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82화 (482/553)

# 482

제 482화

480.

‘읽어보면 알게 되겠지.’

수혁은 방을 나섰다.

그리고 그 순간.

[퀘스트 ‘리자드 킹의 분노’가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가 생성됐고 수혁은 퀘스트를 확인했다.

<리자드 킹의 분노>

리자드맨들의 왕 아라모스는 서식지를 침입한 당신들에게 매우 화가 나 있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한 아라모스는 모든 병력을 이끌고 당신들을 죽이려 한다.

리자드 킹 아라모스와 리자드맨들의 공격에서 살아남아라!

[리자드 킹 아라모스 : 0 / 1]

[리자드 퀸 에모니스 : 0 / 1]

퀘스트 보상 : ???

리자드맨들이 죽을수록 리자드 킹 아라모스와 리자드 퀸 에모니스의 힘이 약해집니다.

‘일단 잡아야겠네.’

현재 마탑의 마법사들은 2인 1조로 움직이고 있었다.

물론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기에 쉽게 당하지는 않겠지만 위험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다음 방으로 수색을 떠나려 했던 수혁은 방향을 틀어 건물 밖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건물을 나오기도 전에 수혁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속도로 드랍 창이 갱신되기 시작했다.

“……?”

수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드랍 창을 보았다.

그리고 이내 메시지가 나타났다.

[리자드 킹 아라모스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메시지를 본 순간 수혁의 머릿속에 정적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

수혁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리자드 킹 아라모스가 죽은 이유, 그리고 메시지가 자신에게 나타난 이유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아라모스를 죽인 것은 암운과 암화가 분명했다.

현재 암운과 암화는 밖에서 돌아다니며 리자드맨을 사냥하고 있었다.

사냥 중 아라모스를 만난 것이 분명했다.

‘보스 몬스터도 잡을 정도라…….’

아라모스가 얼마나 강한지 모른다.

그러나 리자드맨의 크기를 생각해보면 아라모스는 보통 강한 게 아닐 것이다.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뒤로 돌아서 다시 수색을 시작했다.

리자드 퀸 에모니스가 남아 있기는 했지만 암운과 암화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 *

암화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허공에서 어둠으로 만들어진 지팡이가 나타났다.

암화는 어둠의 지팡이를 잡고 그대로 휘둘렀다.

그러자 궤적을 따라 날카로운 어둠의 칼날이 나타나 리자드맨들에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선두에 있던 리자드맨은 어둠의 칼날을 향해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러나 방망이는 어둠의 칼날에 그대로 잘려나갔고 리자드맨 역시 그대로 상체와 하체가 분리됐다.

선두에 있던 리자드맨뿐만이 아니었다.

뒤에 있던 세 마리의 리자드맨 역시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었다.

“녀석들이 갑자기 많이 나타나는 느낌이 들지 않아?”

암화의 옆에 서서 가만히 있던 암운이 물었다.

“느낌이 아니라 사실. 몰려오고 있어.”

암운의 물음에 암화가 답했다.

“조금 강한 기운도 느껴지지?”

“여기는 내가 막고 있을 테니까 가서 잡고 와.”

“적이 아닐 수도 있지 않아?”

암운이 반문했다.

여태껏 상대한 리자드맨들보다 훨씬 강한 기운이었다.

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아…….”

암화는 암운의 말에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 인상을 구긴 채 외쳤다.

“이 바보야! 가서 리자드맨이면 잡고 아니면 그냥 돌아오면 될 거 아냐!”

암화의 목소리에는 박력이 가득했다.

“으, 응…….”

암운은 박력이 가득한 암화의 외침에 기죽은 표정으로 답했다.

“가, 갔다 올게.”

그리고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암운은 건물 위를 뛰어다니며 빠르게 시야에서 사라졌다.

“어떻게 저 녀석이 나랑…….”

암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버지 주변에 있는 녀석들부터.’

수혁의 위치를 언제든 알 수 있는 암화였다.

암화는 수혁의 일이 방해받지 않도록 접근하는 모든 리자드맨들을 처리할 생각이었다.

한편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달려가던 암운은 곧 기운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만난 것은 아니고 발견했다.

‘리자드 킹이었구나.’

여태껏 만난 리자드맨들보다 훨씬 거대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리자드맨들의 왕이 분명했다.

리자드 퀸의 특징인 머리의 뿔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때리면 죽을까…….’

이미 암운은 리자드 킹의 죽음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단지 죽이기까지 얼마나 걸릴까가 궁금할 뿐이었다.

리자드 킹을 바라보던 암운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한 기운은 한 개가 아니었다.

근처에 하나가 더 있었다.

아마도 리자드 퀸의 기운일 것이었다.

어서 둘을 잡고 암화에게 돌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왜 늦게 왔냐며 또다시 박력을 볼 것 같았다.

어째서인지 암화의 박력이 너무나 무서운 암운이었다.

암운과 리자드 킹의 거리는 빠르게 좁혀졌다.

거리가 좁혀지자 암운은 어둠으로 만들어진 도를 소환했다.

어둠의 도 때문일까?

아니면 가까이 왔기 때문일까?

리자드 킹 역시 암운을 발견했다.

그 순간 암운은 건물에서 점프를 했다.

리자드 킹은 놀란 표정으로 들고 있던 쇠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암운은 위에서 아래로 어둠의 도를 휘둘렀다.

휘두르는 순간 어둠의 도의 크기가 엄청나게 커졌다.

1m였던 도신이 3m로 늘어났다.

어둠의 도는 쇠방망이를 그대로 갈랐다.

쇠방망이가 갈라질 것이라 예상치 못한 리자드 킹의 동공이 확장됐다.

그리고 암운은 위에서 아래로 다시 한번 도를 휘둘렀다.

리자드 킹은 도를 피하지 못했고 머리로 도를 받아냈다.

단 두 방.

두 방의 휘두름으로 리자드 킹을 죽인 암운은 리자드 킹과 함께 있던 리자드맨들을 처리했다.

그리고 바로 리자드 퀸의 기운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리자드 킹의 죽음을 느낀 것일까?

리자드 퀸이 다가오고 있었고 암운은 곧 리자드 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머리에 뿔이 달려 있는 리자드 퀸은 리자드 킹보다 1m 정도 더 큰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암운은 높이를 계산하고 점프를 했다.

그리고 리자드 킹에게 했던 것처럼 단 두 번의 휘두름으로 리자드 퀸의 삼지창을 박살 내고 죽음을 선물했다.

리자드 퀸을 쓰러트린 암운은 리자드 퀸의 호위 리자드맨들을 마저 처리하고 주변을 확인했다.

근처에서 많은 리자드맨들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러나 특별히 강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긴 리자드 킹과 리자드 퀸을 잡았다.

강한 기운이 더 있는 게 이상했다.

암운은 암화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 * *

“이야…….”

장경우는 감탄을 내뱉었다.

감탄을 내뱉은 장경우는 흐뭇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거대한 모니터는 2개로 분할되어 각기 다른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바로 암운과 암화의 전투 장면이었다.

“이거 셋째까지 소환하면…….”

모니터를 바라보던 장경우가 중얼거렸다.

어둠의 자식은 최대 셋까지 소환이 가능했다.

소환 옵션이 더 있다고 해도 셋을 초과해 소환할 수는 없다.

어둠의 자식은 장경우가 애착을 갖고 만든 스킬이었다.

첫째와 둘째, 셋째의 성격과 전투 방식 등 하나하나 철저히 구성했다.

언제 보게 될까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보게 된 것이다.

어둠의 자식들의 전투를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생각보다 많이 강하긴 하지만.”

물론 생각했던 것보다 강하긴 했다.

하지만 그것은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시전자의 문제였다.

시전자가 수혁이다.

그것으로 답은 충분하다.

수혁이 시전한 어둠의 자식이 약하다면 그것은 스킬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언제쯤 셋째를 볼 수 있을까.”

장경우는 키보드를 두들겼다.

현재 수혁은 두 명의 어둠의 자식만 소환이 가능했다.

셋째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최대 소환 옵션을 하나 더 구해야 했다.

이내 모니터에 정보가 나타났다.

수혁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의 목록이었다.

“재료들은 다 있는데…….”

장경우는 중얼거렸다.

“레시피만 나오면 되는데…….”

이미 수많은 전설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 수혁이었다.

신 등급 장비 레시피만 나오면 바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볼 수 있겠지.”

장경우는 이내 걱정을 접었다.

소환수 최대 소환 증가 옵션은 신 등급 아이템에만 있는 게 아니다.

언젠가는 템을 바꿀 것이고 셋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보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인가.”

암운이 리자드 킹과 리자드 퀸을 죽였다.

수혁은 퀘스트 보상인 ‘결계 중화 구슬’을 획득했다.

거기다 수혁은 현재 일기를 읽고 있었다.

모든 일기를 읽고 나면 키룬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무서운 비밀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었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진짜 드래고니아보다 빨리 끝나겠네.”

여섯 번째 메인 에피소드 ‘심해, 고대 도시 키룬’은 시간이 필요한 에피소드가 아니었다.

능력이 필요한 에피소드였다.

수혁의 능력은 말할 필요 없이 최강, 최상이었다.

이대로 간다면 우려했던 대로 여섯 번째 메인 에피소드가 다섯 번째 메인 에피소드보다 먼저 완료가 될 것이다.

“말이 많으려나…….”

유저들의 반응이 살짝 걱정되는 장경우였다.

* * *

[리자드 퀸 에모니스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퀘스트 ‘리자드 킹의 분노’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결계 중화 구슬을 획득합니다.]

건물을 수색하던 중 퀘스트가 완료됐다.

“진짜 빠르네.”

리자드 퀸은 리자드 킹이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음을 맞이했다.

둘이 같은 장소에 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새로 자리를 잡은 아이템 ‘결계 중화 구슬’의 정보를 확인했다.

<결계 중화 구슬[전설]>

주술사들이 결계를 파괴하기 위해 만들어낸 구슬이다.

결계에 던지면 결계가 약화한다.

특히 키룬 중앙에 있는 봉인의 결계에는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봉인의 결계?’

정보를 본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키룬에 결계가 있었어?’

전설 등급의 소비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설명 마지막 줄이 마음에 걸렸다.

‘설마 잠긴 부분을 말하는 건가?’

섬에 들어오기 전 보았다.

키룬은 완전히 떠오른 게 아니었다.

반 정도가 잠겨 있었다.

물속에 빼꼼 튀어나와 있는 건물들이 그 증거였다.

혹시나 봉인의 결계가 잠겨 있는 부분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가볼까?’

수혁은 고민했다.

그렇지 않아도 그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했던 수혁이었다.

‘그래, 가서 확인부터 하자.’

이내 고민을 끝낸 수혁은 수색을 멈추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잠겨 있던 부분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암화가 다가왔다.

“오셨어요. 아버지.”

“그래, 다친 곳은 없고?”

“예.”

암화는 수혁의 말에 은은히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근데 암운은?”

수혁은 암화에게 물었다.

당연히 같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암운이 보이지 않았다.

“조금 강한 기운이 느껴져 처리하러 갔어요. 지금 오고 있네요.”

수혁은 암화의 말에 깨달을 수 있었다.

‘리자드 킹이랑 퀸을 잡은 게 그러면…….’

같이 잡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말을 들어보니 암운 홀로 리자드 킹과 퀸을 잡은 것 같았다.

‘진짜 세구나.’

수혁은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더 소환되는지 확인해봐야겠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