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134화 (134/500)

제 5장 오빠의 마음 (3)

강천은 헛웃음이 나올 번했다. 주종놀 이를 하는 거야 자유지만. 오합지졸을 모 아 놓고 봐주지 말라니 기가 찼다.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인생의 쓴맛을 보 여 줄 필요도 있었다. 불쌍한 영혼이라고 오냐오냐 하면 험악한 세상을 살아가지 못 할 테니. 질긴 생명력을 가진 잡초처럼 밟 아주기로 했다

“이 형님을 원망하진 마라”

“주군의 명을 받들분, 원망은 하지 않 아”

“말 이상하게 하네, 그리고 왜 나한테는 반말이야?”

“그러는 너는?”

“난 너희 주군인 정우의 친구라고.”

“주군의 친구일 분, 동갑한테 말 높일 이유가 있냐”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인데, 강천의 기 분을 팍! 상하게 했다. 정우는 주군이고, 자신은 주변을 배회하는 돌멩이 취급을 당한 것 같다. 차라리 정우한테도 반말을 했으면 그런가 보다 할 텐데, 사람을 차별 했다

“너희가 매를 버는구나.”

“매를 번다 한들, 네가 관여할 일은 아 니잖아”

이것들이 정우한테 오염됐나.

말본새들이 왜 이래?

대화를 하면 할수록 사람을 열 받게 하 고 지랄이었다. 비리비리 것들이 주둥이만 경지에 올라 있었다. 아가리가 이렇게까지 자유분방하면 횡액을 면치 못한다는 걸 잊은 모양이다.

“빡치네, 이것들 묘하게 널 닮았잖아!”

“수하가 주군 닮는 건 당연한 이치지.”

“그렇다고 이놈들이 너는 아니잖아”

“어쨌든 네가 그런 말할 처지는 아닐 걸.”

정우는 강천의 말을 되짚어 봤다. 쉴드 의 말투와 언행은 딱히 흠잡을 때가 없다. 내 수하지, 강천의 수하는 아니다 먼저 말 을 놓은 것도 강천이고. 쉴드의 대응은 적 절했다고 봤다. 그런데 강천은 흥분하고 있었다.

‘내가 원래 시비를 잘 거는 스타일이었

나?’

주둥이만 잘 털고, 힘이 없었다면 맞고 다녔을 운명이었을지도.

아니면 쥐도 새도 모르게 객사(客死)하 거나.

정우는 쿨! 하게 인정했다. 왜냐면 지극 히 당연하기 때문이다. 힘없는 주둥이는 자유롭지 않다. 강력한 전투력을 소유하 고 있기에 주둥이도 자유로울 수 있는 거 다: 이는 개인분만 아니라 단체, 더 나아가 국가와 국가에서도 통용이 된다 표면상으로는 강대국도 명분을 따지지 만, 깊이 파고들어가 보면 자국의 이익올 위해 움직일 분이다. 약소국이 불합리함 을 정당하게 지적해봤자 강대국은 무시해 버리면 그만이다. 내심 지들이 어쩔 거냐? 라는 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힘없는 정의는 언제나 괴롭힘의 대상 이었지.’

전생과 현생을 관통하는 현실적인 지론 이었다. 누군가는 궐기해 세상이 변할 거 란 기대는 곤란하다. 스스루.가 바뀌지 않 는 이상 현실은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는 다. 물론 운이 좋은 놈들은 뭘 해도 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나, 극소수다 화르르!

자극을 제대로 받은 강천이 무시무시 한 기세를 발산했다. 굳이 내력을 섞지 않 아도 강천은 강력한 위압감을 붐어낸다. 마물을 상대하고, 다크니스 길드원과 전 투를 벌이면서 한층 더 성숙해진 것이다. 전투능력만 따로 놓고 보면 같은 또래에서 강천과 대적할 수 있는 자는 많지 않았다

“어디 이래도 지껄여 볼래?”

“생긴 것 답지 않게 말이 길구나.”

쉴드의 1호.

준기의 허를 찌르는 반격이었다

아찔!

강천은 둔기로 한 방 맞은 기분이다 대

부분은 기세만으로도 제압이 가능한데, 이놈들은 통하지 않았다. 한순간에 같잖 은 허장성세가 되어 버렸다.

“배포는 있구나, 좋아! 생긴 대로 놀아 주마!”

다리에 힘이 가해졌다. 화가 난다고 공 력을 무리하게 운용하진 않았다. 금강문 은 내공보다 외공에 치우쳐 있었다. 공력 을 운용하지 않아도 외공만으로도 능히 상대가 가능하다 파앙!

지면의 거죽이 벗겨져 나가면서 훍먼지

가비상했다.

오른발의 탄력이 왼발을 받칠 때, 강천 은 쉴드의 정면을 가렸다. 10m의 거리를 단한번의 도익으로, 순식간에 절삭해 버 렸다

‘탄보에 진의를 담았네.’

속도와 체중, 권로가 최적화된 일로금 강의구현.

성장한 강천의 단면을 보여준다

꽈아앙!

거친 충격과 요란한 음향

당황하는 강천의 안면이 더 부각되었 다. 개미 5마리가 뭉친다 해도 코끼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것이 지극한 당연 한 현실이건만, 일로금강에 충격을 받기는 커녕 되레 반격을 해오고 있었다 휘잉!

오른 주먹이 마치 미끄러운 풍선을 친 듯 비틀렸다

강천은 휘감아 오는 와류를 체감했다. 기계틀에 낀 실타래처럼 고속으로 회전하 여 강천을 감아왔다. 벗어나지 않으면 위 험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깜박 정신 줄 놓 으면 실타래에 꿰인 실몽당이가 될 처지 다 파아앗

강천은 무릎을 차올려 말아 올리는 쉴

드 7호、성재의 팔을 쳐냈다 한데,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팔을 쳐내고 벗어나려고 했던 회피동선을 쉴드 3호가 가로막았다.

강천이 재차 주먹을 뻗었다 3호의 주먹 과 교차했다. 이때 쉴드 4호의 팔꿈치가 강천의 옆구리를노렸다 파팟!

강천도 기민했다 풍차처럼 회전하며 역 방향을 틀어서 발로 찼다. 그러자 쉴드 5 호가 발차기의 옆면을 비틀어 내듯 속성 을 실어 쳤다. 같은 방향으로 밀어내기에 균형을 잡기가 어려웠다.

추웅!

강천의 신형이 비틀리며 쉴드와 거리를 벌렸다 찰나의 순간 1호가 재차 잡아채려 고 했을 때, 공력을 운용해 허공을 차 제 공권을 벗어났다

5m의 간격을 벌린 강천의 두 눈에 놀 람이 새겨지며, 정우에게 따져 물었다

“허! 이 새끼들 대체 뭐야?”

“방심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

“수준 높은 공방전이라고?”

“?…그래.”

강천은 황당함의 극치를 느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개도 못 들고 땅바 닥과 친구하며 다닌 놈들이 자신의 주먹 을 막고 반격을 가했다. 더욱이 반격기술 이 놀랍도록 정교하게 잘 짜였다. 큰 기술 을 배제하고 효율적인 궤도를 찾았다. 게 다가 까도 까도, 포위망에 집어넣는 겹겹 의 포장기술은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하긴 정우가 어떤 녀석인데.’

강천은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인 상의 잔상에 사로잡히면 위험했다. 사람 은 겉만 보곤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안하다 내가 너희를 만만히 봤다”

강천의 눈빛이 변했다. 좀 전까지만 해 도 화가 나기는 했어도 진심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쉴드를 대적 상대로 여기지 않았 기 때문이다 지금은다르다

사나운 맹수가 본색을 드러내듯, 강천 은 전력을 가다듬었다. 한수의 겨룸으로 쉴드가 여간 내기가 아님을 인정하고 전의 를 불태웠다.

-뇌력광마신공 극의 광뇌인!

-속성 개화!

강천은 뇌력광마신공을 끌어올리는 것 으로 끝내지 않았다. 속성까지 개방했다. 뇌기를 다루는 속성과 뇌력광마신공은 최 적화된 궁합이었다 여기에 철보다 단단한 신체는 전도율을 극대화했다. 닿기만 해 도 배터리 10만 개는 충전이 가능한 뇌전 을뿜어냈다 치

강천을 중심으로 스파크가 튀며 공간 을 어그러뜨렸다.

‘7급에 올랐구나:

유니크 등급이 7급에 올랐다. 벽을 뚫 어내고, 새로운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그 간 하라보다 낮은 6급에 머물러 있었다. 이젠 전투능력분만 아니라 속성에서도 하 라를 넘어섰다. 물론 하라는 등급만 높을 분, 전투 스킬과 역량은 평균에 미치지 못 했다.

‘실제로 붙으면 모르지만’

강천과 하라가 붙는다는 가정 하에 승 패를 논하라고 하면 미지수다 하라의 진의는 신안에 있다. 전투스킬 이 뛰어나지 않아도 공간을 가리지 않고 정신통제가 가능했다. 어지간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까다로운 속성 중 에 하나다. 특히 강천같이 단순한 녀석일 수록 쉽게 걸려들 수 있었다 콰아아

공기를 꿰뚫었다

강천은 탄보에 이은 금강팔격을 펼쳐냈

다. 집중도가 상승하여 파괴력이 상당했 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전투방식 이었다. 일격필살보다는 흐름을 파악하고, 궤적을 찾아내고 있었다

‘감각은 누구보다 뛰어나지.’

강천의 강함은 무지막지한 신체스펙도, 경이로운 공력도, 뇌기의 속성도 아니다. 머리가 아닌 몸이 스스로 반응하는 야성 의 전투감각이다 특히 수 싸움을 할수록 강천의 야성에 잡혀 먹을 위험이 있었다. 머리 좋은 놈들과는 상극의 부류에 속했 다

‘너무잘 맞았지.’

정우는 쉴드의 방어력이 일정한 궤도에 올라와 있음을 간파하고, 본격적으로 무 공올 가르쳤다. 방어의 전후 최적화가 가 능한 반천기공(反天氣功)과 이화접목의 원 리를 전수했다. 반천기공은 천마신공을 대적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닌 극상승의 기공술이다 절대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면 반천강기 (反天閉氣)를 형성, 그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는다. 또한 본능적으로 사용했던 이화 접목의 원리를 이론적으로 각인시키면서 정립이 되었다.

지금 당장만 해도 쉴드는 어디에 내놔

도 부족하지 않은 유니크다

그러나 정우는 만족하지 않았다

쉴드는 지금보다 더 단단해져야 했다. 그어떤 공격도 막아낼수 있는 절대 뚫리 지 않을 방패가 되어야 한다. 어중간함을 원했다면 쉴드를 수집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공격을 막아낼 방어력을 겸비해야 했다. 그것이 쉴드의 존재 목적이다

‘ 당황하는군.’

쉴드는 정우에게 무공을 사사(師事)받 고, 수연과의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자신 감이 상했다. 그로 인해 전과는 달리 전투 를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전투를 통제한 다는 건 나쁘지 않다. 다음 수를 예측해, 보다 빠르고 완벽한 방어력을 갖추게 되 는거니끼: 하나, 전투란 살아 있는 생물과 같다. 예측한 수가 통하지 않을 때가 있을 거다. 지나치게 정형화된 틀에 얽매인다면 돌발 상황에 취약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서 강천을자극한 것이다.

‘부숴줄땐 부숴줘야지.’

정우는 이것이 배움의 상반된 결과임 을 인식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배우지 않 았올 때의 쉴드는 감각에만 의존했다. 틀 이 정해지지 않아 천성에 가까웠다. 그러 나 배움을 통해 강해진 만큼 정형화된 틀 에 의존해 버린 것이다. 천성과 틀을 적절 히 응용해야한다

‘강천 다음은 문주님으로 해야겠다’

문주와 삼형제가 단순 무식하기는 해 도 자존심은 있었다 아마 지고 나면 밤잠 을 설칠 게 분명하다. 그건 그것대로 나쁘 지 않은 결과다. 케이브의 등급이 지속적 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예전과 달리 인간의 지능에 범접한, 어쩌면 그 이 상의 마물이 출몰할 가능성이 대두되었 다 투아아앙!

전투는 치열해져 가고, 강천은 광기가 휩싸였다. 뇌력의 순도만 따져 보면 컨트 롤이 가능한 범위를 넘었다. 강천은 과부 하 된 뇌기를 속성을 활용해서 제 몸처럼 다루었다:

“아주좋아! 죽어맛!”

강천의 입에서 웃음이 번져 나온다. 확 실히 전투 생물의 피를 이어 받은 녀석답 다. 보통은 쉴드의 뚫리지 않는 방어력에 당황할 텐데, 현실을 받0}들이고 최선을 다했다

-수 싸움을 해야해

-왜 거기서?

-반대쪽이야 준기야조심해!

-함정이잖아!

-전열을 가다듬어, 당황하지 마!

성질 더러운 맹수를 우리 안에 가뒀다 고 여기는 찰나, 쉴드의 예상과는 다른 전 개로 진행이 됐다. 지칠 줄 모르고 발산하 는 강천의 투기는 이제껏 대적해 보지 않 은 종류의 것이었다. 전투가 거칠어질수 록 약점을 드러내기 마련인데, 강천은 달 랐다. 한계 이상으로 뇌력을 끌어올릴수 록 전투스킬이 안정을 찾아갔다. 전투를 위해 태어난 생명체처럼 광채를 발산했다.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졌다. 마치 만화에 서 튀어나온 외계인을 보고 있는 기분이 다. 이러다가 3단 변신이 가능하면 답 없 는데.

-이대로는 안돼

-주군을 실망시킬 수없어

-방법을 찾자!

-우리가 언제부터 이겼다고!

-맞아 우린도전자야!

자신감은 중요하다 그러나 자만심과는 종이의 양면과 같다. 본인은 아니라고 부 정할지 모르나 제3자의 입장에선 달리 보 인다

‘경험이 부족하니, 하는수없지.’

쉴드에게 필요한 것은 속성의 개화보 다 경험이 더 중오했다. 많은 전투를 치러 야만 약점을 알아차리고 보완할 내구성이 생긴다 쉴드는 이제 막 껍질을 깨고 부화 한 병아리나 다름이 없다. 면역력이 생기 려면 신선한 자극은 필수요소다;

‘그래도 빠르긴 해.’

굉장히 느릴 거라고 봤는데, 쉴드는 배 움이 빨랐다 전투를 통해 강해지는 건 강 천분만 아니다. 쉴드도 마찬가지였다. 현 재를 인정하고, 방법을 강구하며, 서로를 의지했다. 혼자일 때와 달리 시너지가 발 휘되었다

‘나한테는 없는 능력이고?’

제자는 스승의 거울이라고 했던가.

정우는 쉴드를 가르치면서 스스로의 단점도 극복하고 있는 중이었다. 전생엔 오로지 본인의 능력에만 의존했다. 다른 이들의 도움이 필요하지도, 바라지도 않 았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실이지 않은가:

전생에 지금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툭 까놓고 말해서 현재가 전생보다 훨씬 강해졌다. 진강백이 그 어떤 간교한 수작 올 부려도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그런데 도 주변을 돌아보고 있었다

‘답은 없지.’

정우는 현재의 판단이 정답이라고 생 각하진 않았다. 절대명제라 해도 처한 현 실, 시간 장소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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