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71화 (471/553)

# 471

제 471화

469.

* * *

‘저건 뭘까.’

해피는 동상을 보았다.

캐슈의 쌍둥이 동상, 코빈의 정령의 나무.

마을별로 회수해야 할 아이템이 있었다.

흑월에서 회수하는 아이템이니 보통 아이템은 아닐 것이고 해피는 어떤 아이템인지 너무나 궁금했다.

‘물어봐도 알려주지를 않으니.’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물어봤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지금은 알려 줄 수 없다.’였다.

이내 검은 연기와 함께 동상이 사라졌다.

해피는 여인의 답을 듣지도 않고 뒤로 돌아 건물 밖으로 나왔다.

건물 밖으로 나온 해피는 어제 캐슈, 코빈에서 했던 것처럼 NPC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학살하는 데에는 그리 큰 어려움이 없었다.

오히려 앞서 두 번의 경험이 있어서일까?

전보다 속도가 더욱 빨랐다.

빠르게 마을 ‘카랍스’의 모든 NPC를 죽인 해피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퀘스트 ‘마을 카랍스’의 완료 버튼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퀘스트 ‘마을 카랍스’를 완료하셨습니다.]

해피는 바로 퀘스트를 완료했고 퀘스트 ‘두 번째 시험 학살’을 확인했다.

<두 번째 시험 학살>

아래 모든 시험을 통과하라!

[퀘스트 ‘마을 코빈’ : O]

[퀘스트 ‘마을 카랍스’ : O]

[퀘스트 ‘마을 캐슈’ : O]

[퀘스트 ‘마을 도르빈’ : X]

퀘스트 보상 : ???

이제 남은 퀘스트는 ‘마을 도르빈’뿐이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여인이 다가와 말했다.

“바로 넘어가죠.”

해피는 퀘스트 창을 닫으며 여인에게 말했다.

“예.”

스아악!

여인이 답했고 이내 해피와 여인의 발밑에 마법진이 나타났다.

그리고 얼마 뒤 빛과 함께 해피는 마을 ‘도르빈’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스칼 잡화점이라고 했지.’

도르빈에 도착한 해피는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중앙 광장에 위치한 ‘아스칼 잡화점’이었다.

“어서 옵쇼!”

얼마 지나지 않아 해피는 목적지에 도착했고 잡화점 주인의 활기찬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네, 안녕하세요.”

해피는 인사를 하며 내부를 확인했다.

물론 진열된 물건을 확인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일곱이라…….’

잡화점에는 주인을 포함해 일곱이 있었다.

NPC 넷, 유저 셋.

유저가 셋이나 있는 게 신경 쓰이긴 했다.

하지만 유저들이 나가길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입구 막아줘요.”

해피는 여인에게 말했다.

여인은 입구로 향했고 해피는 단검을 뽑았다.

그리고 옆에서 목걸이를 지켜보고 있던 NPC의 등을 찔렀다.

“컥!”

NPC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 * *

“나머지 한 마리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카토리앙이 결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근처에는 없는 것 같은데…….”

앞서 수혁이 처치한 괴물들은 엄청난 마나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엄청난 마나가 느껴지지 않았다.

“으음…….”

파비앙은 카토리앙의 말에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다른 쪽에 있는 걸까?’

결계는 무지막지하게 컸다.

앞서 수혁에게 죽은 두 괴물과 달리 다른 곳에서 결계를 향해 몸통 박치기를 하고 있을 수 있다.

“일단 결계 한번 쭉 둘러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어때?”

생각을 마친 파비앙이 물었다.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카토리앙이 고개를 끄덕였다.

파비앙은 카토리앙의 끄덕임에 명령을 내렸다.

명령이 떨어지고 주변에 떠다니던 배들이 결계를 따라 항해를 시작했다.

“잠시 선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수혁은 파비앙에게 말했다.

“그래.”

결계 안쪽을 주시하고 있던 파비앙은 수혁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혁은 파비앙의 답을 듣고 선실로 향했다.

이내 선실에 도착한 수혁은 자리를 잡고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 ‘대마도사’를 띄운 뒤 입을 열었다.

“윈드.”

[윈드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바람의 가호.”

[바람의 가호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수혁이 아니더라도 주변을 주시하는 이들은 많다.

거기다 나타난다면 메시지가 나타날 것이다.

즉, 주변을 지켜보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됐다.’

한참 바람 속성 마법을 시전하던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바람 속성 마법 1000번 시전이 끝났기 때문이었다.

똑똑

그 순간.

“수혁 님.”

노크와 함께 카토리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예, 카토리앙 님.”

“결계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아, 그렇군요.”

괴물을 발견하지 못한 듯했다.

“저도 갑판으로 나가야 할까요?”

“아닙니다. 그냥 알려드리러 왔습니다. 괴물을 발견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네.”

카토리앙은 수혁의 답을 듣고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한 뒤 왔던 길을 돌아갔다.

수혁은 문을 닫고 다시 자리를 잡았다.

‘이번에는…….’

그리고 퀘스트 ‘대마도사’를 보며 다음 속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환상으로 가자.’

남은 속성 중 조건 달성에 가장 가까운 것이 바로 ‘환상’이었다.

수혁은 환상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 * *

고대 도시 키룬의 수호자 파이브.

깊고 깊은 심해의 바닥에서 파이브는 두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웅크리고 있었다.

-침입자.

이내 파이브가 눈을 뜨며 중얼거렸다.

도시를 향해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다.

키룬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파이브였다.

파이브는 몸을 일으켰다.

-녀석들인가?

그리고 얼마 전 도시에 침입하려 했던 녀석들을 떠올렸다.

혹시 그 녀석들이 다시 온 것일까?

파이브는 도시를 향해 다가오는 침입자들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이브는 움직임을 멈췄다.

저 멀리 수많은 배가 보였다.

-많은 준비를 했군.

배에서 많은 기운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중 한 배에는 특별히 더 강한 기운들이 느껴지고 있었다.

파이브는 입을 벌려 물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엄청난 양의 물이 파이브의 입으로 빨려 들어갔다.

얼마 뒤.

파이브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다시 입을 벌렸다.

스아악!

파이브의 입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물줄기의 목적지는 침입자들이 타고 있는 배였다.

압축이 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파이브의 기운이 담겼기 때문일까?

물줄기의 속도는 엄청났고 순식간에 침입자의 배를 강타했다.

하지만 파이브의 예상과 달리 배는 박살 나지 않았다.

물줄기가 배에 작렬하기 직전 보호막이 나타났고 배가 파괴되는 것을 막았다.

물론 공격이 막혔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파이브는 다시 물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 * *

“분신, 환상의 거울.”

[환상의 거울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환상의 거울을 끝으로 수혁은 마법 시전을 멈췄다.

‘후.’

그리고 속으로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드디어 끝났네.’

다행히도 환상 마법은 좁은 공간에서도 시전할 수 있는 마법의 수가 많았고 어둠 속성만큼이나 빠르게 조건을 달성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수혁은 다음 속성을 고르기 시작했다.

남은 속성은 다섯 가지.

대지, 물, 빛, 전기, 독이었다.

‘독이랑 대지, 전기는 힘들고. 물은 너무 시선이 끌리니까.’

수혁의 선택은 바로 빛이었다.

결정을 내린 수혁은 빛 속성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경고!]

[심해의 괴물이자 키룬의 수호자 파이브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10번을 시전하기도 전 메시지가 나타났고 메시지를 본 수혁은 마법 시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심해의 괴물이 나타났다.

‘수호자?’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언가 이상했다.

전에 나타났던 두 괴물 카필로, 크라콤과 메시지가 달랐다.

메시지에 ‘키룬의 수호자’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었다.

‘키룬이라면…….’

여섯 번째 메인 에피소드 ‘심해, 고대 도시 키룬’.

키룬은 고대 도시를 말하는 게 분명했다.

수혁은 방에서 나와 갑판으로 올라갔다.

파비앙과 카토리앙 그리고 마법사들은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주변은 아주 고요했다.

그러나 메시지가 나타난 것을 보면 근처에 있는 게 분명했다.

고요함은 잠깐일 것이다.

폭풍이 몰아칠 것이 분명했다.

바로 그때였다.

“다들 보호막 시전해!”

파비앙이 다급히 외쳤다.

그리고 이어 배에 초록색 보호막이 나타났다.

그뿐만이 아니다.

초록색 보호막 겉에 푸른색 보호막이 나타났다.

파비앙과 카토리앙이 만든 보호막이었다.

“충격 대비하고!”

보호막이 만들어지고 파비앙이 외쳤다.

쾅!

그리고 외침이 끝나기 무섭게 아래쪽에서 굉음이 울려 퍼지며 배가 크게 흔들렸다.

균형을 잃고 주저앉은 수혁은 다시 균형을 잡고 일어났다.

“……!”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카토리앙이 만든 보호막은 박살 나 있었고 파비앙이 만든 보호막 역시 금이 쩍쩍 가 있었다.

“크흡!”

보호막에 많은 마나를 쏟아부은 상태에서 깨졌기 때문일까?

카토리앙이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보호막에 금이 쩍쩍 간 파비앙 또한 피를 한 줄기 흘리고 있었다.

“결계 밖으로 배 돌려!”

파비앙이 입가의 피를 닦으며 외쳤다.

그러자 배들이 전부 방향을 틀어 결계 밖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계 밖으로 빠져나가기 전.

“다시 온다!”

파비앙이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한번 외쳤다.

“찬란한 방패.”

수혁은 배에 손을 대고 스킬 ‘찬란한 방패’를 시전했다.

그러자 금이 간 초록색 방어막 겉에 새로운 보호막이 나타났다.

쾅!

보호막이 나타나자마자 아래쪽에서 폭음이 울려 퍼졌다.

찬란한 방패는 1분간 지속하며 받는 데미지를 마나로 상쇄하는 스킬이었다.

수혁은 얼마나 많은 데미지가 들어왔나 마나를 확인했다.

‘호오?’

마나를 확인한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260만이 넘는 마나가 190만이 되어 있었다.

‘엄청 센데.’

물론 직접 맞는다고 해도 죽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찬란한 방패의 방어력은 마나로 데미지를 상쇄할 수 있기에 매우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수혁의 방어력은 찬란한 방패와 달리 말도 안 되게 높은 편이었다.

13만이 넘는 지혜로 인해 마법 방어력은 말할 필요가 없었고 물리 방어력 역시 스킬 ‘대마도사’의 효과로 인해 마법 방어력의 50%만큼 증가한다.

파이브의 공격이 물리 공격이든 마법 공격이든 상관없는 것이다.

‘얼마나 깊은 곳에 있으려나.’

중요한 것은 파이브의 위치였다.

만약 파이브가 깊고 깊은 곳에 있다면?

광역 마법으로 공격하는 것은 힘들다.

함께 있는 마법사들도 신경 써야 하고 무엇보다 깊숙한 곳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한 마법이 없었다.

‘섬광이면 가능할까?’

문득 섬광이 떠올랐다.

섬광이라면 마법사들이 휘말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깊숙한 곳에 있다고 하더라도 공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제가 시간을 끌게요.”

수혁은 파비앙에게 말했다.

“뭐? 그게 무슨…….”

파비앙이 놀란 표정으로 반문한 뒤 말끝을 흐렸다.

“시간을 끌 방법을 찾았어요.”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물의 장막, 바람의 장막.”

그리고 수월한 이동을 위해 마법을 시전한 뒤 배에서 뛰어내렸다.

입수함과 동시에 수혁은 파이브를 찾았다.

‘생각보다 가까이 있네.’

파이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너무나 거대했기 때문이었다.

“섬광.”

[섬광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수혁은 바로 거대 거북이 파이브에게 섬광을 시전했다.

오른손에서 광선이 뿜어져 날아갔다.

그리고 그 순간 파이브의 입이 열렸고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저거였구나.’

수혁은 배를 강타했던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물줄기가 분명했다.

이내 수혁의 광선과 파이브의 물줄기가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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