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마찰 (1)
개강 전 마법에 대한 대강의 개념, 개 론, 기초, 정의를 정립했다. 마법학과에서 필요한 자료와 서재를 제공해주었다. 외부 에 알려지지 않은 정보라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특히 리차드 교수의 마법이론은 흥미로웠다 각각의 마법사마다 가지고 있 는 고유의 성향과 특성, 마법조합을 알수 있었다.
‘자연과 마나를 융합하여 마법을 발휘 하는구나?’
자연과 마나를 융합하는 방식을 몰랐 기에 심장에서 꿈적도 하지 않았던 것이 다 무공과 일맥상통할 거란 예상과는 달 랐다. 자연과 융합하는 교감 능력과 마나 의 양이 상관관계가 있었다. 마나가 넉넉 해도 교감 능력이 부족하면 위력이 떨어지 고, 융합이 뛰어나도 마나양이 부족하면 한계가 있었다. 둘을 조화롭게 수련하여 륜을 늘려나가야 했다.
‘공력을 쌓는 방식하고는 확연히 달라’
속성을 수련하는 방법이 있지만, 속도 가 관건이었다. 꾸준히 수련해도 케이브에 서 얻은 마나의 양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 었다. 리차드 교수가 가르치는 마나 컨트 롤은 아주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 마 독문 마나 컨트롤이 아닌 범용으로 개 발해 놓은 프로토타입의 마나 컨트롤일 것이다
‘리차드 교수에게 인정을 받는 게 급선 무겠네.’
마법을 배우는 이유가 정체기에 도달한
무공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라지만, 허투루 배울 생각은 없다. 마법이나 무공이나 강 해지기 위한수단이다.
‘등급이 낮은게 아쉽긴 해.’
등급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기는 한데, 잠재력이 높았다면 보다 빠르게 속성을 개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케이브에 드나 든 기간을 한정하면 시간을 버린 꼴이 된 다. 그렇다 해도 마나를 얻은 것은 큰 소 득이다 우리나라에 대중적으로 보급되지 않았을 뿐, 마법은 효용성이 무궁무진했 다 중급 마법사만 되어도 속성 카피가 가 능해진다. 마법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범 용성이다. 어떤 속성이든 알고리즘만 파악 하면 얼마든지 복제할 수 있었다
‘때마침이라고 해야하나;
케이브의 진화로 마나를 늘릴 방법도 생겼다. 등급이 낮아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혹금단의 단주로서 케이브 진입이 자유로운 편인만큼, 어떤 면에서는 다른 학생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봐야 했다 부릉!
정우는 학교에 차를 가져왔다
17세가 되면 운전면허를 딸 자격이 생 긴다. 난이도가 과거에 비해 올라갔다고 하나, 어렵지 않게 패스했다.
나온 김이 보험을 들고, H사의 준중형 을 뽑았다. 한국인을 호구 취급한다고 하 여 H사의 인식이 인터넷상에서도 별로 좋 지 않은 편이지만 실제로 사려고 하면 가 격대비 나브지 않았다. 특히 준중형급은 주력차종이라 성능도 괜찮았다. 딱히 정 우가 안정성을 크게 따지는 편도 아니고, 설령 사고가 난다고 해도 자동차 사고로 죽지는 않는다. 차는 망가져도 금강불괴 를 능가하는 정우의 육체가 망가질 리 없 다
‘국산을 애용해야지.’
헬-조선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었다. 그
러나 나고 자란 조국을 비하한다고 해서 현실이 달라지진 않는다. 어느 국가를 가 든 좋지 않은 점이 있다. 바꾸려도 노력도 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해선 신세 한탄밖 에 되지 않는다 물론 애국적인 마인드를 이용하는 정 부와 기업을 무작정 옹호하라는 건 아니 다.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조금이라도 변 화하도록 자기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했 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포기해 버리면, 누 구보다 괴로운 건 바로 자신이 될 테니까.
‘고인물은 썩는 법이고.’
전생의 나에 대한 나름의 정당성을 부
러나 나고 자란 조국을 비하한다고 해서 현실이 달라지진 않는다. 어느 국가를 가 든 좋지 않은 점이 있다. 바꾸려도 노력도 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해선 신세 한탄밖 에 되지 않는다 물론 애국적인 마인드를 이용하는 정 부와 기업을 무작정 옹호하라는 건 아니 다.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조금이라도 변 화하도록 자기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했 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포기해 버리면, 누 구보다 괴로운 건 바로 자신이 될 테니까.
‘고인물은 썩는 법이고.’
전생의 나에 대한 나름의 정당성을 부
나 폭발한다. 물론 욕망의 비틀림이 심했 던 것은 인정하는 바다 내가 원하는 세상 을 만들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고 했 으니까: 주차장에 차를 댔다.
차를 가지고 온 교수와 학생이 꽤 많았 다. 유니크가 되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보다 연봉이 좋은 편이다. 정우의 차 는 외제차에 둘러싸여 있었다.
조경이 잘 되어 있어서 경치를 구경하면 서 걸었다. 마법학과는 따로 분리되어 있 지 않고, 인기 없는 속성학과와 한데 모여 있었다. 보통은 1개 건물에서 10개 정도인 데 25개나 되었다.
마법학과는 3개의 강의실을 사용했다. 연구실과 현장실습실이 필요하기에 규모 가 좀 있어야 했다. 리차드 교수의 위상이 다른 잡과보다는 높았다. 그렇다 해도 잡 과로 분류가 되어 인기 속성학과보다는 대우가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는 도중에 아는 얼굴이 등장했다
수식이 어울리는 박기호였다
‘학교를 다니고 있었네.’
그 망신을 당하고도 학교에 나오다니, 철판 제대로 깔았다 어지간해서는 쪽이 팔려서 칼 물고 자
살했을 만한 충격적인 사고였다.
‘나였다면 과연? ……음, 못 다녔을 거 같네.’
정우는 기호가 보통이 아님을 인정해 주었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무시하고 자기만의 길을 가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 이다. 달리 보면 무인이 가지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주변의 눈이 무서 워 제 실력을 내지 못하는 것만큼 병신 같 은 짓도 없으니까 정우를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다
“후문에서 기다렸었는데 왜 안 나왔
어?”
학교를 떠들썩하게 했던 테스트 똥 투 척 사건의 장본인인 박기호의 인상이 무섭 게 일그러졌다. 그날의 일을 상기하면 여 전히 얼굴이 달아오른다 마주치는사람마다자신을 향해 ‘똥맨’ 이라 부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자식이 알면서 그러는 것 같지 않아서 헷갈린다.
“무슨일 있었어?”
“알것 없고, 강천그자식 내가 말한장 소로데리고나와.”
기호는 그날의 망신이 강천과 관계있다 고 확신했다. 살면서 그렇게까지 배가 아 픈 적이 없었다. 참으려고 해도 참지 못하 고 쏟아내고 말았다. 그런데 심증만 있을 뿐, 증거를 찾지 못했다
“내가 왜?”
정우의 반문에 기호의 인상이 험악해 졌다. 거절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마치 그때의 일을 알고 자신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애초에 모른다는 건 설 득력이 없기는 했다. 요즘이 어떤 시대인 데, 다들 아는 정보를 모를수가 있을까
“이 새끼가 돌았나,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것이지! 어디서 대들어!”
“수업들어야하니까, 좀 비켜줄래‘?”
명백한 무시에 기호는 돌아버릴 것 같
았다. 강천이 무시하니까, 이젠 별 같잖은 것들이 날뛰고 있었다. 별것도 아닌 잡것 들이 제 주제를 모르고 기어올랐다. 같은 학년이라고 해서 다 같은 부류인 줄 안다
“어딜 가, 새끼야”
말 끝나기도 전에 지나쳐 가자 기호는 폭발하고 말았다. 그간의 수치심을 간신 히 억누르고 있었는데, 뚜껑이 제대로 열 렸다.
입학 초에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았건 만 이성의 끈이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다다다다!
성난 멧돼지처럼 정우의 등을 향해 돌
진했다. 딱히 무공을 쓰진 않았다. 잡아서 넘겨버리려는 의도였다. 정우가 무공을 배 웠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휘익!
보이지 않아도 움직임이 뻔히 보인다. 왼발을 축을 세워 반보를 회전하니 기호 의 돌진은 허사가 되고 말았다. 이이서 내 민 오른발이 기호의 왼발을 건드리면서 반 전을 이루었다. 중심축이 허무하게 무너진 기호는 추진력에 밀려 허공을 허우적거리 며 넘어가고 말았다.
탓
허공을 맴돌았던 기호는 팔로 바닥을
짚으며 공중제비 후 착지했다.
빠득!
마법학과를 지원했다기에 피할 거라고 예상 못 했다 하지만 조금 전의 대응은 익 숙지 않은 자의 움직임하고는 거리가 멀 다.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고, 시 기적절하기까지 했다. 무공을 익힌 무인의 동선이다.
“잘도 나를 속였겠다!”
“물어보기라도 했고?”
설령 무공을 익혔다고 해도 까발릴 이 유가 없다. 어떤 놈이 아는 대로 다 알려줄 까? 등신이 아니고서야.
“닥쳐! 이 새끼야!”
“모르는 사람이 물어본다고 답할 이유 는 없겠지만.”
논리적인 모순을 차분히 지적해 주는 정우의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기 호의 심기를 찔러댔다
“네가 그러니까, 따까리들까지 다 떠나 지.”
속성 테스트 때까지만 해도 같이 다니 던 기호의 따까리들이 보이지 않았다. 오 해일 수도 있겠지만 시험장에서 기호가 벌 인 만행으로 인해 떨어져 나간 듯하다. 아 니라도 정우는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감히 네까짓 게 날 모욕해?! 죽엇!”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버린 기호는 눈이 돌아가 버렸다. 그날의 기억이 생생 히 떠오르며 수치심과 모멸감까지 폭발했 다. 흑호문의 보신, 호랑이의 발자국을 형 상케 하는 호보(虎步)가 발현되었다. 짧은 거리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냈다 슈아
호보에 이은 내지르는 권격은 흑호권 의 호격분쇄(虎擊粉碎)다. 굶주린 혹호의 발 톱은 쇠도 부순다고 한다. 독문심법인 혹 호공(黑虎功)이 운용되어 주먹에 힘을 실었 다 강천에 비해 부족할 따름이지, 기호는
결코 만만하지 않은 실력을 보유했다.
푸아앙
간발의 차이로 피해버린 정우는 거리를 조절하며 물러섰다. 상당한 힘이 실렸는 지, 허공을 친 공간이 찢어지며 비명을 토 했다.
겉멋 잔뜩 들어 거들먹거리는 것치고는 배움이 녹록치 않다. 또래에 비해서는 뛰 어났다.
하나, 정우를 대입하면 별 차이 없다. 전투는 항시 절대가 아닌, 상대적이다. 누 가 상대를 하느냐에 따라서 상성과 속성 을 따져야 한다. 하물며 정우에게 기호는 상극이라고 해도 전력 차이가 심하다.
“그만하지.”
“그만하긴 뭘 그만해! 너 같은 벌레들은
바닥을 기어봐야 제정신을 차려!”
기호는 거친 노성을 터뜨리며 정우를 죽일 듯이 달려들었다 정우는 물러서며 기호의 파상공격을 간발의 차이로 피했다.
“싸우는거야? 첫날부터!”
“잠깐, 저거 그때 그 대참사의 주인공이 잖아!”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연이은 헛손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