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537화 (537/553)

# 537

제 537화

535.

[치료의 길 - 다섯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1분 안에 모든 생명의 구슬을 복구하십시오.]

[복구 실패 시 생명의 구슬이 파괴됩니다.]

다섯 번째 관문은 두 번째 관문과 비슷했다.

복구해야 할 구슬이 한 개에서 다섯 개로 늘었다는 것을 빼면 완전히 같았다.

[모든 생명의 구슬을 복구하셨습니다.]

[출구가 열립니다.]

그그긍

수혁은 바로 구슬들을 향해 힐을 시전했고 가뿐히 다섯 번째 관문을 돌파할 수 있었다.

출구를 향해 걸음을 옮기며 수혁은 생각했다.

‘여섯 번째가 문제네.’

이제 남은 것은 분신과의 전투뿐이었다.

치료 속성에 공격 마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적기는 하지만 분명 존재했다.

문제는 적중률.

그렇지 않아도 공격 마법의 수가 적은데 맞추기가 매우 힘든 편이었다.

‘한 방만 맞추면 될 것 같은데.’

여태까지 마주했던 분신과의 전투를 생각하면 한 번, 딱 한 번만 적중시키면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치료의 길 - 여섯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치료의 마법진이 발동되었습니다.]

[1분 뒤 라피드의 분신[치료]가 소환됩니다.]

[라피드의 분신[치료]와의 싸움에서 승리하십시오.]

여섯 번째 관문에 도착한 수혁은 마법진 중앙을 바라보며 분신이 소환되길 기다렸다.

‘한번 이야기해볼까?’

분신과의 조우는 이제 마지막이었다.

마지막이니 이야기를 한번 나눠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눠보자.’

수혁은 대화를 나누기로 결정을 내렸다.

[라피드의 분신[치료]가 소환되었습니다.]

이내 분신이 소환되었고 수혁은 분신을 바라보았다.

“오오, 후예여!”

분신은 수혁을 보며 놀란 듯 감탄을 내뱉었다.

“내가 마지막이라니! 정말 대단하구나 후예여!”

“…….”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분신의 말을 경청할 뿐이었다.

“지금 그대의 힘이라면!”

분신 역시 수혁이 답이 없음에도 계속해서 외침을 이어 나갔다.

“크라스! 그 녀석을 봉인할 수 있다! 아니, 소멸시킬 수도 있겠지!”

표정뿐만 아니라 목소리에도 흥분이 가득했다.

스윽

분신이 손을 들어 수혁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대의 앞길에 행운이 함께하길.”

[라피드의 분신[치료]가 축복합니다.]

[토피앙 크라스에게 받는 데미지가 10% 감소합니다.]

[토피앙 크라스에게 주는 데미지가 10% 증가합니다.]

‘축복?’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관문의 통과 조건은 전투였다.

그런데 축복이라니?

상상도 못 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 수혁은 더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스아악……

분신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수혁은 사라지는 분신을 보며 생각했다.

‘마지막이라서? 아니면 원래 치료는 이렇게 끝나나?’

전혀 생각지 못한 전개였다.

[라피드의 분신[치료]가 소멸되었습니다.]

[치료의 길 - 여섯 번째 관문을 통과하셨습니다.]

[치료의 길 - 보상의 방으로 워프합니다.]

[치료의 증표를 획득합니다.]

[모든 증표를 보유 중입니다.]

[퀘스트 ‘중앙 마탑으로’가 생성되었습니다.]

이내 분신이 완전히 사라졌고 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났다.

스아악!

[보상 상자를 선택해주십시오.]

[획득 가능한 상자 : 1]

보상의 방에 도착한 수혁은 상자를 확인하기 전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 ‘중앙 마탑으로’를 확인했다.

<중앙 마탑으로>

모든 증표를 모은 당신.

당신은 이제 중앙 마탑으로 가 중앙 부마탑장 코알을 만나 중앙 마탑장 자리에 도전할 수 있다.

중앙 마탑으로 가 마탑장에 도전하라!

[불의 증표 : 1 / 1]

[독의 증표 : 1 / 1]

.

.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완료 조건은 간단했다.

중앙 부마탑장 코알을 만나 마탑장 자리에 도전하는 것.

물론 도전이라고 할 것도 없다.

현재 중앙 마탑장은 공석.

증표를 가져가기만 해도 된다.

수혁은 퀘스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차원 도서관에 갈 수 있다.

‘어떻게 생겼을까.’

수혁은 차원 도서관의 내부를 상상해보았다.

‘엄청 크겠지?’

평범한 도서관이 아니다.

모든 책이 존재하는 도서관이다.

거기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책들 역시 추가되는 곳이었다.

보통 큰 게 아닐 것이다.

차원 도서관 내부 모습에 대해 상상하던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상자들을 확인했다.

‘공격, 지속, 범위라…….’

상자 앞에 쓰여 있는 단어를 확인한 수혁은 걸음을 옮겼다.

단어를 확인한 순간 결정이 났다.

[범위 상자를 획득하시겠습니까?]

수혁이 선택한 상자는 바로 범위였다.

공격은 아마도 힐량이 늘어날 것이고 지속은 힐 지속 시간을 늘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미 수혁의 힐량은 지속 시간이 필요 없을 정도로 엄청났다.

애초에 선택은 범위로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치료의 수정 - 범위를 획득합니다.]

[치료의 수정 - 범위를 사용하셨습니다.]

[영구적으로 치료 속성 스킬 범위가 5% 증가합니다.]

수정을 통해 스킬 범위를 증가시킨 수혁은 바로 워프 마법진을 통해 치료의 마탑으로 돌아갔다.

“허허, 역시 빨리 왔구만!”

카츄는 수혁을 보며 예상했다는 듯 껄껄 웃으며 외쳤다.

“바로 갈 생각인가?”

그리고 이어 물었다.

“네, 바로 갈 생각입니다.”

“그러면 이제 중앙 마탑장님으로 호칭을 바꿔야 되겠군!”

“…….”

수혁은 카츄의 말에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그럼 계승식 때 뵙겠습니다. 중앙 마탑장님.”

카츄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예, 그때 뵙겠습니다.”

수혁 역시 따라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뒤 치료의 마탑에서 나왔다.

치료의 마탑에서 나온 수혁은 바로 중앙 마탑으로 향했다.

코알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얼마 뒤 수혁은 중앙 마탑에 도착했고 걸음을 멈췄다.

“수혁 님을 뵙습니다.”

이미 치료의 마탑에서 소식을 전해 받은 것일까?

중앙 부마탑장 코알이 내려와 있었다.

“안녕하세요.”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코알의 인사에 답했다.

“오시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코알은 앞장서 걸음을 옮겼고 수혁은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야, 수혁이 중앙 마탑에 왔다는 건…….”

“증표를 다 모았나 본데?”

“대박 사건, 그러면 이제 중앙 마탑장이 되는 거야?”

“아마도 그런 듯?”

“미친, 빨리 마당에 글 올려야지.”

“야야, 퀘스트 깨야지!”

“지금 퀘스트가 문제냐! 구독자 늘릴 엄청난 기회를!”

그 어떤 마탑보다 많은 수의 유저들이 오고 가는 중앙 마탑이었다.

수많은 유저가 수혁을 알아보았고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유저들의 웅성거림에 수혁은 약간의 부담, 그리고 엄청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끼이익

이내 수혁은 목적지인 코알의 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든 증표를 모으셨다고 전해 받았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코알이 말했다.

수혁은 코알의 말에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나란히 정렬시켜둔 증표들을 하나씩 꺼내 탁자 위에 내려놓기 시작했다.

독의 증표를 시작으로 마지막 치료의 증표까지 모든 증표를 내려놓은 수혁은 코알을 보았다.

코알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증표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모든 증표를 모아 오셨군요!”

한동안 증표를 바라보던 코알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

“바로 준비를 시작하겠습니다. 넉넉히 6일이면 준비가 끝이 날 겁니다.”

[퀘스트 ‘중앙 마탑으로’를 완료하셨습니다.]

코알의 말이 끝나고 퀘스트가 완료됐다.

“……?”

그러나 수혁은 퀘스트 완료에 관심을 줄 수 없었다.

의아한 표정으로 코알을 볼 뿐이었다.

‘준비?’

바로 코알의 말 때문이었다.

무엇을 준비한다는 것일까?

느낌이 좋지 않았다.

‘설마……!’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것에 수혁은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코알에게 물었다.

“혹시 그 준비가 계승식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예, 맞습니다.”

“아…….”

수혁은 코알의 답에 탄성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면…….’

바로 중앙 마탑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중앙 마탑장이 된 후 바로 차원 도서관에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

6일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차원 도서관에 갈 생각에 들떠 있던 수혁은 지금의 상황을 믿고 싶지 않았다.

“최대한 빨리 준비하면 얼마나 걸릴까요?”

수혁이 물었다.

넉넉히 6일이라고 했으니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었다.

“……5일은 필요합니다.”

수혁의 물음에 코알은 잠시 생각하고는 답했다.

라피드 이후 단 한 번도 마탑장을 배출하지 못한 중앙 마탑이었다.

즉, 계승식 역시 처음이었다.

아무리 빨리 준비한다고 해도 실수가 없어야 하기에 단축을 한다고 해도 최소 5일은 필요했다.

“…….”

코알의 답에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무슨 문제라도……?”

수혁의 표정에서 이상함을 느낀 코알이 조심스레 물었다.

“……아닙니다.”

고개를 가로저으며 물음에 답을 한 수혁은 이어 물었다.

“혹시 제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나요?”

계승식의 주인공은 수혁이었다.

중앙 마탑에서 준비를 한다고 했으니 따로 뭔가를 준비할 필요는 없겠지만 계획 같은 것은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따로 준비하실 것은 없습니다! 잠시…….”

코알은 물음에 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책상으로 가서 얇은 책을 가지고 돌아왔다.

스윽

코알은 가지고 온 책을 수혁에게 내밀며 말했다.

“계승식에 대한 책입니다. 한번 보시면 계승식을 진행하는 데 있어 아주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수혁은 감사를 표하며 책을 받았다.

“수혁 님.”

그리고 코알이 나지막이 수혁의 이름을 불렀다.

“네.”

“하나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코알의 분위기가 변했기 때문이었다.

방금 전까지 코알의 분위기는 가벼웠다.

그러나 지금은 매우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다.

“말씀하세요.”

“혹시…….”

말끝을 흐린 코알은 수혁의 눈치를 살피고는 이어 말했다.

“라피드 님의 진전을 이어받으셨습니까?”

“……!”

그리고 이어진 코알의 말에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수혁이 후예라는 것은 파비앙도 모른다.

그런데 코알이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설마 흑월?’

물론 수혁이 후예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흑월이었다.

코알이 흑월과 관련 있는 것일까?

그래서 수혁이 후예라는 것을 묻는 것일까?

‘아니야, 그 정보에는…….’

그러나 얼마 전 브리니스에게 받은 정보에는 코알이 존재하지 않았다.

즉, 코알은 흑월과 관련이 없다.

‘아티펙트 같은 게 있나 보네.’

중앙 마탑은 라피드의 마탑이었다.

후예의 등장을 알리는 아티펙트가 있을 가능성은 충분했다.

“예, 맞습니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코알에게 답했다.

지금 상황에서 라피드의 후예라는 것을 숨길 이유가 없었다.

“역시 그랬군요.”

코알은 수혁의 말에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끄덕임을 멈춘 코알이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전해 드릴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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