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505화 (505/553)

# 505

제 505화

503.

새로운 옵션은 ‘무(無)’ 시전이었다.

‘1%면 평범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시전 확률은 1%로 매우 낮았다.

이미 신 등급 아이템의 옵션이기에 평범과는 거리가 먼데 다른 옵션들의 확률을 감안하면 더욱더 특별한 옵션으로 추정됐다.

‘보기 힘들 것 같은 게 문제인가.’

수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연중과 실험을 하기에 %가 너무나 낮았다.

거기다 마법 ‘시전’이 아니라 ‘공격’이 기준이었다.

마법 한 방, 한 방이 무지막지하게 강한 수혁이다.

아무리 연중이라 하더라도 1%가 발동될 때까지 버티는 것은 힘들다.

거기다 만약 ‘무(無)’가 공격 스킬이라면?

죽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건 실험하지 말자.’

1%를 발동시키기 위해 들어갈 시간, 위험 등이 너무나 신경 쓰였다.

인연이 닿는다면 언젠가 보게 될 것이다.

수혁은 아이템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진열되어 있는 상자, 자루, 장비들을 보았다.

아직 획득 가능한 아이템은 6개나 남아 있었다.

어떤 아이템들을 획득할지 고민이 됐다.

잠시 고민을 하던 수혁은 걸음을 옮겼다.

‘남은 여섯 개는…….’

얼마 뒤 자루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랜덤 재료 자루[전설]>

사용 시 전설 등급의 재료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다.

‘이걸로 하는 게 좋겠지.’

이미 전설 등급 장비들이 차고 넘치는 수혁이었다.

거기다 마계, 천계 등 전설 장비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널렸다.

수혁에게는 전설 장비보다 전설 등급의 기타 아이템들이 더 중요했다.

자루에서 ‘정령왕의 결정’이라든가 ‘정령왕의 증표’라든가 혹은 특수 퀘스트 ‘지혜’ 완료에 필요한 청룡의 여의주, 백호의 발톱 같은 아이템이 나올 수도 있다.

수혁은 랜덤 재료 자루들을 획득했다.

[획득 가능 아이템 : 0개]

[더 이상 획득할 수 없습니다.]

메시지를 보며 수혁은 보물의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입구로 걸음을 옮기며 첫 번째 자루를 개봉했다.

[백호의 발톱 3개를 획득합니다.]

[청룡의 여의주 2개를 획득합니다.]

[궁기의 발톱 2개를 획득합니다.]

저벅!

그리고 개봉함과 동시에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한 종류만 주는 게 아니야?’

당연히 근원 상자와 마찬가지로 한 종류만 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수혁이었다.

그런데 예상보다 두 종류나 더 많았다.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발톱이랑 여의주!’

특수 퀘스트 ‘지혜’의 완료에 필요한 아이템들이 나왔다.

바라긴 했지만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수혁은 연달아 자루를 개봉하기 시작했다.

[현무의 등껍질 2개를 획득합니다.]

[주작의 깃털 1개를 획득합니다.]

.

.

[황룡의 여의주 2개를 획득합니다.]

자루를 개봉할 때마다 수혁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퀘스트 완료에 필요한 아이템들이 쭉쭉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내 모든 자루를 개봉한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지혜 10만을 달성한 순간 나타났던 특수 퀘스트 ‘지혜’를 확인했다.

<특수 퀘스트 ? 지혜>

지혜 10만을 달성한 당신.

당신에게 두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아래 조건을 달성하라!

[책 읽기 : 100 / 100]

[아크 리치 : 10 / 10]

[1등급 마나석 : 400 / 300]

[마법 시전 : 1000 / 1000]

[칭호 ? 푸른 현자 : X]

[강력한 마나의 정수 : 5 / 5]

[청룡의 여의주 : 7 / 5]

[주작의 깃털 : 6 / 5]

[백호의 발톱 : 9 / 5]

[현무의 등껍질 : 6 / 5]

퀘스트 보상 : ???

‘이제 칭호 하나 남았네.’

모든 것이 준비됐다.

남은 것은 칭호 ‘푸른 현자’뿐이었다.

물론 칭호 ‘푸른 현자’에 대한 정보는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처럼 갑작스레 나타날 수 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얼마 뒤.

“헛, 수혁 님!”

“괜찮으십니까?”

수혁은 용병 도시 하드락의 두 권력자 알렉스와 이안을 만날 수 있었다.

알렉스와 이안의 말에 수혁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 * *

“…….”

“…….”

알렉스와 이안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주변에 가득 찬 보물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어떻게 할 거냐?”

침묵을 깬 것은 알렉스였다.

“뭘?”

“이것들.”

알렉스는 이안의 반문에 손을 들어 보물들을 가리켰다.

용병왕 하드락의 유산.

이 유산을 얻게 된 데에는 수혁의 공이 가장 컸다.

아니, 묘지 발견을 제외하고는 전부 수혁이 했다.

수혁이 소유권을 주장한다고 해도 할 말이 없었다.

걸고넘어지려면 넘어질 수 있겠지만 빛의 마탑장이 된 수혁을.

엄청난 속도로 묘지의 함정들을 파괴한 수혁과 반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눠야겠지.”

알렉스의 말에 이안이 답했다.

“괜찮다고 하셨지만.”

수혁은 유산에 대해 괜찮다고 했다.

그러나 말이라는 게 그대로 이해하면 안 되는 상황이 있고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라는 것을 이안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수혁의 말을 듣고 보물을 독점한다면?

후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래, 그럼 일단 정리부터 하자고. 뭐가 있는지 알아야 하니까.”

알렉스는 이안의 말에 답하며 진열대로 향했다.

* * *

수혁은 캡슐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오늘이네.’

드디어 독의 길에 도전하는 날이 왔다.

과연 어떤 관문들이 있을지 기대가 됐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황궁 도서관에서 로그아웃을 했던 수혁은 바로 아공간으로를 시전했다.

그리고 이어 워프 마법진을 통해 마탑으로 워프했다.

수혁은 바로 독의 마탑으로 향했고 파비앙과 만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라스칼 님.”

파비앙만 있는 게 아니었다.

라스칼 역시 있었다.

수혁은 라스칼에게 인사를 하며 생각했다.

‘벌써 찾으셨나?’

라스칼에게 드래고니아의 본부 지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라스칼은 드래고니아의 본부를 찾아보겠다며 떠났었다.

“그때 알려준 장소를 찾았어.”

수혁의 예상은 정확했다.

라스칼이 온 것은 드래고니아의 본부를 찾았기 때문이었다.

“마이코나 산맥이란 곳이야.”

“마이코나 산맥이요?”

“그래.”

라스칼은 수혁의 반문에 답하며 지도를 내밀었다.

“그때 보여준 지도보다 더 세밀하게 만든 지도야.”

수혁은 라스칼에게 지도를 받았다.

[다섯 번째 메인 에피소드 ‘드래고니아’의 세 번째 챕터 ‘마이코나 산맥에서 실종된 드래곤’이 시작됩니다.]

지도를 받음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혹시 언제쯤 출발하는지 알 수 있을까?”

그리고 라스칼이 물었다.

수혁은 라스칼의 물음에 생각했다.

‘독의 길은 깨고 가야지.’

당장 가고 싶었지만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빛의 길을 생각하면 독의 길 역시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금방 깰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물음에 답했다.

“증표만 얻고 바로 출발할게요.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고맙다.”

수혁의 말에 라스칼이 고마움을 표했다.

“바로 출발할 거니?”

그리고 가만히 대화를 듣고 있던 파비앙이 물었다.

“네.”

“그래, 가자.”

파비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근데 독의 길도 독 마법만 사용해야 하나요?”

수혁은 파비앙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며 물었다.

빛의 대회가 진행 중이었기에 빛 속성 마법만 사용했다.

그러나 독의 길에 도전하는 지금은 독의 대회 진행 중이 아니었다.

“응.”

파비앙이 고개를 끄덕였다.

“각 길은 무조건 해당 속성 마법만 사용해야 해.”

“아, 그렇군요.”

수혁은 파비앙의 말을 듣고 생각했다.

‘치유 속성이 제일 어렵겠네.’

치유 속성에서 공격 마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속성에 비해 공격 마법이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그 수가 적었다.

이내 파비앙이 걸음을 멈췄다.

파비앙의 앞에는 워프 마법진이 있었다.

“조심히 다녀와!”

수혁은 파비앙의 배웅을 받으며 워프 마법진으로 올라갔다.

[독의 길 - 첫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출구로 탈출하십시오.]

[중독되지 않습니다.]

.

.

도착함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일단 안심한 뒤 주변을 확인했다.

바닥에 초록색 연기가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반대편에 출구가 보였다.

내부 확인을 마친 수혁은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출구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출구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을 마주할 수 있었다.

수혁은 바로 워프 마법진을 통해 두 번째 관문으로 워프했다.

[독의 길 - 두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출구로 탈출하십시오.]

[중독되지 않습니다.]

.

.

두 번째 관문 역시 출구로 탈출하는 관문이었다.

‘전보다 더 심해졌네.’

초록색 연기만 있는 게 아니었다.

보라색 연기도 함께 맴돌고 있었다.

거기다 이제는 바닥이 아니라 수혁의 허리까지 연기가 차 있었다.

물론 중독될 만큼 강한 독은 아니었다.

수혁은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곧 출구에 도착한 수혁은 세 번째 관문으로 넘어갔다.

[독의 길 - 세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출구로 탈출하십시오.]

[중독되지 않습니다.]

.

.

‘어?’

세 번째 관문에 도착한 수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또?’

이번에도 탈출이었다.

초록, 보라에 이어 빨간색 연기가 추가되어 있었고 가슴까지 올라와 있었다.

출구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설마 계속 이런 건 아니겠지?’

문득 네 번째, 다섯 번째 관문도 탈출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수혁의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네 번째, 다섯 번째 관문 역시 탈출이었다.

[중독되지 않습니다.]

.

.

독이 늘어나긴 했지만 중독이 되지는 않았다.

그저 독 연기 때문에 출구가 보이지 않아 찾는 데 시간이 살짝 더 걸렸을 뿐이었다.

다섯 번째 관문의 출구를 찾아낸 수혁은 워프 마법진 위로 올라가며 생각했다.

‘엄청 빨리 끝내겠네.’

빛의 길 때보다 더 빨리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독의 길 - 여섯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마지막 관문에 도착한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앞서 다섯 관문과 달리 독 연기가 보이지 않았다.

텅 비어 있었다.

마치 빛의 길 마지막 관문처럼.

‘설마.’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중앙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중앙에 도착한 순간.

[독의 마법진이 발동되었습니다.]

[1분 뒤 라피드의 분신[독]이 소환됩니다.]

[라피드의 분신[독]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십시오.]

마법진과 함께 메시지가 나타났다.

마지막 관문은 빛의 길과 같았다.

라피드의 분신과의 전투였다.

[라피드의 분신[독]이 소환되었습니다.]

1분 뒤 라피드의 분신이 소환됐다.

“오오오, 벌써 빛을 이기고 온 건가?”

라피드의 분신은 소환됨과 동시에 수혁을 보고 감탄을 내뱉었다.

바로 분신을 죽이려 했던 수혁은 잠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결정하고 라피드의 분신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를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야.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한 방울에 죽을 수 있는 게 바로 독이거든.”

분신이 씨익 웃었다.

“잠식.”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웃음을 지우며 ‘잠식’을 시전했다.

‘별 이야기 안 하네.’

크라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해주지 않을까 싶어 기다렸던 수혁은 바로 대응을 했다.

“독기 방출.”

수혁이 선택한 마법은 독기 방출이었다.

시전함과 동시에 수혁의 몸에서 초록, 보라, 빨강 등 수많은 독 연기가 뿜어져 나와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가장 먼저 초록색 독 연기가 라피드의 분신을 방문했다.

그리고 곧이어 보라색 독 연기가 라피드의 분신을 방문했고.

[라피드의 분신[독]이 소멸되었습니다.]

[독의 길 - 여섯 번째 관문을 통과하셨습니다.]

[독의 길 - 보상의 방으로 워프합니다.]

[독의 증표를 획득합니다.]

메시지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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