바라진 않는다”
그 말을 남기고 총관은 마저 취침하겠 다며 총관실을 벗어났다. 실망한 기색이 완연함에도 더 이상은 따져 묻지 않았다.
흐응!
이호극은 뾰로통한 시선으로 나가버린 총관을 오랫동안 응시했다. 저럴 위인이 절대 아니었다 뭐만 했다 하면 다음 날 새 벽까지 잔소리로 날밤을 새웠다. 그런 위 인이 도수 빠진 와인처럼, 할 말끝내고 나 가 버렸다. 질질 끌어도 이상하지 않을 텐 데. 실감나는 실랑이를 기대했건만, 맥이 빠진다 사람 차별하는 것도 아니고.
“삐졌나 보네.”
“그렇지 않을걸요.”
“아니라고?”
“총관님은 문주님이 아니니까요.”
“그거 욕같다.”
“욕맞아요. 헤헤.”
“이놈이 날놀려!”
정우는 총관의 심리전을 읽었다. 과연
금강문의 터줏대감다웠다. 문주의 대책 없는 성향을 감안하면, 이때까지 문파가 건재한 것만 봐도 용하다. 앨런가의 일은 미리 언질을주고 승인을 받지 않은, 명백 한잘못이다 문주 때문이었다는 건 변명이자 핑계에 불과하다 총관이 허락하지 않을 걸 염두 에 두고 먼저 행동했다. 이건 문파의 상하 지위 체계를 무시한 독단이었다. 이를 총 관이 물고 늘어진다면 충분히 빚으로 남 겨 둘수 있었다. 그럼에도 빚이 아닌 층고 로 끝났다
‘한방 먹었네.’
정우는 김 총관이 자신의 성향을 제대 로 파악했음을 깨달았다. 늙은 생각이 맵 다더니 만만히 대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금강문을 위해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 다는 강요나 다름없다.
‘나쁘진 않지만.’
나 이외에 모두를 조종할 수 있다고는 확신하지 않았다: 몇 명쯤은 제 스스로 생 각을 해서 최선의 방향을 이끌어 주어야 했다 그래야 가장 효율적인 대안을 마련 할수있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김 총관은 여전히 현역이었다.
‘심심한데 환골탈태나 시켜줄까’
좀 더 오랫동안 부려 먹으려면 김 총관 이 젊고 건강해야 했다 환골탈태와 정력보강으로 심신을 강건 하게 한다면 좋아할지도 모른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고 하니, 늙어서도 고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총관과는 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 이고, 정우는 문주의 자식교육의 실태를 물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무문연합에서 무림대회를 연다고 했으니, 본문을 위해서 라도 3형제의 선전이 필수다.
“무림대회 준비는 잘 되어 가고 있나
요?”
“벌써부터 추첨 순서에 신경을 곤두세 우고 있더구나.”
“토너먼트니, 그럴수밖에요/
“꼼수부리는 것들이 되면 열 받는데.”
“그럼요, 실력으로 되어야지요”
정우는 이참에 3형제의 실력을 테스트 해 보기로 했다. 그간 강천만 강철처럼 단 련을 시키고, 강현, 강우 형을 신경 쓰지 못한것같았다 문주가 어련히 담금질을 했을까마는, 놓친 부분이 있다면 채워줄 필요성이 있 었다. 이호극의 성향 상 자식이라고 해서 봐주진 않겠으나, 부모자식 사이다. 객관 성이 부족했다. 제3자의 입장에게 지극히 객관적으로 뭉개줄 필요성도 있었다.
‘잠잠한것도 이상하고.’
요즘 길드와 무문이 지나치게 잠잠했 다. 본문의 위상을 흔들기 위해서 유니크 연합에 제재 요청을 한 것 이외에는 두문 불출이었다: 무엇보다 강탈 능력으로 인해 유니크가 죽어 나갔던 사건이 흐지부지되 었다. 연합의 수사진행 속도도 지지부진해 져, 담당 부서마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고한다
‘혹호문만의 일도아니고.’
그간의 실종 사건들올 종합해 분석을 해 봤었다. 길드와 무문에서 쉬쉬하는 사 이에 벌어졌던 사건과 혹호문을 대입해 보 면 3분지 1의 수준이다. 혹호문만이 강탈 능력자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드러난 강탈능력자의 속성능력은 미 숙한 부분이 많았다. 이를 메우고, 못 메 우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커진다. 만약 다 중속성으로 개화한 자들이 강탈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여러모로 골치 아플 수도 있었다.
‘대비를 해놓。}야겠지.’
속성을 경시하지 않았다
9단공에 이른 자신을 껄끄럽게 했었던 오덕X를 견주어 봐도. 아! 일전에 잡아서 계약을 했던 안경잡이 세 녀석에게 오덕X 라고 붙여 주었다 앞으로도 쭈욱! 그렇게 불리게 될 것이다. 알고 봤더니 학교에서 도 그렇게 불리고 있었다.
‘아직은서류작업뿐이지만.’
오덕X의 활용범위는 한정되어 있었다. 금강문과 계약을 하게 되는 모든 사람들 에게 차별적으로 적용을 할 생각이다. 약 속을 어기게 되더라도 목숨에는 지장이 없겠지만, 재수 없는 일이 시시때때로 일 어나게 될 것이다 왜 그럴까? 이유를 따져 봐도 원인불명일 테니 일석이조다
그로 인해 오덕X의 속성등급이 꽤나 오르고 있었다. 역시 사람이나 물건이나 자주 써 주어야 능력이 는다
‘사채업을 하기에도 좋고.’
돈 떼먹고 도망 다니지 못하도록 강제 할 효력도 생기고, 돈 있으면서도 발뺌하 지 못한다. 또한 인력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오덕X만 있으면 언제든 회수가 가능 했다; 어지간한 속성 능력자가 아니고서는 벗어나지 못한다
“형들보고 갈게요.”
“자고 있을텐데.”
“무인은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죠.”
“맞는 말이구나.”
사실 다시 오기 귀찮아서 던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