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158화 (158/500)

남천명의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 다. 속성을 발휘하지 않았다면 끔찍한 결 과를 초래했을 것이다. 그만큼 급박했던 현실을 체감하게 되었다 제 5장 협상조율 (5)

빠드득!

화가 치밀어 올랐다. 변방의 애송이로 인해 최악의 굴욕을 맛보게 되다니, 남천 명의 인생 최악의 현실이었다. 그러나 흥 분해선 안 된다. 야차혈의 짓밟은 것부터 시작해서 놈은 철저히 계산적으로 움직였 다. 놈은 흥분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럴 때일수록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

“거치적거리는 자존심은 버리겠다:

“진작 그렇게 나왔어야지. 그런다고 달 라지진 않겠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태(ilWi勝) 라며, 손자병법의 나라에서 태어난 주제 에 사태 파악이 늦고 있었다.

“건방은 나를 이기고서나 떨어라"

“그래볼까"

남천명의 전신이 붉은 혈기로 뒤덮였다.

혈천공이 12성에 이르러야 나타나는 혈화신기(血火神氣)다. 혈신이라불려도 손 색이 없는 격렬한 파장이 생성되었다. 보 고 있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했다 두드드드!

공간이 크게 출렁거렸다.

결계를 치고 있는 혹금단도 긴장의 끊 을 놓지 못했다. 자칫 결계가 박살이라도 나면 뒷감당을 하기 어렵다. 단주는 그 책 임올 온전히 자신들에게 몰아갈 게 분명 하다.

‘뚫리면 죽는거야!’

‘전심전력을 기울여!’

‘똥줄탄다!’

혹금단은 진력을 모조리 다 끌어냈다.

결계를 무한 강화 모드로 전환하여 생사 를 도모했다. 살기 위한 혹금단의 궁여지 책이라고 보면 적절한 표현이다.

이극은 대결의 양상에 경악을 금치 못 하고 있었다. 다른 이도 아니고, 상대는 혈 검이었다. 그가 속성까지 드러내며 전심전 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상상도 못할 국면 으로 변해갔다

‘설마?’

이극은 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

습했다. 금강문올 우습게 여기지는 않았건 만. 이런 식의 전개는 예상을 확실하게 벗 어났다.

퍼퍼펑!

혈기를 줄기줄기 뿜어내는 남천명과 청 백색의 강기를 휘두르는 정우.

색의 대비가 극명한 팽팽한 격전이었다. 속도, 파괴력이 궁극에 도달해 있었다. 전 력이 부딪칠 때마다 굉음과 격렬한 파장 이 번졌다

-혈해마검식, 9식.

-혈겁마라WjW

남천명은 총 9식으로 되어 있는 혈해마 검식의 최후 초식올 꺼내들었다 극대화된 혈화신기를 바탕으로 하여 검으로 펼쳐내 는 그야말로 궁극의 검식이었다.

-현천도법, 1식.

?일보전광(?步'4i 光)

남천명의 기질이 바뀌기가 무섭게 정우 도 현천도법의 오의를 꺼내들었다. 7단의 현천공이 전신을 빠르게 돌고, 돌아 가공 할 경력이 전생과 융합했다. 이어서 빠르 게 치고 나가며 남천명이 펼쳐낸 혈화신기 의 바다를 꿰뚫었다.

콰아아앙!

밤의 고요를 뒤흔드는 격렬한 파공성.

거친 파장이 공간을 팽창시키며 결계까 지 위협했다. 혹금단이 전력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충격의 여파가 고스란히 몸에 새겨졌다.

크윽!

내상을 입은 혹금단원의 입에서 핏물 이 쏟아졌다. 하지만 누구 하나 위치를 벗 어나진 않았다. 그들의 전신을 휘감고 있 는 불사수라기공의 공능이었다. 삽시간에 파괴되었던 심맥올 원상복구하며, 기맥의 흐름을 정상으로 돌려놓았다.

‘이대로 죽어도 여한은 없었는데.’

‘아쉽다!’

‘이놈의 몸뚱이는 죽지도 않는구나!’

‘잔병치레도 없어!’

‘중병 걸리고 싶다!’

‘ 나도’

무공이 성취를 이를 때마다 불사신에 근접해 가고 있는 혹금단이다. 강해질수 록 생명력은 끈질겨져 죽지도 못하는 상 황이 되었다.

‘뭐 이런 놈들이다 있어’

이극은 결계를 치고 있는 금강문의 무 력단도 만만치 않음올 실감했다. 심맥이 파열되는 충격에도 결계를 지키는 뚝심과 원래의 자리를 찾는 회복력까지. 하나같 이 범상치가 않은 미친놈들이었다.

그의 놀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결의 현장.

“저……럴수가!”

혈해마검식의 위력을 아는 이극이었다.

그가 최후 초식올 펼쳐낸 것만으로도 혹 금단주의 전투력은 충분히 검증이 되었 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남천 명이 감추고 있는 또 다른 속성, 그조차도 본 적이 없는 이능이었다.

그런데.

싹둑!

잘려 나갔다.

데구르르!

바닥을 구른 대가리. 그것은 용의 머리

통이었다. 당당히 소환에 응해 멋지게 등 장하자마자 빛을 갈라 버리는 섬전에 목 이 잘려 나가고 말았다. 갯벌에 처박힌 용 은 혓바닥을 쭈욱 내민 채 허망한 죽음을 인식조차 못하고 있었다. 동공은 여전히 오만하기만했다 등장하자마자 허망한 광탈

휘청!

남천명이 충격을 받고 뒤로 물러섰다. 그 역시도 등장과 동시에 사망한 혈룡(血 血으로 인해 허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크윽, 괴물 같은놈!’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방금 최후의 초식을 사용하면서 멀티 속성올 발휘. 최후의 수단으로 감추어 놓 은 혈룡을 꺼내놓았다. 혹금단주가 자신 을 공격하는 찰나에 혈룡을 소환해서 역 공을 취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상대는 혈해마검식이 아닌 혈룡 을 먼저 베어 버렸다. 소환술사는 영성으 로 소환대상과 연결이 되어 있었다. 한쪽 이 피해를 입으면, 다른 한쪽 역시 충격을 받는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체하지 않고 최선의 선택을 한 혹금단주의 기민한 대응이었다.

“고작 이런 일로 당황하면 쓰나."

“건방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우의 신색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혈 화신기를 완전히 해소하진 못했었다. 포 화된 혈화신기에 닿아 상반신이 고스란히 드러나있었다.

그러나 기선을 잡은 정우는 한 치의 흔 들림 없이 남천명을 몰아붙였다 남천명도 마지막까지 안간힘올 쓰며 버티고 있으나, 기세에서 밀리고 있었다 스왁!

검을 잡은 오른팔이 허공으로 날아올 랐다.

남천명은 자신의 팔이 떨어져 나가고

있음을 망연히 지켜봐야 했다.

“팔 하나 없다고 넋 놓다니. 혈검이라는 별호가 아깝다."

남의 팔이라고 막말을 서슴없이 하는 정우였다. 그러나 충분히 이해가 되는 발 언이다. 주무기가 사라졌다고 해도. 숨이 끊어지지는 않았다. 강호무림에서 혈검이 라불릴 정도면. 많은 피를 머금고 그 자리 에 올라온 자일 것이다. 옹당 목숨이 끊어 지지 않는 한, 끝까지 전심전력을 다해야 만했다.

사아아악!

정우의 칼은 멈추지 않았다. 멍하니 넋

을 잃은 남천명의 전신을 무장해제 시켰 다. 전신이 피로 범벅이 되며 혈인이 되었 다 털썩!

남천명의 의지와 무릎이 동시에 꺾였 다. 그는 망연히 상대를 올려다봐야 했다. 살아생전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될 줄은 몰 랐다

“벌써 포기하는 거야?"

“?…모…욕호)?지 아라!"

“그래."

정우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하지 말라면 더 하하는 청개구리 앞에

서 자존심을 부리다니, 만용이었다.

퍽!

남천명의 입술에서 핏물이 튀며, 의지 와 관계없이 허공을 날아올랐다. 예상하 지 못한 현실이기에 날아가는 중에 의식 이 간간이 끊어졌다. 그러나 오랜 동안 의 식을 잃지는 못했다.

정우는 갯벌을 구르는 남천명을 발로 차고. 짓밟았다. 대륙 무인의 기상올완전 히 뭉개 버리는 행위였다.

콰득!

산발이 되어 버린 남천명의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잡동사니를 들듯 팽개치기를 여러 번.

남천명의 의식과 숨통이 가늘어졌다. 공포가 밀려오고 있었다. 설마 죽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놈은 자신의 몸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다.

“날… 죽이면 팽가가 너를?크억!"

“그 나이에 쪽팔리지도 않냐.”

싸움에 지고 나서 부모에게 이른다고 하는 것과 피차일반이다. 저 나이 먹고 저 러고 싶은지, 사람의 본성은 마지막에 가 봐야 안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끝까지 지조를 지키다 장렬히 산화할 거란 기대 는 하지 않았지만. 꼴불견이다.

“흥이 깨지네."

정우는 남천명의 대가리를 잡아 꿔다 논 보릿자루인 양 들고 이극에게 걸어갔 다 허!

이극은 망연한 현실에 망부석이 되었 다

현실인가?

이건 꿈이어야 했다. 있어서도 안 되는, 있을 수도 없는. 냉철한 이성과 침착함을 인정받아 귀영각주가 된 이후로. 말 같지 도 않은 비현실과 마주하고 있었다. 임무 의 실패도 생각이 나지 않을 충격을 주었

다.

‘ 거짓말이다’

금강문의 문주도 아니고. 무력단의 단 주가 팽가의 좌호법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현실이 점차 다가오고 있었다.

움찔

혹금단주와 마주한 이극은 마른침을 삼켜야 했다. 그가 데리고 온 귀영단이라 고 해 봐야 야차혈보다 약하다. 하물며 좌 호법의 팔을 자르고. 인사불성으로 만든 자다. 그런 자를 상대로 전투를 벌여봤자 필패였다. 결계까지 쳐져 있어 도망도 불 가능하다.

‘침착해야 한다:

이극으로서는 생각하고도 싶지 않은 처 참한 결과였다. 설령 살아난다 해도 본가 의 문책에서 벗어나기란 요원하다. 차라리 여기서 죽는 것이 나을지도 몰랐다. 가주 의 성향을 감안하면 충분히 타당했다.

“아까만 해도 뚫린 입이라고 잘도 나불 대더니. 갑자기 꿀이라도 잡수셨나. 껄껄 껠"

화기애애한 이호극의 발랄함에 이극은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사람 속을 뒤집어 놓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 못해 대가의 반 열에 들었다. 그러나 당장은 말 한마디라 도 잘못하면 허무하게 목숨을 잃을 수 있 었다.

스윽!

이극과 혹금단주의 시선이 마주쳤다. 쩌어엉!

뇌리를관통하는울림, 그건 경고음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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