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161화 (161/500)

제 6장 얽히고설키다 (2)

수연은 소영과 친구 3명을 데리고 후문 으로 향했다. 정문은 위험하다는 본능적 인 경고음이 울렸다 그때.

-거기가 아니다.

수연의 뇌리를 파고드는 강렬한 전언.

움찔!

소름이 쫘악! 끼쳤다:

두리번, 두리번!

수연은 급히 주변을 돌아보았다. 혹금 단 아저씨들이 있는지 몇 번이나 확인했 고, 만약올 위해서 기파를 발생시켜 반진 력까지 검토했었다. 어디에도혹금단이 없 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오빠의 전언이 들 려온 것이다

‘망할!’

오빠가 직접 왔다. 예상을 못한 오빠의 선수였다. 이러면 그간의 감각 테스트는 무의미했다. 암만 감각이 발달해도 오빠 의 기척을 발견할순 없었다.

왜 그렇게 자신감이 부족하냐고?

눈앞에서 코 베여 보면 안다 지척, 손만 뻗으면 닿는 거리에서도 오빠를 찾지 못하 고, 방황하는 미아가 되었다. 오빠는 암살 자를 해도 아주 잘했을 것 같아 섬뜩했다. 하긴 암살자 주제에 오빠의 전투력은 사기 지. 오빠라면 굳이 숨어서 임살할 필요도 없다 대놓고 암살을 시도해도 못 막을걸.

‘어디야?’

- 정문이지.

헐! 천리전언(千里傳言).

전음이 극의에 이르러, 심어의 경지에

이르러야 가능한 수법이다. 설령 심어라 해도 거리가 이만큼이나 떨어져 있는데, 상식파괴의 종결자다웠다. 평범한 건 기대 하지 않았지만 언제나그 이상이었다:

‘젠장!’

-너무황송해하지마라

‘싫다고!’

-싫다고 시집보내진 않는단다.

‘구석기개그치지마!’

신석기도 아니고.

수연의 두뇌가 맹렬히 회전했다 오빠와 의 거리는 1km, 학교의 반대편이니 어느 정도의 시간은 있었다. 그간의 행적을 되 짚으면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력을 쓰지는 않을거다.

친구들을 괜히 데리고 온 것이 아니다 이거야 강제력을 발휘하면 친구들 앞에 서 오빠의 실체를 까발릴 수 있었다. 계략 은 하나가 아닌 여러 개를 만들어 놓으라 고 했다. 오빠라도 나를 쉽게 보는 건 참 을수 없다.

‘날우습게 여기지 말라고. 에헴!’

-기특하게도 제법 짱구를 굴리는구나.

‘이제 어쩔 거야?’

-이렇게까지 나온다면야, 하는 수 없지.

아싸!

오빠를 이겼다.

전투나 말발로는 오빠를 이기기 힘들 지만 계략이 통한 것이다 수연은 눈물이 나올 만큼 뭉클해졌다. 14년의 고생이 헛 되지 않았음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오빠 에게 한 방 먹였다는 게 이렇게까지 기쁘 다니, 한편으로 서글프다.

‘어?’

친구들하고 잽싸게 학교를 벗어나려고 했던 수연은 발을 내딛지 못했다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았다

저벅!

안간힘을 쓰다 발을 내디뎠다

“너 뭐하는 거야?”

“왜 뒤로 가?”

“새로운 개인기야?”

“오오오, 신선한데.”

문?워크의 새로운 버전?

수연의 발은 의지와 관계없이 뒤로 걷기 시작했다. 분명 정면을 보고 있는데도 정 확히 걷는다. 하지만 팔다리의 교차행위 가 어딘지 모르게 로봇처럼 딱딱했다. 문-워크에 로봇춤까지 깃들인, 신종 댄스를 연상케 한다: 하긴 때가 오기는 했다. 학교 축제가 얼 마 남지 않았다. 축제 때 선보일 춤 연습 으로 애들이 공부는 뒷전이고 열을 을리 고 있었다. 그리고 중학생 춤이라고 얕보 면 곤란하다. 애들도 이제는 아이돌 못지 않은 화려한 댄스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어지간한 퍼포먼스로는 주목을 받지 못한 다

‘애들아! 나살려줘!’

살려달라는 아우성은 고요속의 외침이 었다 얼굴근육조차맘대로 조작이 안되 었다. 인공미 가득한 발랄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와; 안보고잘걷네!”

“대단하다, 수연。}r

“뒤에도 눈달렸냐?”

소영과 친구들은 수연의 괴행에 연신 감탄했다. 보지도 않고 장애물을 잘도 피 하고 있었다. 마침내 정문에 다다라 있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말았다

‘이건 꿈이야!’

수연은 오빠의 전능함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이게 인간이 할 짓인가? 거리를 무시하고 자신을 리모트 컨트롤한 것이다 머리 위에 오빠가 연결한 무형의 줄이 달 려 있는지 의심이 되었다:

“안녕하세요.”

“어, 오랜만이야”

소영과 친구들이 인사를 하며 부끄러워 했다. 그녀들에게 정우는 완벽한 이상형, 백마 탄 현실적인 왕자였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스타들은 자신들과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지만, 정우는 지근거리에 있었 다 언제든 맹렬한돌진이 가능한.

“앙큼하긴, 오빠가 마중 나온다고 진작 말을 할것이지.”

“ 맞아”

“수연이는 오빠를 보여주기 싫은 거였 어.”

“시스콤은 안돼 그거 범죄야!”

애들이 지금 뭔 말을 하는 거야?

보여주기 싫어서 일부러 감췄다니, 말 못한다고 막 지껄여도 되는 거야 지금 나 는신체발부(身體髮호를강탈당했다고, 이 건 내 의지가 절대 아니야. 애들아, 속지 마 그러나 내 입은제 멋대로 나불거린다

“역! 시! 오! 빠! 밖! 에! 없 어!”

인공지능(AI) 베타(이고처럼 또박또박 말하는 수연이다.

와락!

화룡점정, 오빠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 다분히 의도된 정우의 연출에 수연은 치를 떨었다

-오빠, 너무하는 거 아냐!

-최강의 여전사가 되려면 갈 길이 멀단 다

-그래도 난여중생이라고!

-나는낭랑 18세란다

-?이런 18세!

소녀의 프라이버시를 무참히 박살내는 오빠의 만행에 수연은 비분강개했으나, 부 질없는 발악으로 끝나고 말았다. 소녀의 독립은 오빠의 막강한 압제에 처참히 박 살나고말았다 그러면서도 오빠는 소영과 친구들의 환 심까지 샀다. 동생을 차로 데려다주는 친 절한 오빠의 표방, 그야말로 남의 집 오빠 의 정석을 밟았다. 내 오빠라면 저럴 수 없 는, 저래서는 안 되는. 위선의 탈을 쓴 오 빠의 악랄함이 엿보인다.

“애들아 오늘은 수연이하고 약속 있어 서 미안하다”

“아니에요.”

“이걸로맛있는거사먹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