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장 본성이 꿈틀대다
“그 사람들은 누구야?”
“너 지켜주려고고용한사람들이야”
정우는 치료술사를 찾아 동생의 몸을 치료하고, 상처까지도 말끔하게 지웠다. 오늘 있었던 일을 부모님에게는 알리지 않 기로 했다. 많이 놀라긴 했어도 동생은 따 라주었다
“오다가만나서 늦었다고 해.”
“알았어, 오빠. 근데 뭔일 있는건 아니 지‘?”
“아냐, 그런 거.”
“ 믿을게.”
정우는 오늘 벌어진 일에 관해서 수연 이 몰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우연한 사 고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하지만 수연은 똑똑했다.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태연한 척 하는 것은 나 에게 짐을 지우지 않기 위해서다. 언제까 지 철이 없을 줄 알았는데, 오빠를 위할 줄도알고. 다 컸다.
“들어가 봐”
수연을 집에 들여보냈다.
돌아선 정우의 표정은 싸늘하게 식었 다.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동생을 건드 렸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설령 사정이 있 었다 해도 상관하지 않는다.
그딴 건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까.
“가자”
“충!”
정우는 개인적으로 준비해 놓은 비밀 장소로 향했다. 살다 보면 만약의 사태는 불시에 일어난다. 그때를 대비해 금강문에 는 알리지 않고 만든장소다
눈치 빠른 김 총관이라면 알고 있을 수 도 있으나, 알아도 상관없다. 금강문의 호 법이라고 해도, 개인자금으로 장소를 만 들었다. 애초에 사적인 일은 문파와 결부 시키지 않기로 약속도 받았다. 만일 이걸 가지고 트집을 잡는다면, 금강문이 비록 친구의 문파라고 하나 언제든 척을 질 수 있다. 사적인 관계에 연연하진 않는다?
집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 구해 놓은 주 택이다.
비밀 장소라고 해서 인적이 드문 곳을 고르진 않았다. 대중교통이 유용한 지대 를 택했다. 땅값은 적당했고, 흑금단을 인 부로 썼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절감 효과 가 컸다.
도착한 정우는 지하로 내려갔다
어두컴컴하진 않았다. 산뜻한 벽지로 깔끔하게 도배를 해 놓았다. 빛도 적당히 들어와서 피곤하지 않은 공간이다. 줄에 매달려 있는 10명의 사람과 대조를 이루 었다. 전혀 고문을 할 장소처럼 보이지 않 지만 피로 칠해 놓은 듯한 10명은 고깃덩 어리 신세였다 三구 O O O;
신음을 토해내는 자들, 흑영단이었다.
이곳으로 옮겨진 후 줄에 매달린 채 10분 마다 매타작을 받았다
“내려.”
정우의 명에 줄을 내렸다.
철퍼덕!
힘을 잃은 혹영단은 발을 내디디지도 못하고 널브러졌다. 살아생전 받아보지 못 한 극심한 고통과 공포를 겪었다
“쿨럭!”
기침을 할 때마다 핏물이 입으로 토해 졌다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처참 하게 망가져 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사지 가 전부 부스러졌다. 손가락 마디까지 친 절하게 부수고, 으깨어 제 역할을 하지 못 했다.
“여태 자백받지 못하고 뭐한 거야?”
“죄송합니다! 곧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정우의 나지막한 질책에 양용익과 단원 들의 안색이 시퍼렇게 죽어갔다. 아가씨를 제대로 보필하지 않은 책임을 묻는다면 상 상만으로도 끔찍했다
“쿨럭…… 크크크크! 우리한테서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크하하하!”
“저 새끼가돌았나!”
양용익이 번개처럼 튀어나가흑영 1호 의 안면을 후려쳤다. 고개가 돌아가면서 이가 튕겨져 나갔다. 찢겨진 피부가 벌어 져서 핏물을 토했다
“누가나서라고 했어?”
“죄송합니다!”
정우의 시선을 받은 흑영 1호의 동공은 흔들렸다 저 험악한 놈들이 쪽도 못 쓰고 있었다. 동네 깡패들처럼 생겨 가지고 범 상치 않은 무공을 익히고 있었다. 그런데 도 저 어린놈에게 쩔쩔맸다.
“혹호문이겠지.”
정곡을 찌르자 혹영단은 찰나 멈칫했 다. 물음이 아니라 확정적이라서 당황한 것이다.
“말 안 해도 상관은 안 해. 오늘 흑호문 을 칠거니까.”
“치……고싶으■?…면쳐맛!”
혹영 1호는 관계없다는 식으로 대꾸했 지만 내심 놀람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흑 호문은 한국을 대표하는 8대 문파이다. 치고 싶다고 해서 무너질 만큼 약하지 않 았다 어설픈 격장지계를 쓰고 있었다.
“흡기공을 익히고 있다면 8대 문파에 서도 달리 보겠지.”
“무……슨 소리냐!”
“근래에 들어 등급이 높은 유니크가 사 라졌어. 한데 시체조차 찾지 못한 거야 상 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해? 유니크 연 합과 길드, 무문의 눈을 벗어나야 하는데 개인이 가능할까? 그들의 움직임을 아주 잘 아는 자들이어야 해.”
“헛? …소리하지 마라! 네 말을 누가 믿 는단 말이냐!”
혹영 1호는 정우의 심리전에 넘어가 자 신이 흑호문의 무인임을 인정한 꼴이 되었 다. 상대가 개인이라면 혹호문을 건드릴 수 없다 하지만 유니크 연합과 길드, 무문 이 함께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믿고 안 믿고는 중요하지 않아. 흑호문 의 후계가 흡기공을 익혔다는 게 중요하 지.”
“홉?…기공을 익혔다 해도실종사?… 건과는관련이 없다!”
“순진한 소리를 하네. 설령 아니라고 해 도 문제가 될 리 없잖아 이런 좋은 기회를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다고. 나는 그냥 박 기호, 그놈만 잡아서 흡기공을 익혔다는 사실만 증명하면 돼. 그럼 알아서들 물고, 뜯고, 찢어버리겠지. 안그래?”
무문과 길드, 유니크 연합은 겉으론 협 력을 하나, 이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당 장은 힘이 있어도 명분이 없으면 행동하기 어려운 껄끄러운 관계다 명분을 무시하고 공격을 하는 순간, 남은 이들이 연합해 가 만있지 않는다 부르르!
담담히 웃고 있는 정우.
혹영 1호는 소름이 돋았다. 자신이 결 코 착한 사람이라고 여기진 않았지만, 상 대는 그보다 더한 악마성을 가졌다.
“참고로 무너진 흑호문에서 네놈들에 관한 서류가 나오면, 그땐 네놈들 가족들 도 지구상에서 사라질 거란 건 확실하지.”
“악-?…마 같은! 가족은…… 아무 잘못 이 없다!”
혹영 1호는 더 이상 정체를 숨기지 못했
다. 아니, 숨길 수가 없었다. 놈은 충분히 그리하고도 남았다. 무엇보다 알고 있지 않다 해도 사실이 외부로 유출이 되면 혹 호문은 위태롭게 된다.
“이렇게까지 할줄은 몰랐는데, 했다는 건 뭔가 있다는 거겠지.”
박기호와 마찰이 있다 해도, 학생과 학 생의 싸움이었다 이것을 가족으로 연관시 켰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동생을 미 끼로 나를 잡아들이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어쩌면 지금의 유추 가 사실일 수도 있었다
“잠?…깐! 우리로끝내라!”
“끝은 내가 만족해야 끝나는 거야 난 지금 아주 짜증이 치밀어 오르고 있거든. 생각지도 못한 일을 선사해 줘서 고맙기 는 해.”
평화로운 나날이 지속될수록 속에서 응어리가 지고 있었다. 그러나 정우는 달 라지겠다고 약속을 했다. 핑계라면 핑계지 만, 명분이 있어야한다.
정우는 일어섰다.
돌아서 가려고 하자 혹영 1호는 다급해 졌다. 자신들의 죽음만으로 끝나지 않았 다. 저자는 만족을 할 때까지 연관된 모든 것을지울 것이다.
“다?…말하겠다!” 정우의 입꼬리가올라갔다
‘이렇게 아쉬울수가:
그냥 한번 찔러봤는데 넘어왔다. 그런데 이 두근거림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