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1화 (1/500)

프롤로그

-우주는 무한하다. 우린 그렇게 배워왔 다. 우주가 그렇다면 차원은 또 어떠할까? 무한한 우주의 제곱, 어쩌면 3제곱쯤 된 다고 보면 맞을까?

-인간은 창조신을 믿지 않는다. 우주의 법칙에 의해 생성, 소멸되는 과학적인 증 명을 믿는다. 차원 역시도 그렇다고 생각 할것이다.

■이는 인간의 오만이다. 차원에 대한 이 해는 인간이 관여해서도, 관여할 수도 없 는분야다.

-여기서 알아야 할 진실이 있다. 차원 은 유한하다. 생명력이 다한 차원은 새로 운 차원의 거름이 된다.

-그럼 어떤 차원이 소멸하게 될 것인가? 다윈의 진화론과 비슷한 맥락이다. 약육 강식, 진화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차원 역 시도 먹이사슬의 흐름을 따를 분이다.

-이는 창조의 법칙이 만들어 놓은 흐름이다.

할것이다.

-이는 인간의 오만이다. 차원에 대한 이 해는 인간이 관여해서도, 관여할 수도 없 는분야다

-여기서 알아야 할 진실이 있다. 차원 은 유한하다. 생명력이 다한 차원은 새로 운 차원의 거름이 된다.

-그럼 어떤 차원이 소멸하게 될 것인가? 다윈의 진화론과 비슷한 맥락이다. 약육 강식, 진화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차원 역 시도 먹이사슬의 흐름을 따를 분이다.

-이는 창조의 법칙이 만들어 놓은 흐름이다.

제1 장 악연 (1)

강호 무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헤아리 기 어려운 수많은 무공이 탄생하고, 무인 이 등장하여 무림을 이룬다. 인간이 육체 로 발휘할 수 있는 극의를 이룬 자들의 집 합체다.

어떤 시대든 무림은 평온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이는 인간의 본질적인 맥락과 연관이 있다. 갓 태어난 아기는 본능에 충실하다. 삶을 살아가야 하는 목적보다 강력한 생 존 욕구만 있다. 성장하면서 규율과 법칙, 관습을 익혀 절제할분이다.

무인은 강함을 추구하는 존재다. 자기 절제와 수양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무인은 강함을 추구하며, 강해지기 위해 매진한 다 그럼 강해지면?

절대적인 힘을 갖춘 무인이 있다 치자. 세상이 정해놓은 규범, 규칙, 관습, 법을 준수할 무인이 얼마나 될까?

자기 자신에게 물어봐라.

만상을 초월한 절대자가 산속에 틀어 박혀 은인자중하며 살 수 있을 것 같은가? 이는 정(正)을 추구하는 무인도 마찬가지 다. 뼈가 부서져라 무공을 익혀 고수가 되 었는데, 평생 산속에 틀어박혀 무위자연 하며 조용히 살기를 바랄까?

개중 몇몇은 특이한 놈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

하나, 사람들 전부가 달마나 노자처럼

초탈한 삶을 살진 못한다. 대부분은 뽐내 고, 확인하고 싶어 한다. 정(正)을 추구하 든, 마<魔)를 추구하든, 패 (W 를 추구하든. 결론은 드러내기를 선호하는 무인들의 호 전성을 간과할 수 없다.

강함을 확인할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 까?

어렵지 않다.

겨룸이다.

싸워봐야 강한지, 약한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패배를 인정하고 얌전히 물러날 것이냐 다. 그런 무인은 좀처럼 보지 못했다. 무인 의 복수는 강산이 변해도 끝나지 않는다 고했다.

왜 그런 말이 나왔을까?

무인치고속 넓은놈본 적이 없다. 겉으 로는 호협(豪依)이네, 대협(大使)이네를 논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밴댕이 소갈딱지 보다 좁아터졌다.

무림은 호전성 강한 무인들의 집합체 다. 평범한 사람도 권력을 위해 분란을 일 으킨다. 하물며 강력한 무력을 소유한 무 인이 얌전하게 지낼 거란 기대는 하지 않 는 게 이롭다. 속된 말로 굶주린 호랑이보 고 고기 먹지 말고, 풀 뜯어 먹으라는 소리 다

결국 무림의 역사는 환란, 또 환란, 그 리고 또 환란으로 종결된다.

평탄한 날을꼽기도 어렵다. 태평성대(太 平聖代), 그건 그야말로 환상에 젖은 몽상 가의 헛소리가 불과하다 이런 얘기를 왜 하냐고?

왜겠어?

답나오잖아

내가 바로 그 무인이자 환란의 주재자 야 오랜 고생 끝에 힘이 생겼고, 좀 써 보 겠다는데 왜 그렇게 방해를 하는 거야? 인간의 기본 성향이잖아. 난 본능에 충실 했을 뿐이라고. 이보다 더 인간적인 사람 이 어디 있어.

하아아아'!

그놈만 없었으면

질긴 인연, 악연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하늘도 무심하지, 나를 보내고 왜 이놈을 또 내보내. 내 억장 무너지는 거 보려는 것 도아니고.

강호 무림의 역사에 혈풍(血風)은 10년 단위로 불어왔다. 알다시피 속이 좁은 놈 들이라 어찌 보면 10년도 많이 참은 것이 다. 실상, 소소한 충돌까지 셈하면 매년, 매월, 매일, 매시, 매분 벌어졌으니까.

수많은 충돌 중에서도 대혈풍(大血風) 은 다섯 차례로 나눈다.

나누는 기준이 뭐냐고?

살상된 무인의 수로 보면 돼.

기본 단위가 1만이 넘지 않으면 혈풍 축 에도 끼지 못하고, 최소한 10만은 넘어야 대혈풍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난 20만이다.

크크크크!

미안 자랑이야

대혈풍, 다른 말로는환란의 시대.

다섯 차례면 200년을 주기로 벌어졌다

는 견적이나온다.

자; 들어봐:

-1 차대혈풍.

천마(天魔)의 난(亂)으로 불린다.

단일 문파로는 최강인 마교(魔敎)의 지 존, 3대 천마의 고난과 역경을 그린 눈물 없이는 차마 볼 수 없는 분투기다. 마교는 항시 독고다이다. 일대일로는 가장 강하 다 당시 정을 추구하는 백도의 단결력은 가히 괘씸한수준이었다. 저들끼리 담합해 서 대륙 전체를 나누어 먹는 꼴을 지켜보 기 질리잖아 그거 좀 같이 또이또이 하자 는데 새끼들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럼 빡쳐? 안빡쳐?

천마는 마교도를 총집결해 백도를 쳤 다

숫자만 믿고 까분 백도 무림은 천마의 가공할 무력에 짓밟혔다. 당대의 절대고 수는 천마의 각개격파에 모조리 다 죽었 다. 일대일이면 필승, 1대 5면 쪼까 힘들었 기에 각개격파가 답이었다. 참고로 전대 천마는 절대고수의 한 축에 불과했다. 3대 천마가유난히 강하고, 아름다우며, 세련 되었다. 전대 천마를 쩌리로 만드는 가공 할 무력을 소유했다.

백도의 절대고수가 죽었으니 천마의 세 상이나 다름이 없었다. 완전 노 난 거다. 하고 싶은 것 다 해도 되는 세상이 열렸다.

웬걸?

천마의 바람은 신룡(神龍)의 등장에 꺾 이고 말았다.

산통 깨는 망할놈의 신룡!

용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쌍놈의 용!

대사도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악마의 화신이여, 천벌을 달게 받아 라!”

“이런 미친 새끼!”

천벌이 무릎 꿇고 손들면 끝나는 거냐? 어떤 미친놈이 죽음을 달게 받아 3대 천마의 분노는 지극히 당연했다. 신룡과 천마는 만나자마자 치고받았다. 곱게 끝나지 않을 악연의 시작이었다.

신룡은 강했다. 그러나 천마는 더 강했 다

그런데 천마는죽었다.

강한 놈이 왜 죽었냐고?

신룡은 미친놈이라니까.

자신을 불살라 악을 징벌한다는 기치 를 내세워 주저하지 않고 동귀어진했다. 처음부터 동귀어진이 목적이었던 것이다.

수작을 알았다면 정면대응 하지 않았을 거다.

이 치사한 신룡 놈아!

-2 차대혈풍.

수라(修羅)의 화신(化身)이 주인공이다.

그는 전대 혈풍의 주역, 천마보다 진일 보한 기량을 선보였다. 중원 무림은 속수 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당대의 오 천존(五天尊)이 합공을 했음에도 300초 만에 패배했다.

전무후무(前無後無)의 아수라 그 자체였 다. 그 어떤 무공도 그에게는 통하지 않았 다. 수라의 마검(魔劍)이 대륙을 철저하게 유린했다.

그런 수라의 행보 앞에 검의 절대자, 검 절(劍絶)이 등장했다. 검절은 수라의 강력 한 패도(퓨道)를 우직하게 막아섰다.

“수라의 화신이여, 천벌을 달게 받아 라!”

“이런 미친 새끼!”

또 달게 받으라네!

당과 주는거냐!

웃기는 개소리를 잘도 하고 있었다.

어차피 말로는끝나지 않는다.

검절은 강했다.

수라는 더 강했다.

그런데 수라가 죽었다.

또 왜 죽었냐고?

검절은 반듯하게 생긴 것과 달리 간교 한 놈■이야 우직하기는 개불! 독을 썼다니 까. 최후의 일격을 선사하면 뭐하냐고. 내 가죽게 생겼는데.

‘에이, 또죽었네.’

-3 차대혈풍

피의 그림자가 대륙을 집어삼켰다. 그 는 강했다. 독보지존을 이룰 최강의 무인 이다. 당대의 절대고수는 추풍낙엽처럼 쓰 러졌다. 격차를 더욱 벌였다고 봐도 무방 했다

그래. 이때쯤 나타나는놈이 있지.

혈영(血影)이 가는 길에 하늘의 굳은 의 지를 이어받는 새끼가 나타났다.

혈영과 천강(天强)의 격전이 벌어졌다.

“독 따위는 통하지 않아!”

“이번엔 고독이다.”

고독?

그거 남만에서 파생된 징그러운 생명체 잖아. 그건 둘째 치고 싸우기 전에 몸 상 태를 확인했었다

“대체 언제?”

“일전에여자를품었을 테지.”

여자까지 이용한 거냐?

“이 치사한 자식!”

“치사하다니 그녀의 남편을 네놈이 죽 이지 않았느냐.”

“혈풍에 휘말린 사람 중에 누가 죽었는 지 내가 어떻게 알아!”

일일이 세면서 신상명세를 작성하며 죽 이라는 거야 뭐야?

고독이 작용하자 능력이 반감되었다

그래도 포기 못 하겠다.

오기가 발동한 혈영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고독을 제거할 시간을 벌기 위 해 처절하게 몸부림쳤다. 그러나 천강(天 剛)은 집요했다.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 다. 전신을 불살라 피의 그림자를 태웠다

“너……그만좀해!”

-4 차대혈풍.

독의 제왕이 탄생했다. 그는 기어이 독 의 마신이 되어 대륙을 순식간에 혈수로 녹였다. 앞을 가로막을 수 있는 자는 존재 하지 않았다. 독왕은 독은 물론 각종 무 공에도 능통했다. 비범하며 완전무결한 무력을지녔다.

당대의 절대고수, 대륙십천(大陸十天)이

독공에 녹아내리는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 었다. 대륙의 어떤 무인도 감히 독왕의 혈 로를 막지 못했다. 이젠 독왕의 시대라 불 려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은 독 왕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았다 불의 화신이 등장했다.

화령(火靈)의 신기가 독의 제왕을 막아 섰다.

“상성죽이네.”

“악행은 이제 끝이다.”

독의 상극은불 이는 무공의 기본 논리 다

비슷한 실력이라면 말이지.

“상성 따위로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 아?!”

“악은선을 이기지 못한다.”

독왕의 독수는 화기마저 능가했다. 절 대자의 발악이 상성을 극복한 것이다. 참 으로 눈물겹도록 기특한 노력이지 않은가. 이보다 더 노력파는 없을 거다. 천재로 태 어나 성실함까지 겸비했다.

웬걸!

화령에겐 통하지 않았다.

“이거 뭐야?”

“하늘이 내려준 신기이니라”

“치……사하게!”

독이 통하지 않는 전설의 보갑, 천룡갑 (天龍甲)을 화령이 두르고 있었다.

불리하게 진행이 되어야 하나, 독왕은 검에도 조예가 깊었다. 문제는 화령의 각 오였다. 그는 동귀어진을 마다하지 않았 다. 독왕이 독수를 펼치고 실패하는 찰나 를 놓치지 않고 영혼을 던졌다

“야…… 이 개새끼……야!”

제1 장 악연 ⑵

-5 차대혈풍.

인간은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 력한다. 하나, 역사는 끊임없이 되풀이되 곤 했다. 흥망성세는 자연의 지극히 당연 한 섭리이기 때문이다. 썩은 세상을 부수 기 위해선 피를 홀려야 하며, 새로운 세상 은 시간이 흘러 고인 물이 된다. 역사의 잘 못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각오도 부질없 다. 지나간 역사가 이를 증명해준다 혈교의 교주, 혈신(血神) 잔사인.

변황을 군림하는 4개의 하늘을 제압했 다. 무력은 초월경에 도달해 있었다. 인간 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을 최강의 마인이 다. 그는 무력을 숨기지 않았다. 막을 테면 막아보라는 식으로 대륙을 공격했다. 그 가 이끄는 5백의 혈풍단(血風團)은 천하무 적이었다. 당대의 대방파인 대응방(大M房) 을 반 시진 만에 초토화시켰다.

잔사인은 거침없이 진격했다. 현 대륙의

십대고수(十代高手)를 10초식 만에 부수어 버리고, 혈교 천하를 이루기 직전이다.

“이때쯤 나올 줄 알았다. 안 나오면 그 게 더 이상하지.”

잔사인은 기다리고 있었다. 등장하지 않았으면 심심해질 뻔했다.

하늘을 대신해 악을 처단할 대륙의 구 원자.

신검성(神劍城)의 성주, 검성(劍聖) 진강 백.

쇠락한 무림의 정의를 되살리고, 무너 진 세력을 규합 정의맹(正義盟)을 결성했 다. 그는 맹주가 되어 혈교와 치열한 전투 를 벌였다.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많은 무 인이 전장에서 희생되었다. 강호 무림의 역사를 장식할 최악의 혈전이다.

혈교와 정의맹은 장장 3년에 걸쳐 쉬지 않고 치고받았다.

마침내.

잔사인과 진강백이 천목산(天目山)에서 최후의 결전을 펼치게 되었다. 생사대적에 어울릴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대결이었다. 둘 다 인간의 범주를 아득히 초월하여 천 목산 일대를 부셔놓았다. 혈신과 검성의 목숨을 건 사투였다.

상당한 진력을 소모하고 난 후, 숨을 고

르는 소강상태가 되었을 때.

하아아‘!

깊은 한숨에 잔사인의 본심이 홀러나 왔다.

“이쯤하자”

“그대야말로.”

“너 자꾸 왜 이러냐? 그 정도 했으면 됐 잖아”

“그대가 멈추어야 끝나는 일이다.”

둘의 대화가 예상과는 달랐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부글부글!

잔사인은 짜증과 부아가 치밀어 올랐

다. 저 벽창호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했다. 초지일관, 일관성 하나는 알아주어야 했 다. 꽉 막혀서 숨 막히게 만든다. 사람이 말을 하면 타협점을 찾거나, 노력이라도 해야지. 이게 보자 보자 하니까, 내가 정말 보자기로 보이는 건가. 아량을 발휘해서 좋게 말하면 좀 들어라

“꼭 다 된 밥에 재를 뿌려야 속이 시원 하냐? 너 그것도 병이야.”

“멈추면 그만이거늘, 악의 씨는 변하지 를 않는구나.”

세상이 안다면 까무러칠 대화가 이어졌 다. 한두 번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과 거의 기록들이 회귀한다.

“적당히 해, 새끼야”

“내가 아니면 누가 마굴에 가겠는가?”

“마굴 좋아하시네 그럼 이 세상은 아 름답기만 했냐. 내가 아니더라도 세상은 참혹했어. 넌 꼭 나만 건드리고 있잖아”

“그대야말로 악의 화신이기 때문이다.”

잔사인의 전생은 독왕(毒王)이었고, 혈 영(血影)이었으며, 전대에는 수라(修羅), 그 이전에는 천마(天魔)였다. 대륙의 혈풍을 주도한 악의 화신이 그의 진면목이다.

그때마다 진강백이 나타났다. 이전에는 화령신수(火靈神手), 그 이전에는 천강(天 强), 그 이전에는 검절(劍絶), 그 이전에는 신룡(神龍) 으로.

신분이 다르고, 얼굴 가죽이 바뀌었어 도 두 사람의 영혼은 같았다. 전생의 악연 이 이어지며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중이 다 하늘의 농간이 아니고서야 1번도 아니 고 5번이나.

잔사인은 분노보다 짜증과 허망함이 자리했다. 대륙을 손에 넣기 위해 4번이나 도전을 했음에도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것 도 다 이룰 찰나에 번번이 진강백이 등장 해 초를 쳤다 초 치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 못해 대가의 반열에 들었다.

그건 인정해준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수많은 무인을 도륙하고서도 그런 말 이 나오는가!”

그럼 우리 적당히 나누어 먹을래? 라고 말로 타협하라는 거냐. 그런다고 양보해 줄 무림인가. 말이 안 되는 소리를 당연하 게 하고 있었다. 인간은 자기 것을 나누는 생명체가 절대 아니다.

“무인은 칼에 살고, 칼에 죽는다고 했 어.”

“궤변으로 행위를 정당화하지 마라”

잔사인은 과거를 돌이켜 봤다. 각성한 시기는 20살이었다. 그전까지는 전생을 모른 채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갔다 그 환 경이 문제다. 마교, 혈천신교, 수라교, 독 왕교, 해동혈교로 점철되었다. 살아온 바 탕이 악마의 씨앗이 될 수밖에 없도록 안 배되었다

‘환경이 다르면 나도 저렇게 됐을까?’

잔사인의 고민은 자라온 환경에서 시 작되었다. 필생의 대적자인 진강백은 매번 백도의 구세주를 자처하고 있었다. 환경적 으로 백도의 영웅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 다 하면 그 반대가 되면 어떨까? 내가 놈의 환경에서 자라고, 놈이 나의 환경에서 자 란다면.

이제와 그런 생각을 한들 부질없기는 하다.

‘하늘의 뜻이라고! 그렇다면 이번엔 확 실하게 끊어주마’

전생의 반복은 하늘의 농간이 분명하 다 그렇지 않고서야반복될 리 없다. 지긋 지긋한 운명의 사슬을 잘라낼 때가 왔다.

“나를 죽이면 그걸로 족하냐. 목숨까지 희생해 가면서. 그런다고 사람들이 얼마나 칭송해 줄 것 같아. 너도 알잖아. 사람이 란 족속은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미 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아보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있는 법이다. 그러나 악의 씨앗을 처단하지 않고선 사람다운 세상을 만들수 없지 않는가?”

“까놓고 말해보자. 내가 만든 세상이 왜 암울할 거라고만 생각하냐? 난 지금의 체계와 법칙이 만인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아. 일부의 기득권만 사람답 게 살아가는 세상이 정상이라고 보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 해서 수많은 사람의 피를 요구

할 자격은 네게 없다. 네가 무엇이라고 그 들을 죽이고, 살리겠다는 것이냐!”

잔사인은 피로함을 느꼈다. 무림의 법칙 은 피로 이루어졌다. 법칙을 바꾸기 위해 서는 당연히 피를 홀려야 한다. 오랜 세월 굳어져 버린 법칙이 말 몇 마디로 바뀌진 않는다. 그건 참으로 오만한 발상이다. 하 지만 놈의 신념도 맞다. 기존의 체계에 맞 물려 있는 자들도 살기 위해 발악하기 마 련이니.

‘더럽게 귀찮네.’

세상을 바꾸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꾼 다. 말은 좋다. 하지만 다 개소리다. 나는 나의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 살아왔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맘대로 좌지우지할 세상을 만들려고 했다.

“이타적인 것도 정도가 있는 거야 넌 즐 기지도 못했잖아”

“인생은 즐기라고 있는 게 아니다. 희생 의 숭고함을 그대는 알 리 없겠지.”

“사람이 오욕칠정이 아닌 숭고함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너도 참 불쌍하다.”

“그것이 나의 정의다. 모욕하지 마라”

잔사인의 대륙정벌은 오랜 시간과 공을 들였다. 하루아침에 ‘오늘부터 대륙’이라 는 기치를 내세우진 않았다. 그러면서도 짬짬이 인생을 즐기기도 했다. 한편 진강 백은 오롯이 정의구현을 위해 제 한목숨 을 걸고 있었다. 삶의 굴곡 없이 정의만을 위해 매진한 인간이다.

“네 인생이니 두말하지 않으마. 그러니 이젠 그만 가라.”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끝났어. 선천지기까지 쏟아낸 주제에 어떻게 날 이기겠다는 거야.”

“그대는 확실히 무공에 관해서는 천재 다. 하지만 정의는 무너지지 않는다.”

“동귀어진이 또통할 것같아?”

잔사인은 오늘을 벼르고 또 별렀다. 일

전에 당했던 개수작을 대비해 만반의 준 비를 했다. 독에 대한 면역력 증가를 위한 만독불침과 금강불괴를 이루어 그 어떤 독도 통하지 않는다

“네놈과의 질긴 악연을 끊어내기 위해 준비한게 있지.”

진강백의 표정이 바뀌었다.

주변의 흐름이 달라졌음을 확인했다.

“무슨짓을?”

“네놈만 꼼수를 부릴 줄 안다면, 착각 이야”

잔사인은 몇 차례의 실패를 경험하면서 도 진강백과는 정면대결을 고수했다. 까 놓고 말하면 일종의 오기였다 실력으로는 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번번이 암수에 걸려 동귀어진을 당하고 나니 짜증이 치 밀어 오를 수밖에. 이번엔 진강백이 꼼수 를쓰기 전에 선수를 쳤다.

“역천무한진이다. 네놈과의 악연에 종 지부를 찍어주마”

역천무한진(逆天無限陣)은 4차례의 전투 를 분석하여 완성한 잔사인의 역작이다. 하늘의 뜻이 진정 그렇다면 고리를 끊어내 기로 마음먹었다. 운명이란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늘의 농간에 장단맞춰주기 싫다.

우웅!

발동된 진은 거대한 감옥이었다

“그 전에 승부를 내야겠지.”

“승부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 다.”

진강백은 깨달아야 했다. 선천진기를 운용하고 있음에도 잔사인과의 싸움은 힘 에 부쳤다. 전생의 경험으로 끊임없이 강 해졌지만, 차이는 벌어지기만 했다. 천부 적인 능력에서 잔사인이 위에 있었다. 그 가 정면대결을 고집하지 않았다면 동귀어 진도 어려웠을 것이다. 자신보고 우직하다 고 하지만, 그도 만만치 않았다.

퍼퍼펑!

권과 검이 부딪치며 천둥과 벼락을 형 성했다. 그러나 곧 검의 궤적이 권의 흐름 에 잡아먹혔다. 잔사인이 회심을 미소를 지었다.

푸앗!

거침없이 내지른 주먹이 진강백의 심장 을 꿰뚫었다. 진강백도 금강불괴를 이루었 다 하나, 잔사인의 권경은 극강의 전사경 (회전권경)을 내포했다. 안으로 파고들어가 진강백의 근원을 갈가리 부셔버렸다. 이번 에야말로 질긴 운명과 전생의 고리를 완전 히 끊어낼 수 있었다.

“역시 강하군.”

“그만포기하고 편히 가.”

보내 줄 때 좀 가라. 약한 놈 괴롭히는 걸 즐기는 변태도 아니고.

“안타깝게도 그럴수가없다”

“뭐라는 거야?”

“타는 냄새나지 않나?”

진강백이 남은 진력을 모조리 다 폭발 시키며 잔사인을 끌어안았다.

와락!

이 새끼가 마지막에 와서 돌았나. 왜 끌 어안고 지랄이야. 그러나 그런 의도가 아 님을 깨달았다. 그제야 무언가가 타들어 가고 있음을 파악했다.

“진천뇌력탄이다.”

1발로도 성을 날려버릴 악마의 병기, 벽 력자(麗麗者)의 역작이다. 진천뇌력탄(震天 雷方炭)을 1발도 아니고, 수백 발을 천목산 에 매장했다.

“대체 언제?”

“3차 혈전을 치를 때 준비를 해놨었다.”

진강백의 치밀함과 준비성에 잔사인은 치를 떨었다. 이 인간은 절대 만만히 봐선 안 되었다. 방심하면 허를 찌르기 일쑤다

“그런다고 내가 못 빠져나갈 것 같아!”

“생문이 사라졌을 텐데.”

역천무한진엔 유일한 생문이 존재한다. 그건 결계를 구성하는 잔사인에 한해서 다. 중심축이 자신과 연결되어 있었다. 당 연히 원하면 생문이 열리게 된다. 그런데 지금 생문이 닫혔다.

“설마?”

“천목산은 처음 그대와 마주했을 때부 터 구상했던 장소다.”

“진짜준비성 하나는 철저하네.”

완벽한 준비를 했다고 여겼건만, 진강 백의 노림수는 천년대계를 그려놓고 있었 다. 타고난 재능이 우직함에 역전의 빌미 를 제공한 꼴이다. 거북이의 우직함이 날 랜 토끼의 발목을 잡아챈 격이다.

“넌 그렇게도 내가 밉냐?”

“밉진 않다”

“차라리 욕을할것이지.”

무지하게 얄밉다

죽어가면서도 저리 태평해도 되는 거 냐.

“그대와 나의 운명, 받아들이면 편안하 다”

“개소리하지 마!”

가공할 폭발력이 한 점을 중심으로 휘 몰아치며, 흡수되었다. 잔사인은 진강백이 폭발의 중심축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화령의 정수를 이어받은 계승자다. 자신 스스로 불의 근원, 즉 기름이 되어 불타오 르고 있었다.

‘제기랄!’

역천무한진이 진천뇌력 탄과 합류하면 서 잔사인과 진강백을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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