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122화 (122/500)

제1 장 다크마스터 (4)

투웅!

공간에 굴곡이 발생하고, 환영이 나타 났다. 이들은 개별적인 속성 외에 단일화 된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속성의 전이다. 기본적으로 속성이 다르면 반발 이 생기기 마련인데, 골수이식과 유전자조 작을 통해 각각의 속성 증폭이 가능했다.

전이를 통해 때로는 굴곡을 강화하고, 때로는 환영을 좀 더 현실적으로 바꿀 수 있으며, 정신조정의 극대화가 가능하다. 부족한 부분을 속성의 유기적인 전이로 매웠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와 같은 경지 에 오르진 않았다. 오랫동안 반복된 훈련 과 무수한 실전의 결과다

“같잖은 수작 부리지 마라!”

뇌리를 파고들어오는 간섭, 마인드컨트 롤을 되받아쳐 버리는 이호극이다. 단단 한 육체만큼이나 정신력도 단단했다.

돌덩이를 정신조종 해 봤자 통하지 않

는 것처럼. 어지간한 마인드컨트롤은 씨알 도 먹히지 않는 무세포 or 단세포다.

“뇌정광폭!”

제공권을 장악한 이호극은 뇌기를 한 점에 응축했다. 이제 거리의 제한은 사라 졌다. 원하는 지점에 뇌구(雷球)를 완성해 폭발시킬 수 있었다.

격공권의 원리를 운용한 이호극의 새로 운비기.

정우와의 사투를 통해 전력을 가다듬 고, 기술을 완성해 나가고 있었다. 전투에 관한 노력과 열정하나 만큼은 나이를 초 월했다.

꽈아아앙!

천지가 역전(逆轉)할 광폭한 폭발, 일대 가 휘광의 포화에 휩싸였다.

이호극은 만족하지 않았다. 공격은 탄 력을 받았을 때 강단 있게 밀어붙여야 한 다 기세 좋게 치고 나가면서 뇌정금강을 쏘아냈다.

꽈아아앙!

이호극의 좌측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예측하지 못한 타이밍이라 뇌정금강의 궤 도에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당 황스럽게 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뇌정광폭?”

뇌정광폭은 신기술이다. 정우를 제외하 고 선보인 적이 없다. 훈련 실전, 구상 깨 달음을 통해 완성된 비기다. 이를 최경환 이 펼쳐낸 것이다. 믿기 힘든 현실을 마주 하고 있었다. 상식적인 선으로 받아들이 기 어렵다.

슈아앙

이분이 아니다.

최경환이 금강팔격의 뇌정금강과 비섬 각, 승룡파천을 펼쳐내며 이호극을 압박 했다. 보란 듯이 익숙한 기술로 반격을 가 해온 것이다.

빠드드득!

이호극이 입꼬리가 비틀리며 이가는 소 리가들린다

“흉내를 냈겠다!”

“흉내인지 아닌지는 네놈이 더 잘 알겠 지.”

이호극도 느끼고 있었다. 단순한 흉내 가 아님을. 금강팔격의 오의가 깃들어 있 었다. 흉내를 내는 수준은 넘어섰다.

‘흔들리겠군.’

최경환은 전투에 익숙했다. 그리고 무 인들의 습성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이호 극과 같은 절대의 경지에 오른 무인은 어 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만한 경지 에 오르려면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는 무장이 완벽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한 흉내가 아닌 본인의 비 기를 그대로 돌려준다면?

그 어떤 무인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오랫동안 고련을 해 완성한 비기일수록 정 신적인 충격이 더 크다. 고수 간의 전투에 선 작은 틈도 거대한 약점으로 다가오는 법. 간격이 점점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흥, 그래서 뭐?”

“아니!”

최경환은 이호극을 잘못 봐도 한참 잘

못 봤다.

이호극은 정신 충격 따위를 받을 위인 과는 거리가 멀다. 무뇌 인간이라고 불리 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이호 극의 머리엔 전투로만 들어차 있었다.

“알게 뭐야”

이호극은 같은 초식으로 받아치는 최 경환의 수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증폭된 뇌력을 뿌려댔다. 굳이 초식에도 연연하지 않았다. 무공이 별 건가, 빠르고 강하면 장땡이었다.

“지르다보면 맞겠지!”

“이런 무식한!”

자고로 무공과 막노동은 일맥상통한다, 라고 믿는 이호극이다. 반복 작업을 수행 하면 그만이다 가장 잘하는 기본이 되는 초식을 위주로 뇌력을 줄이지 않고 폭사시 켰다.

퍼어어엉!

거침없이 터져 나가는 뇌기의 폭화.

최경환으로서는 맞불작전이 어렵게 되 었다. 증폭된 이호극의 뇌력이 끝을 모르 고 상승하고 있었다. 정면충돌을 하다가 는 위험했다

‘문주답네.’

정우는 최경환의 속성을 파악했다.

‘복제였군.’

상대방의 능력을 카피해 본인의 능력치 와 결부시켜 최적화를 시켰다. 하나의 속 성이 아닌 다방면으로 소화했다. 처음 당 하는 입장에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는 수 법이다.

그러나 이호극은 멘붕과 거리가 멀다. 싸우다 뒈진다 해도 후회 따윈 하지 않는 초탈한 인간이다. 어떤 면에서 이호극은 최경환에게 가장 껄끄러운 상대일지도 모 른다. 그냥 전투, 그 자체를 즐기는 부류니 까

‘그건 그거고.’

최경환의 방어는 다크스타와 유기적으 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저들 4명이 문주의 전력을 와해시키고 있어, 전력을 기울이지 못했다.

‘그렇다면.’

정우는 만약의 사태를 바라지 않는다.

이는 문주를 신뢰하지 않은 것과는 별 개의 문제다. 나름 철저한 계획주의자로 서. 최경환과 다크스타의 본질을 파악했 으니, 행동을 할 때다.

결정을 했다면 문주의 의사는 존중하 지 않는다. 나중에 화풀이를 하겠다면, 응 당 받아줄 의사가 있다.

광폭한 주먹으로

투콰아아앙!

천지개벽, 충격파가 공간을 흔들어 놓 았다

이호극과 최경환의 전력이 상충한 결과 다. 백중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호극의 흐름이 불안정해 지고 있었다. 이는 최경 환의 또 다른 카피, 속성제한이었다. 상대 방이 가지고 있는 속성을 일정 시간 동안 강제로 제한할 수 있었다.

“숨기고 있는 게 얼마나 되는 거냐?”

“재주껏 알아보거라!”

“하긴 그러네.”

불리한 상황에서도 쿨하게 인정하는 이 호극이다. 전투에 미친놈다운 배포다 그럴수록 금강팔격의 기본을 유지했다. 수만, 수백만, 수천만 이상을 훈련하고, 궁 구하며, 찾아냈던 금강팔격이다 금강문의 토대임과 동시에 궁극이라 할 수 있다. 흉 내를 내든, 아니든 제 할 일을 수행하면 그 만이다.

‘망할 놈!’

이호극의 우직함이 최경환의 속을 답 답하게 만들었다. 내력은 무한정일 수 없 다. 쓰다보면 줄어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호극의 투로가 날카롭 게 변했다. 카피했던 범위를 넘어선다. 재 차 카피 속성을 발휘하기도 여의치가 않 았다. 어느 순간부터 무공이 진화를 하고 있었다. 고속공방 중이라 진화한 부분까 지 카피를 하려면 타이밍이 늦는다.

‘하지만시간은 내편이다.’

전투의 흐름은 최경환이 유리했다.

다크스타의 속성전이는 그에게도 통용 되어 전력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이호극 이 비록 전투 중에 진화하는 괴물 같은 놈 이기는 해도, 한계는 존재했다. 반드시 파 격이 생길 테고, 주춤하는 타이밍을 노린 다면 숨통을 끊어낼 수 있다.

‘장기전으로 간다:

최경환은 전술을 바꾸었다. 맞불 작전 은 어차피 통용되지 않는 괴물이다. 뇌와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 무생물처럼 초지일 관을 유지했다. 심리전이 통하지 않는 이 상 지구력으로 가는수밖에.

‘전력으로 나를 보좌하라’

‘예, 마스터.’

다크스타는 최경환의 명에 절대 충성했 다. 마치 본인의 의사는 존재하지 않은 로 봇처럼 광기 서린 이호극의 전력을 충실히 막아섰다. 어지간한 멘탈로는 이호극을 막 긴 어렵다. 강단이 대단했다. 막말로 인상 더러운 이호극이 지랄 발광을 한다고 생 각해 봐라? 철석간담의 무인도 오줌을 지 릴 판이다 전력과 전력의 상충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무생물에 가까운 이호극이라도 지속적 인 정신 공격과 착란, 굴곡, 분산을 겪게 되면 흔들리기 마련이다. 일권, 일권에 전 력을 기울이고 있어 소모되는 뇌력도 만 만치가 않았다.

약세를 파악한 최경환이 이죽거렸다

“네놈도 별수 없구나!”

“와봐, 새끼야”

“허세 부리지 마라!”

“아닌지 와서 확인해 보라니까, 쫄리 냐?”

한번 틈을 보이자 최경환이 가만있지 않았다. 역공이 굉장히 날카로운 데다가 공간점프까지 활용하니 반격의 실마리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뇌정광폭!”

광구(光球)의 포화 1개가아닌 10개다.

최경환의 역공에 이호극은물러서지 않 고 정면으로 대응했다. 코피 홀리면 졌다 고 할 만큼 단순무식함의 결정판이다. 전 투에서도 어김없이 우직하다

꽈아0}아■앙!

연속폭발, 1+1은 귀요미가 아닌 엉망진 창이었다.

폭발력을 고스란히 받아낸 이호극의 쌩몸(Nature-Body)이 드러났다. 상당한충 격을 받았음에도 금강팔격의 기본자세를 풀지 않았다. 재차 파고들어오면 반격을 가하려고 했다.

이를 눈치챈 최경환은 물러선 지 오래 다

“네놈의 자만심이 화를 부른 것이다.”

최경환은 승리를 자신했다. 그리고 욕

망이 꿈틀거렸다. 이호극의 육체는 사기(詐 敗)에 가까웠다. 그 엄청난 공격을 받고도 금세 회복이 되었다. 무뇌 인간이라는 점 만 빼면, 완벽에 가깝다. 혹여 이호극이 두 뇌까지 뛰어났으면 위험할 수 있었음을 실 감했다.

‘그런 경운흔치 않지.’

금강문의 무공을 익히면 다들 이호극 과 비슷해진다 명석한 두뇌회전과는 거리 가 멀었다. 기본적으로 육체 개조를 위해 매일 두드려 맞고, 머리 쓰면 짱돌 굴리지 말라며 더 맞는다. 그러니 당연한 이치였 다 어쨌든 육체는 지상최강이다. 저 육신 을 손에 넣어 복제한다면? 자신의 카피속 성을 활용해서 최강의 군단을 완성할 수 있다. 아직은 실험 중이긴 하지만 일본에 거점을 두어 완성해 나갈 계획이었다.

찌릿!

공간점프를 통해 이호극의 제공권을 벗 어나기 직전, 최경환은 날카로운 기운을 감지했다. 제공권이 반응하지 않았었다.

“?…네놈이?”

사각에서 돌아선 최경환.

그 앞에 놓인 현실은 망연했다. 예상하 지 못했기에 당혹감이 쓰나미처럼 밀려왔 다

“알다시피 방치하면 곤란하죠.”

최경환의 동공이 흔들렸다

만약을 대비해 다크스타의 구오를 남겨 두었다. 빠져나오기 전에 놈을 해치우고, 채현우를 빼돌리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멀 쩡히 나타났다. 그것도 공간점프로 이동 할 장소이자 다크스타와 중간 지점에.

멈칫!

다크스타의 생기가 멈춰 있었다.

스르륵!

미끄러져 내려갔다. 매끄러운 단면엔 예 기가 남아 핏물이 흐르지 않는다. 그저 바 닥으로 떨어져 내려갈 분이다.

데구르르!

4개의 수급이 바닥을구른다.

풀썩!

수급을 잃은 육신이 그제야 현실을 파 악하고 실 끊어진 인형처럼 무너졌다. 바 닥을 구른 수급의 동공 의문만이 남아 있 었다. 여전히 죽음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 다. 죽음은커녕 의혹도 남기지 못한 채 절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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