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기반을 다지다 (1)
‘마력이 부쩍 늘었어.’
8급 마물을 연이어 해치운 결과, 속성 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순수 마력이 7 륜에 범접하고 있었다. 확실히 속성등급보 다 높은 마물을 잡을수록 속도가 빨랐다.
그렇다고 마냥 좋아하진 않았다. 심장
을 중심으로 포화되는 마력의 양을 적절 히 통제하지 않으면 내력과 상충하기도 했 다 그 전에 마력을 다룰 수 있도록 경지를 높여야 했다. 5륜의 마법에 7륜의 마력은 밸런스 측면에서도 좋지 않았다.
‘현천공으로 통제하는 건 효율적이지 않고.’
무공과 마법을 결합하는 건 파이어, 아 이스, 아쿠어, 라이트와 같은 저 레벨의 마법구사가 단순하고, 속성이 비슷해야 가능했다. 중첩된 마법이나 보존, 강화, 시 야 환상 등의 마법은 무공과의 결합으로 강화하긴 어렵다.
‘진짜 밸런스가 엉망이네.’
정우는 무공과 마법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7륜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균형이 어긋난 상태로 시간을 끌면 좋지 않았다.
7륜은 상급 마법의 기준이 되는 지점이 다. 중급마법과는 차원이 다르다. 윤정이 준 아토믹 컨트롤과 교수의 오피셜 컨트롤 로는오르기 힘들다.
현천공으로 두 개의 마나컨트롤을 융합 해 5륜까지는 강제로 끌어올린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이대로만족할순 없지.’
5륜만 해도 마법사로서 대접을 받는다.
마법사가 국내에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원 인은 5륜에 이른 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 다 중급만 되면 대접이 섭섭지 않았다. 마 법의 공용성과 다양성은 다중 속성이라고 불려도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정우는 5륜이 목표가 아니다. 현천공이 9단에 오른 이상 대마법의 경지 가 아니면 무의미했다. 시작을 했으면 끝 을 봐야 성에 찼다. 리차드 교수가 이 사실 을 안다면 경악을 금치 못했을 테지만.
‘마나도 괜찮고.’
아토믹 컨트롤과 오피셜 컨트롤을 수없 이 복기하며 완성시킨 정우의 마나컨트롤, 뉴에이지 (New-Age) 컨트롤을 운용했다. 말 그대로 기존 마나컨트롤의 법칙을 벗어 나, 현천공과 합일을 모색한 나만의 독문 마나컨트롤이 었다.
무공이 될 수도, 마법이 될 수도.
9단에 이른 현천공의 권능이 이를 가 능케 할 것이다.
정우는 가부좌를 틀었다. 집중력을 잃 지 않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마력이 제멋대로 날뛰게 될 것이다. 그리 되면 합일은커녕 며칠 동안 고생할 수밖 에 없다.
‘혼란스럽다 하여, 흔들린다면 애송이
지.’
현천공을 개방하고, 마력을 끌어올렸 다. 기존의 마나컨트롤을 버리고, 뉴에이 지 컨트롤로 마력을 운용했다. 안정성과 파격, 두 가지를 효율적으로 다루어야 했 다. 어느 한축에 쏠리지 않도록 집중했다.
“돌겠네 저 미친놈!”
“듣겠다!”
“무아지경에서 어떻게 들어!”
“또 모르지.”
강현, 강천, 강우 형제는 정우의 기행에 혀를 내둘렀다. 원래부터 보통이 아닌 줄 은 알고 있었지만, 일반적인 상식을 가뿐 히 벗어나 버렸다. 다른 곳도 아니고 여긴 케이브다. 그것도 정리된 케이브가 아닌. 이 안에서 명상으로 무아지경에 접어들다 니, 죽고 싶어 환장한놈이다.
“강심장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우릴 믿고 있다고 해야 하나.”
“둘다아닐걸.”
평범한 케이브도 아니고, 8급 마물이 설치고 있는 최상급 케이브다. 대체 뭘 믿 고 이 안에서 명상을 하는 건지, 3형제도 기가 막혀 말문이 막혔다.
“저놈들도 보통이 아니네.”
“내가 당해봐서 알지, 뭘 해도 안 뚫리
더라고.”
“그 정도야?”
“보는것이상이야”
무아의 경지에 든 정우를 쉴드가 지키 고 있었다.
쉴드는 주군의 안위를 위해서 방어력을 극대화했다 조금이라도 주군의 안위에 문 제가 생긴다면 자신들의 책임이었다. 주군 을 지켜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을 불태 웠다. 사방에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6급 마 물을 막아내며 쓰러뜨렸다.
‘주군은우릴 믿고 계신다!’
주군의 믿음은 쉴드에게 큰 힘을 주었
다. 살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의지가 되지 않았었다. 그런 자신들을 믿어준 주군의 신뢰를 차마 저버릴 순 없었다. 설령, 이 안에서 목숨을 잃는다 해도 주군을 지켜 내리라 TZ = T三 TZ |
'기?'|?"|?"?!
밀려오는 마물 무리.
6-7급 사이를 오가는 강철마물, 철괴 (鐵陶 다.
서양에선 메카닉(Meshanic) 트롤로 불 린다.
전신이 강철로 뒤덮여 있으며 50톤에 육박하는 괴력을 지녔다. 금속을 다루는 유니크와 상극처럼 보이지만, 그렇지는 않 았다. 철괴도 금속 컨트롤이 가능해 6급 이상이 아닌 이상, 오히려 상성이 불리하 다. 그러나 전투능력에 비해 지능이 떨어 졌다. 머릿속도 철로 되어 있어 이성보다 는 본능에 충실하다.
상대하기는 단순하다. 막서 싸우면 그 만이니까.
터어어엉!
철괴가 쉴드를 향해 주먹으로 내리찍었 다. 온전히 체중을 실었기에 무게와 파괴 력이 굉장했다. 한데, 튕겨져 나간 대상은 철괴였다.
쉴드의 방어는 원을 형성했다. 와류를 활용하여 내리치는 펀치를 비틀고, 속성 전이를 통해 철괴의 힘을 흡수한 후 되돌 렸다.
투다다당!
쉴드에 부딪칠 때마다 철괴가 튕겨나가 쓰다가 버린 고철덩어리로 화했다. 그럼에 도 끈덕지게 달려드는 형국이다. 그러나 쉴드의 장점도 안정성과 지구력이었다.
“누가 먼저 지치나 확인하는 것도 아니 고!”
“받아칠 때의 흐름이 굉장해, 방어에
관해서는 한 수 접어줘야겠는걸!”
“지금 다른 데 시선 팔 때야! 우리 코가 석 자라고!”
형제는 혹금단과 함께 마물을 상대하 는 중 철괴의 지배자 철괴왕을 만났다. 기 존의 철괴들보다 족히 5배는 더 크고, 고 도의 지능까지 갖추었다. 속성을 발휘해 금속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었다. 뚫고 들어가서 치명타를 날리기도 어렵다 쩌어어엉!
뇌력광마신공을 합일하여 뇌기를 발출 했을 때 철괴왕의 대응도 기가 막혔다. 피 뢰침의 원리를 활용하여 뇌기를 바닥으로 흘려버린 것이다. 사실 가만히 있어도 피 뢰침의 효과가 있었다. 두 발을 대고 있으 면 자연히 뇌기가 빠져나가 버린다.
“ 헛수고했네.”
형제는 위기를 겪고 있지만, 좌절하진 않았다. 철괴를 쓰러뜨리며 철괴왕에 다가 서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철괴왕은 쓰 러진 철괴마저도 이용했다. 철괴를 방패막 이로 사용하며 지구전을 펼쳤다. 설상가 상으로 쓰러뜨린 숫자가 늘수록 철괴왕의 능력도 강해졌다. 철괴가 가지고 있는 에 너지 스톤을 홉수한 것이다.
크어어엉!
철괴왕이 방어에서 공세로 전환하며
포효했다. 가공할 포효에 일대가 진동하 며 파르르 떨렸다. 포효에 실린 자기력이 금속을 분해하며 일으켜 세웠다.
휘이잉!
철괴왕을 중심으로 금속이 원을 그리 며 빠르게 회전한다. 금속의 알갱이들이 날카로운 돌기를 세우고 있어 공간이 잘 려져 나가고 있었다. 셀 수 없는 금속 입자 회전하며 진동을 퍼뜨렸다. 겹겹의 입자 들이 방패가 되었고, 접근할수록 형제는 밀리는 형세였다.
“부숴도끝이 없잖아!”
전투 노가다를 하고 있는 꼴이었다. 게
임의 파밍이면 스탯이라도 올리지, 속성은 쥐똥만큼 오르고 있는데 체력만 빠지고 있었다.
선천적으로 잠재등급이 높은 유니크의
비애다
강천이 투덜거렸다.
“정우는 좋겠다.”
“왜?”
강우가 의문을 제기했다
“잠재등급이 낮잖아”
“상황이 이러니 말되네.”
잠재등급이 낮으면 유니크 등급도 대 부분 하급에 불과하다. 30년이 지나는 세 월 동안 유니크의 발자취가 말해준다. 최 소한 4급은 넘어야 유니크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케이브가 변화를 한 후, 속성등급이 높으면 마물을 죽여도 등 급이 발리 오르지 않았다. 반면 정우는 등 급이 워낙 낮다 보니 상급 마물을 죽일 때 마다보상이 어마어마하다.
“등급이 낮으면 애당초 들어오지도 못 해. 설령 들어온다 해도 죽일 수나 있을 까?”
“그러네.”
상급의 마물을 죽여야 등급이 오른다. 하급 유니크는 철괴 1마리도 죽이지 못한 다. 들어오자마자 순삭 당하지 않으면 다 행이다. 파티를 맺은 합동 공격은 속성이 많이 오르지 않는 편이다. 따져 보면 N분 의 1이 되어야 하는데, 늘어나는 양이 적 었다. 결국 1대 1로 싸우든가, 전력을 많 이 보태야만등급이 오른다. 정우의 경우 가 특이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 순간.
스 O O__p_l
Tl~l ―r O i
공간을 꿰뚫어 버리는 가공할 열기가 발출되었다. 일직선으로 지나간 궤적에 남 은 열기가 공간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형제를 압박하며 전진하던 철괴왕의 걸음 이 멈췄다.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과 마주 했기 때문이다. 철괴를 분해하여 날카로 운 입자로 철의 장막을 만들었다. 뚫어낸 다 해도 겹겹의 입자들이 원래의 자리를 찾아가기에 기운만 소모하게 되었다. 하지 만 이번에는 철괴왕의 중심까지 뚫고 들 어왔다
“파이어볼보다는 괜찮네.”
정우가 마법을 발휘한 것이다.
짧은 시간에 비해 성과는 있었다. 뉴에 이지 컨트롤에 익숙해졌고, 벽을 넘어섰 다. 일견 무모해 보이는 마법 수련이었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리지 않은 이상 인간 은 잠재력을 격발하기가 어렵다. 케이브를 수련 장소를 택한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 이다. 조금이라도 방심을 하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원동력으로 삼 았다
‘운은 없어도, 악운은꽤 센 편이지.’
정우가 발휘한 마법은 파이어 캐논, 즉 불 대포였다. 이를 현천공을 운용해 삼매 진화와 결합 극대화했다. 이전에 사용한 파이어볼보다 족히 몇 배는 더 강력한 마 력과 화기를 붐었다. 순식간에 금속을 녹 였기에 직경 10m의 구멍이 형성되었다.
“중첩된불대포.’
정우는 마법마저도 자기 식으로 해석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험을 하듯 파이어 캐논을 난사했다.
슈유유융!
자기장을 형성하며 철의 장막을 구사했 던 철괴왕의 당황이 엿보인다. 철로 되어 표정은 드러나지 않지만 행동으로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고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데, 순간바보처럼 행동했다.
“대지의 분노.”
5륜의 마법을 허물면서 새로운 마법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고, 성질과 성향의 조 정도 가능했다. 또한 이중캐스팅을 통해 마법을 극대화했다.
두두두두! 촤아아아!
대지가 흔들리더니 하늘을 향해 날을 세웠다
휘청!
밟고선 대지가 솟구쳐 오르자 철괴왕은 균형을 잃었다. 급히 일으켜 세우며 허공 으로 날아올랐다.
“이러면 피뢰침 효과가 없을 텐데.”
정우의 말을 알아들었을까?
홈칫!
철괴왕이 멈칫하며 아차! 하는 기색을 띠었다. 철은표정이 없다고 하는데, 의외 로 다양한 감정 표현이 가능했다.
쩌어어어엉!
기가급의 라이트닝 마법이 발휘되었다. 7륜의 마력을 쏟아내며 현천공을 뇌기로 변환, 최적화를 이룬다.
푸아아앙!
뇌기에 전도된 철괴왕이 충격을 받았 다. 마치 불에 구운 오리처럼 시커멓게 타 들어갔다. 철괴왕의 주변을 감싸던 금속 자기장이 사라지면서 철의 장막도 해체되 었다.
정우는 지체하지 않고 공간이동을 펼 쳐 철괴왕의 중심으로 이동, 가지고 있는 케이브 코어와 에너지 스톤을 ■뽑아냈다.
헐
뭐 저런!
3형제의 입이 저절로 벌어져 있었다. 동 공은 이미 경악을 담았다. 정우의 강함이 야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무공이 아님 마 법으로 8급의 마물을 제압하다니. 그 사 이에 마법이 또다시 성장한 것이다.
“저게 우리가 알고 있는 마법이 맞는 거 냐?”
“마법도 무시무시하구나!”
“개 고생했는데, 간단히 처리하면 우린
뭐가 되는거야!”
철괴왕이 정리되면서 철괴들은 오합지 졸의 당나라 병사가 되었다. 대가리의 중 요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순도 100% 의 철괴가 고철로 변하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죽음을 불사한 흑금단의 지원사격을 받고서도 철괴왕을 쓰러뜨리지 못했던 강 현, 강우, 강천 형제는 앙갚음을 철괴에게 풀었다 세가 불리해지자 도망치려고 했던 철괴를 끝까지 추적해서 개잡듯이 때려잡 았다.
고철로 변한 철괴가 산더미처럼 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