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보다 막대사탕보다 더 맛있는 생 육질 의 고깃덩어리들이 5마리나 있었다. 사막 개미에게 막대사탕은 간식에 불과했다. 별 미를 놔두고 간식을 탐하는 곤충은 없었 다 제 3장 다 같이 레벨업 (3)
사막개미가 떼로 달려들자, 조원들은 소름이 돋았다.
팔짱을 낀 채 느긋하게 서 있는 방관자, 정우를 보고 소리쳤다
“어떻게 좀해봐!”
“내 몫은 할게.”
정우도 마냥 구경하고 있지 않았다. 50 마리를 5명이 분담하면 정확히 10마리의 셈이 나온다. 명목상조장이기도 하니, 15 마리까지는 줄여 주기로 했다.
팟
선두로 달리는 개미가 보인다.
정우는 치고 나가면서 손바닥을 휘둘렀 다
빠악!
제대로 날린 싸대기다
위치는 뺨이 아니라 더듬이다.
휘청, 휘청!
후려친 손바닥에 걸린 더듬이가 좌우 로 왔다 갔다 하자 사막개미가 술 취한 사 람처럼 맥을 못 추며 이리저리 혼란을 겪 었다.
-윈드 커터.
바람이 날카로운 칼이 되었다
스적!
남은 한쪽의 더듬이를 바람의 칼날로 잘라냈다. 더듬이가 잘린 사막개미가 방 향을 잡지 못하고 동족 사이로 헤집으며 군집을 흐트러뜨렸다. 개미에게 더듬이는 인간의 오감과 같았다. 오감이 차단당했 으니, 당연한반응이었다.
파앗!
정우의 연계는 물 흐르듯 다음 수로 이 어졌다.
바닥을 차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사막개 미의 대열을 갈랐다. 도중에 개미의 발을 밟아주며 반대쪽으로 뛰어나갔다. 발을 밟힌 개미가 절뚝대며, 화들짝 놀라는 광 경은 생소하게 다가왔다.
후다다다!
정우가 정확히 15마리를 이끌고 사라 졌다
멍!
과정을 지켜본 조원들은 기가 차서 말
이 나오지도 않았다. 설마 개미의 더듬이 에 싸대기를 날리고, 발을 밟고, 모래를 집 어 던질 줄이야 치사한 수의 총집합을 한 과정으로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머뭇거리 고 있을 때가 아니다.
30분후.
주변에 사막개미가 널려 있었다. 정확 히 35마리의 사막개미가 쓰러져 있고, 간 헐적으로 몇 마리만 파닥거렸다.
허억, 허억!
거친 숨소리와 흥건히 적시는 땀방울.
명호, 승현, 재덕, 승구의 현실을 대변
해 주고 있었다 일어설 힘도 없을 만큼 지 쳐 있었다. 살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였 다. 마지막까지 안심할수 없었다. 긴박감 넘치는 혈전이 이어졌었다. 살아생전 경험 하기 힘든 피 말리는 전투였다.
처음 겪어 보는 마물과의 전투에서 생 사투를 벌인 것이다. 여전히 심장이 쿵쾅 거리고 온몸이 떨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심장의 박동과 떨림에 감사한 마음이 먼 저였다, 살아 있다는증표이니.
“젠장죽는줄알았네!”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린다!”
“어쨌든 살았어!”
“우리도 한다면 한다고!”
소심한 녀석들이 포효했다.
주변을 가득 메우는 사막개미의 시체더 미 속에서 최초의 전투를 승리로 장식했 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본인들이 했음에 도 믿기 어려운 전투결과였다. 한 명의 유 니크로서 해냈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그리고 나서야 빈자리가 생각났다.
“조장은?”
“?죽은건아니겠지‘?”
“그럴 리가.”
혼자서 마물을 유인했다. 자신들도 다 같이 유기적으로 협동하지 않았다면 사막 개미의 배 속으로 직행했을 것이다. 그러 나 괴물 같은 조장이다. 간단히 죽어줄 위 인도 절대 아니다. 승산 없는 일에 나섰을 거란생각은 하지 않았다
“조장이 이걸 봤어야 했어.”
“우리 실력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 줄 기회였는데 아깝다?”
“명복이라도 빌어줄까?”
“조장이라면 저승에서도 잘 살고 있을 걸.”
조장에 대한 위로는 3초도 길었다. 본 인들이 만들어낸 공적을 치하하기 위해서 영상으로 저상을 하기 시작했다. 이 와중 에도 기념촬영을 하는 쓸데없는 체력자랑 을하고 있었다.
“그렇게들 좋아‘?”
.
지치지 않은 생생한 목소리가 끼어들었 다. 모두의 시선이 목소리가 들린 방향을 가리켰다 익숙한 외형의 조장 같은 새끼가?
조장이 서 있었다
“ 언제부터?”
“좀 전에.”
홀로 전투를 치렀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멀쩡한, 케이브에 진입할 때와 다르 지 않은 조장이 능글맞게 웃고 있었다 조원들이 가슴을 탕탕 치며 주변을 가 리켰다
“봤지? 우리도 한다면 한다고, 이거 왜 이래!”
“그래봤자 사막개미지.”
3급 마물은 요새 취급도 하지 않는다. 누가 보면 6급 이상의 마물을 처리한 줄 알겠다. 허접한자부심이다.
“무려 35마리나 된다고!”
“그래서 자랑하려고?”
사막개미는 유니크에게 있어 밥이나 마 찬가지다. 걸리면 다 뒈진다. 왜냐? 사막개 미의 약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더듬이가 있는 생명체이니만큼, 더듬이만 떼어내면 사막개미는 자중지란을 일으킨다. 조원들 도 정우의 행동을 보고, 더듬이가 약점임 을 캐치했다. 아니었다면 싸우다가 지쳐서 사막개미의 식량으로 전락했을 것이다
‘눈썰미는 있네.’
사막개미가 하급마'물임은 분명하지만, 약점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컸 다. 전투 전 마물에 대한 사전조사는 필수 였다. 본인의 강함에만 의존하다가는 낭 패를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마물 사냥의 필수조건이며, MT의 목적과 부합 했다.
“내가 더 자랑스럽게 해줄까?”
“자랑스럽게 해주다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오는 길에이런게 있더라고.”
“뭐야 그알같은……?”
정우의 손안에 든 밥알 같이 생긴 알, 사람 머리통보다 컸다. 어디서 저런 알을 가지고 왔을까? 라는 의문은 필요가 없었 다
“설마?”
“후후.”
웃지 마, 새끼야!
평소 욕을 달고 사는 성격들이 아님에 도 이번에는 진짜로 쌍욕이 튀어나오려고 했다.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이고서도 태연 하다니, 이 인간은 우릴 말려 죽이기 위해 하늘이 내린 악마가 분명했다.
“걱정 마, 알이 굉장히 많더라고. 이거 하나 정도는 괜찮잖아”
괜찮기는 뭐가 괜찮다는 거야?
네가 사막개미의 마음을 어떻게 알고 단정하는 거야 조원들의 불안은 곧 현실이 되었다.
정우의 등 뒤로 사막의 모래가 새까맣
게 변하고 있었다. 모래는 황금색을 닮았 다. 그렇다면 날이 어두워지는 건가? 그럴 리가 없다. 햇볕은 쨍쨍하게 내려쬐고 있 었다. 사막이 지형에 따라 기후의 영향을 받는 지역도 아니고. 게다가 꾸물꾸물 빠 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무언가를 애타게 찾는지 기이한 소리를 내었다 휘이이잉!
귀를 아프게 하는, 포효라 해도 틀리지 않다
“사막개미‘?”
“ 빙고.”
답하지 마, 새끼야!
정우의 대답을 듣고 싶어서 한 말이 절 대 아니다. 모래를 덮을 정도의 숫자면, 최 소한 수백은 되어야 한다.
“굳이 셀 필요 없어, 정확히 500마리 야. 나눈 되게 좋거든, 셈도 잘하고.”
정우는 좀 전과 다름없이 먼저 튀어나 갔다
에누리 없이 150마리, 사막개미를군집 에서 떼어냈다.
“살아남으면 자랑거리가 생길 거다.”
“야이! 개새끼야!”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사막개미보다 정우의 사악함에 진저리가 처지는 조원들 이었다. 저 인간은 조장이 아니라, 화를 불 러오는 재앙이 분명했다. 사고를 쳐도 갈 수록 태산에 점입가경이었다
“우린 죽지 않아!”
“죽을수 없어!”
“억울해서 이번엔 못죽어!”
“죽여 버릴 테다!”
조원들과 거리를 벌린 정우는 멈춰 섰 다. 사막개미는 알을 가져간 장본인에 대 한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개미는 개미지.”
수가 많다고 해도 개미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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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의 의지가 공간을 장악하자 사막 개미가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일말의 주 저함도 없이 손을 휘저었다. 마물에 대한 동정은 없다. 인간은 인간을 위해 살아가 는 존재, 인간만을 위한 세상에 나타나지 말았어야 했다.
푸스스!
맹렬한 적의를 뿜어내던 150마리의 사 막개미가 가루가 되어 홑날렸다.
정우는 손을 살짝풀어 보며 현실을 직 시했다.
‘고생 좀해보라는 거군.’
죽이려고 작정했다면 사막개미로 시험 하진 않는다. 골탕을 먹이려는 의도가 있 었다. 정찰 드론, 잘못된 정보전달, 다른 학과와의 거리를 감안하면 그렇다. 이 일 대에서 벌어지는 과정은 영상으로 저장되 지 않고 있었다.
‘걸리기만 해.’
짐작은 된다. 그러나 짐작만으로 움직 이진 않는다. 의심은 일단 묻어두고, 현재 에 최선을 다했다. 의도치 않게 관여하게 된 조원들에게는 훌륭한 선물이 되었다.
“확실히 갈구면 잘한다니까.”
멀찍이서 지켜본 조원들은 생존본능이
뛰어났다. 자신들은 모르고 있지만, 싸우 는 도중 최선의 방법을 찾아나가고 있었 다. 실력 자체는 뛰어나지 않더라도, 최적 화된 마법을 발휘하고 있었다. 최소한으로 최대의 효율성을 발휘했다. 표면적으론 살 려고 발악하는 것처럼 보여도 나쁘지 않 았다.
“그래도 아직은서툴러.”
조원들의 전투에서 허점이 드러날 때였 다
스윽!
정우의 손가락이 가리켰다. 그러자 달 려들었던 사막개미의 움직임이 현격히 느 려졌다 위기를 간파한 명호의 윈드커터가 사막개미의 몸을 갈라냈다.
서걱!
조원들이 35마리를 해치울 때도 지금 처럼 사막개미들을 컨트롤했다. 순전히 본 인들의 노력으로 일구어낸 성과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조원들에게 가장 필요 한 무기는 자신감이었다. 본인의 능력을 제대로 알고, 적재적소에 발휘할 수 있어 야 한다. MM 통해 소심한 성격이라도 극복한다면, 유니크로서 밥벌이는 가능하 게 될 것이다.
슬슬 적응이 되는지, 조원들의 동작에
여유가 생겨났다.
정우의 입꼬리가 사악하게 횐다.
흡사 악마의 유희처럼.
“레벨업 시켜주마. 크크크크!”
복 받은 줄알아라
정우의 손안에 있는 알, 이것이 의미를 대신해준다.
‘미안하지만 너희가 모르모트다.’
정보를 수집해 절대방패를 모았다. 이 녀석들은 조원들보다 더한 소심병 환자들 이다. 능력은 뛰어나지만 소심함 때문에 꺼내서 쓰지 못하고 있었다. 본성을 탈피 하고, 각성하기 위해서는충격요법이 필요 했다. 그러나 충격의 범위를 정확히 파악 해야 훈련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다행히 조원들이 쳇바퀴 속의 쥐를 자처 해주었다.
정우는 일타쌍피, 일거양득을 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