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장 다 같이 레벨업 ⑵
마물이 군집한 사냥터는 드론 정찰로 얻어진 정보를 토대로 인공지능 컴퓨터(AI) 가 종합해 분배된다. 학생들은 정보를 확 인하고 마물을 잡을지 말지를 결정한다.
굳이 잡지 않아도 되지만, 7일은 케이브 에 안에서 보내야 했다. 또한 마물을 사냥 했을 때 나오는 에너지 스톤의 등급과 개 수에 따라서 점수가 매겨진다.
등급이 높을수록, 개수가 많을수록 평 가점수는높다
-북쪽, 사막개미 5마리 포착
정우의 송수신 장치로 연락이 왔다.
이는 조원들도 같이 들었다.
사막개미는 3급의 마물이다. 크기는 Im가량으로 힘이 상당히 좋고, 빠른 축 에 속한다. 그렇다 하나 5마리는 잡을 수 있는 수였다
“다른 조에 비해 가깝기는 한데, 괜찮겠
어?”
등급이 낮다 해도 조원들은 사냥이 처 음이다. 낯설음을 극복하고 마물과 대적 할 담력이 있어야 했다. 유니크가 등장할 초기에는 능력을 개화했음에도 허접한 마 물에게 찢겨 죽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 했었다. 마물의 흉포함에 지레 겁먹어서 일어난 사건이다.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 정우의 느긋 한 태도와 무심한 시선은 소심한 조원들 이라도 오기를 발동하게 했다.
예로부터 사람은 자기를 인정해 주는 사람에게 충성한다고 했다. 반대로 말하 면 무시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본때를 보여주고 싶은 감정적인 동물이기도 하다
“무시하지 말라고.”
“너만큼 아니지만 잡을 수 있다고.”
사막개미의 전투능력은 자료에 나와 있 었다. 근접거리에서 붐어내는 산성분의 침 이 위협적이기는 하지만, 그뿐이다. 원거리 에서 마법을 펼친다면 충분히 해치울 수 있다.
“실수하면 죽을텐데.”
“안 죽어! 막말로 우리가 잡으면 어쩔 거야?”
“잡으면 좋은 거지, 그게 뭐라고 유난을
떠냐.”
“반드시 잡을 테니 넌 지켜보기 해!”
사막개미는 7km 떨어진 지점에 있었 다
정우와 조원들은 걸어서 이동했다. 최 대한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 했다. 마법은 체력과는 크게 상관없는 것 처럼 보?여도, 체력이 고갈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마법은 집중력의 산물이다. 조 금이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제 위력을 내기 힘들다.
“고거 걸었다고 헉헉거리냐.”
“네가 이상한 거야. 원래 이런 날씨에는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이 흐르는 게 정상이잖0E”
“그러게 좀이상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지만, 정우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가보면 알게 될 일이 고, 이미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여기서 돌 아간다 한들, 굶주려 있는 마물이 놓아줄 리 만무하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공교롭다
‘다른 조와도 꽤나 멀리 떨어져 있단 말 이야.’
상공을 보면 드론의 위치도 멀다. 원거 리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고는 하나, 저 처럼 멀리 떨어져 있으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다.
두등
사막개미가 있는 포인트에 도착했다.
인공지능 컴퓨터가 보내준 정보대로 사 막개미가 있었다.
문제는 5마리가 아니라 50마리라는 점 이다. 아무래도 0을 하나 빼서 보낸 듯하 다 꿀꺽!
10배로 늘어난 개체 수에 조원들은 멘 붕이 왔다. 개미는 군집의 생명체다, 수가 많을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진다.
“개미는 잡식성이라지.”
개미의 성향에 대한 친절히 분석해 주 는 정우였다. 실상 개미는 사람이 먹지 못 하는 벌레도 마구잡이로 잡아먹는 군집 의 포식자이기도 한다. 비율로 따지면 인 간보다 족히 몇 배는 먹어치운다.
“야 조용히 좀 해!”
숫자를 보고 조용히 왔던 길로 되돌아 가려 했던 조원들이다. 시끄럽게 떠드는 정우의 입을 막고 싶었다. 아주 동네방네 다 들으라고 떠들었다.
“개미가 소리를 듣는다는 말은 처음 듣 네, 더듬이가 귓구멍이냐?”
“소리도 파동이잖아”
조원들 중 승구는 생물학에 관심이 많 았다. 개미의 더듬이에서 나오는 페르몬은 충분히 청각을 대신할 만큼 예민했다.
“호오, 제법인데.”
정우의 칭찬에도 조원들은 좋아하지 못했다 아니 좋아할 수 있는 상황과는 거 리가 멀었다.
개미들이 돌아봤다. 위치가 노출되고 말았다. 돌아선 개미들, 표정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번들거리는 동공이 입맛을 다시 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과 개미가 달리기를 하면 누가 더 빠를까?
당연히 인간이 더 빠르다. 개미가 아무 리 빨라도 인간을 달리기로 이기지는 못 한다. 하지만 크기가 같다는 가정을 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다다다다!
도망치는 와중, 정우도 조원들을 따랐 다. 옆에서 느긋하게 산보하듯 걷는데, 조 원들의 속도를 상회하고 있었다. 발바닥에 선풍기를 달았나, 사뿐사뿐 날아갔다.
“개미는 지구력도 강하지, 아마.”
“그…걸 말이라고!”
같은 속도로 도망을 친다 해도 개미는 거의 무한체력을 가지고 있었다. 조원들의 저질체력으로는 도망치다가 지쳐서 잡혀 먹기 딱 좋았다. 차라리 마법을 사용해서 거리를 조정하고, 맞서 싸우는 편이 그나 마 나았다. 이대로 도망을 친다 한들, 개미 의 더듬이에 딱 걸렸다
“더듬이가 너희 콧구멍보다 크네.”
“시답지 않은 소릴 할 때야! 대책을 세 워야지?”
“대책? 내가 왜?”
“조장이잖아”
“오자고 한 사람은 내가 아닌데, 지켜보
라며?”
기회다 싶어서 오자고 주장한 조원들 은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저 무 책임한 조장이 자신들을 구원해줄 거란 기대를 해선 안 되었다. 목숨은 스스로 지 켜야 한다는 현실을 체감했다.
“한 명이 희생하면 세 명이 살수 있지.”
“그...걸 말이라고!”
대(大)를 위한 소(小)의 희생, 버림의 미 학이다. 효율을 따지면 지극히 합리적이 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을 과연 효율성으 로 구분 지을 수 있을까? 게다가 본인의 목숨이 달려 있으면 효율성을 언급하지 못한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산수가 틀렸다
“잠깐, 왜 세 명이야”
“난 빼야지.”
개미 따위가 정우의 상대가 될 리 만무 했다.
조원들은 치가 떨렸다. 본인은 언제든 지 도망칠 수 있다는 의미가 되었다. 위험 하다 싶으면 자기들을 버릴 수도 있을 것 이다. 지 혼자만 살겠다고 대놓고 말하다 니, 배신자도 이렇게까지 솔직할 순 없다. 막말로 솔직해서 죽여 버리고 싶다.
“젠장 절대 안죽어!”
“오기로라도 살 테다!”
도망친다고 될 일도 아니고, 맞서 싸워 야했다.
‘통신도 차단됐나:
각자에게 주어진 통신 장치가 작동하고 있다면, 이쯤 됐으면 알아차려야 하는데 주변의 움직임이 없다. 철저한 배제 완벽 한 아웃사이더가 되었다. 하나도 아니고, 연거푸 에러가 발생한다면 그건 우연이라 고 하기 어렵다. 누군가 장난을 치고 있다 는 결론이나온다.
‘나 때문이라면, 하는수 없지.’
사실 이 녀석들이 잘하든 못하든 관심 없지만, 나로 인해 말려들었다. 그렇다면 선택을 달리해야 했다. 빚지고 사는 건 질 색이니까. 그렇기에 일부러 자리를 마련해 줬다. 마물은 비리비리한 마력으로 고생 하는 조원들을 위한 제물이었다.
한데, 사람 심리가 이상하다 그냥 주면 어딘지 모르게 손해를 보는 느낌이다. 빚 을 지는 것도 싫지만, 손해 보는 건 더 싫 다. 이런 걸 두고 좋은 말로 인간적, 속된 말로는 심보가 고약하다고 볼 순 있다.
정우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착하게 살 려고 노력은 하겠으나, 병신 같은 삶은 사 양한다 그리고 참으면 병 생긴다 풀 때는 풀어줘야 했다.
“시체처리는 걱정하지 마. 개미는 식욕 이 왕성하니까, 수도 넉넉하고.”
“시끄러 O 숴시”
죽어도 그냥 죽지 않는다. 겨울철을 대 비해 부위별로 조각조각 나뉘어 죽을 걸 상상하니 소름이 돋았다. 살아도 사로잡 힌 채 개미굴에서 비상식량으로 싱싱하게 기다려야 한다. 배짱이가 놀 대 개미도 놀 았으면 좋겠지만 부지런해서 짜증이 치민 다. 절대 그리되지 않을 것이다. 조원들은 단결했다. 개미들과 싸우려면 단결력이 필 수다.
명호, 승구, 재덕, 승현은 결사항전의 의 지를 불태웠다. 몰려오는 개미들의 대열에 위축되지만, 그런다고 살 수 있는 구멍이 생성되지 않는다. 무책임한 조장을 믿고 있다가는 제 명에 죽지 못한다.
-파이어볼!
.아이스볼!
- 에어애로우!
-막대사탕!
접근하지 못하도록 마법을 사용했다.
직경 20cm의 파이어볼과 아이스볼이 정면을 가로막고, 공기를 압축시킨 단발의 에어애로우가 선두에서 입맛을 다시는 사 막개미를 노렸다. 그 타이밍에 승구가 주 머니 속에 간직하고 있는 당 떨어졌을 때 를 대비해서 가지고 온 막대사탕 1개를 냅 다던졌다.
“호오, 작전은좋은데.”
사막개미도 일반 개미처럼 단 걸 좋아 한다. 습성을 이용한 훌륭한 작전이었다. 확실히 위급해지니까, 이끼가 낀 짱돌이 구르기 시작했다. 삶에 대한 미련과 애착 이 많을수록 효과는 극대화 된다.
콰득!
막대사탕은 단단하다. 깨물어 먹으면
이빨이 부서진다 하지만 개미의 턱관절은 돌멩이도 부순다. 순식간에 막대사탕을 해치우고, 조원들을 향해 입맛을 다셨다.
단걸 먹었더니, 육류가 당기는 모양이 다. 50마리가 우르르 몰려드는 장면은 꽤 나인상적이다.
“사탕 더 있어?”
“애들아 나 당뇨야.”
승구의 키는 175cm, 몸무게 90kg이 다
고도비만초기 단계다.
“그게 어쨌다고!”
“나 쓰러진다고!”
“개미한테 먹히고 싶어!”
“젠장!”
승구는 마지못해 가지고 온 사탕 20개 를 꺼냈다. 당 떨어지기 전에 목숨 줄이 떨 어지게 생긴 마당이다.
“최대한 멀리던지자.”
“내가 바람 마법을 펼칠게.”
“좋았어!”
시간을 벌 방법이 생겼다. 떼를 지어 몰 려가는 개미의 습성을 이용한 탈출 방법 이었다 페르몬 분비가 극대화되기를 바란 다 이야
승구가 막대사탕을 던지고, 승현, 명호, 재덕이 바람마법, 윈드블래스트(돌풍)을 펼쳤다.
휘이잉!
막대사탕이 돌풍을 타고 멀리 날아갔 다
이제 놈들의 시선을?…!
엥?
사막개미가 막대사탕을 돌아보지도 않 는다.
아차
너무 멀리 던졌다
더듬이의 사정거리를 벗어나 버렸다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