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170화 (170/500)

정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와중에도 하라는 목적을 잃지 않았다 방송에 임하 는 자세와 섭외력이 프로다 제 8장 함정 ⑵

새벽 2시.

밤이 늦은 시각, 저택에서 나온 철민은 차를 몰았다.

일기예보에 날씨가 흐리다고 했다 안개 가 잔뜩 끼여 있었다. 도로를 비추는 가로 등과 차의 헤드라이트로 겨우 시야가 확 보되었다

철민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속 적으로 사이드미러를 통해 미행이 붙었는 지를 확인하며 운전을 하고 있었다

‘잘못되면 죽는다’

그러나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평생 아 버지의 뒷수발을 하다, 아무것도 없이 쫓 겨나는 수가 있었다. 아들까지 잃은 마당 에 남아 있는 거라고는 회사가 유일했다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아’

설령 아버지라 해도 그룹을 노린다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일은 최대한 비밀을 유지해야 했다. 상대편이 직접 대면해야 한다고 했기에, 어쩔 수 없 는일이었다

1시간을 운전해서 도착한 장소는 경기 도화성이다

사건사고도 많았고, 케이브 오픈으로 망가진 지역이라 인적이 드물었다. 마물이 자주 등장하는 구역이기에 도시개발이 미 루어지고 있었다

철민은 차를 세워 놓고 기다렸다

시간을 보니 15분가량 일찍 나왔다. 먼 저 나와서 기다리지 않았다고 해서 역정 올 내진 않았다. 궁한 사람이 우물을 찾 듯, 급한사람은 철민이었다 부우웅

오프로드를 타는 차의 엔진소리가 멀리 서들렸다;

철민은 긴장한 빛을 지웠다. 협상의 기 본은 냉철함이었다. 최악의 상황에 처하 더라도 차분히 협상을 주도해야 했다.

끼익!

오프루.드루 전문인, 지프차였다

차에서 누군가 내렸다

그를 확인한 철민은 놀란 빛이 역력했 다. 생각지도 않은 거물이 직접 행차를 한 것이다. 그의 등장으로 협상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알아봤으면서 멀뚱멀뚱 뭘 하는 게 야?”

“°k 죄송합니다”

“죄송할 짓은 애초에 하지 말아야지. 쯧쯧!”

노인의 못마땅한 말투에 철민은 속이 끓었지만 경솔하게 행동하진 않았다. 이 바닥에서 저 노친네의 성질을 건드렸다가 는 뼈도 못 추린다 그만큼 고약하기로 정 평이 나 있었다. 하지만 저 성질머리는 흉 내 낸다고 되지 않는다.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다

“앉아서 말하지.”

“예, 어르신.”

3명의 사내는 노인을 경호했다. 그들은 차에서 10인용 텐트를 꺼내 펼쳤다. 원터 치로 이루어진 텐트가 은밀한 공간을 만 들었다 텐트 안에 탁자와 앉을 자리가 마련되 자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했다.

철민의 예상과 달리 노인은 그때부터 입을 닫았다

‘내 카드를 먼저 내밀라는 거군’

노인은 대한그룹의 총수、유만식 회장 이다. 자수성가하여 저 위치에 오른 입지 전적의 인물, 아들이 살아 있었다면, 가족 이 될 수도 있었건만. 모든 일이 틀어져 버 리고 말았다

“최소두장이 필요합니다.”

“ 대가는?”

“주식으로 상환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저를 제외하고 대주주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그건 당연한 거고.”

“케이브 관련 산업에 관한 노하우를 공 유하겠습니다”

철민의 승부수였다.

미래 산업의 기반은 케이브가 될 게 분 명하다. 케이브에 관련한 일우그룹의 라 이선스를 대한그룹과 같이 쓰자는 내용이 다

유 회장으로서는 만족스러운 계약이다 2천억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장받았으니 손해는 나지 않는다. 그러나 재계 회장이 2천억이 부족해서 손올 내미는 현실을 고 려했다. 보통 사람에게 2천억은 상상도 못 할 엄청난 자금이나, 대기업의 주식으로 환산하면 대단치 않았다

“기대수익이 좀더 있었으면 하는데.”

“과한 처삽니다. 지금도 저로서는 많이 양보한 것입니다”

“열 내지 말게, 비즈니스 차원에서 한

말이니까:”

“계약하지 않겠다면 다른 데를 알아보 겠습니다”

“그럴 시간이라도 있나?”

철민은 속속들이 알고 있는 유 회장의 정보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애초 의 계획보다 더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내 미는 손을 잡아야 했다. 단순히 2천억 때 문만은 아니다. 대한그룹과 손을 잡음으 로서 흔들리고 있는 이사들의 마음을 바 로잡을수 있었다

“좋습니다”

“확실히 회장이 되더니 호쾌하군.”

“최대한 빨리 자금을 마련해 주십시 오.”

“그러지.”

서류 작성까지 끝이 날 찰나.

우웅

미모한 기의 파장이 번졌다

유 회장과 철민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경호원이 주변을 막아 세우고 있는 가운 데, 무거운 긴장감이 흘렀다.

잠시간 침묵이 흘렀다

저벅!

발소리가 들리며 공간이 환해졌다

“후후, 거물이 직접 나올줄은몰랐는

걸.”

발출된 빛이 공간을 잠식하며, 사내가 등장했다 그는한국어를 쓰지 않았다. 그 럼에도 알아듣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 다 영어가자동적으로 통역, 전달되었다

“네놈은 누구냐?”

“호오, 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다 니, 제법이군.”

“양놈이라고 해야 되느냐, 아니면 이름 을 밝혀라”

“안다고 달라지진 않아”

유 회장의 정면을 경호원이 막아섰다. 사내가 풍기는 냄새가 위험했다. 그의 적 의가 공간을 뒤덮고 있었다.

유 회장이 철민을 돌아봤다.

“나를함정에 끌어들였군.”

“제가아닙니다”

“아니면, 네아버지겠지.”

“그건!”

철민은 답하지 못했다. 지금 당장 자신 과 유 회장이 사라지면 득을 보는 대상은 정해져 있었다. 그렇다고 함부로 나설 수 도 없었다. 저 사내가 풍기는 질식할 기운 에 소름이 돋았다 유니크가 아닌 이상 상 대가되지 않았다

“시간을 끌어봤자 소용없는 짓이야 결

계를 쳤으니까”

사내는 마지막 희망까지 깔끔히게 부숴 주었다 결계를 이동식으로 쳤다는 건, 주 변을 지키고 있는 자들이 있다는 의미가 되었다. 빠져나가려고 해도, 사방이 틀어 막혔다.

히죽

그는 이 상황이 맘에 들었다. 채철민이 대한그룹과 은밀하게 협상을 맺는다는 정 보를 입수하고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덕 분에 대한그룹의 총수를 손안에 넣올 기 회가 생겼다. 그를 세뇌하여 노예로 만든 다면, 후계자구도를보다공고히 할수 있 게 된다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성싶으냐‘?”

“무사하지 않2면 어쩔 텐가. 할수 있으 면해봐.”

유 회장의 안색이 굳었다 마치 다 잡아 놓은 먹이인 양 기고만장이 하늘을 찔렀 다. 그는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우월성 마저 보란듯이 드러냈다

“님은 건 필요 없으니, 에어 스필트!”

지점한 공간을 쪼개 버리는 마법의 일 종이다:

공간버프가 작용하기에 하급 마법사는 꿈도 꾸기 어려운 수법이다. 이를 가볍게 시전 하는 걸로 봐서 최소한이 중급 이상 어쩌면 마도사급이었다;

파아앙

거친 파공성이 울렸다. 공기가 부르르

떨려오며 파장을 일으켰다

“아니?”

사내에게서 당황한 목소리가 흘러나왔 다 예상대로라면 유 회장을 지키는 3명의 경호원은 반으로 쪼개져 고깃덩어리가 되 어야 했다 한데, 막아내고 유유히 걸어서 앞을 막 아섰다.

“앨런가는 예의가 없군.”

“허튼소리를 지껄이는구나?”

“변명하지 않아도 돼, 루크 앨런.”

“네놈은 누구냐?”

금발의 사내는 루크였다;

변용마법을 걸고 있어, 금발이라 해도 앨런가임을 알아보진 못했어야 했다. 게다 가놈의 태연함이 어딘지 모르게 걸렸다. 자신이 의도했던 상황과는 거리가 멀었다 흐}지만 놈이 정체를 안다 해도 달라질 건 없었다. 만약을 대비해서 데려온 자들 은 앨런가의 전투부대, 골드나이트다. 마 법사의 가문이라고 해서 마법사만 있을 거란 착각은 금물이다 자신은 대마법사가 될 앨런가의 직계혈 통이다. 황색 원숭이 따위가 두려워 물러 선다면 두고두고, 치욕으로 남을 것이다

‘앨런가라니?’

‘이런 미친’

철민은 물론 유 회장도 이번에는 침착 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는 예상한 범위여 야 하는데, 그마저도 넘어섰다 미국을 상 징하는 5개의 가문 중에서도 막대한 부 를 가지고 있는 앨런가다. 세계 경제를 움 직이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라는 말도 있었다.

-집에 있는 편이 좋을 겁니다.

-나이 먹었다고 괄시하는 것이냐, 지금 도 젊은 놈 못지않아.

-심장에 안좋을텐데요.

-내 심장을 네가왜 걱정해.

-뭐, 식장엔 아버님만 있으면 되니.

-이놈이 말을 막하네!

유 회장은 정우의 말을듣지 않은 걸 후 회했다 대비를 했다 해도, 앨런가는 의외 였다. 저들이 본격적으로 한국 경제를 집 어삼키려고 작정을 한 모양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모르고 당한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망할, 하필이면.’

철민은 아버지를 욕했다. 앨런가를 끌 어들이다니, 아들을 죽이려고 작정을 하 지 않고서야. 화가 치밀어 오른다 만약혹 금단주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 을까‘? 상상만 해도 끔직했다

“금강문의 혹금단을 맡고 있는 전호경 이다”

“금강문이 어째서 나서는 것이냐?”

“앨런가와다르지 않아”

“본가를 적으로 돌리고도 살아남을 것 같으냐!”

“안다면 그렇겠지.”

혹금단주로 화한 정우의 도발에 루크

의 잘생긴 얼굴이 일그러졌다. 협박올 해 도 자신이 해야 했다. 변방의 황색 원숭이 따위가 기고만장하는 꼴을 두고 보지 않 았다:

“건방진 원숭이, 주제를 모르는구나!”

“이봐, 양키. 상황 파악이 아직도 안 돼?”

“뭐?라고‘?”

양키라는 빈정거림을 또다시 들었다.

루크는 일전의 일로 화가 풀리지 않았 다. 목적이 있어 참고 있었을뿐이지, 시간 올 내서 손을 봐주려고 했다 그런데 이 망 할 놈의 원숭이들이 단체로 주제를 망각 하고 있었다.

부글부글!

루크는 속에서 염화가 끌어 올랐다.

“네놈을 갈가리 찢어 주..?”

채말이 끝나기전.

정우의 신형이 어둠을 꿰뚫었다. 가속 도가 실린 상태로 오른 주먹올 뻗었다.

슈아앙!

예비동작이 없는 완벽한 기습.

허를 제대로 찔렀다

이대로 주먹에 얼굴이 닿으면 콘크리트 에 내동댕이친 수박이 그려질 것이다

“배리어.”

루크의 안색이 싹 변했다. 결코 만만히 봐선 안 되는 위험한 공격이었다 또한 허 를 찌르는 바람에 반응이 늦었다 꽈아앙!

권격과 배리어의 충돌에 밤의 적막함 이 깨졌다. 동시에 루크의 평정심을 혼들 렸다. 배리어를 타고 마나컨트롤을 흔들어 대는 파괴력이었다. 주먹이 아니라 고속의 쇳덩어리라고 해야 했다 주춤!

기세에 밀린 루크는 한눈을 팔아선 안 되었다.

정우는 재차 거리를 좁혀 권격을 뻗었

“어림없다!”

루크가 익히고 있는 마나컨트롤은 윤 정하고 같은 헥시온 컨트롤이었다 헥시온 컨트롤의 방어마법은 마탑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었다. 오러가 실린 공격도 거뜬히 막아낼수 있었다.

“맹신은좋지 않아”

정우의 권격이 배리어와 마주했다

쿠아앙

폭발이 일어났다

루크의 신형이 크게 휘청거리며 밀려 나 가 버리고 말았다. 입가에 핏물이 토해지 는 것으로 봐서 증격이 상당했다

“젠장 비겁한놈!”

“불만은 저세상에 가서나해.”

정우의 권격은 기경의 전이와 폭화 격 공의 묘리를 운용했다. 보기에는 별거 아 닌 주먹질이나, 실제로는 고난이도의 공력 컨트롤과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아무나 시전하기 어려운데, 화려하지는 않다. 그 래서 위력이 덜해 보인다 파아앙!

기선을 잡자 정우의 주먹에는 망설임이 존재하지 않았다

“?블림크!”

죽음의 위기를 느낀 루크가 공간이동 마법으로 간격을 벌렸다. 그러나 안심하기 에는 일렀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입은 피 해가 컸다. 몸 안으로 파고들어온 기경이 마력의 흐름을 훼방 놓았다.

“어째서?”

루크는 이상한 기분이었다 자신이 밀리 고 있는 걸 안다면 골드나이트가 등장해 야 했다. 20명의 골드나이트는 전부 오러 블레이드를 완성할 수 있는 최강의 기사 단이었다

“궁금하면 알려주지.”

대답은 정우가 해주었다

손짓을 하자 어둠을 감싸던 결계가 사 라지더니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루크는 원치 않아도 납득해야 했다. 20명의 골드 나이트가 그보다 10배는 더 많은 무리에 둘러 싸여 있었다. 200명이 20명을 상대 로 차륜전을 펼쳤다. 그럼에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결계를 쳤다는 걸 전 혀 느끼지 못했었다

“이 장소가 우연이라고 생각해?”

“설마 처음부테”

정우는장소를 물색하고, 미리 기관과 진법을 설치해 놓았다. 루크가 결계를 펼 치는 타이밍을 노려 교묘하게 진법을 가 동했다. 저들의 결계를 이중으로 감싸놓 은 것이다. 그러니 예상치 못한 타이밍이 나올수밖에.

유 회장과 채철민은 작금의 상황을 보 지 못했다

정우와 함께 움직인 2명은 부단주 양용 익과 1조장 강태산이었다. 그들이 재빨리 유 회장과 채철민을 결계 밖으로 빼돌렸 다. 처음의 기습은 루크의 시선을 돌려놓 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부르르르!

루크는 놈의 손바닥 안에선 놀아났다 는 사실에 치를 떨었다. 작금의 모멸감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면 참지 못할 것 같았

“나를만만히 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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