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125화 (125/500)

현재 중국은 한류를 꺼리면서 반한 감 정을 내세우고 있는 중이다. 조금이라도 홈이 있으면 득달같이 달려든다. 이럴 때 일수록 감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하북팽가도 멋대로 행동하지 못한다 제 2장

혼란의 소용돌이 (2)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자 이거냐?”

“뒤통수를 맞을 땐 맞아도 지금은 아니 죠.”

“하지만 조작이잖아.”

“세상이 언제 진실을 믿었나요, 믿고 싶 은걸 믿었지.”

정우가 언론에 공개한 이유다. 진실은 결국에는 통한다고? 현실은 그렇지도 않 았다. 중국은 한국이 정당한 제재를 해도 반한 감정을 앞세워서 자기들만의 식으로 해석할 우려가 있다.

일례로 서해 앞바다에서 쌍끌이 어업 으로 어류를 바닥내고서도, 정당하게 저 지를 하다 사고가 나면 한국 탓으로 돌린 다. 한국 경찰이 저항하는 어부에게 죽임 을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욕은 욕대로 먹 고. 정부에선 중국 눈치를보느라, 제대로 된 항변조차 하지 못했다. 현재 하늘을 뒤 덮고 있는 미세먼지만 해도 방법을 외부 에서 찾기보다는 내부에서 어떻게 해서든 찾아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우리가 먼저 손을 썼다고 곡해하면 어 쩌려고?”

“그럴 줄 알고, 흑호문 사태의 배경도 언론에 부렸습니다.”

혹호문이 소녀를 납치한 까닭이 하북 팽가의 의뢰였다는 내용이다 이전에는 시간을 끄는 바람에 제대로 된 항의를 하지 못하고, 중국 정부의 압력 을 받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하북 팽가의 무인이 혹호문에 있었다는 사실과 다크니스 길드와 부딪친 일까지 거론되었 다. 사건의 인과를 추리할수록 연결고리 를 찾아내게 될 테고. 끝까지 이 일을 가지 고 물고 늘어진다면 결과는 좋지 않게 끝 날 수밖에 없다. 팽가로선 되도록 사건을 덮고,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야만 한다.

“팽가도 바보는 아니다. 아마 이상하게 생각할걸.”

“흑호문에서 풀려난 소녀를 추적한 건 사실이니까요. 공개가 될수록 수습하기 곤란한 쪽은 하북팽가입니다.”

정우는 흑호문부터 다크니스 길드의 해산까지 이어 붙었다. 중간에 팽가와 다 크니스 길드가 충돌하도록 만든 것은 지 금을 위해서다. 양념을 곳곳에 쳐 놓고, 여론의 관심을 이끌 필요가 있었다. 그리 고 클라이맥스에서 크게 한 방 터뜨렸다. 결과는 보다시피 금상첨화였다.

“중국에도 소식이 전해졌을 테니, 한류 스타네요.”

“중국어 좀공부해야 되나.”

금강문은 하북팽가에서 추격했던 다크 마스터를 처리해주고, 양도했다. 하북팽가 는 큰 빚을 지게 됐다. 전번처럼 적반하장 은불가능하다.

“법적으로도 문제없을 거예요.”

“도대체 네 머릿속에는 뭐가 들은 거

냐?”

“모르세요, 뇌수가들어있겠죠.”

“농담이 나와.”

유니크가 득세하는 세상이기는 하나, 법의 테두리는 엄연히 존재했다. 최경환 이 비록 살인교사와 살인을 저질렀다 해 도 법의 심판을 통해 처벌을 해야 한다. 그 것이 법치주의다 그러나 이번에는 논외의 대상이 되었다 왜냐고?

용산의 기흥구 일대가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초인의 격 돌이었던 것이다. 최상의 속성을 지닌 유 니크가 범죄를 일으키게 된다면 상상도 못할 피해를 양산할 수 있었다. 그런 범죄 자를 제압하기란 말처럼 간단하지 않았 다 만약 그 자리에 일반 유니크와 경찰, 군 대가 있었다고 상기해 봐라. 한두 사람이 죽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재산 피해는 논외로 쳐도 수많은 인명피해는 불을 보듯 자명했다.

금강문주는 다수의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갈 살인자를 제압한 것이다. 설령 그 것으로 인해 살인을 저지른 격이 된다 해 도.

정부에서도 여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자칫 역풍이라는 몰매를 맞을 수도 있기에 이번 사태에서 금강문 주에 대한 기소 자체를 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금강문주는 거물이다. 비록 한반도 제일의 꼴통으로 낙인이 찍 히긴 했어도, 엄연히 7대 무문의 한 축을 담당한다. 그를 물고 늘어지면 7대 무문 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무문연합이 금 강문주를 답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기는 해도, 방관할 수는 없는 처지다.

“정당방윈 줄 알았는데, 기소 자체를 안

하다니 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저도 그건 의외였어요.”

법의 잣대가 여론의 감정에 휘둘리는 걸 보면, 코미디가 따로 없었다. 진정한 법 치주의는 선례를 남기지 않아야 한다. 여 론이나 온정 때문에 법의 효력이 달라지 는건옳지 않았다.

실상 운이 좋기도 했다. 계획에는 없었 지만 총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국민영웅을 등 한시하고 싶은 정당이 있을 리 없다. 금강 문으로 선거 유세를 도와달라는 요청이 빗발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번에 법이 바뀔지도 모르겠네요.”

“우리와 길드, 연합이 합심한다면 어렵 지는 않겠지.”

속성이 개화하면서 격변의 세상이 도래 했다. 법은 그 시대상을 반영한다. 과거의 법으로는 유니크를 통제하지도, 통제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현실에 맞도록 개정 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이미 서구의 선진 국에서는 최상급 유니크에 대해서는 법적 인 효력을 제한하는 특혜 법안이 통과되 었다. 유니크의 존재 가치가 급부상한 것 이다.

“좀 아쉽네, 안양교도소콩밥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 먹어보게요?”

“일요일에 먹고올까?”

농담 같지만 식탐이 있는 이호극이라 면 충분히 그리하고도 남을 거다.

그리고 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로 다가 온다.

‘골치 아프겠어.’

이호극과 같은 절대급의 유니크를 가둘 감옥이 현재로서는 없다: 능력을 제한하지 않으면 가두기는 불가능하다. 언제든 맘만 먹으면 감옥을 제집처럼 드나들 수 있었 다 막말로 최경환을 생포해서 가두어도,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감옥에 있다고 해서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 다. 그를 감옥에 가두고, 판결을 내려야 하 는 사람들은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최경환이 작정하면 그들은 산목 숨이 아닐 테니까.

‘사지를자르고, 단전을 폐하면?’

법적으로 피해자에게도 인권이 있다. 그런 식으로 강제할 법적인 권한이 현재 로서는 법전에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게 다가 속성은 단전과는 거리가 멀다. 태생 적으로 가지고 있는 능력이라, 점혈이나 근맥절단으로 제한하기도 어렵다. 지닌 속 성에 따라서 방법을 달리해야 하는데, 그 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많지는 않 을 거다.

“보완해야 할 점이기도 하네요.”

“뭐가?”

“아니에요.”

정우는 얻어 걸린 것까지 굳이 설명하 지 않았다. 이호극은 모르는 편이 현재로 서는 낫다. 지금도 소녀 팬들 조금 있다고 스타 병에 시달리는데, 말고삐는 항시 단 단히 매 두는 편이 이로웠다.

‘의혹은 남을 테고.’

하북팽가는 공식적으로 움직이진 못한

다.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태인 데다 가 명분이 부족했다. 정보가 일부이기는 해도 공개가 됐고, 한국은 물론 중국에도 알려졌다. 이런 와중 한국을 약소국이라 고 하여 밀어붙인다면. 세계 여론의 비난 을 받을 염려가 있다. 국제 시장의 기축통 화를 형성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세계에 보여주려고 하는 이때에 좋지 않은 일이었 다

‘서로잡아먹기 딱좋지.’

하북팽가는 내부적으로도 좋지 않았 다. 오대세가의 남궁세가를 견제하는 와 중이라, 타격이 컸다. 아마 이번 사태를 빌 미로 남궁세가가 먼저 치고 나올 가능성 이 컸다.

‘약소국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해야 되 나:

하북팽가가 낭패를 겪었지만, 여전히 중국은 한국을 아래로 내려다본다. 이는 오대세가도 마찬가지다. 한국 무림을 경쟁 상대로 보기보다는 하북팽가의 실수로 여 길 가능성이 크다.

정우에게는 좋은 기회다.

하북팽가의 실패는 다른 세가에게 빌 미를 제공할 테고, 궁지에 몰리게 되면 결 국손을내밀 수밖에 없다.

쓰읍!

정우는 입맛을 다셨다.

“왜 너도콩밥 먹고 싶냐?”

“일요일엔 콩밥이지.” 허를 찔렀다.

역시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긴 하다.

“두부도 괜찮고.”

“그만하시죠.”

“콩비지는?”

“한판 뜨자는 겁니까?”

“오케이.”

이 인간도 확실히 보통은 넘는다. 목적

을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최경환과의 찝찝한 승부가 못내 마음 에 걸렸을 터. 그때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 해 벼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사건은 해결되었다. 그러나 손해가 막심 하다.

이극는 낭패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태 를 해결은커녕, 귀영대만 잃었다. 한국에 올 때만 해도 이렇지가 않았다. 누구도 이 목을 피해갈 수 없다 자신했건만, 일생일 대의 오저을 남기고 말았다. 무엇보다 문 주의 신뢰를 잃은 것이 컸다. 한번 잃은 신 뢰를 다시 찾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 기보다 어려웠다.

이극은 원인을 분석했다.

오랫동안 해온 작업, 그로 인해 생긴 버 릇이었다. 항시 복기를 통해 문제점을 찾 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하필이면.’

꼬리를 잡으려고 할 만하면 계획과는 어긋나는 사건이 일어났다. 연이어 터지 는 사건을 외면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혹 호문과 연관성이 있는 데다가 추적하던 귀 영 2조가 전멸했다.

‘ 거기서.’

한발 먼저 움직였어야 했다. 뒷북을 치 는 바람에 뭐하나 제대로 된 성과를 얻어 내지 못한 채 끌려갔다. 삼공자를 금강문 보다 먼저 구했어야 했다. 신중함이 독이 되어 돌아온 현실이다.

그로 인해 하북삼도의 질책을 받아야 했다. 그들도 소득을 가지고 돌아가야 체 면이 서는 입장이라, 이해는 한다.

‘ 거기서도.’

다크마스터의 종적을 잡기 위해서 귀영 대를 총동원했다. 그러나 단시일 내엔 잡 기 어렵다고 봤다. 최경환은 용의주도하 며, 대범했다. 다크니스 길드를 통째로 날 려버릴 줄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하지 만 그러한 예측을 비웃듯이 금강문은 최 경환을 추적해 숨통을 끊어 놨다

‘우연일까?’

한 번도 아니고, 벌써 두 번째다. 움직여 야 할 때마다, 금강문이 한발 먼저 당도해 사건을 종결시켰다.

이극의 뇌리에선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 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연관성을 찾기란 불가능했다 다크니스 길드를 원흉 으로 지목하고, 수사를 이끌어 나갔던 자 신이다 이를 부인하기 어렵긴 어렵다.

한국 정부를 압박해 수사권을 받아온

것이 도리어 족쇄가 되었다. 수사권을 가 지고서도 사태는 해결하지 못했고, 금강 문의 도움을 받은 꼴이었다.

이런 와중에 금강문을 의심한다면 역 풍을맞을수 있었다.

‘왜 거기에 있었을까‘?’

고문을 당한 삼공자와 건곤대주를 회 복시키고 정황을 물었다 흑호문 이후로 다크니스 길드에 사로잡 혀 있었다고 하는데, 확신이 서지 않았다. 세뇌를 당하거나, 정신조종을 받은 흔적 을 살폈지만 워낙 많았다. 몇 날 며칠을 고 문 받고, 정신적인 충격까지 받았기에 찾 아내기가 어려웠다. 다행이라면 상태가 호 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가 어떻든 삼 공자는 팽가의 직계다. 그를 맹목적으로 몰아붙일 수만은 없다.

‘큰일이군.’

이극은 사태해결과 동시에 한국 내에 영향력을확대해야할 사명이 있었다. 이 대로 아무런 소득도 없이 돌아간다면 가 주와의 신뢰를 영영 찾아오기 어렵게 된 다 그렇다고 지원을 더 바랄 수 있는 형편 과도 거리가 멀다. 팽가는 현재 오대세가 의 회합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인력을 요청한다면 무능을 인정하 는꼴이 된다.

이극의 고민은 밤이 늦은 시간까지 이 어졌다. 해결 방안을 찾을 때까지 잠이 오 지 않을것같다.

저벅저벅!

인기척이 들렸다.

이극이 시선이 그를향한다

“삼공자께서 이 시간에 어인 일이십니 까‘?”

“각주께 긴히 의논드릴 일이 있습니다” 우여곡절을 겪고 겨우 구출된 삼공자, 팽세기의 방문이었다. 심문을 받은 후라 요양을 하기도 바빴다. 그러나 이 시각을 택할 걸 보면, 사안이 가볍진 않을 거라 판단했다.

“각주께서도 곤혹스러울 테지요.”

“맞습니다. 한데요?”

“하지만 가장 곤란한 사람은 접니다.”

“그렇겠지요.”

한국 내 거점 확보에 실패한 원인 제공 자가 팽세기다. 인과는 중요하지 않다. 그 의 실종이 시발점이 되었다. 임무 실패에 책임은 권한을 부여 받은 자가 진다. 또한 세력을 거느린 수장은 상벌을 분명히 해 야 했다. 직계라 하여 봐줄 수만은 없다.

“금강문과 합의를 보겠습니다.”

“그들이 응하겠습니까?”

사태가 종결 되는 바람에 수사권을 잃 었다. 이젠 한국에 머물 수 있는 시간도 얼 마 남지 않았다. 사적으로 비자를 받아 시 일을 늘일 수는 있으나, 한국 정부의 공식 적인 용인은 어렵게 됐다. 이런 때에 금강 문과 연합한다면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 은되었다.

그러나 가뜩이나 사이가 좋지 않은 금 강문이 선뜻 협력관계를 맺으려고 할지는 미지수다.

“대륙진출을 도와주겠다고 하겠습니

다.”

“그들이 믿을까요?”

“그건 제 몫입니다.”

“금강문은 이권에 밝지 않습니다.”

“그들 혼자 고고한 척해 봤자 다른 이 들은 믿지 않을 겁니다.”

이극은 삼공자의 입장을 이해했다. 그 는 돌아가는 즉시, 가문 밖으로 나오기 어 려울 수도 있다. 어쩌면 가주에 의해 모든 권한을 빼앗길지도 모른다. 이번이 삼공자 에게는 마지막 기회다. 시간도 많지 않았 다. 몸이 회복되면 돌아오라는 명을 하달 받은 상태다.

“후후, 많이 달라지셨군요. 하나, 오래 기다리진 못합니다.”

“감사합니다.”

“건투를 빌지요.”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이극은 삼공자의 간절함을 읽었다. 성 공해서 죄를 감면받느냐, 아니면 전부를 잃느냐. 그래서 허락을 했다.

한데, 꺼림칙하다

‘가릴 처지가아니군.’

협력관계를 맺어야 한다면 금강문이 제 일 유력하다. 사태가 해결되면서 금강문은 흑호문이 다스린 구역을 온전히 차지하게 되었다. 한국의 여론도 옹호하는 분위기 라 이미지도 좋아졌고, 세력 확장의 기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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