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25화 (25/500)

제1 장 아르바이트 (5)

치이익!

강천의 공력이 뇌기와 결합하자 스파크 가 거세게 붐어져 나왔다. 화재의 위험이 큰 대련이지만 수련장은 절연체로 이루어 져서 감전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

“나쁘지 않아”

“그 정도가 아닐걸.”

자신감이 충만한 걸 보니 단계를 벗어 난 게 분명하다. 속성은 내공과는 성질이 다르다. 이를 융합하여 자신만의 경지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강천이 범상치 않은 기 재임을 보여주었다. 머리는 둔해도 몸이 천재적이었다 금강문의 후예다운 무식한 육체였다. 문주를 제일 많이 닮은 건 강현, 강우가 아닌 강천이었다.

“와 봐”

“간다!”

정우가 손가락을 까딱하자, 강천이 탄 보를 펼쳤다. 내공이 실린 탄보는 한층 업 그레이드가 되었다. 정우가손을 보기 전 에도 탄보는 빠른 축에 속했지만, 지금과 비교하면 속도 차이가 현격하다.

쌔앵!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강천이다. 속 도 면에서 형들에게 뒤지지 않았다. 탄보 에 이은 뇌기를 머금은 강권(强筆)은 강천 의 성명절기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위력 은 두말하지 않아도 된다. 강현과 강우도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막지 못했었다.

그러나 상대는 정우다.

“여긴가?”

보지도 않고 뻗은 주먹.

버어억!

대충 던진 낚시질에 강천이 걸렸다. 전 번에도 이렇게 허무하게 당했건만, 매번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팽!

단일격.

강천의 신형이 허공을 수 바퀴나 돌았 다가 튕겨 수련장의 외벽을 심하게 두드렸 다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광경이었다 쿠아앙

수련장이 지진이 난 듯 크게 울렸다. 9.0의 강진에서도 버틸 수 있는 내진 설계 가 아니었다면, 벽을 뚫고 나갔을 것이다.

데굴데굴!

맞으면 되돌아오는 거라고 했던가.

정우의 발치까지 굴러온 강천은 천장을 바라보았다. 횐 자위만 남은 채, 의식은 끊 어져 있었다. 멋지게 도발하고, 기세를 뿜 어낸 것치고는 허무한 결말이기는 했다.

“뇌기가 충만하구나.”

주먹에 전달된 강천의 뇌기는 전번보다 확실히 진일보했다. 내공을 뚫고 들어온 뇌기가 한순간 증폭하여 파괴력을 더한 것이다

“전도율이 좋아졌어.”

육체를 금강처럼 단단하게 만드는 것 이 금강문의 목표다. 뇌공(雷功)이 강해질 수록 강철처럼 단단해진 육체가 잘 받아 들였다 속성이 고무였으면 상극이었을 텐 데, 과학의 기본적인 원리와 맞닿아 있었 다

“철은 두드릴수록 단단해지지.”

정우는 강천의 육체를 단련시켜 주기 위해 재차 두드렸다.

퍼퍼퍼퍽!

허공에서 먼지 나게 두들겨 맞는 동생 을 강현과 강우는 멀뚱히 지켜봤다. 정우 의 주먹질은 게틀링건보다 빨랐다. 말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 또한 동생을 위한 훌 륭한 담금질이기도 했다. 맞으면 맞을수 록 육체가 강해졌다

‘기절한 녀석을 두들겨서 깨우는 건 정 우밖에 없을거다’

‘명복을 빈다 동생아’

맞다 보면 강천이 의식을 회복했다.

이때부터.

크아아아악!

비명이 수련장을 메아리친다. 얼굴과 몸, 가리지 않고 두들긴다. 급소도 마다하 지 않고 두들겨서 단단한 신체를 완성해 나갔다. 후일 마누라도 단단함에 반하게 될 것이다.

“그?…만!”

“괜찮아 점점 더 전도율이 좋아지고 있 어.”

두드리고, 접고.

명백한단조(級造) 작업이다.

“내……가무슨 쇠?…냐!”

“쇠보다 단단해질 거다.”

정우는 꼬박꼬박 대꾸를 하며 강천의 억장을 무너뜨렸다. 다른 이도 아니고, 친 구에게 일방적으로 처맞는 심정은 맞아 보지 않고선 잘 모른다. 게다가 너무 아프 다. 뼛속까지 울리다 못해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 있었다.

털썩!

강천은 뭍에 나온 오징어처럼 나른해졌 다. 강철처럼 단단했던 육체가 지금은 무 방비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었다.

드륵!

오늘의 본 무대를 장식할 인물이 등장 했다.

금강문의 대빵.

불패금강 이호극이 문을 열고 들어섰 다

“어디서 청아한소리가 나나 했더니, 네

녀석이었구나.”

“얘가요즘 들어 많이 강해졌더라고요.” 아들의 발전에 아버지로서 부듯함도 잠 시, 정우를 대입하며 투덜거렸다.

“그럼 뭐해. 한주먹거린데.”

“저하고 비교하면 안 됩니다. 아시잖아 요.”

자식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냉정했다

이호극의 눈빛은 과거에도 호안(虎眼)이 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욱 무시 무시한 안광을 뿜어냈다. 속성 등급이 올 라 이제 유니크 8급에 올라서 있었다. 우 리나라에 3명밖에 없는 최강의 절대자가 되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유니크 7급 에 머물러 있었다. 케이브를 개척하거나, 코어를 획득해야 하는데 활동을 하지 않 은 탓이 크다 이호극의 기세에 수련장이 부글부글 끓 었다. 상식을 불허하는 가공할 기세다 전 력이 아님에도 강현, 강우, 강천은 수련장 의 안전지대로 몸을 피신해야 할 지경이 다. 그들에게는 아버지이지만, 주변 사정 을 절대 봐주지 않는다. 본인이 하고 싶으 면 하는 위인이다. 엄마가 요즘 들어 많이 늙어 보이는 이유다.

‘무식함에 무식함을 더하고.’

정우는 속으로 히죽였다. 이호극은 타 고난 무골이다. 10년 전에도 꽤나 강한 축 에 속했는데, 이젠 완숙한 절대강자가 되 어 있었다. 과거에도 이만한 강자는 좀처 럼 만나보기 어렵다. 진강백에 근접하는 무력을 갖추었다.

‘광기를 보태니.’

기세를 끌어올린 호극에겐 광기가 번들 거리고 있었다 사나운 기세만으로 일대를 장악하고도 남는다.

‘확실히 좋네.’

10년 전의 호극은 튼실한 외공에 비해 내공이 부족한 편이었다. 내공증폭이라는 속성이 가미되어 겨우 보완된 정도에 불과 했다.

정우는 호극의 부족한 내공을 위해 심 법을 꺼내놓았다.

-뇌력광마신공(WJ 狂魔神功).

과거 수족이었던 광마(狂魔)의 무공으 로, 정우를 제외하고는 가장 강한 무인이 었다. 순수 전투력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 을 만큼 강력했다. 어지간한 꼴통이었던 철마도, 광마에게는 비비지 않았다. 둘 다 꼴통이지만, 광마는 전투에 미친놈이었 다. 원래부터 미친놈이 뇌력광마신공을 익혔으니, 미친놈 중에서 최강이라는 평 가를붙여도 손색이 없었다

‘물론 공짜는 아니지.’

뇌력을 두른 미친놈을 양산하는 만큼, 뇌력광마신공은 아무나 익히기 어렵다. 타 고난 신력과 단단한 신체를 지니고 있지 않으면 운기행공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해 버리는 수가 있었다. 고로 머리는 둔하지 만, 육체는 단단한 금강문에 안성맞춤의 심공이다. 머리 쓰는 일은 다른 사람이 하 고, 금강문의 무인은 뇌력광마신공을 익 히면 된다

‘그래도싸게 넘겼지.’

정우는 신공을 넘기는 대가로 협상을

했다.

협상은 재정을 담당하는 김 총관이 대 신 나섰다. 이호극은 무공만 강하지 현실 감각이 부족한 편이었다. 원하는 것이 있 으면 카드로 지르고 보는 스타일이라, 김 총관의 속을 썩였다. 그나마 금강문이 사 업장 등록을 하고, 법인 형식으로 운용이 되기에 세금 절약은 되었다.

-알다시피 신공의 가치는 어마어마해 요.

-얼마면 되겠느냐?

-100 억이면 어때요?

-너무 비싸다.

-다른 문파에 넘길까요?

정우는 몸소 뇌력광마신공의 위력을 보 였었다. 금강문의 뒷산 암벽의 일부를 부 셨다. 사전에 위력 검증은 당연했다. 극강 의 파괴력에 김 총관은 골이 지끈거렸었 다. 이호극은 그 엄청난 파괴력에 무조건 사라고 압박을 가했었다. 집안이 거덜 나 도 가지고 싶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것이 다. 집안의 주인이라면 책임감을 가져야 하나, 이호극은 책임감과 거리가 멀었다. 거대한 무책임으로 무장했다.

-100억을 주고 나면 우린 몇 해를 손가 락만 빨고 지내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겠 니?

-10 억에 줄수도 있어요.

- 정말?

100억이 10억이 되니 김 총관의 동공 에 생기가 돌았었다

-대신 제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 주어 야해요.

-그건 좀 힘들겠구나. 이런 말 내입으 로 하긴 부끄럽지만, 8대 문파 중에서도 우리는 정보에서 뒤쳐져 있거든. 심하게 말하면 눈 뜬 장님이나 마찬가지야 김 총관은 욕심은 나지만 거짓말로 둘 러대진 않았었다. 정우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었다. 재정을 총괄하는 입장을 감안 하면 김 총관은 좋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현실을 제대로 파악할 줄 알았다. 그래서 타협안을 제시했고, 협상에 응했다.

‘호법에 연봉 3억이면 그럭저럭 괜찮은 아르바이트지.’

정우의 신분은 현재 금강문의 호법이 다. 일반적으로 문파의 호법은 문주를 지 키는 수호검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 다. 권력의 핵심으로 문주 바로 아래 총 관, 장로와 대등한 위치였다. 정우로선 전 공을 잘 살린 아르바이트가 되었다.

10년 전부터 정우는 금강문의 호법이었

고, 물가 상승률을 기반으로 연봉을 꾸준 히 받았다.

금강문으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뇌력 광마신공과 금강신공을 얻음으로써 문파의 전력이 몇 배 이상상승했다. 이는 단순 수치로 계산이 되지 않는다. 10년은 문파의 내실을 키우는 시간이었으니, 지 금부터는 대외적으로도 위상을 떨칠 수 있었다.

그뿐이 아니다.

정우는 금강문에 가르침을 내렸다. 기 실 이것 하나만 가지고도 연봉 3억의 가치 는 하고도 남는다. 거의 공짜나 다름이 없 다고 생각한다. 전생에서도 절대고수의 가 르침은 만금으로도 살 수 없다고 했다. 싸 게 넘겼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적으로 이용하려면 어쩔 수 없지.’

정우의 정신 나이가 수백 년이라고 해 도 육체는 어린 축에 속했다. 아르바이트 라 해도 연봉이 3억이면 고액연봉자에 해 당이 된다. 그리되면 세금 부분에서 문제 가 생길 수밖에 없다 김 총관의 재량으로 명의가 다른 통장 을 만들어 관리하고, 카드만 따로 받았다. 딱히 쓸 데가 많지 않아 10년 동안의 연 봉은 꾸준히 쌓여 있는 상태다.

“한눈을팔다니! 죽어맛!”

상념에 젖은 정우를 깨우는 호극의 일 갈이었다.

충만한 공력이 실린 외침이 공기를 층 층이 분산시켜 귓구멍을 테러했다. 이 아 저씨의 호전성은 여전히 혈기왕성하다. 여 기에 뇌력광마신공이 더해져 아무도 말리 지 못한다.

금강문에서 대적자는 정우뿐이다

후아아앙!

거친 파공성과 함께 정우와 호극이 격

돌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