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95화 (95/500)

제 8장 구라로 밀어붙이다 ⑵

박우식에게서 서늘한 기운을 피어올랐 다. 애송이가 아직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 었다. 누가 누굴 죽이겠다고? 살인을 밥 먹듯이 해왔지만, 어이가 없었다. 살다 보 니 별의별 일이 다 있었다. 죽기 전에 재미 를 선사해 준 기념으로 조금 놀아줄 마음 이 생겼다.

“세상이 바뀌니 애새끼들까지 미쳐 날 뛰는군. 어디 한번 해봐라”

“어른답게 선수를 양보하시겠다. 나야 좋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공간이 열렸다

열린 공간에서 정우의 애병, 전생이 나 타났다

응?

목표는 분명 마법학과에 다닌다고 했 다. 레벨은 낮아도 위력이 상당하다는 보 고를 받았다. 하지만 갑자기 칼이 튀어나 왔다. 의도와는 다른 상황의 연속이다: 그 리고 오싹한 한기가 발끝에서 머리끝을 강타했다 이런 느낌은 길드장을 제외하고 받아본 적이 없었다.

스왁!

2m의 간격을 두고 공기가 갈렸다. 매끄 럽게 잘려나간 표면이 느껴질 만큼 빠르 고 예리하다. 공간에 뇌기가 감돌았다 사 라지길, 촌음도 걸리지 않는다 칼의 제공권에 닿은 자들.

5명의 길드원, 움직임이 멈추었다. 혼이 나간 동공은 의문조차 없었다. 왜? 라는 의문은 남아있는 자의 몫이었다. 열기를 담은 피가 싸늘하게 식어갔다. 이어서 그 들의 목 언저리에서 실핏줄이 새겨졌다.

쩌적!

실핏줄이 목과 목 사이를 돌아섰을 때, 매끄럽게 사선으로 떨어져 내렸다.

데굴데굴

바닥을 뒹구는 5개의 수급이 채 자리 에 멈추기 전 정우의 칼은 다음목표를 찾 았다. 그들은 제자리에서 무방비로 있어 선 안 되었다. 대비를 하고 있어도 막아서 지 못할 벼락같은 도법이었다. 혼돈의 흐 름 속에 충만한 뇌기를 담았다.

촤아아악!

베어진 공간, 이번엔 수직이다.

분단된 한반도를 상징했다.

그 아래 3명의 길드원이 서 있었다. 수 급이 잘린 자들과 다르지 않은, 반으로 갈 려나갔다 슈아앙

뇌전의 찌르기, 심장을 꿰뚫고 지나갔 다

2명의 길드원은 가슴을 내려다봐야 했 다. 바람구멍이 쌍방통행을 하고 있었다. 머금은 핏물이 분수처럼 쏟아져 나갔다.

“이런!”

10명이 죽어나갈 때까지 한 호흡이 걸 리지 않았다. 시간을 잴 필요가 없었다 선 수를 내주긴 했지만, 박우식이 상상할 결 과가 아니다

“감탄할때가아닐텐데.”

정우의 칼은 멈추지 않았다. 쾌(快)와 패 (W를 이룬 칼질에서 흐름이 남아 있었다. 살아 있는 생명체를 말살하기 위한 칼의 궤적이었다. 그 안에 박우식이 포함되었 다 오싹!

이토록 빠른 칼질은 박우식의 일생에도 처음이다. 너무 빨라서 대응을 하기 어려 웠다.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 상식을 불허 하는 쾌도도 그렇지만, 놈은 공간을 묶어 두었다. 제공권이 상식을 초월하고 있었 다. 회피가 한 박자씩 늦어지는 것이 당연 했다 솨아아악!

정우의 칼이 목적지를 가르고 지나갔 다

치직!

섬뜩한 뇌기가 공간에 남아 스파크를 일으켰다. 그러나 칼에서 피륙이 베어지는 감촉이 전해지지 않았다.

정우는 목표물이 제공권에서 벗어났음 을인지했다.

“이거 놀라운데.”

빠르다는 표현은 어폐가 있었다. 칼의 제공권에서 사라져 버렸으니까.

정우의 제공권에서 벗어난 박우식.

주르륵!

등 뒤로 식은땀이 번져 흘렀다. 이어서 고통이 밀려왔다. 박우식은 내려다봐야 했다. 왼팔의 팔목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 다. 의식하기도 전에 베어져 나가 버린 것 이다.

‘어디서 이런 괴물이!’

박우식은 속성을 발휘했다. 그의 진신 속성은 공간점프다. 일정한 영역 안에서 자유로이 이동이 가능하다. 마법의 블링 크와 비슷하지만, 발휘되는 방식은 달랐 다. 공간좌표를 설정하지 않아도 되는 대 신, 시야 안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공간을 점프하기도 전에 칼의 궤적이 지나가고 있 었다. 조금만 늦었다면 왼손이 아니라 허 리가 두 동강 났을 것이다.

‘그 새끼가 나를 죽이려고 한 건가?’

그렇지 않고서는 이건 말이 되지 않았 다. 목표는 17살의 갓 유니크에 입문한 마 법학과 1학년이라고 했다. 마력이 비정상 적으로 강하다고는 해도 상식적인 영역을 넘어섰다. 더욱이 놈은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무문의 도법을 펼쳤다. 그것 도 절대의 경지가 아니고서는 감히 시전하 기 어려운 뇌력의 괘도였다. 잘린 팔목으 로부터 타고 올라오고 있는 뇌기가 육체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까다로운 속성이야, 어디까지 피하나 볼까?”

정우가 히죽거렸다

오싹!

살인마는 살인마를 알아본다.

박우식은 태생이 살인마다. 그러나 놈 의 눈은 살인마의 범주를 벗어나 있었다. 희대의 살성도 두려움에 떨게 할 흉성(凶 星)이 번들거렸다. 수많은 사람을 죽이지 않고서는 담기 어려운 담담함이 오히려 두 려움을 느끼게 했다. 놈에게는 살육이 그 저, 수단에 불과한듯하다.

‘어쩌지?’

박우식은 망설였다. 공간점프는 근거리 에선 무적이었다. 죽이고자 마음을 먹는 다면 누구든 죽일 수 있다 자신했다. 그러 나 다가서면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밀려왔 다 저놈의 제공권은 공간점프마저 베어버 릴 날카로움이 있었다.

‘물러선다:

판단은 발랐다

박우식은 도망치기로 결심을 굳혔다.

살수의 기본은 정보였다. 상대를 알지 못 하는 상태에서 살행은 위험했다. 하지만 살행을 포기한 경운 이번이 처음이었다. 자존심 상하는 현실이다. 그러나 다음을 위해선 살고 봐야 했다 팟

시야 안에서만 이동이 가능하지만, 상 관없다. 여러 번 빠르게 시전하면 된다.

박우식이 재빠르게 공간을 벗어났다

스왁!

공기가 갈린다.

섬뜩한 한기에 박우식은 재빨리 공간점 프를 시전 했다. 그리고 멀어진 공간에서 자리했던 공간을 바라봤다.

“이거 굉장히 성가시네. 속도를 냈는데 도따르질 못했어.”

“말…도안 돼!”

박우식은 소름이 돋았다. 공간점프는 시야 즉 그 안에서는 무한했다 찰나에 벌 어진 공간을 상대는 파고 들어왔다. 차라 리 마법이라면 이해라도 하지, 마법이 아 니라 순수한 보법이었다 발걸음으로 공간 점프를 따라온 것이다. 인간이 가능한 속 도가 아님을 직시했다.

“그래도속도를 더 낼 필욘 없겠지.”

그 말의 의미는 곧 밝혀졌다.

박우식이 쉴 새 없이 공간점프를 하자, 베르게 치고 와서 칼을 휘둘렀다. 줄기줄 기 뻗어나가는 칼의 궤적은 이 전역을 제 공권 안에 가두었다. 도망을 치려고 해도 간단치가 않았다.

‘이? 괴물이! 그새 내 동선을 읽었어!’

괴물은 도망쳐야 할 공간을 막아 세우 고 있었다. 무지막지한 공력은 둘째 치고, 대응이 지나치게 능수능란한 데다가 약점 을 정확히 찌르고 들어왔다. 나이를 떠나 믿기지 않은 적응력이었다. 이건 연륜과 경험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저런 괴물이 17살의 애송이라고? 정보가 잘못돼도 한 참잘못되었다

‘알려야 해!’

놈은 처음부터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 다.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위험했다. 놈에 대해서 길드에 알려야 했다. 어쩌면 놈은 길드를 노리고 있을 수도 있었다.

“헛수고야 설마 내가 그런 것도 예상 못했을 것같아?”

도망치면서 송신을 하려던 박우식의 인 상이 구겨졌다. 송수신이 되지 않았다. 게 다가 어찌된 연윤지 아까부터 같은 공간 을 뱅뱅 돌고 있었다.

미로진에 환영진을 섞었지.”

완전히 놈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고 있었다. 함정에 빠진 것은 놈이 아니라 자 신이었다 박우식은 치가 떨렸다.

“이놈나를가지고놀았겠다!”

“도망치는 주제에 분노하면 어딘가 좀 이상하잖아?”

박우식은 감히 달려들지 못했다. 저놈 의 칼질은 위험했고, 치고 들어간 틈이 보 이지 않았다. 속도가 빠를수록 출수 후, 회수와 재출수의 텀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놈의 칼질은 매끄럽게 이어지기까지 했다. 저럴 수도 있나 싶을 만큼 완벽했다.

‘빠져나가야 한다!’

박우식은 도망치기로 결심을 굳혔다.

공간점프를 극대화했다. 진을 쳤다 해 도 공간의 흐름은 다르다. 공감점프를 한 다면 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슈웅!

박우식이 사라졌다, 나타났다

푸욱

배를 뚫고 들어가 등을 통해 칼의 끝이 튀어나왔다.

정우와 박우식이 마주했다.

부르르!

박우식은 동공은 그 어느 때보다 흔들

리고 있었다. 동안의 암살자로 불리며, 언 제나 냉철한 판단을 내렸던 그다. 하지만 본인의 죽음 앞에서는 초연하지 못했다. 여태껏 죽인 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무엇 보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속도를좀더 높였지.”

답이 지나치게 간단명료했다.

죽어가는 박우식은 허탈함마저 느껴 야 했다. 어둠을 격하는 공간점프를 뛰어 넘는 속도라니, 상대는 정말로 인간이 아 니었던 것이다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 서, 시간을 끌었다는 점이 의아할 지경이 다

“볼거리가 필요해서 말이야.”

죽어가는 박우식의 뇌리로 번개가 강타 했다.

-혼원의 뇌전.

그렇다면 이건 단순한 청부라고 할 수 없다. 괴물은 보다 큰 판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그 안에서 모두가 이용당한 것이 다. 하지만 박우식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 다. 이미 육체를 부여잡은 혼은 끊어져 버 리고 말았다 제1 장 첩첩산중 (1)

차를 세웠다.

건장한 사내들 10명이 내렸다.

스륵!

내리자마자 평상복을 검은색 무복으로 변환시켰다. 착용한 옷은 이미지변환슈트 다. 평소에는 평상복과 다르지 않아 보이 나, 실상은 빛의 각도와 반사율을 이용한 슈트다.

그들은 전신을 어둠으로 가리고, 재빨 리 목표지점까지 은밀하게 이동했다.

사사삭!

어둠 속에서도 대낮처럼 빠르고 정확했 다. 지면을 밟은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을 만큼, 고도의 경신을 구사하는 자들이다. 절정의 경지임을시사했다.

이 일대는 초기 케이브가 오픈된 지역 으로, 인적이 드물었다. 현재도 하급 케이 브가 수시로 열리는 바람에 사람이 살기 에는 척박한 지대다.

작전을 펼치기에 적합한 공간이다. 그럼 에도 방위를 점하고 결계를 발동시킬 준비 를 했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은 철두 철미함을 드러낸다.

‘숨어 지낸다고 될 일은 아니지.’

목표는 혹호문 사태가 일어난 직후 거 주지를 옮겼다. 흔적을 지우려고 노력은 했으나, 좁은 땅덩어리에서 벗어날 순 없 다 한국은 주민인증시스템이 꽤나 발달된 국가라, 시간이 걸리기는 했어도 결국 찾 아냈다. 대륙이었다면 꽤 애를 먹었을 것 이다.

목표는 잠재등급이 높다. 하나, 열다섯

살의 소녀에 불과했다. 홀로 주거지를 옮 기고, 신분세탁을 하기는 어렵다. 배후에 누군가 공조했을 가능성이 컸다. 단서를 조합하면 확실했다.

“진입한다”

무리를 이끄는 자가 명을 내렸다.

9명이 촌음간에 공간을 포위하며 접근 했다. 군더더기 없는 일련의 동작이었다.

응?

막 집으로 들어설 때.

뒤틀림이 일어나면서 공간이 변했다. 방금 전까지 있었던 집이 사라지고, 텅 빈 공간이 형성되었다. 멀쩡한공간이 변이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 결계.’

지척까지 접근하고서야 결계를 느꼈다. 굉장히 세밀하고 정교한 데다가 실제와 환 상을 적절히 섞어 놓았다. 추적을 대비한 함정일 공산이 컸다.

그들은 감각을 곤두세우며, 주변을 경 계했다. 부지불식간 튀어나올 변수를 막 기 위한 최적화된 진형이다.

슈아아악!

어둠으로 물들은 공터, 날카로운 예기 가 공간을 갈라왔다.

퍼퍼퍼펑!

귀신의 그리자, 귀영 2조는 민첩했다. 방위를 점하며 각도 없는 궤적에서 날아 온 예기를 막아냈다. 충돌의 여파가 밤의 적막함을 부숴버렸다 예기는 날카로우며 어둠을 투영하고 있었다. 결계의 안과 밖 의구조를 읽었다.

“ 건방진!”

귀영대 2조장, 적풍.

슈앙!

그가 번개처럼 쏘아져 나가 도기(刀氣) 를 부렸다. 칼에서 뿜어져 나간 도기가 촘 촘한 망을 이루어 어둠을 갈가리 찢어발 겼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도륙이 된 채 고 깃덩어리로 화했을 것이다 하나 선혈이 흐르진 않았다

“어딜!”

빈 공터에 칼질을 한 격이다. 그런데도 적풍은 아랑곳하지 않고 장막에 숨은 자 를 추격했다 방금 전의 출수로 손끝에 반 응이 왔었다. 미세한 기의 혼들림이 있다. 습격자는 예상치 못한 타이밍의 반격에 급히 방향을 바꾸었다.

휙!

흐름을 읽은 적풍도 보조를 맞추어 방 향을 틀었다.

투로가 바뀌고 난 후.

휘우우웅!

경력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꽈아아앙!

적풍은 경력을 쳐냈다.

청광이 사납게 포화하며 어둠을 무겁 게 가라앉혔다.

주춤

진격을 멈추었다.

적풍의 안색이 돌변했다. 좀 전의 경력 과는 비교되지 않을 강력한 검공이다. 전 력을 발휘하지 않았다고는 해도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직시했다. 이런 자들이 숨 어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배후 가 점점 더 모호해진다. 어쩌면 예상을 넘 어서는 자들이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 을수도 있다.

“ 연락은?”

“결계의 영향 때문인지 송수신이 안 됩 니다.”

적풍의 미간이 내 천(川) 자를 그렸다. 적의 정체도 모른 채, 술수에 넘어간 꼴이 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었기에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귀영대(鬼影隊) 내에서도 1조 와 2조는 무결점의 전략수행능력을 인정 받고 있었다.

그럼에도 1조와는 구별이 되었다. 적풍

은 각주의 인정을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는 결점이 있어선 안 되었다.

엇박자의 타이밍으로 공격이 지속적으 로 날아왔다

퍼퍼퍼펑!

습격자는 어둠을 장막처럼 두고, 기습 을 가해왔다. 틈을 주지 않으면서도, 반격 을 하며 위력을 늘려 시간을 벌었다 목적 은 뚜렷했다. 시간을 끌면서 내외공이 소 모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군, 전력을 개방한다.’

“존명.”

7대무문과 합의되지 않은 비공식 작전 이다. 7]급적 세가의 본실절기는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상황이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시간을 끌수록 놈들의 함정에 말려들어 갈공산이 컸다.

우우웅!

내부에 감추고 있는 벽력기(露펴氣)가 솟구쳐 오르자 기세가 판이하게 달라졌 다. 뜨겁게 달아오른 육신만큼이나 내력의 활성화는 이성을 흥분시켰다. 이는 좋지 않다.

적풍은 흥분을 가라앉히며 조원을 통 제했다. 이럴 때일수록 냉철해야 한다. 작 전 시 흥분은 실패와 직결되었다

“속성을 열어.”

적풍의 명에 2명의 조원이 속성을 개방 했다.

파팟!

공력이 증폭되었다.

속성은 강화로 본인은 물론 반경 10m 내외까지 강화가 가능하다.

적풍은 귀왕살진(鬼王殺陣)을 가동했다.

강화술이 발동되는 10m의 공간에서 최적화를 이룬 살육의 진이다. 목표물을 반드시 죽여야 할 때 사용한다.

슈아앙

진을 완성한 적풍은 뜸을 들이지 않았 다. 결계의 장막에 숨어 있는 쥐새끼들을 모조리 다추살해 버릴 작정이다.

‘입은하나면충분해.’

한 덩어리가 되어 진격하는 귀영 2조의 기세는 엄청났다. 귀신의 왕이 포효하는 듯 음산한 귀기(鬼氣)를 발산했다. 무공을 익힌 무인도 귀기에 영향을 받을 수 있었 다 스와아왕!

방어를 분쇄한 후 가해진 반격.

뇌전이 칼을 타고 홀러 도의 강기를 이

루었다.

혼원의 뇌강(雷剛).

강화된 속성으로 인해 파괴력이 좀 전

과는 차원이 다르다. 황금색 휘광이 어둠 을분쇄하며, 섬뜩한 예기를발산한다 꽈르르르르!

지축을 흔들어 대며 거죽을 벗겨내는 혼원벽력도의 중반식, 혼원멸살(混元滅殺) 이었다.

부딪침과 함께 폭발하는 공간, 뇌기가 파편처럼 사방으로 튀었다.

충돌의 여파로 어둠의 장막이 강풍에 휘청 이는 해일처럼 출렁거렸다. 하늘을 뒤덮은 결계 속으로 달빛이 비쳐 들어왔 다. 새어 들어오는 월광(月光)의 틈 사이로 검은 무복을 입은 자들이 비쳤다.

눈빛에 맺힌 흔들림이 적풍의 예리한 시야에 잡혔다 사삭!

들썩거렸던 결계가 원래의 자리를 찾았 다

방향을 잡은 적풍은 먹이를 노리는 맹 수가 되어 있었다. 한번 잡은 기회를 놓지 않았다.

슈앙!

장막 속에 숨은 자들은 추격해 오는 귀

영 2조를 향해 연이어 검기를 발출했다. 결계가 흔들렸음에도 검기의 위력은 더욱 강맹해졌다.

‘이동식 결계.’

속성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구석이 있 다. 예상한 대로라면 사람이 결계의 축이 되어 공간을 변환시키고 있는 게 분명하 다. 공격을 담당하는 자들과 결계를 구성 하는 자들이 유기적으로 공수를 전환했 다. 또한 흔들리기는 했어도 반격을 가하 고, 대응이 빨랐다.

‘훈련이잘된 놈들이다:

적풍의 감이 확신하고 있었다. 저놈들

이 혹호문 괴멸과 관련이 있다고, 반드시 한 놈은 사로잡아야 했다.

이후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되었다.

적풍의 예상대로 결계는 이동이 가능 했다. 뇌공을 전력으로 발출 할 때마다 결 계가 갈라지며 틈이 생겼다. 그러나 결계 를 무너뜨리거나, 접근은 용이치는 않았 다. 결계를 흔들고, 접근할 때마다반격이 거셌다.

‘대략 30명.’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소득이 없지는 않았다. 적풍은 결계를 구성하는 자들의 수를 파악했다. 그리고 더 이상 놈 들의 수에 끌려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지치기를 바라겠지만.’

소용없는 짓이다.

적풍의 입가에 살의가 맺혔다.

“섬호, 속성을 개방해라”

후미에서 묵묵히 진의 축을 담당하던 자

눈에 띠지는 않지만 그가 적풍을 제외 하고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어떤 면에 선 그가 핵심이기도 하다.

-전력 회복 원기 충전.

섬호는 전력이 5할까지 떨어졌을 때, 본 래의 전력으로 되돌리는 속성을 갖추었다 하루에 3번까지 가능하다. 보기에는 대단 치 않을 것 같지만, 전투를 해 보면 안다. 지속적으로 전력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유용한 능력인지를

“단번에 쏟아낸다.”

귀왕진을 통해 공력을 적풍의 도에 모 았다

공력전이와 강화속성을 발휘했다.

우우웅!

적풍의 도가 공명음을 토해내었다. 본 신의 내력과 9명의 전력이 응축되었다. 실 상 굉장히 위험한 수법이다. 공력전이를 하여 내력이 합쳐지면 파괴력이 강해지는 건 당연하다. 하나, 육체의 과부하를 감안 해야 한다. 하물며 강화술로 내공까지 몇 배로 폭발시켰다. 조금이라도 잘 못되면 견디지 못하고 산산조각으로 흩어질 것이 다 그럼에도 적풍은 망설이지 않았다 내공융합.

적풍은 저마다 가지는 특성과 내공의 성질에 관계없이 융합이 가능했다. 그는 조원들의 내공을 받아들여 자신의 내공 으로 융합을 한 후, 혼원벽력도를 펼쳐냈 다 쩌어어엉!

어둠을 뚫어내는 뇌전의 역공.

반사되는 빛의 포화에 어둠의 결계가 감당하지 못하고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가두어 두었던 둑이 터져 버리며 결계가 먼지처럼 홑어졌다.

박살나버린 결계.

주변은 본래의 모습을 찾았다

적풍은 전면을 확인했다.

낯선 사내가서 있다.

‘뭐지?’

장막 사이로 비쳐진 30명, 넓게 포진한 채 대기했다.

적풍은 의아한 기색이 완연했다. 악착

같이 결계를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 살충 제 뿌린 벌레처럼 뿔뿔이 흩어져야 하건 만, 예상과 어긋나는 현실이었다.

‘유인책?’

적풍은 서둘러 감각을 극대화했다. 주 변에 함정이나 결계가 더 있나 살폈다. 그 러나 되돌아오는 감각엔 생명체가 잡히지 않았다.

후후

거구의 사내.

그는 적풍의 속을 알고 있다는 듯. 명쾌 한 답해주었다.

“더는 없어.”

적풍은 모골이 송연해지는 오싹한 기 분을 느꼈다. 그러나 덩치만 클 분 나이는 어려 보였다. 애송이에게 각주에게서조차 받아보지 못했던 한기를 느낀다? 함정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이다.

“한데, 걱정하지 말라고는 말 못하겠 다”

“시답지 않은소리하지 마라”

“호오, 정체를밝히라고는안하네.”

“알려줄 테냐?”

“에이, 알면서 왜 그래.”

정우는 박우식을 끝장내고 이 자리에

있었다.

박우식의 공간점프는 꽤나 신선했다. 속성등급이 더 높았다면 시선이 아닌 감 각을 활용했을 텐데, 안타깝게도 박우식 은 7급에 겨우 발을 들인 수준에 불과했 다. 그 이상의 등급이라고 해도 결국에는 같을 꼴을 면치 못했을 테지만. 오밤중에 준비운동을 했다고 쳤다.

‘십년감수했네.’

혹금단 1조.

강태산과 조원들은 간신히 타이밍을 맞췄다. 귀영의 동선을 파악하고, 결계를 펼쳐 놓은 것까지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 만 귀영과 보조를 맞추어서 제시간에 당 도해야만 했다. 더 약해도, 더 강해도 안 된다. 강약 조절이 관건이었다.

시간이야 좀 늦을 수도 있다고? 당치도 않은 소리다. 단주의 명은 절대적이다. 오 라고 했으면, 반드시 정해진 시간이 도착 해야 한다. 변수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이는 흑금단에 대한 단주의 시험이었다. 명을 완수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테스트한 것이다. 단주의 마음에 들지 않 으면 지옥은 아름다운 세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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