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167화 (167/500)

제 7장 세상에 공짜는 없다 (2)

결제서류를 확인하고 난 후, 포섭한 이 사들에게 혼들리지 말라고 결속을 당부했 다. 회심의 카드를 꺼내면 보다 더 공고해 지겠으나, 당장은 이사진도 신뢰하기가 어 렵다 뒤통수를 조심해야할때였다.

퇴근 전.

채철만과 채철란이 찾아왔다. 그들은 초조한 기색이 완연했다. 지분은 앞서 있 지만,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가 아버지가 깨어난 이상 판이 뒤집힐 염려가 있었다. 풀어 놓은 현금까지 지분에 쏟아붓는 바 람에 뒤집히면 그들도 곤란했다

“이제 어떻게 할거야?”

“걱정하지 않아도된다”

“걱정하지 말라니, 당장 지분확보도 쉽 지 않다고/

채철만과 채철란은 거의 전 자금을 투 자해 놓은 상태였다. 경영권을 잃으면 낙 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 더욱이 아버지 의 성향상 한번 배신하면 절대 다시 받아 들여주지도 않았다.

“너희만 알고 있어, 대한그룹에서 자금 을대주기로 했다”

"하지만 대한그룹이 경영에 간섭할수 도 있잖0E”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분을 넘지는 못 해. 그러니 안심해.”

대한그룹의 상징성이 중요했다. 그룹의 경영권보다 경영난을 해소하는 것이 먼저 였다. 시간이 흘렀다 해도 여론이 좋지 않 아 그룹 정상화가 어려운 가운데, 경영권 다툼까지 외부에 퍼져 첩첩산중이었다

“우리가 준 자금은 어떻게 한 거야?”

“금강문에 투자했다.”

“아니, 거긴 또왜?”

“몰라서 묻는 거냐 아버지가 어떤 분인 지를?”

“?…그건!”

그룹을 운영하려면 힘을 가진 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재력이든, 무력이든 금 강문과의 협업은 당연한 수순이기도 했 다 채철만과 채철란에겐 만족스럽지 않은 대답이다. 금강문까지 가세하게 되면, 후 일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질 것 같았다 그 러나 아버지의 성향을 안다면 어쩔 수 없 는 일이기도 했다. 돈이고, 그룹이고, 일단 은 살아 있어야 누릴 수 있었다

“긱자조심하도록 해.”

“알았어, 그리고 약속은꼭 지켜야 해.”

“물론이다”

회장이 되면서 약속했다. 그룹의 매출 이 높은 회사의 경영권을 넘겨주기로. 그 러나 철민은 동생들에게 알짜배기를 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 아버지와둘째만 처 리를 하고 난 후, 경영권 방어를 명목으로 쥐고 혼들 심산이다 띠링!

철민의 암호화된 휴대폰으로 문자가 날아왔다

문자를 확인한 철민은 긴장한 빛이 역 력했다 작금의 선택이 운명을 가를수 있 었다 또한 금강문을 온전히 믿어야 하는 지도 의문이었다. 그러나 믿올 수밖에 없 는 현실이다.

‘내가무너지면 돈줄이 끊긴다:

돈이 얽혀 있는 이상 금강문이 자신을 버리지는 않을 거다.

철민은 현실을 움직이는 힘이 돈이라고 확신했다. 돈이 곧 힘이자 신뢰였다. 그렇 기에 절대 놓을수 없었다. 자식을 잃었음 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일우그룹이 있 기 때문이었다;

마법학과 응용마법 강의 시간 전.

응용마법은 더블캐스팅으로 한 번에 두 가지의 마법올 시전할수 있다. 이에 대 한 이론수업을시작하기 전이다. 더블캐 스팅은 이전 마법과는 난이도가 높았다. 최소 4륜의 마나를 쌓아야 하며, 수식 계 산이 굉장히 빨라야 했다 해서 아무나 가 르치지 못한다. 월급 도둑으로 불리고 있 는 정 교수와 남 교수는 역량부족이었다. 그들이 가르치는 분야는 하급에서 중급 사이였다

더블캐스팅은 마법학과의 주임인 리차 드 교수가 가르친다.

리차드 교수의 수업은 난해하다. 단계 가 오를수록수업의 강도도 세지고, 따라 오지 못하면 낙제점을 받는 학생들이 많 았다. 해서 대부분은 4학년이 되어야 수 강을 한다 정우는 2학년임에도 응용마법을 수강 했다. 1학년 때 배워야 할 마법의 필수 이 론을 이수했기에 제약은 받지 않았다 다 른 학과와 마찬가지로 유니크 전문학교는 학년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실력만 있 으면 얼마든지 고학년이 받는 수업올 받아 도 된다 물론 같은 실전 훈련은 단 계별로 진행하며, 주임 교수의 인정이 있 을 때만 학년에 관계없이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월반을 하다 사고가 나면 책임은 교수가 져야하기 때문이다 정우는 강의실에 들어섰다

‘부지런한 것도 병이군’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윤정은 일찍 나왔다

그러나 그로 인해 꽤나 귀찮은 상황을 맞고 있었다. 혼혈이기는 해도 윤정은 이 색적인 미를 봄내는 미녀다. 그녀에게 반 하지 않을 사내가 얼마나 있을까?

군대를 갔다 온 마법학과 선배들 중; 윤 정을 보고 눈이 돌아간 이가 있었다 마법학과4학년, 남태식.

유니크는 군대를 가더라도 특기병으로 분류가 된다 그는 군대 내에서도 실전에 배치되어 마물을 퇴치하기도 했다. 유니 크 연합에서 인력이 부족하면, 군대에 소 속된 유니크를 파견하는 형식이다 우리나 란 유니크 등급이 높아도 군대 면제가 되 지 않는다 유능한 유니크를 군대로 인해 서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 가 홀러나왔으나, 군대는 민감한 문제였 다. 논리로만따지지 않았다

남태식의 스타일은 나쁘지 않았다. 잘 생긴 편은 아니나, 탄탄하고 굵직해 인기 가 있었다 군대 가기 전에도 여러 명을 갈 아치웠었다. 마지막은 제대하고 나서 찼다 설마 그때까지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 고 기다릴 줄 누가 알았으랴. 파릇파릇한 신입생이 널려 있는데, 아줌마를 만날수 는 없잖0E

“윤정아 저녁때 시간괜찮니?”

“일이 있어요.”

“그러지 말고, 영화표도 사 놨다니까, 같이 가자:’

“ 미안해요.”

윤정이 남태식과 실랑이를 벌이는 사 이

정우는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 남태식 의 첫인상이 맘에 들지는 않으나, 윤정이 라면 충분히 알아서 할 실력이 되었다 능 력만 있으면 여자라고 무시하지 않는다. 그리고 본인이 해야 할 일을 간섭하는 건 민폐였다 스윽!

윤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우의 옆자리 에 앉았다

심술이 섞인 시선이 정우에게 꽂힌다

“모른체하는 거야?”

“바쁜거 같아서 양보한 거지.”

윤정은 정우가 교실에 들어오는 것을 봤으면서도 시선을 주지 않았다 항상 옆 자리에 앉았으니, 당연히 올줄 알았다; 그 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거리를 두고 앉았 다 맘에 담아두지는 않으려고 했는데, 꽤 서운했다.

-전번에는나서지 말라며?

-그거하고 이거하고는 다르잖아

-난또 같은줄알았지.

-못됐어, 알면서 모른척하고선.

-난 평화주의자야, 분란은 원치 않아

새침하게 토라지는 윤정의 상기된 얼굴 이 창가로 비쳐오는 햇살에 반사되어 요정 으로 화했다. 저래도 되나 싶을 만큼, 영 화에서 바로 튀어나온 비주얼 충격을 선 사했다 어지간해서는 주변의 동성을 오징 어로 만들어 버렸다. 하라가 아니고서는 윤정과 맞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러니 선배들이 안달이 나지, 2년간 쌓인 욕정이 발광할 만하다

-예전에는 안 그랬잖아

- 뭐가?

-무뚝뚝하고, 기계적인 말투가 매력적

이었어.

-돌려서 욕하지마

-감도 좋아졌고.

금발에 잡티 하나 없니 깨끗한 하얀 피 부 탄력이 넘치는 육감적인 몸매, 본인에 게 맞는 과하지 않은 청초한 의상까지. 학 기 초만 해도 얼음처럼 차가운 느낌이라 쉽사리 다가서지 못했었다. 요 근래에 들 어 윤정은 따뜻해졌다고 해야 하나, 감정 적으로 풍부해졌다. 얼굴에 드러나는 다 양한표정이 그증거다 정우와 윤정이 친근함을 과시하자

부글부글!

남태식의 속이 끌었다. 복학하면서 윤

정이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그런데 시건 방진 후배 놈이 선배가 찜한 걸 탐하고 있 었다 자고로 선배의 여자는 탐하지 말라 는 하늘의 계시가 있다.

‘이새끼가겁도 없이!’

남태식은 마법학과 내에서도 특별 케이 스다. 5급의 잠재등급에 마나에 대한 이 해도도 높았다 군대에서 실전을 겪으면서 일취월장했다. 비인기 학과인 마법학과라 고는 해도, 5륜의 마법이면 어디 가서 꿇 리지 않았다

“선배를 봤으면 인사를 해야지.”

“안녕하세요.”

시비를 거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에 하 나다. 서열정리,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든 군대식 서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른을 봤으면 인사를 하듯이.

남태식의 예상과 달리 후배 놈이 순순 히 인사를 해 버렸다. 그리고 둘이 얘기를 한다: 한순간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야 인사똑바로안해.”

“윤정하고는 친구 사이고, 전 여자친구 가 있습니다. 그러니 열 내지 말고 수업 준 비를 하시는 편이 이롭습니다”

정우는 시간올 절약하기 위해 요약 정 리해 주었다 상대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 기에,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꺼내 들었다.

난 여자가 있으니, 대시는 자유라는 메 시지다.

이제 싫고, 좋고는 윤정의 선택이었다. 그런데 분위기를 보니, 좋아할 것 같지는 않았다. 일전에 윤정의 이상형은 자신을 넘어서는 마법사라고 했다 남태식의 마법 은 5륜 나쁘지 않은 실력이기는 한데, 7륜 한테 찝쩍대기에는 격이 있었다

‘이 망할 놈의 자식이 뭐라고 떠드는 거 야!’

시비를 원천차단한 정우의 태도는 남태

식의 성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원체 성향이 불같은 성격이고, 군대를 일찍 간 것도 사고를 쳤기 때문이다. 군대를 가지 않으면 1년을쉬어야만했다.

‘일단은 참는다’

화가 난다고 후배에게 폭력부터 휘두르 면 모양새가좋지 않았다.

남태식도 그 정도의 교양상식은 가지고 있었다

“4학년 수업을 듣는 걸 보니, 실력이 좋 은가 봐.”

“나쁘지 않습니다”

“대련을 해볼래.”

“그러죠:

남태식은 간단히 걸려든 정우의 무지 함을 비웃었다. 4학년 수업을 들을 정도면 최소 4륜 이상이라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상대도 상대 나름임을 깨달아야 했다. 본 인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쳐 의도를 간파하지 못한 것이다

‘잘 걸렸다 요놈!’

남태식은 윤정이 보는 앞에서 개망신 을 주고 매력을 어필해 보기로 했다. 마법 으로 겨룬다면 설령 교수님이 온다고 해도 적당히 무마할수 있었다

-심보가 고약해.

-내가 뭘?

-약힌T 사람 괴롭히지마:

-혹시, 선배가 마음에 들어? 그럼 적당 히 해줄수도 있어. 잘해봐.

-죽여 버려

불현듯 내뱉은 과격한 메시지에 윤정은 홈칫 놀라고 말았다. 본인이 말하고 나서 도 믿어지지 않은 격정적인 감정이다 순간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 냉 철함이 기본인 마법사로서 현명하지 못한 발언이다.

-이거 내가윤정이를몰라봤었네.

호박시를 제대로 까주시고 있었다. 여

태까지 차가웠던 모습은 연기가 분명하다

정우는 윤정의 열연을 칭찬했다. 옆에 붙어 있으면서도 본모습을 숨겼다는 점은 인정을 받아 마땅했다. 스파이로서의 자 질이 있었다

‘윤정이 정도면 스카우트해도 괜찮지.’

무문이라고 해서 무인만 받으란 법이 없다 무인이 아니더라도 능력과 신뢰가 있 다면 영입해야 했다. 고인 물은 썩고, 발전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세상이다 팽창하고 있는 금강문에 있어서 인재는 중요했다. 다들 꼴통들이라 계획을 짜고, 생각을 정 리해줄 책사가 필요하다. 김 총관이 있지 만 중간 관리자가 있어야 보다 더 효과적 인 체제를완성할수 있었다.

무엇보다 윤정을 포섭하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명분이 생긴다. 그녀가 가진 반 쪽짜리를 활용해 더 큰 먹이를 낚시할

‘그 전에.’

마무리를 해줘야지.

어중간하게 끝을 내면 받아들이지를 않는다. 그건 인간의 기본적인 성향이다. 본인이 납득을 해야만 고분고분해진다 특 히 저처럼 성질 급한 사람은 보다 확실한 우위를 새겨줄 필요하다 어중간하게 다져 놓으니까, 주제를 모르고 달려드는 것이 다

“공간 확보해.”

“알았어.”

남태식도 패밀리가 있었다. 같이 다니 는 5명이 강의실의 공간을 만들어 놓았 다. 강의실에서 마법올 펼치면 위험할 수 있기는 하나,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마 법을 펼치기 전에 모두가 합심해 결계를 치기에 막는 건 가능했다 씨익!

남태식은 자신만만했다. 자신은 바람 계열에 관해서는 천부적인 자질을 인정받 았다. 저학년에게 질 만큼 어수룩하지 않 았다. 선배의 위대함을 몰라본 버릇없는 후배에게 뼈 있는 가르침을 내려주리라

“먼저공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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