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162화 (162/500)

정우는 5만 원권, 4장을 꺼냈다. 지갑 에 두둑하게 쌓여 있는 신 여사께서는 항 상 당당하라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물론 이 장면을만원에 벌벌 떠는양용익과박 찬균이 봤다면 울화통이 터질 테지만

“이러지 않아도돼요.”

“오빠가 주는 건 예, 고맙습니다. 하고 받는거야”

“고마워요, 오빠!”

저저저저저!

삿대질하고 싶어 죽겠다

시집살이도 아니고, 말 못하는 수연은 오빠의 가증스러운 위선에 치를 떨어야 했 다 애들이 오빠의 돈질에 뻑 갔다;

‘자존심을지켜야지.’

돈 앞에 굴복하다니, 친구들의 속물근 성을 수연은 지탄했다. 그러나 지나온 과 거가 상기되어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 했다. 그래 봤자제 얼굴에 침 뱉기, 똥묻 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었다 정우가 돌아서는 소영을 훑었다

“무공에 진전이 없지.”

“어떻게 아셨어요‘?”

“너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단다”

“어머, 오빠도 참!”

배배 꼬는 소영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 랐다. 우상의 관심은 소녀를 춤추게 한다 다니, 정우의 사탕발림에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랐다. 하라의 광팬이 아니었다면 비극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 팬과 스타의 남자 쟁탈전, 영화나 드라마로 나온다면 꽤나 식상한 소재긴 하다. 이상하게도 평 범한 소녀가 이긴다.

“잠깐봐줄게.”

“정말요?’’

“그럼, 해봐:”

“잘할게요.”

흐}긴 뭘해.

수연은 소영의 돌출행동을 말리고 싶었 으나 돌이키기에는 늦었다; 소영은 익히고 있는 무공을 오빠에게 선보이며 가르침을 기다렸다.

:소영이가 익힌 신룡호신공은 정기신의 배분이 3, 4, 3이야. 보법의 형과 방향은 반보 더 빠르게 하고, 정권올 내지른 데 망 설임이 있어. 그건좋지 않아”

정우는 친히 소영의 자세를 잡아주고, 단전의 공력 운용 흐름까지도 배려했다 소영은 낯선 남자의 손에 움찔했지만, 흥분이 되었다. 기의 흐름이 이전과는 달 리 몰라보게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이다. 단 순히 몇 번 가르침을 내렸을 분인데, 무공 과외 선생님보다 훨씬 뛰어났다. 핵심을 알고 있는 것처럼, 막힘없이 지적했다

“하는 김에 추궁과혈도 해줄까?”

“?…오빠! 미쳤어!”

억압되었던 수연이 안간힘을 썼다. 간신

히 주둥이는 필사의 자유를 찾았다 여하 튼 사람들 보는 앞에서 추궁과혈이라니, 자칫 성추행범으로 몰릴 수 있었다. 요즘 시대가 어떤데, 오빠가 겁이 너무 없다 그 리고 소영이도 어쨌든 친구가 되었다. 몸 을 소중히 다루어 주어야 했다 내 오빠의 손에 불고기 주물럭이 되기를 바라진 않 았다. 이건 식구나 가능한 혈육전용수법 이었다:

2소영아 괜찮거가?”

“난 좋아”

모기가 앵앵! 거린다?

“그래, 안좋… 뭐?”

“난괜찮은데. 닳는 것도 아니고.”

닳아 이년아!

오빠가 애를 완전히 버려 놓고 말았다. 어딜 감히 외간 남자의 손에 몸을 맡겨, 수연은 결사반대했다 부끄러웠는지 소영 이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아서 추궁과혈은 다행히 하지 않았다. 수연은 위기감을 느 끼고 있었다 오빠의 추궁과■혈을 마약보다 더 중독성이 강하다. 당장은 부끄러워할 지 모르지만, 오빠의 마수에 걸리면 소영 은 영영 빠져나가지 못한다. 하루라도 추 궁과혈을 받지 않으면 가시가 돋는 나처 럼

“할 수 없지, 오늘만 날도 아니고, 언제 든 환영하니 마음이 있으면 찾아와;”

“예, 오빠!”

오긴 어딜 와!

소영이 남자 무서운 줄 모르고 있었다.

안가‘?”

“가자 보채진 말고.”

수연은 소영을 떼어 놓고 차에 탔다.

정우는 시동을 걸어 약속된 장소를 몰 았다. 가는 내내 수연이 입술을 댓 발 내밀 고, 뾰로통해 있었다. 요즘 들어 저 입술 이 계속 갑툭튀를 했다

“왜그래?”

“몰라서 물어?”

“네 친구들이라서 잘 대해준 것분인데, 너무한다”

“독살맞은주둥이!”

“ 맞는다”

“.2”

역시 본색이 어디 가지 않는다.

오빠의 엄살에 수연은 억장이 무너졌 다. 이성적으로 소영이 끌렸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14년을 함께했는데 오빠 의 성향을 모르진 않았다. 순수한 의도로 소영에게 가르침을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소영이는 오빠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었다. 이러다가 사달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라 언니와 효린이, 소 영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오빠의 마수에 서 하루빨리 구원해야 했다 그리고 분명히 밝히는데, 나 절대 시스 콤아니다. 오해는하지마라.

“모처럼 땀좀 빼보자.”

U |N

망할

나부터 구해야 했다

수연은 친구 살리자고, 본인을 걱정하 지 못했다 살신성인의 말로는 풍전등화였 다 이하, 망테크 제대로 탄 것이다

‘보면볼수록 귀엽단 말이야’

정우는 동생의 투정이 마냥 귀여울 따 름이다.

소영이에게 가르침을 내려준 것은 단순 히 동생의 친구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소 영이가 가지고 있는 강화력은 동생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둘이 함께 있으면 어지 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위협할 자가 많 지 않았다. 그래서 무공을 손봐주면서 현 천의 묘리를 실었다 둘이 짝을 맞춰서 한 다면 궁합이 좋을 거다 소영이도 훈련에 끼우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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