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장
짜고 치는 고스톱(탄) (2)
획획획!
정우는 주먹을 멈추었다.
그런데도 박창균은 자동항법장치를 켜 놓은 듯, 고개를 좌우로 혼들고 있었다. 마 치 그래야 하는 사람처럼 정신없이 고개 를 흔들었다.
정우도 약 5초까지는 지켜봤다. 하지만 5초 이상은 한계다. 일부러 그러는 걸로밖 에 보이지 않는다.
“언제까지 흔들 게4?”
“?…그걸 왜나?…응?”
주먹이 날아오지 않았다.
현실을 깨달은 박찬균은 살았다는 안 도감과 민망함, 비참함이 교차했다. 처맞 아서 울퉁불퉁, 울긋불긋해지지만 않았 어도 붉게 달아올랐을 것이다.
“자주의뢰를 한다며?”
“?…무슨 말씀이신지?”
“하아”
정우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
다
그렇게 처맞았으면 정신을 좀 차려야지. 딱 봐도 이쯤 되면 내가 어떤 성격인지 견 적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이 바닥에서 해결사로 이름을 날렸으면 그 정도의 눈 치는 있어야 했다.
정우는 주먹을 슬쩍 흔들었었다.
움찔!
박창균은 제풀에 놀라서 고개를 돌리 고, 두 손을 들었다. 날아와야 할 주먹이 오지 않자, 감았던 두 눈을 살짝 떴다 그 앞에 놈이 히죽거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배포가 작네.”
망할
자동반사적인 행동이었다고 항변을 한 들, 쪽팔림이 사라지진 않는다.
박창균은 지속적으로 약 올리는 놈의 언행에 울화가 치밀었다. 찰나지만, 차라 리 치려면 치라고 욕을 해주고 싶었다 우드드득!
오라는 주먹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방 심은 금물이다 박창균의 동공에 지진이 일어나며, 온 몸이 부들거렸다. 원인은 분명했다. 팔이 안으로 굽지 않고, 밖으로 굽혔다. 그리고 꽈배기를 틀 듯 제멋대로 돌아갔다. 놈이 남의 팔을 잡고 이리저리 돌리면서 부러진 뼈를 갈아주고 있었다. 살가죽 사이로 힘 줄이 끊어지며, 뼈가살을뚫고 나왔다 주르르륵!
핏물이 탁상을 적셨다. 흘러서 넘친 선 혈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뼈가 예브네, 골격 미남이구나.” 박창균은 모골이 송연해졌다. 남의 팔 을 꺾어 놓고 뼈가 예브다니, 그게 할 말인 가 그럼에도 저항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주둥이를 함부로 놀렸다가는 뼈를 확인하 꽈배기를 틀 듯 제멋대로 돌아갔다. 놈이 남의 팔을 잡고 이리저리 돌리면서 부러진 뼈를 갈아주고 있었다. 살가죽 사이로 힘 줄이 끊어지며, 뼈가살을뚫고 나왔다.
주르르륵!
핏물이 탁상을 적셨다. 흘러서 넘친 선 혈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뼈가 예브네, 골격 미남이구나.”
박창균은 모골이 송연해졌다. 남의 팔 을 꺾어 놓고 뼈가 예브다니, 그게 할 말인 가 그럼에도 저항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주둥이를 함부로 놀렸다가는 뼈를 확인하 다. 혹막이 비록 여타의 흥신소보다는 뛰 어나다 해도 무문, 연합, 길드와 대적하기 에는 무리가 있었다.
“어쩔래?”
“?…무엇을?”
정우는 말보다 행동이 발랐다.
이런 놈들은 말로 해서는 들어 처먹지 를 않는다. 굳이 입 아프게 좋은 주먹 놔 두고 질질 끌 필요가 없다.
우드드득!
왼팔이 꺾였다.
크아아악!
박창균이 비명을 내질렀다. 어찌나 고
통스러운지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런 데 움직이지도 못한다. 자신의 왼팔과 오 른팔이 나비리본으로 매듭지어지는 광경 을똑똑히 지켜봤다
“좀 구식이지, 요즘은 매듭도 여러 가지 라더라.”
정우의 말투는 친근하기만 했다
공포스러운 방 안의 풍경하고는 거리가 먼, 평온함마저 느껴졌다. 마치 이런 환경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처럼.
“다?… 내놓겠습니다!”
“나그렇게 염치없는사람아냐.”
박창균은 일말의 저항도 포기했다. 이
인간은 괴물임과 동시에 악마다. 조금이라 도 저항할 낌새가 보이면 팔다리의 뼈는 물론 온몸을 조각조각으로 분해하고도 남 을 위인이다. 이런 자와 척을 지면 살아도 산 게 아니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더 저항해 보라고 웃음 짓고 있는 놈을 보4; 박창균은 부질없음을 깨 달았다.
“?…원하시는 것을 말씀만 하십시오!”
“입이 가벼우면 곤란한데.”
“누……구에게도발설하지 않겠습니다!”
“개소리를 잘도 하네.”
정우는 박창균을 믿지 않는다. 앞에서 는 충성해도, 뒤에서도 비수를 꽂는 유형 이다. 언제 어디서든 제 이익을 위해서라 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당장은 겁 에 질려 헛소리를 지껄여도, 곧 잊게 될 테 지.
“ 기져오};”
“?…제 팔이 이 모양이라서.”
“어이쿠 실수. 다리로할걸.”
“?…가져오겠습니다!”
박창균은 입으로라도 가져올 기세였다. 다리까지 부러지고 싶지는 않았다. 자칫 살인멸구 당할 수도 있었다. 그는 끙끙거 리면서 비밀 금고를 열고, 안에 있는 서류 를 통째로 넘겼다.
정우는 서류를 천천히 읽었다
“예상대로 나쁜 짓만골라서 했네.”
“살?…려 주십시오!”
“누가죽인대!”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방 안으로 흑금단 1조가 들어왔다. 그 들은 정우의 명을 받고 건물 안에 있는 요 원을 제압했다. 외출 나간 요원도 돌아오 는즉시 파리지옥행이다.
“당분간 흑막 하자.”
“예. 단주”
계획을 세웠으니, 이젠 실행할 때가 됐
다
무문연합은 입장을 표명하고 난후, 표 면적으로는 조용했다. 그러나 은밀하게 팽 가와 다크니스 길드의 동향을 살피고 있 었다. 낌새가 이상할 시 조속히 결단을 내 리기 위한 조치였다.
금강문도 이번에는 적극 동참하기로 결 정했다
금강문의 수뇌부 회의가 열렸다.
문파의 대소사를 관리하는 총관이 회 의를 주도하며, 장로들의 의견을 모았다 이호극은 자리만 채우고 있었다. 있으 나 마나라고 총관이 구박을 해도 문주는 금강문의 상징이었다. 안타깝게도 있고 없 고의 차이가 컸다.
“총관께서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동안 우린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나 갔어. 이젠 사태를 주도해야 할 때라고 보 네.”
“혹, 무문연합의 수장을?”
“위험한 발언은 삼가지.”
“아 역시.”
말만 들으면 이상할 수도 있었다. 금강
문의 성향상 고요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 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충분히 일리 있었 다. 금강문은 대외적인 활동에는 적극적 이지 않았다. 예상을 벗어나는 문주의 호 기로 인해 사건 사고가 자주 일어났을 뿐 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문연합의 수 장까지 바라진 않는다. 이호극이 무문연 합의 수장이 된다고 상기해 봐라 다들 억 장이 무너져 버릴 것이다.
김 총관도, 장로들도 최소한의 양심, 상 도의(商道義)는가지고 있었다 밍할 놈의 문주만 모르지.
“이 기회에 문파의 대장을 정하는 거야 무림대회 좋잖0E”
“말 같지도 않은 소린 그만하고 회의 중 에 입 좀 닫고 계시죠.”
“내가 명색이 문준덴, 입 닥치고 있으라 니. 말이 심하잖0]:”
“할 일 없으면 물 흐리지 말고, 나가서 놀든가.”
“그게 문주한테 할소리야!”
“자꾸 회의 방해할 겁니까?”
김 총관과 이 문주의 티격태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장로들도 딱히 놀라지 않았다. 항상 저러다가 만다는 걸 알고 있 었다. 둘 중 누가 됐든 장로들은 상관하지 않기로 합의를 본 상태다.
회의는 짧게 끝이 났다. 장로들은 서둘 러 자리를 떴다. 실상 총관의 제안을 듣 고, 수락하는 형식의 회의였다. 딱히 반박 을 하거나 다른 제안을 하진 않았다. 장로 들의 연륜이 쌓였다고는 해도, 금강문의 곤조는 대대손손 유지되었다.
정우와총관 문주만이 남았다.
김 총관과 말다툼을 벌인 이 문주의 심 사가 뒤틀려 있었다. 자기 딴에는 괜찮은 의견인 줄 알고 제안을 했건만, 총관이라 는 작자가 시작도 하기 전에 까 버리다니.
문주의 말을 개똥으로 알고 있었다
“넌 왜 잠자코 있어? 무림대회는 네가 말한 거잖아”
“웃자고 한말인데요.”
밥 먹으면서 농담으로 한 소리를 가지 고 물고 늘어지면 쓰나.
이호극은 경험이 많았다 막무가내처럼 보여도, 날카로운 직관을 가지고 있었다. 정우가 비록 어리긴 해도 실언을 할 녀석 은 절대 아니다. 자신을 통해 의견을 피력 하려고 했다.
“지금나 놀리는거냐?”
“조금만 기다리면 판이 만들어질 테니,
투정 좀 그만부리세요.”
“난 문주고, 넌 단주야 윗사람한테 투 정이라니, 말본새하고는.”
“그럼 심술인가요?”
“어허, 말장난하지 말거라.”
“하나도 폼 안나요.”
김 총관은 정우의 태연함이 걸렸다.
흑금단을 이용해 일을 꾸미는 느낌인 데, 확실하지가 않았다. 먼저 꺼내기 전까 지는 뒤를 밟기도 어렵다. 뛰어난 무공은 둘째 치고, 문주와달리 심계가 깊었다 작 정하고 달려든다면 아무도 막지 못할 것이 다. 정우를 보면 볼수록 나이는 단순히 숫 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다. 저게 어떻게 열일곱 살인가? 한 100년은 구르고 구른 백전노장이었다.
“숨기고 있는 거면 좋은 말로 할 때 자 백해라.”
“애들문제예요.”
이호극의 눈빛에 힘이 실렸다. 절대의 경지에 오른 고수의 눈빛은 그야말로 살인 병기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심장마비로 급 사할 텐데, 정우는 절대고수의 범주를 넘 어섰다. 무형기가 공중에서 팽팽하게 맞섰 다
‘괴물 같은자식들!’
김 총관이 투덜거렸다. 가벼운 힘겨루 긴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뻔했다. 한편으로 괴물 사이에서 새우조차 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투력의 형평 성이 공정하지 않았다. 저 인간들을 보면 세상이 불공평하기만 했다.
“네가애냐?”
“열일곱살이 애죠, 어른인가요?”
“그렇다면 네 부모님 좀 만나봐야겠구 나:’
“이런 쪽으론 머리가 잘 돌아가네요.”
“ 기본이지.”
정우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밝혔다
겉으로 보면 학교에서 벌어진 일이 맞 는데, 사태의 심각성은 작지 않았다.
이호극이 노발대발했다.
“하라와 혼인한다고?”
“아직은아니지만 곧 하겠죠.”
“내 딸은?”
“안타깝지만 어쩔수 없죠.”
“이 녀석, 효린이를 배신하겠단 말이더 냐!”
“비약이 심하네요.”
이호극은 정우의 혼인을 용납하지 않았 다. 효린이의 탄생 배경은 정우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허리가 부서져라 아내와 운 우지락을 나누어서 겨우 얻은 금지옥엽이 다. 그런데 남의 사위가 되겠다니, 그간의 노력이 허사가 된 것이다. 효린이의 순수 한 탄생 배경을 모욕하는 발언이었다.
“난이 혼인 반대다.”
“제 혼인이고, 문주님은 부모님도 아니 잖아요.”
“난꼭네 장인이 될거다.”
“억지 부린다고 될 일이 아니에요.”
정우는 살짝 불안했다. 평소에는 예측 이 가능한 문주지만 간혹 어디로 튈지 알 기 어려울 때가 있었다. 자칫 작정하고 깽 판을 친다면 생각을 달리할 수밖에 없었 다. 문주가 원하는 대로 한판 뜬 후, 케이 브 감금도 고려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