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4
제 494화
492.
* * *
2차 본선 날.
빛의 마탑에 도착한 수혁은 전과 마찬가지로 3층으로 향했다.
3층에 도착한 수혁은 1차 본선 때 안내를 맡았던 아이올을 만날 수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대기실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아이올은 앞장서서 걸음을 옮겼고 수혁은 전에 이용했던 워프 마법진을 통해 대기실로 워프했다.
‘대기실이 더 커졌네.’
1차 본선 때 이용했던 대기실의 복도보다 족히 3배 이상 커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문이 다섯 개나 있었다.
오른쪽에 둘, 가운데에 하나, 왼쪽에 둘.
“다시 뵙습니다. 수혁 님.”
바로 그때 오엔이 다가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수혁은 인사에 답한 뒤 오엔과 함께 대기실로 향했다.
대기실로 가던 중 오엔이 물었다.
“팀 확인은 하셨습니까?”
이번 2차 본선은 팀 단위로 진행이 된다.
정확히 말해서 팀전은 아니었다.
한 명씩 진입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리고 그렇다고 한 번에 모든 이들이 들어갈 수도 없어 인원을 분배해 팀 단위로 진입을 하기로 했다.
팀 단위로 입장할 뿐 개인전이었다.
“아니요. 대기실에 있나요?”
“예, 대기실에도 붙어 있습니다.”
“그렇군요. 근데 문이 많은데…….”
수혁은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오엔이 문들에 대해 답해주기 시작했다.
“오른쪽 방들은 일반 참가자들의 대기실입니다. 그리고 가운데 방은 저희의 대기실이고 왼쪽이 바로 특별 참가자들의 대기실입니다.”
“그렇군요.”
수혁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내 오엔이 왼쪽 첫 번째 문에서 걸음을 멈췄다.
“들어가시자마자 바로 왼쪽을 보시면 이번 관문에 대한 정보를 담아 둔 책자가 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수혁은 오엔의 말에 감사를 표했고 대기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들어감과 동시에 수혁은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마법사가 대기실에 와 있었다.
물론 마법사들이 많아 멈칫한 것은 아니었다.
수혁이 멈칫한 이유는 마법사들의 시선이 일제히 몰렸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수혁 님!”
“아이보니스라고 합니다!”
마법사들은 수혁을 둘러싸고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수혁은 인사에 답하며 생각했다.
‘아예 딱 맞춰서 올 걸 그랬나.’
혹시나 늦을까 해서 일찍 왔는데 후회가 됐다.
마법사들의 인사에 정신이 없었다.
오래 대화할 생각이 없던 수혁은 빠르게 마법사들과의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벽에 붙어 있는 대자보를 확인했다.
순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에이, 두 번째네…….’
첫 번째이길 바랐던 수혁은 두 번째 팀에 보이는 자신의 이름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수혁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문 옆에 있는 책자를 집어 자리에 앉았다.
‘열쇠 찾기라…….’
책자를 펼치자마자 첫 번째 관문에 대한 정보가 나왔다.
첫 번째 관문은 열쇠 찾기였다.
‘어렵지는 않겠어.’
몬스터들을 잡아 열쇠를 찾아 다음 관문으로 넘어가는 것이 바로 첫 번째 관문이었다.
몬스터가 강해봤자 얼마나 강하겠는가?
열쇠의 드랍률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어렵지는 않을 것이었다.
수혁은 다음 관문을 확인했다.
‘두 번째도 열쇠 찾기네.’
두 번째 관문은 첫 번째 관문과 마찬가지로 열쇠 찾기였다.
‘몬스터가 좀 더 강하려나?’
다른 게 없었다.
첫 번째 관문과 마찬가지로 몬스터가 드랍하는 열쇠를 찾아야 했다.
수혁은 세 번째 관문을 확인했다.
‘호오, 이제야 달라지는구나.’
혹시나 또 열쇠 찾기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세 번째 관문명은 ‘타락한 빛의 골렘들’.
물론 골렘들을 상대해야 하는 관문은 아니었다.
골렘들을 피해 출구로 빠져나가는 것이 세 번째 관문의 통과 조건이었다.
뭔가를 구해야 하는 것도, 골렘들을 잡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빠져나가기만 하면 된다.
물론 제약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동 마법이 불가능하다라…….’
블링크, 헤이스트 등 이동 마법 사용이 불가능했다.
마법사들은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즉, 출구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필히 골렘과 전투를 벌여야 할 것이었다.
세 번째 관문 확인을 마친 수혁은 이어 네 번째 관문을 확인했다.
‘음…….’
네 번째 관문을 확인한 수혁은 속으로 침음을 내뱉었다.
‘미로라니…….’
미로에 약한 수혁은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상세 내용을 확인했다.
그러나 상세 내용을 확인한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미로가 아니잖아?’
그도 그럴 것이 미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길이 하나였다.
갈래가 없었다.
단지 몬스터들이 길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즉, 몬스터들을 처치하며 나아가는 것이 네 번째 관문 ‘빛의 미로’였다.
수혁은 생각했다.
‘너무 쉬운데…….’
쉬워도 너무 쉬웠다.
‘이렇게 쉬워도 되나?’
중앙 마탑장이 되기 위해 필요한 10개 증표 중 하나인 ‘빛의 증표’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빛의 길이었다.
‘이다음이 급격히 어려워지는 걸까?’
빛의 증표를 얻기 위해서는 모든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아직 확인하지 않은 관문이 두 개 더 있었다.
수혁은 다음 관문인 다섯 번째 관문을 확인했다.
그리고 관문의 이름을 확인한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파멸의 빛?’
관문명이 아주 익숙한 이름이었다.
수혁은 바로 상세 내용을 확인했다.
‘버티기…….’
다섯 번째 관문 ‘파멸의 빛’은 빛 공격을 버티며 출구를 찾는 관문이었다.
‘만약 그 파멸의 빛이면…….’
수혁은 자신의 파멸의 빛을 떠올렸다.
설명을 보아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비슷할 것 같았다.
‘공격력이 관건인가.’
버틸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혁은 자신의 마법 방어력을 믿었다.
거기다 최근 책을 읽어 지혜가 대폭 올랐고 마법 방어력 역시 따라서 대폭 상승하지 않았던가?
다섯 번째 관문은 쉽게 통과할 수 있을 것이었다.
수혁은 여섯 번째 관문이자 마지막 관문인 ‘빛의 길’을 확인했다.
“……?”
빛의 길의 상세 내용을 확인한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들어가야 알 수 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 말고는 설명이 없었다.
‘마지막이라 공개를 안 하는 건가?’
왜 설명이 없는 것일까?
수혁은 곰곰이 생각해봤다.
‘아니면 도전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
빛의 마탑장인 코단도 끝까지 통과하지 못했다고 했다.
거기다 빛의 증표가 걸려 있으니 정보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줄인 것 같았다.
‘이번에 통과해야 하는데.’
빛의 마탑장이 되는대로 빛의 길에 도전하려 했던 수혁이었다.
그러나 2차 본선이 빛의 길에서 열리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이번 기회에 수혁은 여섯 번째 관문까지 통과해 빛의 증표를 얻을 생각이었다.
수혁은 책자를 반납했다.
바로 그때였다.
“이제 입장하겠습니다. 첫 번째 팀에 이름이 올라간 분들은 저를 따라와 주시길 바랍니다.”
오엔이 들어와 말했다.
이야기를 나누거나 혹은 가만히 눈을 감은 채 명상을 하고 있던 마법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엔을 따라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수혁은 화면을 응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화면에 대기실에서 나간 마법사들이 나타났다.
마법사들이 나타남과 동시에 함성이 들려왔다.
곧 마법사들은 준비된 워프 마법진을 통해 사라졌다.
그리고 화면 역시 바뀌었다.
빛의 길 내부를 보여 주고 있었다.
‘저렇게 생겼구나.’
수혁은 빛의 길의 첫 번째 관문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었다.
거대한 공동이었다.
공동에는 워프된 마법사들 그리고 몬스터들이 있었다.
몬스터는 바로 위스프였다.
위스프들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마법사들은 위스프들을 향해 마법을 시전했다.
그러나 빛 속성에 강한 위스프들은 빛 속성 마법에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물론 쉽게 위스프를 죽이고 다니는 이들도 있기는 했다.
‘역시 마탑장이라 그런가 빠르네.’
바로 오렉과 브리니스였다.
이내 오렉과 브리니스가 열쇠를 찾았고 두 번째 관문으로 넘어갔다.
두 번째 관문이 어떻게 생겼나 보고 싶었던 수혁이었지만.
끼이익
문이 열렸고 오엔이 들어왔다.
“두 번째 팀 입장하겠습니다!”
오엔의 외침에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게르멩이라고 합니다.”
“저는 오이키로스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몇몇 마법사들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수혁에게 다가와 말했다.
“아, 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수혁은 마법사들의 말에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그리고 오엔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고 얼마 뒤 대회장에 도착했다.
“와, 수혁 님!”
“수혁 님,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혁! 수혁!”
전과 마찬가지로 수혁은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수많은 관중을 볼 수 있었다.
수많은 이의 관심을 직접 마주하는 것이 상당히 부끄러웠던 수혁은 어서 빛의 길로 입장하고 싶었다.
-두 번째 팀 워프 마법진 위로 올라가 주시길 바랍니다!
사회자의 말에 수혁은 후다닥 워프 마법진 위로 올라갔다.
이내 모든 마법사가 워프 마법진에 올라오자 사회자가 외쳤다.
-입장하겠습니다!
스아악!
사회자의 말과 동시에 워프 마법진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고 수혁은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빛의 길 - 첫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열쇠를 찾아 탈출하십시오.]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앞서 입장했던 마법사들, 함께 입장한 마법사들, 그리고 위스프가 보였다.
“라이트 스피어.”
수혁은 위스프를 향해 라이트 스피어를 시전했다.
쾅!
라이트 스피어에 적중당한 위스프는 폭음과 함께 그대로 소멸됐다.
‘오, 럭키.’
그리고 수혁은 위스프가 사라진 자리에 나타난 열쇠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 번에 나온 것이다.
수혁은 걸음을 옮겨 열쇠를 줍고 출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걸음을 옮기던 수혁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왜 다 날 보는 거지?’
수혁은 곧 이상함의 정체를 깨달았다.
마법사들의 시선이 전부 수혁에게 향해 있었다.
‘소리가 너무 컸나?’
라이트 스피어가 작렬할 때의 소리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수혁은 시선에 부담을 느끼고 속도를 좀 더 높였다.
곧 출구에 도착한 수혁은 작은 워프 마법진을 볼 수 있었다.
수혁은 워프 마법진 위로 올라갔다.
[열쇠를 보유 중입니다.]
[빛의 길 - 두 번째 관문으로 워프합니다.]
메시지가 나타났고 워프 마법진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빛의 길 - 두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열쇠가 소멸되었습니다.]
그렇게 두 번째 관문에 도착한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 여기에 있네?’
앞서 통과한 오렉과 브리니스가 보였다.
이미 다음 관문으로 넘어가지 않았을까 했던 수혁은 이어 보이는 상황에 어째서 오렉과 브리니스가 아직 두 번째 관문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왜 이렇게 빨라?’
두 번째 관문에 있는 몬스터 역시 위스프였다.
물론 첫 번째 관문에 비해 크기가 두 배 이상 컸다.
크기만 큰 게 아니었다.
속도 역시 2배 빨랐다.
오렉과 브리니스의 마법을 피할 정도로.
“라이트 애로우.”
수혁은 근처에 떠다니고 있는 위스프를 향해 라이트 애로우를 시전했다.
위스프는 가볍게 라이트 애로우를 피했다.
수혁은 라이트 애로우를 피한 위스프를 보고 팔을 들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섬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