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32화 (32/500)

폐부를 서늘하게 하는 위화감과 기척 을 숨기는 능력, 통상적으로 알려진 마물 과는 다르다. 홀로 나타났다는 사실이 불 안을 자극했다. 현장에선 결정을 찰나에 해야 한다 신중함도 중요하지만 망설임은 때론 독이 되어 돌아올 수 있었다 제 3장 케이브 코어 (3)

파팟!

신속을 발휘했다. 10년 전보다 속성은 개화되어 몇 배는 더 빨라졌다. 보신과 신 속이 결합하여 속도만큼은 아버지에게도 뒤지지 않는다자부했다.

뇌력광마신공과 결합하여 완성된 금강

팔격의 뇌정금강(雷§金剛)을 펼쳤다. 뇌정 을 품은 쇠의 주먹이었다. 위력은 검증되 고도 남는다.

三7 三7:키

찰나 강현은 보았다.

부릅

인간처럼 생긴, 케이브가 아니라면 인 간이라고 여겼을 마물이 자신의 속도를 보고도 웃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유독 붉 은 입술이 벌어졌다. 날카로운 두 개의 송 곳니가 도드라졌다. 붉디붉은 두 눈이 광 채를 발산했다. 마치 루마니아의 전설, 피 의 사신 드라큘라가 연상되었다.

크윽!

뇌정금강이 닿기 직전, 강현은 신음을 토했다

‘실……수다!’

눈을 봐선 안 되었다. 마물의 두 눈은 강력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조차 도 쉽사리 벗어나지 못할 강력한 마인드 컨트롤(Mind-Control)이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타입의 마물이기도 했다. 도감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새로운 종류의 마물이 분명하다. 가지고 있는 능력이 밝 혀지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젠?…장!’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흔들린 정신은 육체를 컨트롤하지 못했다. 마물이 다가 오고 있음에도 강현은 무기력하게 바라봐 야 하는 형편이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신중해야 했건만 마물이 한수 위였다.

三7 구긔:키

마물이 크게 입을 벌렸다. 대형 박쥐와 마찬가지로 생명체의 피와 생기를 원하고 있었다.

강현은 목을 무방비로 내준 상태였다.

“이 더러운마물이!”

형의 위기를 강우는 가만히 묵과하지 않았다. 육체를 강화한 후, 재빨리 달려들 었다. 가지고 있는 모든 전력을 강권(强章) 에 실었다.

쌔애앵!

동생의 쇄도는 강현이 원하는 것과 정 반대였다.

‘안?… 돼!’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번쩍!

붉은 안광이 공간을 밝혔다. 범위에 얽 힌 강우는 변변한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말았다. 단숨에 정신이 사로잡혀버리고 말았다. 도움이 되기는커녕 순식간에 또 하나의 짐이 되었다.

‘큰일났다!’

강우는 강현보다 성취가 부족한 데다 가, 아버지처럼 단순 과격한 성정을 타고 났다. 정신지배에서 자유롭기 어려웠다. 허무하게 인질을 하나 더 늘린 꼴이다 그구 三?7|

강현에게 다가온 마물은 행동을 취하 지 않았다. 당장에라도 피를 빨아먹을 듯 했는데, 의외였다. 강현과 강우에게 위협 을 가하는 척 시간을 벌어, 남은 이들까지 끌어들이려는 듯하다.

‘우릴 인질로!’

마물은 대형 박쥐를 제물로 내세워 전

력을 확인하고, 가장 강한 정우를 밖으로 유인했다. 자신과 동생, 혹금단의 정신을 지배해 통로를 벗어날 시간을 벌려는 것이 다. 더 나아가 정우가 함부로 움직이지 못 하도록 제한하려는 의도다.

마물의 치밀한 전략에 강현은 절망했 다. 커다란판단 착오였다. 격변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케이브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 었다. 인간이 진화를 한 만큼, 케이브도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이것을 파악하 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다.

“ 대공자!”

부단주 양용익과 단원들이 강현과 강

우를 구줄하기 움직였다. 이대로 대공자 와 이 공자가 마물에게 먹히는 날엔 자신 들은 편히 죽지도 못한다.

강현은 막고 싶었다. 온다고 해도 마물 의 먹잇감이 될 뿐이다.

번쩍!

강현의 바람보다 마물의 안광이 빨랐 다 피처럼 붉은 빛이 자리한 공간, 혹금단 이 빨려 들어가듯 사로잡혔다. 상황이 점 점 더 절망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대 로라면 인질의 수만 더 늘어날 분이다.

꽈아앙

폭발이 일어나며 마물이 거리를 벌렸

차작!

혹금단이 강현과 강우를 에워싸며 진 형을 구축했다. 금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강현과 강우는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 다. 풀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나마 강현 은 마물과 거리가 벌어지면서 말은 할 수 있었다.

“놈은 마인드 컨트롤을 해요. 이상한 것 못느꼈습니까?”

“약간 어지럽기는 했습니다만.”

강현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정신력이라 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자부했건 만, 양용익뿐만 아니라 혹금단 전부 마물 의 통제에서 자유로웠다

‘그동안자만하고 있었구나.’

자기반성을 하는 강현의 태도에, 양용 익은 씁쓸했다. 대공자의 말대로 마물이 쏘아 보낸 안광엔 정신 통제력이 있었다. 대공자를 꼼짝 못 하게 할 정도면 위력은 두말할 필요 없다. 그런데도 자신과 단원 들은 정신 통제에서 손쉽게 벗어났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네.’

정신 통제에서 자유로웠던 것은 단주가 걸어놓은 제혼마공의 공능 때문이다. 마 물이 마인드 컨트롤을 발휘되자, 제혼마 공이 운용되어 영역표시를 했다. 남의 구 역으로 넘어오■지 말라는 제혼마공의 위협 은 철벽처럼 단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착잡하다. 대공자를 혼 들어 놓은 마물의 마인드 컨트롤도 단주 의 금제를 깨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노력 해도 벗어나지 못할 지옥의 무저갱이 따로 없다. 단주의 사악함을 재차 실감하게 해 주는 장면이다.

‘그래, 이번이 기회다!’

대공자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흑금단 은 마물이 아주 강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 었다. 자신들이 전력을 다해도 어쩌지 못 할 능력을 갖추었으면 한다.

크르르!

금제가 통하지 않자 마물의 안면이 무 섭게 일그러졌다. 죽여야 한다는 살의가 뿜어져 나왔다. 본성을 드러낸 마물은 이 제껏 경험하지 못한공포를 주었다

‘위험해!’

마인드 컨트롤을 떠나 마물은 강했다. 피부를 저미는 가공할 기세였다. 흑금단 만으로는 위험했다. 설령 막는다 해도 피 해를줄이기 어렵다.

꽈아아앙!

사방에서 폭발음은 여전히 들려왔다.

마물을 찾기 위해서 정우가 공력을 뿜어 내고 있는 것이다. 거리가 굉장히 멀었다 그것이 강현의 조바심을 부추겼다 “어서 오지 않고 뭐하는 거야!” 정우가 와야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다. 평소엔 차분하고 냉철한 강현 이지만 다급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죽기를 불사하고 대공자와 이 공자를 보호한다!”

“예, 부단주!”

양용익도 마물이 보통이 넘음을 알았 다. 단원들의 진기를 공양받아 권격을 뿌 렸음에도 반진력이 상당했다 70명의 진기 를 받아낼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번에 야말로 아주 좋은 기회였다.

크아아아앙!

마물이 포효를 내지르며 돌진했다.

크윽!

포효에 실린 강력한 살의는 양용익과 단원들의 심령을 파고들었다. 금제가 없었 다면 벌써 정신 충격을 받아 사경을 해매 거나, 아비어미도 몰라봤을 것이다. 물론 혹금단의 멤버 모두 후레자식들이라, 부 모님이 걱정하진 않는다. 항시 부모님에게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나가 뒈져!’였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진짜로 뒈지고 싶 다

찌잉!

마물의 두 눈이 번쩍였다

오싹!

양용익은 느꼈다. 좀 전 똑같은 마인드 컨트롤이 아님을.

그 즉시 단원들의 진력을 하나로 응집 시켰다. 혹금단의 무공은 금강문의 비전 을 잇지 않았다. 정우는 그들에게 제혼마 공과 더불어, 불사수라기공(不死修羅氣功) 을 가르쳤다. 사지가 찢겨져 나가도 죽지 않는 아수라의 기공이다. 그래서 더 불운 했다. 제혼마공으로 정신지배를 받아 죽 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데다가, 설령 운 좋게 중상을 입어도 재생이 된다.

흑금단이 구축한 진은 수라대검진(修羅 大劍陣)이다. 소림의 백팔나한진(百八羅漢陣) 과 자웅을 겨루어도 손색이 없는 정우가 개발한 검진이다.

O O O__P I

기~I~?흐 i

혹금단은 진력을 하나로 일치시켰다. 수라대검진의 정수, 수라멸절(修羅滅絶)을 펼쳤다. 수라의 진력을 단숨에 토해내기에 위력은 천하무쌍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 다 푸아아앙!

땅거죽을 분쇄시키고, 공간을 뒤혼들 었다.

주르륵!

팔이 잘리며 물러선 마물의 입에서 핏 물이 튀었다. 인간의 피와는 다른 검붉은 핏물이 섬뜩하다 쿨럭!

정면을 막아선 양용익을 필두로 단원들 도 피가 섞인 기침을 쏟아냈다. 심각한 내 상임에도 불사수라기공이 발휘되어 원래 의 자리를 찾아갔다.

‘강해’

강현은 흑금단을 다시 봐야 했다. 정우

에게 질질 끌려다니며, 매번 얻어터지기만 하기에 강하다고 생각을 해 보지 않았다. 솔직히 다들 호군줄 알았다. 개개인의 전 투력만 놓고 보면 자신이 위지만, 검진을 구성하면 승패를 장담하기 어렵다. 정우가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을 것 같았 다 응?

잘려 나갔던 마물의 팔이 원래 상태로 회복이 되었다. 상식을 불허하는 가공할 회복력이었다. 하지만 그뿐이 아니다. 정 우가 해치웠던 대형 박쥐의 핏물이 모여들 더니 마물에게 홉수되었다 그러자 마물의 덩치가 좀 전보다 수배로 커져 10m가 넘 는 거인으로 화했다.

크어어어엉!

덩치만 커졌다고 보면 오산이었다 파워 역시도 상승해, 토해내는 포효에 정신과 육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슈아앙!

돌진하며 내지른 마물의 주먹에 수라대 검진이 휘청거린다.

단원 10명이 버티지 못하고 튕겨져 나 갔다. 바닥에 내팽개쳐진 단원은 죽지는 않았지만, 심각한 상처를 입고 숨을 헐떡 였다. 그런데 웃긴 것은 죽어가고 있는 단 원들을 불쌍하게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 다

‘이대로 죽고 싶다!’

혹금단은 마물이 자신들을 죽여줬으 면 하는 바람이다. 자살은 하지 못한다. 그 런 마음을 먹으면 정신이 육체를 괴롭히 고, 썩어 문드러지다 회복이 된다. 그러다 가 광인이 된 놈이 있었다. 단주는 미친놈 에겐 몽둥이가 약이라며 죽을 때까지 팼 다. 웃긴 것은 정신이 원래대로 돌아오기 는 왔다. 단원으로서 가장 충실하게 살아 가고 있었다. 기실 당시의 몽둥이질을 보 고 충실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했다 크어어엉!

마물이 미친 듯이 날뛰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혹금단이 펼치는 수라대 검진의 축을 혼들면서 마력을 쏟아부었 다. 그럴 때마다 수라대검진은 풍랑을 만 난 돛단배처럼 위태위태했다 푸아아앙!

중심을 맡은 양용익마저 튕겨 나갔다. 의지와 상관없이 허공을 나는 양용익은 평온하기만했다.

‘죽는건가?’

거대 마물의 공격이 이대로만 지속되면 짓뭉개질 수 있었다. 그럼 더 이상은 현실 에서 고통받지 않아도 된다.

“죽음으로 충성을!”

“충성을!”

혹금단은 악착같았다. 마물의 파상공 세에 죽기 살기로 달려들었다. 죽기 위해 불속으로 달려드는 부나방이 따로 없었 다 강현은 억지로라도 움직여야 했다. 이대 로 있다가는 몰살이다.

“대체 어디까지 간 거냐?”

강현은 돌아오지 않는 정우를 원망했 다

“가긴 어딜 가.”

목소리가 왼쪽 지척에서 들렸다.

설마하는 심정이었다 바로 옆에 있어서 는 안 되잖아. 그런데 강현의 시선에 정우 가 있었다. 위기라고는 한 올도 전해지지 않는 담담한 미소를 지은 채. 저래도 되나 싶을 만큼 평온하다.

“언제부터 있었던 거야?”

“형이 마인드 컨트롤에 걸릴 때부터.”

그 말을 듣는 순간 강현은 붙잡고 있던 이성의 끈이 끊어져 버릴 뻔했다. 애초에 멀리 가지도 않았다는 의미가 되었다

“이 개? … 아차! ……장난이 심하지 않느 냐!”

“웬장난?난장난친 적 없는데.”

장난이라고 하면 그나마 넘어가려고 했 건만, 아니라고 하니 더 소름이 끼친다. 주 변이 다 죽어 나가도 신경 쓰지 않을 놈인 가? 호기심 가득한 정우의 표정을 보니, 강현은 전신의 털이 곤두섰다

“그럼 우리가 다 죽기를 바란 거야?!”

“그랬으면 끝까지 숨어 있었겠지.”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친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강현의 언성이 유난히 컸다. 자 신의 목숨만 걸려 있다면 모를까, 동생을 비롯한 혹금단도 있었다. 이건 장난이 아 니라도 도가 지나쳤다.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 냐? 그렇다면 속 시원하게 말을 해!”

“자초지종은 저놈부터 끝장내고 말해 줄게.”

정우는 마물에게 걸어가며 윙크를 했 다. 어디 맘대로 놀아보라는 의미가 담겼 다 멍석 깔아 줬는데 제대로 못 놀면 정말 섭섭할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