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3
제 473화
471.
수혁은 바로 퀘스트를 완료했다.
[직업 퀘스트 ‘대마도사’를 완료하셨습니다.]
[대마도사가 되셨습니다.]
[스킬 ‘스킬북’을 습득했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엄청난 양의 메시지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타난 메시지 수는 생각보다 적었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캐릭터 창을 열었다.
직업 ‘대마도사의 후예’가 ‘대마도사’로 변해 있었다.
확인을 마친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스킬 창을 열어 스킬 ‘스킬북’을 확인했다.
‘그 스킬 맞네.’
스킬 ‘스킬북’은 책에서 보았던 스킬이 맞았다.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사용 가능한 스킬북은 단 3개.
이미 수혁은 3개 중 1개를 정해둔 상황이었다.
바로 스킬 ‘동화’였다.
스킬 ‘동화’는 방어 스킬로 받는 데미지를 무려 70%나 감소시키는 사기적인 옵션을 가지고 있었다.
수혁은 바로 스킬북 ‘동화’를 사용했다.
[스킬 ‘동화’를 습득했습니다.]
습득함과 동시에 스킬 창에 스킬 ‘동화’가 추가됐다.
<동화>
숙련도 : 초급 1단계(0%)
특수 효과 : 1. 동화 상태 시 받는 데미지 70% 감소
2. 동화 상태 시 20초 당 마나 5000 소모
쿨타임 : 3초
시전 시간 : 2초
“동화.”
수혁은 스킬 정보를 보며 동화를 시전했다.
스르륵
시전함과 동시에 수혁은 반투명해진 자신의 몸을 볼 수 있었다.
수혁은 미소를 지으며 걸음을 옮겼다.
동화 상태에서는 말을 할 수도 없고 공격을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이동은 가능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며 움직일 수 있고 받는 데미지 70% 감소!
그렇다고 쿨타임이나 시전 시간이 긴 것도 아니었다.
모자람이 없는 완벽한 스킬이었다.
“아아.”
수혁은 탄성을 내뱉는 것으로 동화 상태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다시 메시지를 보았다.
메시지를 보던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근데 왜 메시지에 차원 도서관 이야기가 없지?’
수혁이 고개를 갸웃거린 이유, 그것은 바로 차원 도서관 때문이었다.
차원 도서관의 첫 번째 조건은 대마도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수혁은 대마도사가 되었다.
즉, 첫 번째 조건을 달성했다.
그런데 나타난 메시지에는 조건이 완료됐다거나 다음 조건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도 없었다.
그냥 차원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없었다.
‘설마 차원 도서관에서 뭘 해야 하는 건가?’
수혁은 아공간에 있는 차원 도서관을 떠올렸다.
직접 가서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았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수혁은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오른쪽 통로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연중 : 수혁아!
걸음을 옮기던 중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연중 : 지금 황제가 너 찾는데?
연중이 귓속말을 보낸 이유는 길드에 페이드 제국의 황제 로일 페이드의 서신이 왔기 때문이었다.
-수혁 : 황제가?
수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연중의 귓속말에 답했다.
갑자기 무슨 일로 이 늦은 시간에 황제가 연락을 보낸 것인지 궁금했다.
‘설마 암당?’
예상이 가는 게 있기는 했다.
바로 아까 전 완료가 된 네 번째 메인 에피소드 ‘대륙의 그림자’였다.
-연중 : 응, 급하지는 않지만 엄청 중요한 일이라고 했어.
-연중 : 바로 갈 거야?
연중이 물었다.
-수혁 : 아니, 시간이 늦었으니까. 급한 일도 아니고.
엄청 중요한 일이라고 했지만 급하지는 않다고 했고 시간도 늦었다.
거기다 수혁에게는 지금 그 어떤 것보다 차원 도서관이 중요했다.
-연중 : 오케이! 나중에 무슨 일인지 귀띔 좀 해줘~
-수혁 : 그래.
수혁은 연중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그리고 곧 차원 도서관에 도착한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여전히 차원 도서관은 다섯 개의 거대한 자물쇠로 봉인되어 있었다.
물론 예전과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스아악……
자물쇠 중 하나가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수혁은 자물쇠를 향해 손을 뻗었다.
[퀘스트 ‘첫 번째 조건’이 생성되었습니다.]
자물쇠에 손이 닿은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생성 메시지였다.
[첫 번째 조건을 달성하셨습니다.]
그러나 수혁이 퀘스트를 확인하기도 전에 이어 메시지가 나타났다.
스아악!
그리고 자물쇠가 사라졌다.
[차원의 자물쇠들이 활성화되었습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남은 자물쇠들을 보았다.
전부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수혁은 자물쇠들을 하나하나 만지기 시작했다.
[퀘스트 ‘두 번째 조건’이 생성되었습니다.]
.
.
[퀘스트 ‘다섯 번째 조건’이 생성되었습니다.]
이내 모든 퀘스트를 받은 수혁은 바로 퀘스트 창을 열었다.
<두 번째 조건>
두 번째 자물쇠를 열기 위해서는 중앙 마탑의 마탑장이 되어야 한다.
중앙 마탑의 마탑장이 되어라!
[중앙 마탑장 : X]
퀘스트 보상 : 자물쇠 개방
‘중앙 마탑장?’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퀘스트 조건이 너무나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조건이 이 정도면…….’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3개가 더 있었다.
다른 조건들은 어떨까 수혁은 다음 퀘스트들을 확인했다.
<세 번째 조건>
세 번째 자물쇠를 열기 위해서는 정령의 열쇠가 필요하다.
정령의 열쇠를 얻으려면 일곱 정령왕의 정수가 필요하다.
정수를 구해 열쇠를 제작하라!
[정령의 열쇠 : 0 / 1]
퀘스트 보상 : 자물쇠 개방
세 번째 조건도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다.
필요한 것은 정령왕의 정수.
이름만 들어보았을 뿐 한 번도 본 적 없는 존재가 바로 정령왕이었다.
일곱 정령왕이라는 것을 보면 각기 다른 속성의 정수가 필요한 것이 분명했다.
‘더 어려운 것 같은데.’
중앙 마탑장이 되는 방법을 수혁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정령왕은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았다.
수혁은 다음 조건을 확인했다.
<네 번째 조건>
네 번째 자물쇠를 열기 위해서는 차원의 열쇠가 필요하다.
차원의 열쇠는 시간의 조각, 공간의 조각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조각을 구해 열쇠를 만들어라!
[차원의 열쇠 : 0 / 1]
퀘스트 보상 : 자물쇠 개방
네 번째 조건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의 조각? 공간의 조각?’
아니, 세 번째보다 더했다.
정령왕의 정수는 정령왕이라는 힌트라도 있지 네 번째 조건은 힌트조차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설마 그 녀석들이랑 연관되어 있는 건 아니겠지?’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시간의 조각, 공간의 조각.
두 아이템과 관련이 있을 것 같은 이들이 떠올랐다.
라피드의 은신처에서 볼 수 있었던 책 『토피앙 크라스의 수하들』에 나와 있는 녀석들이었다.
바로 2마계의 마왕이자 시간을 다룬다는 노르칸두, 그리고 3마계의 마왕이자 공간을 다룬다는 레비오니스였다.
‘녀석들에게서 나오는 거라면…….’
이제야 9마계였다.
9마계에서 바로 8마계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천계를 지나야 했다.
즉, 2마계와 3마계를 가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아니겠지.’
수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시간의 조각과 공간의 조각은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일 것이다.
그래야만 했다.
수혁은 마지막 퀘스트 ‘다섯 번째 조건’을 확인했다.
<다섯 번째 조건>
다섯 번째 자물쇠를 열기 위해서는 토피앙 크라스의 정수가 필요하다.
토피앙 크라스의 정수를 구해라!
[토피앙 크라스의 정수 : 0 / 1]
퀘스트 보상 : 자물쇠 개방
마지막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은 인상을 구겼다.
“…….”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후.”
수혁은 한숨을 내뱉었다.
1마계의 마왕이자 역대 최강의 마왕이며 흑월의 주인이 바로 토피앙 크라스였다.
그리고 판게아의 메인 에피소드들은 흑월과 관련이 있다.
수혁은 메인 에피소드의 최종 보스가 토피앙 크라스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토피앙 크라스의 정수를 구해야 한다?
‘들어가라고 만든 건가?’
차원 도서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모든 퀘스트를 완료해야 했다.
도저히 들어가라고 만든 곳이 아닌 것 같았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일단 차차 생각하자.’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수혁은 자물쇠들을 바라보며 로그아웃했다.
* * *
수혁의 행동을 살피던 장경우가 중얼거렸다.
“조건을 좀 완화해놓을 걸 그랬나?”
예상대로 수혁은 차원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차원 도서관을 열기 위한 퀘스트를 받았다.
모든 책이 있는 곳이 바로 차원 도서관이었다.
당연히 쉽게 들어갈 수 없게 만들어 놨다.
아니, 못 들어간다고 봐도 된다.
만약 수혁이 아니라 일반 유저가 대마도사가 되었다면 결코 차원 도서관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차원 도서관 개방 조건은 난이도가 높았다.
“수혁이라면 깰 것 같은데.”
문제는 대마도사로 전직한 이가 일반 유저가 아닌 수혁이라는 점이었다.
처음에 예상했던 직업 ‘대마도사’의 강함을 수혁은 가볍게 넘겼다.
즉, 수혁이 모든 힘을 다한다면?
차원 도서관을 개방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아니, 어렵긴 하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래서 걱정이 됐다.
수혁이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은 책 때문이었다.
도서관에서 살았던 수혁이다.
만약 수혁이 차원 도서관에 가기 위해 퀘스트들을 진행하려 한다면?
남은 메인 에피소드들은 물론 컨텐츠가 급속도로 소모될 것이었다.
“으음…….”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지금 와서 낮출 수도 없고.”
이미 수혁은 퀘스트를 받았다.
조건을 완화하기에는 늦었다.
“으음…….”
장경우는 다시 침음을 내뱉었다.
* * *
알람이 울렸고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판게아에 접속할 준비를 했다.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하는 등 모든 준비를 마친 수혁은 방으로 돌아와 캡슐로 들어갔다.
판게아에 접속한 수혁은 걸음을 옮기려다 멈칫했다.
시야에 들어온 차원 도서관 때문이었다.
잠시 차원 도서관을 바라보던 수혁은 다시 걸음을 옮겨 워프 마법진으로 향했다.
페이드 제국의 황제 로일을 만나야 한다.
‘암당이면 좋겠다.’
수혁은 로일이 연락을 한 이유가 암당 때문이길 바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암당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다.
지부든 관련된 인물이든.
파고들어 갈 정보가.
워프 마법진을 통해 수혁은 페이드 제국의 수도 ‘페이델리아’로 워프했다.
워프 게이트에서 나온 수혁은 황궁으로 향했다.
황제의 증표가 있어 황궁에 들어가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황궁에 들어온 수혁은 로일의 집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이내 목적지인 집무실 건물에 도착했을 때.
“안녕하십니까. 수혁 님.”
수혁은 입구에서 인사하는 사내를 볼 수 있었다.
“아, 베르벳 님.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 이는 바로 페이드 제국의 정보 조직이자 황제 로일의 직속 부대인 페이드 씬의 수장 베르벳이었다.
“오셨다는 소리를 듣고 급히 왔습니다.”
베르벳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수혁은 베르벳과 함께 건물로 들어갔다.
“하나 여쭙고 싶은 게 있는데.”
걸음을 옮기던 중 수혁이 물었다.
“폐하께서 저를 부르신 이유가 혹시 암당과 관련이 있나요?”
베르벳이라면 로일이 연락을 한 이유를 알고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