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72화 (72/500)

제1 장

l\4T(]Vkmster-training) (2)

하아아!

하라는 정우와 리차드 교수와의 대결을 지켜봤다.

리차드 교수는 뛰어난 마법사다. 인기 없는 학과의 전임교수라고 하기에는 능력 이 아까웠다. 그러나 정우는 무공의 극한 에 이른 절대무인이다. 얼마나 강한지 추 측이 되지 않는다. 그런 정우와의 줄다리 기는 굳이 결과를 보지 않아도 정해져 있 었다. 돌아서는 리차드 교수의 어깨가 오 늘따라 힘이 없어 보였다

“한창 잘나가는 국민여동생에 부잣집 공주님이 웬한숨.”

“너 때문이잖아”

“내가 뭘?”

“적당히 해도 되는 일을 가지고, 끝까지 이럴래?”

“의외로 승부욕이 있으시더라고.”

“사돈 남 말하네.”

정우는 남의 승부욕을 평가하기 전에 자신부터 돌아봐야 했다 자기도 지는 걸 극도로 싫어하면서 누가 누구한테 승부욕 이 강하다고 하는 건지, 똥 뭍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었다.

‘큰일나는 거아냐?’

하라는 현우 선배의 마지막 말이 마음 에 걸렸다. 학교 내에서의 평판만 놓고 보 면 현우 선배는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신 안을 통해 전해진 느낌은 찜찜하기만 했 다 만약 현우 선배가 뒤로 호박씨를 깐다

면?

‘가만히 있을애가아니잖아.’

정우라면 능히 더 큰 호박씨를 까고도 남는다. 굳이 자신을 숨기지도 않는 편이 지만, 정우의 실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이 중에 얼마나 있겠냔 말이다. 같이 공부 한다고 해서 다 같은 학생으로 봐선 안 될 벼-르다

‘말해도 믿지 않을거고.’

정우가 금강문의 문주를 두드려 팼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닌다 한들, 미친년 소 리 듣기 딱 좋았다. 아무도 믿지 않을 거짓 말로분류가 된다 더욱이 하라는 정우의 실체를 만천하

에 공개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가지고 있 는 보물을 굳이 공유할 필요가 있는가. 알 려질수록 날 파리들만 꼬이지. 지금도 윤 정이, 이 금발의 앙큼한 계집이 신경 쓰이 기는 했다. 저 서구적인 남다른 발육은 확 실히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남자란 동물 은 한순간 훅! 충동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 가종종 있었다.

하라는 확답을 받아내야 했다.

“언제갈 거야?”

“조만간가야겠지.”

“쇠불도 단김에 빼라고, 오늘 갈까?”

“그럼 좋아하시겠냐.”

현우 선배와 정우가 엮이기 전에 확실 하게 보장을 받으면 좋겠지만, 서두르다가 대업(大業)을 망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처 음으로 남자를 집에 데려가는 자리였다. 좋은 인상을 보여주어야 했다.

하라는 걱정이 되면서도 기분이 나브지 는 않았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정우의 마 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네 마음만 있으면 돼.”

“백프로는 아니더라도, 괜찮지?”

“사람이 어떻게 백프로일 수가 있냐?”

“신안을 쓰면 또 모르지.”

“네가 그랬잖아, 사람마음 가지고 노는

거 아니라고.”

정우는 선택을 해야 했고, 마음을 정했 다. 그러나 하라에게 전심전력을 다하겠다 고는 하지 않았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은 자신이었다. 하라는 그다음일 수밖에 없다. 어쨌든 여자를 진심으로 대해본 적 이 없었던 정우에게는 큰 변화였다. 여자 를 위해 한 가지쯤은 포기할 수 있었다.

“효린이를 어떻게 정리해야 울지 않을 까, 고민이다.”

“정리는무슨 걔는 아직 애라고.”

“너는아니고?”

“난 당장에라도 임신이 가능한 나이

고.”

“국민여동생의 입에서 임신이란 단어가 튀어나올 줄이야.”

대화가 점입가경으로 홀러가고 있었다. 둘 다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 대범함과 무 심함으로 대변되었다. 말로는 이미 임신하 고, 애 낳고, 오순도순 잘 살고 있었다.

“요즘은 속도위반이 혼수라며, 이러면 할아버지도 어쩔 수 없겠지.”

“딸 키워봤자 아무짝에도 소용없다더 니.”

“웃기시네, 요즘은 딸이 대세야.”

“너 같은 딸 키우면 삶이 아주 피곤할

거다.”

하라는 신안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언제나 선하기는 어렵다. 이는 부모자식 간에도 마찬가지다. 되도록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겠 지만, 신안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까지 읽어내기도한다.

하라가 조급해 하는 이유가 할아버지 와 부모님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재계 서열에 드는 일우그룹과 대한 그룹은 서로 협력 관계에 있는 사업이 꽤 있었다. 이를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혈연으로 맺어 놓는 편이 나았다

“채현우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넌 신 경 쓰지 마라”

“죽이지는 마”

이 인간이 사고를 치면 어디까지 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지금도 뒤로 호박씨 를 까고 있다고 신안이 경고했다.

“설마 난사람을 안죽여. 알잖아?”

“알긴 뭘 알아!”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신안이 통할 테 지만, 아무것도 읽히지 않는 존재가 정우 다. 하라에게 정우는 보이지 않은 실체를 가지고 있기에 신비하며, 두렵기까지 한 존재였다. 알면 알수록 모호해지는, 그래 서 더알고싶었다.

“서로의 사생활은 보장해 주자고.”

“너는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잖아”

“언제는 숨기기나 했고?”

“나 알고 보면 유리잔처럼 섬세하고, 초 콜릿처럼 러블리한소녀다.”

“밑밥깔지마”

한숨을 쉬는 또 다른 여인이 있었다

언제 왔는지 모르지만 하라와 정우의 제공권을 파고들어왔다.

‘너희는 내가 보이지도 않니?’

윤정은 자신을 앞에 두고도 닭살 행각 을 서슴없이 벌이는 정우와 하라의 행동 에 짜증과 답답함이 교차했다. 같이 있으 면서도 소외받고 있어서 더 그렇다

‘내가왜 이러지, 하아!’

윤정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감정적 인 소비를 할 때가 아니다. 인정을 받으려 면 강해져야만 했다. 가문이 아니더라도 내가 이만큼이나 강해졌다는 것을 증명해 야만 한다. 그럴수록 정우의 압도적인 강 함이 탐났다.

? * *

-이름: 하정우

-나이 : 17세

-등급: 3급

자세한 신상명세가 적혀 있는 서류. 이 를 받아든 사내는 무심히 읽었다. 그러나 유독눈빛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현우로서는 예상치 못한 거절이었다. 자신은 일우그룹의 장손이며, 전문학교 내 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실력자다. 또한 다크니스 길드의 정식 길드원이기도 했다. 그런 자신에 비해 정우는 내세울만한 배 경이 없다.

-특이사항: 흑호문의 소흑호, 박기호 를 제압

입학 전부터 이름이 알려져 있는 주요

신입생 안에 소흑호도 포함이 된다. 5급 의 능력치와 혹호문이라는 배경을 안다면 정우의 행동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 다. 설령 실력으로 박기호를 제압했다 해 도 보복당할공산이 컸다.

“운 좋은 녀석이네.”

어느 날 갑자기 흑호문이 괴멸되면서 정우와 소혹호의 마찰은 흐지부지되어 버 렸다. 그러나 운이 나쁜 놈이기도 하다. 놈 은 주제를 모르고 있었다. 자신의 처지를 안다면 알아서 물러서야 했다. 그것이 벌 레들다운 삶이었다.

“벌레에게 어울리는 대접을 해주지.’

적당한 선에서 물러선다면 뭉개지는 않 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제 분수에 맞지 않은 행동을 한다면 벌레다운 최후를 선 사해줄수밖에.

“어려운일은아니겠지요?”

“물론입니다.”

“하긴, 돌발 사고는 언제나 있어왔으니 까요.”

“그렇습니다. 도련님.”

유니크 전문학교의 MT가 열렸다

무문, 길드, 연합에서 유니크가 파견되

었다. 눈에 띄는 학생을 선별하고, 스카우 트하기 위해서다. 검증을 받고, 스카우트 제안이 많을수록 과에 배정되는 점수도 높아진다.

케이브 내에서 시험을 치르기에 전문학 교는 철저한 준비를 해야 했다. 최대한 사 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마물의 수와 등급 을 제한하고, 드론을 운용해 송수신을 확 보했다.

시험에 들어가기 전에 학생들에게 개별 통신장비와 위치 추적 장치를 제공했다 제공된 케이브는 5개다.

길드, 무문, 연합에서 분별해서 가지고

온 케이브 코어를 활용해 만들어진 공간 이다. 이만한 크기의 케이브를 오픈하고, 통제하려면 최소한이 6급 이상이었다. 무 문, 길드, 연합에서 파견된 유니크와 전문 학교의 교수가 케이브를 관리했다.

그렇더라도 MT의 취지와 목적에서 벗 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실전에 가깝게 조성 해 놓았다. 실제로 최소한의 안전장치 외 에는 모든 활동이 조별로 이루어지도록 했다 케이브 안에서의 실전과 훈련, 환경에 대한 적응 돌발변수에 대한 대응을 점수 로 합산해매긴다 마법학과는 리차드 교수의 평가에 의해 서조를 나누었다.

1학기 동안 성적이 좋은 학생과 떨어지 는 학생을 나누고, 활용마법에 따라 최적 의 조합이 되도록 유도했다. 단순한 성적 순이 아니라 MT를 통해 단결력과 실력의 향상을 위한 조합이었다.

“1학년은 3급 마물을 상대할 테니, 배 운 대로만 하면 된다. 그러나 하급 마물이 라고 해도, 마물이다. 용기를 잃지 않되 과욕을 부리지 않도록 자신을 통제해야 할 것이다. 마법사에게 중요한 것은 냉철 함과 통찰력임을 명심하도록.”

1학년에게 큰 기대를 하진 않는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시기다. 1학년은 마물을 경험하고, 대처하는 요령을 터득하는 수 준이면 된다. 간혹, 학년에 상관없이 월등 한 능력을 선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마물 을 상대로 긴장하지 않고 제 역할만 해도 다행이었다

정우는 마법학과 3조 조장을 맡았다.

차명호, 김승현, 이재덕, 맹승구가조원 이다. 현장이 처음이고 마법에 대한확신 이 크지 않은지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조장 우리는 뭘 해야 하는 거지?”

“마물이 나타나면 때려잡으면 돼, 간단

하지?”

“그…게 다야?”

“그럼 뭐?”

첫 실전임에도 긴장은커녕 태연하기만 한 정우였다. 모수나 대책이 있는 줄 알았 던 조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 군다나 마물이 등장하면 때려잡는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었다 조를 이끄는 조 장이라면 조원의 마음을 다잡고, 전투계 획을 세워야 했다. 이러다가는 MT에서 낙 제점을받기 딱좋았다.

‘윤정의 조는 좋겠다:

‘하라의 조는 눈요기라도 하지.’

‘씨부럴, 되는 일이 없네.’

윤정의 마법실력은 검증되었다. 리차드 교수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었다. 같은 조 가 되기를 희망했지만 점수대로 냉혹한 평 가를 한 리차드 교수였다.

그나마 하라의 조가 되었으면 국민여동 생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영광이라도 있 지, 남자 조장에다가 무책임하기까지 하니 답답함이 앞을 가린다

“계획을세워야하지않을까?”

“3급 케이브의 마물 정도는 혼자서도 때려잡을 수 있잖아”

배운 대로 적재적소에 마법을 펼치면 3

급 마물은 얼마든지 사냥 가능하다. 그러 나 첫 실전이라는 두려움과 마물에 대한 공포가 자리하고 있었다. 지닌 능력의 절 반이라도 발휘할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그만큼 처음은 어렵고, 힘들다.

“방심하다가 당할 수도 있다고.”

“정 그렇게 걱정되면 짜 보던가.”

“우리보고 짜라는 거야?”

“아쉬운 사람이 짜야지, 그럼 누가 짜 냐?”

조별잔혹사는 원래 이렇지 않았다. 조 장은 바브고, 조원들은 제 할 일만 한다. 그러나 그 반대였다. 조장이 가장 무책임 했다

“네가조장이잖아.”

“조장이 뭐?”

정우는 밥상을 차리다 못해 수저로 밥 까지 떠서 먹어주는 미련한 짓은 하지 않 는다 같은 학과에 다니는 녀석들일 뿐, 친분 을 유지할 필요도 없고. 3급 케이브조차 도 긴장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애 초에 전문학교에 오지 말았어야 했다. 게 다가 주변에 의지해서는 스스로를 발전시 키지 못한다.

‘살기 위한 발버둥이야말로 가장 훌륭

한훈련방식이지.’

남이 만들어 놓은 결과물에 숟가락만 올려놓으려고 한다면, 결국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지금보다 발전한 자신을 위 해서라도 노력을 하고, 궁리할 필요가 있 다.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을 위 한 일이다. 무엇보다 인간은 궁지에 몰려 야 머리회전이 빠르다.

“단체점수라고 해도 개인이 획득한 점 수는 별개지, 아마.”

자신들과는 상관없다는 정우의 무성의 한 태도에 조원들은 부들부들 몸을 떨었 다. 그러나 감히 대들지는 못했다. 실력도 뛰어나지만, 박기호를 두드려 팬 전적이 있 었다. 자신들의 형편없는 전투력으로는 덤 벼봤자 처맞기 딱 좋았다.

‘조금 세다가 잘난 척하기는!’

‘이렇게 된 이상, 우리끼리라도 보여주 겠어!’

‘해보자 우리도 할수 있다고!’

‘저 새끼만 잘되는꼴 못 보지!’

조원들은 이를 악물었다. 저만 생각하 는 이기적인 놈?이 잘나가는 꼴을 보고 싶 지 않았다.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서라도. 이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한국인 의 유별난 특성과 연관이 되었다. 사촌보 다 잘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다들린다, 이 녀석들아’

지들끼리 모여서 소곤대지만, 정우는 천리청각(千里聽覺)의 소유자다. 귓속말을 해도 어차피 들릴 수밖에 없었다. 저만치 떨어져 있으면서도 소심하게 파이팅을 하 다니, 모아 놓은 녀석들과 대비가 되어 만 감이 교차한다:

‘정말로쓸모없는 거아냐.’

그럼 곤란하다.

5명에게 들어가는 돈도 돈이지만, 시간 과 노력 낭비는 사양하고 싶다. 자칫 절대 방패로서의 속성을 개화하지 못하고 제자 리에 머무른다면 울화가 치밀 터. 그럼 이 제까지의 선한 모습은 사라진다고 봐야 했다. 어쩌면 하늘이 내린 인내력 테스트 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기는 했 다

-곧 MT가 시작됩니다. 순서대로 케이 브에 입장하길 바랍니다.

확성기를 통한 전달사항에 조원들은 깜짝 놀랐다. 들어갈 시간이 됐다는 걸 알 면서도, 막상눈앞의 현실이 되자 두려움 이 앞섰다.

‘아직 못 정했는데.’

‘어떡하지?’

침이 바짝바짝 마르는 조원들이었다. 순서가 줄어들수록 두려움이 더 컸다. 그 러거나 말거나 정우는 호명을 받자 걸어 갔다.

“시간 놓치면 못들어갈텐데.”

“?같이 가!”

케이브에 진입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 다: 시간을 초과하면 입장 자체를 하지 못 한다.

케이브조차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면 마물을 상대할 가치가 없다는 판단이다. 학생들의 결단력과 과감성을 테스트하는 MT의 첫 관문이기도하다 리차드 교수가 케이브 입구에 서 있었

“학생들을 부탁하마.”

“죽지는 않을거예요.”

안심하라고 대답하는 정우였지만, 조원 들은 마른침을 삼켜야 했다. 입이 방정이 었다. 저놈 때문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 포가 밀려왔다. 한편으로 죽지 않겠다는 오기가 발동했다.

“네가그렇다면 그런거겠지.”

리차드 교수는 정우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5륜에 근접한 정우의 마법이라면 3급의 마물은 얼마든지 쓰러뜨릴 수 있었 다

정우는 조원들과 케이브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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