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4
제 524화
522.
<악몽의 마왕 자라바라켄>
6마계는 악몽에 갇혀 있다.
악몽을 파괴하고 진짜 6마계에 진입하라!
[악몽의 동상 : 0 / 8]
퀘스트 보상 : 퀘스트 - 악몽의 마왕 자라바라켄2
‘여기가 가짜 6마계라는 건가?’
연중이 말한 대로 6마계 퀘스트는 앞서 진행한 7, 8, 9마계와 달랐다.
“정찰해 봤는데.”
퀘스트 창을 보고 있던 수혁은 연중의 말에 고개를 돌려 연중을 보았다.
“몬스터가 한 마리도 안 보여.”
“몬스터가?”
“응.”
수혁은 연중의 말에 세계 지도 창을 보았다.
“……!”
그리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없어?’
원래 세계 지도 창에는 지역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몬스터도 나온다.
그런데 지역 이름은 보이는데 몬스터가 보이지 않았다.
연중이 정찰을 했음에도 몬스터를 만나지 못한 이유는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근처 지역만 없는 게 아니었다.
현재 모험 스텟이 높아져 탐지 범위가 어마어마하게 넓은 상황이었고 수많은 지역이 밝혀져 있었다.
그런데 그 많은 지역 중 단 한 곳도 몬스터가 보이지 않았다.
“세계 지도 확인해봤는데 근처가 아니라 아예 몬스터가 없는 것 같아.”
“……그래?”
“응, 악몽의 동상 파괴해야 진짜 퀘스트가 시작될 것 같은데?”
“으음…….”
연중은 침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수혁이 이어 말했다.
“내가 할게.”
연중과 사냥왕이 악몽의 동상을 파괴하기에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풍과 세계 지도 창이 있는 수혁이 개입한다면 그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일단 근처에 3개가 있으니까.’
수혁은 세계 지도 창을 보았다.
세계 지도 창에는 빨간 점이 찍혀 있었고 그 위에는 ‘악몽의 동상’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세계 지도 창에 나와 있는 거야?”
연중이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응, 일단 3개.”
“우리가 도울 수 있을까?”
“음…….”
이번에는 수혁이 침음을 내뱉었다.
“멀리 있어서 혼자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풍이랑 같이 가면 금방 갈 수 있을 테니.”
지도 창에 나와 있는 악몽의 동상 위치는 이곳에서 상당히 멀었다.
거기다 애초에 악몽의 동상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연중과 사냥왕이 도착한다고 해도 파괴하지 못하고 역으로 당할 수 있다.
“내가 다 파괴할 동안 잠시 휴식하는 게 어때?”
수혁이 물었다.
마냥 기다리는 것은 좋지 않다.
차라리 악몽의 동상을 파괴하는 동안 휴식을 취하고 진짜 6마계에 진입한 뒤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어떻게 할까요?”
연중이 사냥왕에게 물었다.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냥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휴식하는 걸로 하죠!”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결정 나자 수혁이 말했다.
“끝나면 연락할게. 연락드릴게요.”
“응.”
“네.”
연중과 사냥왕은 휴식을 알리기 위해 길드원들에게 갔다.
그리고 수혁은 풍을 소환해 비행을 시작했다.
‘은신처도 진짜 6마계에 있으려나?’
비행을 시작한 후 수혁은 지도 창을 보았다.
라피드의 은신처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동상을 전부 파괴하고 진짜 6마계에 진입해야 은신처도 나타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니구나.’
지도 창에 은신처가 나타났다.
‘동상 하나 파괴하고 바로 가야겠네.’
은신처에 가면 6마계에 대한 정보가 있을 것이었다.
수혁은 동상 하나를 파괴하고 바로 은신처에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아빠, 저기 뭔가 있어요.
얼마 뒤 풍이 말했다.
수혁은 풍의 말에 첫 번째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깨닫고 전방을 바라보았다.
전방에 10m 크기의 거대한 동상이 보였다.
악몽의 동상임이 분명했다.
“……?”
그리고 동상을 본 수혁의 표정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수혁이 의아해한 이유.
‘타란브니스?’
동상이 타란브니스와 똑 닮았기 때문이었다.
‘설마 마왕들을 본뜬 동상들인 건가?’
아무래도 악몽의 동상은 마왕들의 모습을 본뜬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파괴해야 할 동상의 수가 8개라는 점이었다.
‘크라스가 없는 건가? 아니면 레이오느? 자라바라켄? 노르칸두?’
어떤 마왕이 없는 것인지 궁금했다.
마왕들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토피앙 크라스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영혼을 나누어 본 모습이 없는 레이오느가 없는 것인지, 혹은 이곳 6마계의 마왕인 자라바라켄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크라스의 수하가 아니라 동맹을 맺은 2마계의 마왕 노르칸두가 없는 것인지.
‘파괴하다 보면 알 수 있겠지.’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은 동상과 가까워지자 풍에게 말했다.
“풍아, 내려가자.”
풍은 바로 하강했고 얼마 뒤 지상에 도착한 수혁은 혹시나 동상을 파괴하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풍을 역소환시켰다.
그리고 동상을 향해 다가갔다.
[악몽의 동상 - 파괴의 마왕 타란브니스가 깨어납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역시 그냥 파괴가 아니었구나.’
이미 움직이지 않을까 예상했던 수혁은 오른손을 들었다.
그리고 타란브니스 동상이 움직이자마자 입을 열었다.
“섬광.”
스아악!
수혁의 오른손에서 광선이 쏘아져 날아갔다.
속도도 빠르고 거리도 가까워 광선은 1초도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했고 그대로 동상을 뚫고 지나갔다.
수혁은 당연히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 수혁은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쿵! 쿵!
타란브니스 동상은 가슴 부근에 구멍이 났음에도 쓰러지지 않았다.
‘동상이라 그런가?’
데미지가 부족한 것은 아닐 것이다.
동상 따위가 진짜 ‘마왕’보다 강할 리 없다.
아마도 쓰러지지 않은 이유는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대표적으로 골렘들도 팔이나 다리나 몸통이 파괴되어도 핵이 파괴되지 않는 이상 쓰러지지 않는다.
동상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윽
수혁은 손을 내렸고 광선 역시 따라 움직이며 동상의 이곳저곳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섬광의 지속 시간은 20초였다.
동상이 크기는 했지만 모든 곳을 훑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거기다 모든 곳을 훑을 필요도 없었다.
녀석의 허리 부근에 광선이 도착한 순간.
[악몽의 핵을 파괴하셨습니다.]
메시지가 나타났고 타란브니스 동상이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이어 수혁에게 박살 나지 않은 부분에 쩍쩍 금이 나타나더니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쿵!
잔해들이 지상으로 추락하며 굉음이 울려 퍼졌다.
[악몽의 동상 - 파괴의 마왕 타란브니스가 파괴되었습니다.]
굉음을 들으며 메시지를 본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어 조건을 확인했다.
0에서 1로 올라가 있었다.
‘이제 가볼까.’
확인을 마친 수혁은 펫 창을 열어 풍을 소환했다.
은신처에 갈 때가 됐다.
-어?
그러나 소환함과 동시에 일어난 상황에 수혁은 출발할 수 없었다.
-아빠! 잠시만요!
풍은 소환되자마자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동상을 바라보며 외쳤다.
-저기 맛있는 게 있는데 먹어도 돼요?
그리고 이어진 풍의 말에 수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맛있는 거?”
-네! 정말 맛있어 보여요!
수혁의 말에 풍이 반문했다.
반문하는 풍의 목소리에서 활기가 가득 느껴졌다.
“어떤 걸 말하는 거야?”
수혁은 풍에게 물었다.
-잠시만요!
풍은 수혁의 물음에 답하며 동상의 잔해로 다가갔다.
그리고 이내 무언가를 물고 돌아와 수혁의 앞에 내려놓았다.
쿵! 쿵!
수혁은 고개를 내려 풍이 내려놓은 것을 보았다.
‘악몽의 핵?’
풍이 물고 온 것은 바로 파괴된 악몽의 핵의 잔해였다.
“이걸 먹겠다고?”
-네! 이거 먹으면 엄청 좋을 것 같아요!
“음…….”
수혁은 풍의 답에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좋아 보이지는 않는데…….’
이름부터가 악몽의 핵이었다.
풍에게 먹이기에는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스아악
반토막 난 악몽의 핵에서 보라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빛은 풍에게 날아가 스며들었다.
[풍이 악몽의 핵을 흡수했습니다.]
[속성 - 환상이 추가됩니다.]
이어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수혁의 표정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환상이 추가돼?’
수혁은 재빨리 풍의 정보를 확인했다.
종족 : 용 - 풍룡(風龍)
이름 : 풍
속성 : 바람, 빛, 어둠, 죽음, 독, 환상
레벨 : 407
용력 : 18800
5개였던 풍의 속성에 환상이 추가되어 있었다.
‘허…….’
수혁은 늘어난 속성을 보고 속으로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풍을 보았다.
풍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듯 보였다.
-죄, 죄송해요!
“아니야.”
수혁은 풍의 말에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이어 풍과 함께 은신처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은신처에 도착할 수 있었고 풍을 역소환시킨 뒤 은신처로 진입했다.
은신처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오른쪽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책 『자라바라켄』을 펼쳤다.
“호오…….”
수혁은 책을 읽으며 탄성을 내뱉었다.
‘이렇게 된 거였구나.’
그리고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6마계의 마왕 자라바라켄은 크라스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6마계를 봉인했다.
그리고 봉인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제외한 마왕들의 모습을 본뜬 동상을 만들었다.
‘크라스가 어떻게 생겼는지 드디어 알 수 있겠어.’
그렇지 않아도 수혁은 최종 보스로 추정되는 1마계의 마왕 토피앙 크라스의 생김새가 궁금했었다.
동상을 통해 크라스의 생김새를 알 수 있게 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상대해야 할 마왕들의 생김새까지 파악할 수 있다.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직업 퀘스트 ‘라피드의 네 번째 은신처’를 완료하셨습니다.]
[직업 퀘스트 ‘라피드의 다섯 번째 은신처’가 생성되었습니다.]
이내 책을 다 읽은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은신처에서 나와 풍을 소환해 동상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얼마 뒤 수혁은 두 번째 동상과 마주할 수 있었다.
‘처음 보는 녀석인데?’
두 번째 동상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동상이었다.
“풍아, 저기 앞에 내려줄래?”
-네, 아빠!
수혁의 말에 풍은 바로 지상으로 향했다.
“잠시 뒤에 있어.”
앞서 동상을 한 번 상대해 본 수혁이었다.
굳이 역소환시킬 필요가 없었다.
수혁의 말에 풍은 뒤로 빠졌고 수혁은 동상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이내 메시지가 나타났다.
[악몽의 동상 - 시간의 마왕 노르칸두가 깨어납니다.]
두 번째 동상의 주인공은 2마계의 지배자이자 다른 마왕들과 달리 크라스와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노르칸두였다.
‘이렇게 생겼었구나.’
수혁은 노르칸두의 생김새를 확인하며 오른손을 들었다.
“섬광.”
[섬광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광선이 쏘아져 나아갔다.
타란브니스를 파괴할 때처럼 수혁은 손을 휘저으며 어딘가에 있을 악몽의 핵을 찾기 시작했다.
[악몽의 핵을 파괴하셨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악몽의 핵이 파괴되었다.
막 움직이기 시작한 노르칸두가 움직임을 멈췄고 이어 산산조각 나 지상으로 잔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악몽의 동상 - 시간의 마왕 노르칸두가 파괴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