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133화 (133/500)

한꺼번에 먹자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 않 는다 정우에게 일우그룹은 한동안 마르지 않는 저금통이었다 제 5장 오빠의 마음 (2)

“수연이는 좋겠다?”

“ 뭐가?”

“우월하잖아”

“그렇지도 않아”

수연은 또래의 애들에게는 우상이나 다름이 없었다. 큰 키에 시원시원한 이목 구비, 균형 잡힌 몸매는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뿐이랴, 공부는 또 어떻고? 전교 1등올 놓치지 않는수재다. 그러면서 놀거는다논다 시기 질투의 대상으로놓 기에도 괴리감이 커서, 우월한 존재로 취 급을 받는다 물론 다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강소영.

반에서 유일하게 경쟁심올 불태우는 여 자애다. 반에서 2등인데, 전교에서도 2등 인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수연 이만 아니면 전교 1등을 해도 부족하지 않았다. 수연이와 자주 비교를 당해 더 안 달이 났다. 그도 그럴 것이 소영이도 귀여 운 마스크에 훤칠한 키, 잠재등급도 높았 다 집안까지 재벌에 준했다

“하수연, 다음엔 각오하는 게 좋을거 야!”

“그러시든가. 너 하고 싶은 대로 하세 요.”

소영에게 수연은 눈엣가시다. 수연이만 없으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 을 텐데, 매번 앞을 가로막았다 잠재등급 이 높은 건 인정하지만 그 외의 환경적 요 소에서 자신이 질 이유가 없건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과외, 아니면 학원? 둘 다 아니던데.’

소영은 승부욕을 불태우며 수연의 옆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두라는 말처럼. 상황을 모 르면 짝꿍인 줄 오해할 수도 있었다. 둘이 같이 있으면 화면이 잘 나오기는 하니까

‘난그렇게 대단한사람이 아니라고.’

수연은 소영의 도전적인 발언에도 시큰 둥했다 요즘 자신감도 급감한 상태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 보름 전에 벌어 졌다

그날도 어김없이 오빠한테 연락이 왔 고, 용돈올 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대 결 때마다 벌어들인 한 달 수익이 꽤나 짭 짤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졌다고, 내가!’

오빠야 워낙 괴물이니, 이기는 건 애초 에 불가능하다 그 정도의 현실 파악은 하 고 있었다 그래도 쉴드 오빠는 아니잖아

그 오빠들한테 지고 나서 여태 충격에 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1대 5라는 변명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 어리바리한 오빠들한테 질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 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별 볼 일 없 었던 낙오자들한테 져 버리고 말았다. 그 상실감과 허무함, 밀려오는 충격은 상상 그이상이었다 수연으로서는 미치고 환장할 일이건만, 이 오빠라는 작자는 충격받은 동생을 위 로는 하지 못할망정, 실실 쪼개고 있었다

-괜찮아, 질 수도 있지. 패배는 병가지 상사란다

-쪼개지 마! 지금 약올려!

-그럴 리가… 풉! 나도 마음이 너무 아 프다고.

-씨! 이건 사기야!

-헐! 설마 구질구질하게 나오겠다 이거

수연이도 오빠와 비슷한 성향이다. 패 배를 했으면 쿨하게 인정하는 편이다. 현 실을 부정하진 않는다. 그러나 감격 먹은 쉴드 오빠들을 보고 있자니 울화통이 터 진다 어떻게 하는 말마다 저리 짜증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거냐고!

-우리가 수연 아가씨를 이겼어, 혹시 꿈 은아니겠지… 악! 왜 때려?

-꿈아니니까:

-처음이야 누군가를 이겨 본 게.

-나도 그래, 평생 이겨 보지 못하고 끝

날줄알았는데.

-우리도한다면한다이거야

완전 짜증났다

수연은 오빠를 제외하고 누구에게도 지 지 않을 최강의 소녀라 자부하며 살아왔 다. 그 하늘 높은 줄 모르던 자부심이 산 산조각났다 다른 이도 아니고 찌질한 오빠들한테 생애 첫 승을 안겨 주다니, 그 자체로 화가 치밀었다 그럼 뭐야?

내가 오빠들을 위한 자신감 충전제라 는소리잖아.

‘이대로는 안돼!’

그 이후로 5번을 더 대결을 했었다

그리고 5번다 졌다

1번도 이기지 못하고 쉴드 오빠들의 전 략에 휘말려 체력만 바닥난 채로 비참하 게 졌다. 아무리 두들겨도 틈이 생기지 않 고, 체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대련을하다 보면 속에서 염불이 터진다

‘생각하니 또 열 받네!’

대련을 복기하며 약점을 찾으려고 해 도, 더 답이 안 나온다. 차라리 공격적이 면 방어 후 역공이라고 하겠는데, 방어가 전문이었다. 1타 전략으로 회심의 역공이 통하지 않으면 답이 없는 절대방패가 되 었다. 그분이랴 한 번 쓴 전략은 통하지도 않는다. 이 오바들이 머리는좋지 않은데, 방어는 천부적이었다. 공격당한 틈을 더 욱 완벽하게 메워놓았다 화르르르!

수연이 저도 모르게 열기를 발산했다.

“수연아 왜 그래?”

“?…미안!”

열 받는 바람에 현천공이 개방되면서 기세가 분출된 것이다. 그나마 살의하고는 다른 기세라 다행이었다. 아니었다면 반 안에 있는 소녀들은 평생 씻지 못할 상처 를 입올 번했다

‘큰일날 뻔했네.’

이젠 완숙한 경지에 올랐다고 여겼는 데. 역시 14살 소녀에 불과했음을 인식하 게 됐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라는 격언이 되새겨진다. 그리고 오빠에 대해서 상기하게 했다. 쉴드 오빠들을 아 무런 이유도 없이 선발하지 않았을 것이 다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인데.

‘어?’

수연은 허망한 감정을 느꼈다. 조금 전 붐어낸 기세, 이를 깨달고 자신을 파악하 게 되었다. 그러자 그간 무던히도 막아서 던 벽이 살짝 열렸다. 실로 어처구니없게 도 현천공이 6단공에 접어들었다

‘이래도 되는 거야? 뭐가 이렇게 허무 해’

5단과 6단은 하늘과 땅의 격차였다 주 변의 모든 사물들의 달리 보이기 시작하 며, 흐름이 새로이 각인되었다. 몸 안으로 들어와서 순환하는 기운의 정순함과 밀도 가진일보했다

‘현천공도 오빠답네.’

황당함 그자체다

한편으로 오빠가 이 상황을 알고 있었 올 거라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렇다면 쉴드와의 대련도 계획된 동생 조련의 일환 일 가능성이 크다.

‘설마?’

오빠는 괴물 같은 전투력과 악랄한 심 기를 갖추고 있었다. 그 인간이 용돈으로 유혹하며 생각 없이 대련을 시키지는 않 았을 것이다. 악마 같은 오빠임에도 불구 하고 욕할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진짜 마약 같은오빠네.’

빠져들면 대책이 없었다. 깨달음을 얻 은 이상 쉴드 오빠들과의 대련은 부탁을 해야할 처지가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요 며칠 오빠가 부르지도 않았다 넌 이제 연 습 상대로도 필요 없다는 오빠의 무시까 지 더해졌다.

‘보여줄 테다.’

오빠에게 동생의 가공할 성장을 보여 줄 차례다 홍}지만 서두르진 않는다. 당장 은 쉴드 오빠들을 박살낼 비법을 찾아내 야 했다 6단공에 올라섰으니 방법만 찾으 면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었다 왜 이렇게 열을 내냐고?

이 오빠들도 5번이나 연속으로 이기고 나니, 식상해 하는 둣한 기색을 보였다 수 하는 주군 닮는다고 하더니.

“호호호호호!”

밟아주고 싶다

그리고 보면 수연이도 정우와 다르지

않았다

그오빠에 그동생, 그수하였다

“?…수연아!”

수연의 올라간 입꼬리에 친구들이 오싹 한한기를 느꼈다

‘아까부터 이상해.’

‘생리하나.’

혼자 심각한 척하다, 다시 웃고 있으니 섬뜩함을 느낄 만하다. 그리고 생리할 때 는 감정 폭이 커지기 마련이다.

‘얘 뭐야?’

아는 만큼 보인다고, 다들눈치를 못 채 고 있는 반면 소영은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조금 전 수연이 달라졌음을. 피부 를 감싸오듯 오싹함이 자리를 메웠다

‘더 재수없어졌잖아’

학교 수업 중에 강해져도 되는 거야?

소영은 이를 악물었다. 라이벌이 강해 졌다는 건, 갭이 더 벌어졌다는 의미가 되 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너한테는 안 져’

소영은 수연의 능력이 어디에서 기인하 는지 밝혀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누 가 도움을 주는 걸까? 원조를 받지 않고 저렇게까지 강해지기는 어렵다. 나도 부모 님의 물심양면의 조력이 없었다면 이 자리 에 올라오지 못했다.

염화와의 만남을 고대하며 내가 왔노 라

자칭, 천뇌신룡(天雷神龍) 이강천.

아직은 무명이지만 곧 알려질 테니 염 려하지 않아도 된다 강천은 의욕을 불태우진 않았다. 그럼 애들이 너무 불쌍하다. 내가좀스러운 사 람도 아니고, 적당히 만져 주는 선에서 항 복을 받아줄 의향이 있었다. 불쌍한 어린 양들에게서 사탕 뺏는 기분이라서 양심의 가책이 살짝든다 그렇다 하나, 이놈들도 유니크였다. 등 급을 봤더니, 예상보다 높았다 찌들 때로 찌들어 있는 찌질해 보이는 외양과는 별 개다

“진짜로 하려고?”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 야지.”

“후회할텐데.”

“너나 약속 꼭지켜!”

정우는 강천의 단순함에 혀를 찼다. 한 편으로 부럽기도 했다. 일말의 고민도 하 지 않는 단순 무식함이. 꽂히면 다른 주변 상황은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인생을 참 편하게 산다. 하긴 인생 뭐 있냐, 단순한 게 좋지.

쉴드를 불렀다.

그들은 집에서도, 밖에서도 맹연습을 하고 있었다. 주군에게 충성하며, 게으름 피우지 않았다. 근래에 들어 자신감도 충 만해 있었다 전화한 지 5분도 되지 않아서 도착했 다

차작!

쉴드는 정우에게 극진히 예를 차렸다.

경건함마저 느껴진다 경외의 눈빛으로 물 들어 있다 정우가 1+1이 100이라고 하면, 옳소라고 할 놈들이었다. 일방적이고도 견 고한 충성심이었다 피식!

강천은 쉴드를 보고 쾌재를 불렀다

평소 생각 없이 사는 편이긴 해도 정우 와 10년을 넘게 만나왔다. 서당 개도 3년 이면 풍월을 읊는데. 어느 정도는 경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대면해 보니 그 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찌질함 이 살포시 퇴색해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막말로 수련올 했다 쳐도 1년도 안 됐다.

상대가 될 거란 기대 자체가 무리수였다

우웅!

정우는 케이브를 열어 전투공간을 확보 했다

무식함과 찌질함의 격돌이기는 해도, 여파는 크다. 유니크의 격돌올 일반인이 보고 신고라도 하면 사태가 복잡해진다. 더욱이 강천은 문주의 유전자를 몰빵 받 아 성격이 비슷하다 열 받으면 주변을 돌 아보지 않는다. 그것까지도 가만을 해야 했다 케이브 안은 전투하기 좋은 날씨였다. 케이브 코어를 운용해서 전투력올 최대치 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조절해 놓았다. 물 론 훈련 시 케이브는 설정이 좀 다르다

“이건 또 언제구한거냐?”

“1년전에.”

쉴드와 강천이 자리를 잡고 섰다

짝다리를 짚고 선 강천과 군기가 선 쉴 드.

대조적인 모양새다.

2m의 가공할 신체스펙을 지닌 강천과 이제 막 평균치에 오른 쉴드는 걸리버와 일곱 난쟁이를 연상케 한다

‘기름칠 좀해주마’

정우는 방심해서 졌다는 핑계를 원하지

않았다. 쉴드를 위해서라도 강천이 미쳐 날뛰는 꼴을 꼭 봐야 했다

“다쳐도 난모른다;”

“다치긴 누가다쳐?”

“너겠지.”

“도발해봐야 소용없거든.”

강천은 히죽거렸다 쉴드를 상대로 여기 지도 않았다. 저런 비리비리 한 놈들한테 전력을 기울였다가, 혹여 죽으면 나만 손 해였다. 약힌:놈들을 좋아하지는 않아도, 최소한 괴롭히지는 않는다.

‘그렇겠지.’

정우는 강천의 반응을 예상했다. 충고

를 해도 알아듣지 못하니, 방법을 달리했

다 한 가지 방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슄드.”

“예,주군.”

“봐주지 마라”

“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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