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7
제 517화
515.
-날씨 : 저도 갈 생각이었는데 오랜만에 뵙겠네요!
-수혁 : 오, 그렇지 않아도 드릴 아이템이 있었는데 그럼 도착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날씨는 브리니스에 대한 정보 등 수많은 정보를 알려주고 있었다.
그에 대해 보답을 하기 위해 수혁은 날씨에게 줄 선물을 준비한 상황이었다.
언제 전달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전하면 될 것 같았다.
이내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게림 공국을 향해 워프하기 시작했다.
‘진짜 멀구나.’
예상보다 게림 공국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수많은 워프 게이트, 교차 게이트를 이용해야 했다.
“어디로 가십니까?”
“카탈룬이요.”
“8골드입니다!”
수혁은 8골드를 꺼내 마법사에게 건넸고 곧 목적지 카탈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웅성웅성
“물리 공격력 20% 올려주는 스크롤 팝니다!”
“함께 파티하실 힐러 분 구합니다! 사제분 대환영! 치유 법사분 대환영!”
이미 정보가 널리 알려져서 그런지 소도시라 믿기 힘들 정도로 많은 유저가 카탈룬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수혁은 워프 게이트에서 나왔다.
[퀘스트 ‘암당의 습격!’이 생성되었습니다.]
워프 게이트에서 나오자 퀘스트가 생성됐다.
-수혁 : 도착했습니다.
수혁은 날씨에게 귓속말을 보낸 뒤 퀘스트 창을 열어 ‘암당의 습격!’을 확인했다.
<암당의 습격!>
소도시 ‘베릭’에서 대학살을 일으킨 암당은 이어 ‘카탈룬’에서도 학살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암당의 마수에서 카탈룬을 지켜내라!
퀘스트 보상 : ???
퀘스트는 단순했다.
암당의 공격을 막아내면 끝.
‘미리 가서 끝낼까.’
수혁은 퀘스트를 보며 고민했다.
암당은 현재 카탈룬을 향해 오고 있을 것이다.
어디로 오는지 정확한 길은 알 수 없지만 수혁에게는 암화, 암운 그리고 풍이 있었다.
금방 찾아낼 수 있을 것이고 만나기만 한다면 순식간에 박살 낼 자신이 있는 수혁이었다.
‘아니야, 유저들도 즐겨야지.’
그러나 수혁은 마중 나가는 걸 포기했다.
퀘스트를 보고 수많은 유저가 오고 있었다.
만약 마중을 나가 퀘스트를 완료해버린다면?
유저들은 큰 실망을 할 것이다.
-날씨 : 저도 지금 막 도착했습니다! 어디십니까?
이내 날씨에게서 답이 도착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고 워프 게이트를 보았다.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날씨가 시야에 들어왔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날씨에게 다가갔다.
“날씨 님.”
“헛, 오랜만에 뵙습니다!”
날씨는 수혁이 다가오자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예, 오랜만에 뵙네요.”
수혁은 인사에 답하며 날씨에게 거래를 걸었다.
이내 교환 창이 나타났고 수혁은 날씨에게 주기 위해 모아둔 아이템들을 올렸다.
“헉!”
아이템을 확인한 날씨는 놀란 목소리를 내뱉었다.
“수, 수혁 님?”
그리고 이어 당황스러움이 가득 섞인 목소리로 수혁을 불렀다.
날씨가 놀라고 당황한 이유, 그것은 바로 교환 창에 올라온 아이템들이 전설 등급의 장비였기 때문이었다.
“정보 감사했습니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감사를 표했다.
날씨에게서 수많은 정보를 들었다.
덕분에 많은 일을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지금 날씨에게 주려는 전설 장비들은 날씨의 정보를 통해 얻게 된 것들에 비하면 너무나도 적다고 생각하는 수혁이었다.
“받아주세요. 안 받으시면 버릴 겁니다.”
날씨가 고민을 하자 수혁이 말했다.
수혁의 말에 날씨는 움찔하고는 재빨리 확인을 눌렀다.
“감사합니다.”
거래가 완료됐고 날씨가 감사를 표했다.
“아니에요. 도와주신 것에 비하면 약소한걸요.”
수혁의 말에 날씨는 배시시 웃었다.
그리고 이어 물었다.
“마중 나가실 건가요?”
날씨는 수혁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만약 수혁이 마중을 나간다면?
베릭을 초토화시킨 암당이라 하더라도 박살이 날 것이다.
“아니요. 녀석들이 올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에요.”
수혁은 날씨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유저들도 즐겨야 하니까요.”
그리고 마중을 나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그렇군요. 그럼 그사이에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브리니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날씨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던 수혁은 이어 들려온 날씨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 * *
‘이렇게 대놓고 움직일 줄이야.’
해피는 자신과 함께 걸음을 옮기고 있는 암당의 당원들을 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이어 다음 목적지인 카탈룬을 떠올렸다.
‘개많이 모였을 텐데…….’
베릭을 초토화시키고 주어진 휴식 시간 동안 해피는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했다.
예상대로 베릭에 대한 이야기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다음 목적지인 카탈룬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아마도 지금 수많은 유저가 보상을 위해 카탈룬으로 향하고 있을 것이었다.
‘뭐, 많이 모인 게 나쁜 건 아니지만.’
해피는 미소를 지었다.
유저들이 얼마나 모여 있든 상관없다.
이번 대학살에 투입된 인원은 적지 않았다.
해피와 함께 움직이고 있는 이들 말고도 수백 명이 각기 다른 길을 통해 카탈룬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흑월 최강의 전력인 흑월대에서도 인원이 차출되었다.
흑월대가 얼마나 강한지 아소멜에게 들어서 알고 있는 해피였다.
압도적인 힘 앞에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유저들이 아무리 많이 모여 힘을 합쳐도 결과는 정해져 있는 것이다.
거기다 전략도 달랐다.
베릭을 공격할 때에는 정면 승부였다.
그러나 이번 카탈룬 공격은 동문, 북문 등 성문을 통해 진입하는 조.
지하 수로를 통해 진입하는 조.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 진입하는 조.
다양하게 진입을 해 외부와 내부에서 동시에 공격을 할 예정이었다.
“이제 곧 도착입니다.”
암당 당원 중 하나가 다가와 말했다.
해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얼마 뒤 카탈룬 근처 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엄청 많네.’
카탈룬으로 들어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번에도 신호가 오면 공격 시작인가요?”
줄을 바라보던 해피는 이곳 1조를 이끌고 있는 조장에게 다가가 물었다.
“예, 모든 조가 도착하면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시간이 좀 걸리겠군요.”
“죄송합니다. 10분 안에 모든 준비가 끝날 겁니다.”
“10분이라…….”
말끝을 흐린 해피는 다시 한번 카탈룬의 성문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죽일 수 있으려나.’
* * *
날씨의 이야기가 끝났고 수혁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클레인과 브리니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브리니스는 클레인에게 버림을 받았다.
이후 클레인이 다시 브리니스를 찾았지만 이미 사이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다.
“감사합니다.”
수혁은 날씨에게 감사를 표했다.
날씨의 이야기 덕분에 후에 있을 브리니스와의 대화를 조금 더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었다.
“아닙니다. 당연히 전해드려야 할 이야기였던걸요. 추가로 들어오는 정보가 있으면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이건 제가 가져가도 될까요?”
“물론이죠!”
날씨의 답에 수혁은 탁자 위에 있던 서류들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근데 언제 공격을 시작하는 걸까요?”
날씨가 말했다.
이야기를 나누며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도 암당은 공격을 시작하지 않았다.
“곧 시작될 것 같긴 한데…….”
수혁은 말끝을 흐리며 시간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베릭에서는 정면 공격을 했다고 했죠?”
“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혁의 물음에 날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녀석들의 정보력이라면 이곳 상황을 알고 있을 테니까요.”
베릭에서는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정면으로 공격을 했음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카탈룬은 아니었다.
베릭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NPC, 유저들이 모여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을 암당이 정면 공격이라는 비효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
바로 그때였다.
[암당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날씨에게 말했다.
“왔네요! 일어나죠!”
“예!”
날씨 역시 따라 일어났고 수혁은 날씨와 함께 카페에서 나왔다.
카페에서 나오자마자 수혁은 분주히 움직이는 유저들을 볼 수 있었다.
“워프 게이트 쪽에 수십 명 나타났데!”
“중앙 지하 수로에도 나타났는데?”
“북쪽 지하 수로에도!”
“뭐야? 동문에도 나타났다는데? 도대체 몇 명이나 온 거야?”
그리고 귓가에 들려오는 유저들의 대화에 수혁은 생각했다.
‘날씨 님 말대로네.’
암당은 베릭 때처럼 정면 승부를 선택하지 않았다.
“어디로 가실 건가요?”
날씨가 물었다.
‘워프 게이트부터 가야겠지?’
워프 게이트를 통해 다른 곳에서 끊임없이 유저들과 NPC가 올 것이다.
통로부터 확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물음에 답했다.
“워프 게이트부터 가죠.”
그리고 앞장서 워프 게이트를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워프 게이트에 도착했고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뭐야?’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데요?”
날씨가 말했다.
워프 게이트로 간 유저의 수는 결코 적지 않았다.
거기다 지금도 계속해서 유저들이 도착하고 있었고 워프 게이트를 통해 도착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 많은 유저들이 쉬지 않고 죽어 나가고 있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수혁은 날씨의 말에 답하며 학살을 벌이고 있는 암당 당원들의 수를 확인했다.
‘많아야 20명 정도인데…….’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눈대중으로 확인해보니 많아야 20명 정도였다.
고작 20명에게 밀리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마법사들이 힘을 못 쓰는 게 큰 건가?’
상황을 확인한 수혁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인원이 많기는 했지만 모든 인원이 암당 당원을 공격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더구나 유저들 중에는 마법사들도 많이 보였다.
판게아에서 마법은 적아를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본인까지 피해를 받는다.
지금 같은 난전 상황에서는 쉽게 마법을 쓸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밀리는 게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이쪽으로 오는데요?”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은 날씨의 말에 전방에서 다가오고 있는 암당 당원을 보았다.
근처에 수많은 유저가 있었지만 달려들었다가 죽은 유저들을 봐서 그런지 쉽사리 달려들지 못하고 있었다.
“제가 처리할게요.”
“알겠습니다.”
“파이어 스피어.”
수혁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암당 당원에게 파이어 스피어를 시전했다.
시전함과 동시에 파이어 스피어가 모습을 드러냈고 암당 당원에게 날아갔다.
원래라면 피했겠지만 이미 앞서 많은 이들을 죽여 자신감이 한껏 오른 암당 당원은 피식 웃으며 검을 휘둘렀다.
쾅!
검과 닿은 순간 파이어 스피어가 폭발했고.
[암당 당원을 처치하셨습니다.]
[퀘스트 ‘암당의 습격!’의 보상이 강화됩니다.]
메시지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