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65화 (465/553)

# 465

제 465화

463.

“그럼 마법사 녀석들 수장시키는 거다?”

“당연!”

라도마니스는 카슬의 답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쾅! 쾅! 쾅! 쾅!

바로 그때였다.

귓가에 들려오는 거대한 굉음에 카슬과 라도마니스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인상을 구겼다.

카슬은 귀를 후비적거리며 굉음의 근원지를 보았다.

“저 녀석은 왜 또…….”

굉음을 만들어낸 녀석은 바로 거대한 생선과 함께 나타났던 거대 오징어였다.

거대한 생선과 달리 결계를 보고도 움직이지 않았던 거대 오징어가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10개의 다리로 쉴 새 없이 결계를 두들기고 있었다.

“가자. 여기 있다가 고막 터지겠다.”

카슬이 말했다.

라도마니스는 카슬의 말에 항해사에게 신호를 보냈고 이내 항해사가 배를 돌렸다.

* * *

“독룡 소환.”

수혁은 독룡을 소환한 뒤 시간을 확인했다.

‘역시 안 되는구나.’

시간을 확인한 수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파르빌 상단의 의뢰 출발 시간은 오후 1시.

그리고 현재 시간은 12시 12분.

1시간도 남지 않았다.

경험치 오르는 속도를 보면 결코 1000레벨을 달성할 수 없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긴 했다.

수혁은 찌푸린 미간을 풀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레벨 업!]

[레벨 업!]

이후 수혁은 레벨 업 메시지를 2번 더 보고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이제 파르빌 상단의 의뢰를 처리하기 위해 출발할 시간이었다.

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 ‘대마도사’를 보며 생각했다.

‘괴물들이 경험치를 많이 줘야 할 텐데.’

완료한 조건은 첫 번째 조건인 불 마법 1000번 시전뿐이었다.

아직 10개의 조건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수혁이 신경 쓰는 조건은 마지막 조건 레벨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머지 조건들이야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완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업은 무리겠지?’

괴물은 한 마리가 아니었다.

확인된 괴물만 셋이었다.

세 마리가 과연 15레벨을 올려줄까?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수혁은 마탑으로 워프한 후 독의 마탑으로 향했다.

“왔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독의 마탑에 도착했고 파비앙을 만날 수 있었다.

이미 파비앙은 출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바로 가자!”

파비앙이 지팡이를 휘저었다.

스아악!

[5초 뒤 워프합니다.]

수혁과 파비앙의 발밑에 마법진과 함께 메시지가 나타났다.

.

.

[1초 뒤 워프합니다.]

이내 1초가 되었고 빛과 함께 수혁은 약속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웅성웅성

이미 수많은 마법사가 와 있었다.

“오셨습니까.”

바로 그때 물의 마탑 로브를 입고 있는 중년의 마법사가 다가왔다.

“인사해, 여기는 물의 부마탑장 카토리앙. 물의 마탑 마법사들을 관리할 거야.”

파비앙이 수혁에게 말했다.

“한번 뵙고 싶었는데 드디어 뵙게 됐네요. 카토리앙입니다.”

카토리앙이 악수를 청했다.

“안녕하세요. 수혁입니다.”

수혁은 악수를 받으며 인사했다.

“파르빌 상단에서는?”

인사가 끝나자 파비앙이 카토리앙에게 물었다.

“이제 곧 올 겁니다.”

끼이익

카토리앙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이 열렸다.

그리고 후덕한 인상과 체구를 가지고 있는 중년 사내가 들어왔다.

“왔네요.”

중년 사내를 본 카토리앙이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제 5 상단주 라모쿠라고 합니다.”

라모쿠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말씀하신 배는 준비됐습니다.”

“바로 출발할 수 있습니까?”

“예, 말씀만 해주시면 바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잠시 회의 좀 하고 찾아뵙지요.”

파비앙의 말에 라모쿠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왔던 길을 돌아 나갔다.

“선발대를 보낼까 하는데 어때?”

라모쿠가 나가고 파비앙이 카토리앙에게 물었다.

상대해야 할 괴물들이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파비앙은 본격적인 전투 전에 선발대를 보내 괴물들의 능력을 파악할 생각이었다.

“좋습니다.”

카토리앙 역시 파비앙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인원은 얼마나…….”

“각 탑 당 셋이나 넷 정도면 충분하겠지.”

“알겠습니다.”

파비앙의 말에 카토리앙은 선발대로 갈 인원을 뽑기 위해 물의 마탑 마법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럼 우리는…….”

카토리앙이 가자 파비앙 역시 뒤로 돌아 함께 온 독의 마탑 마법사들을 보았다.

그리고 수혁이 파비앙에게 말했다.

“제가 갈게요.”

* * *

“출발했다고? 확실해?”

아소멜이 물었다.

“예, 확실합니다.”

기로스는 아소멜의 물음에 답했다.

“위치 역시 언제든 파악 가능합니다.”

“좋았어.”

아소멜은 활짝 웃었다.

“드디어 시작할 때가 됐군.”

출발하기만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수혁이 출발했다.

거기다 위치 역시 항상 파악이 가능한 상황.

일을 시작하기 더없이 좋은 상황이었다.

“해피 님은 지금 어디 계시지?”

“현재 보라멘 초원에서 오우거들을 상대로 수련 중이십니다.”

“바로 모셔와.”

“알겠습니다.”

기로스가 방에서 나갔다.

아소멜은 기로스가 나가고 빠르게 서류를 결재하기 시작했다.

끼이익

얼마 뒤 기로스와 함께 해피가 들어왔다.

아소멜은 서류 결재를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해피의 반대편에 앉았다.

“지금부터 작업을 시작하려 합니다.”

아소멜은 바로 본론을 꺼냈다.

“많이 앞당겨졌군요.”

해피가 말했다.

“예, 준비가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요."

“어디서부터 시작인가요?”

“캐슈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캐슈요?”

“예.”

* * *

“하암…….”

카슬은 지루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하품을 내뱉었다.

쾅!

바로 그때였다.

문이 부서질 것처럼 열리며 라도마니스가 들어왔다.

“나타났어! 마법사 녀석들!”

그리고 이어진 라도마니스의 말에 카슬의 표정에서 지루함이 사라졌다.

“어디야?”

“12번 구역! 파르빌 상단의 배를 통해 오고 있어.”

“규모는?”

“음, 그게…….”

말끝을 흐린 라도마니스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3급 한 척이야.”

“……3급? 3급이라고? 그것도 한 척?”

라도마니스의 말에 카슬 역시 미간을 찌푸렸다.

3급이 작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큰 것도 아니었다.

‘괴물을 잡으러 오는 게 아니었나?’

마탑의 마법사들이 온 이유를 심해의 괴물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3급 배라니?

혹시 괴물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온 것일까?

“선발대 같아. 도시에 마탑 마법사들이 돌아다니고 있어.”

“아.”

카슬은 라도마니스의 말에 이해했다는 듯 탄성을 내뱉었다.

마탑의 마법사들이 온 이유는 괴물들 때문임이 확실했다.

“어떻게 할 거야?”

라도마니스가 물었다.

“잡자. 한둘 정도는 살려서 보내자고. 본대를 데려올 수 있게.”

“그래, 그러면 다녀올게!”

“뭐? 야!”

카슬이 외쳤다.

그러나 라도마니스는 카슬의 외침에도 멈추지 않고 후다닥 방을 나갔다.

“……내가 가려고 했는데.”

카슬은 아쉬움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래, 이번 재미는 네가 봐라. 다음 재미는 내가 볼 테니.”

* * *

“언제쯤 도착하나요?”

카토리앙이 선원에게 물었다.

“앞으로 10분 정도면 도착할 겁니다.”

선원은 두려움 가득한 표정으로 물음에 답했다.

“……전투는 안 하시는 거죠?”

“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상황을 봐서 잡을 수 있으면 잡을 생각이었지만 확실하지도 않은데 괜히 선원들에게 불안을 주고 싶지 않았다.

선원은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카토리앙은 전방을 주시했다.

그리고 얼마 뒤.

“……?”

카토리앙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건 뭐야?’

전방에 엄청난 마나가 느껴졌다.

‘결계?’

마나의 정체는 바로 결계였다.

엄청난 수준의 결계가 펼쳐져 있었다.

‘얼마나 크게 만든 거지?’

결계의 수준도 뛰어난데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보통 크기가 아니었다.

“잠시 멈춰주세요.”

카토리앙이 말했다.

“예?”

선원은 카토리앙의 말에 의아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아직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았다.

“멈춰주세요.”

카토리앙은 선원에게 재차 말했다.

방금 전과 달리 목소리에는 차가움이 깃들어 있었다.

“알겠습니다.”

선원은 후다닥 항해사에게 달려갔다.

카토리앙은 뱃머리로 다가갔다.

그리고 결계를 보며 생각했다.

‘괴물들을 막기 위해 만든 결계 같은데…….’

결계의 수준, 크기를 보면 괴물들이 뛰쳐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결계가 확실했다.

‘누가 만든 거지?’

최근에 만들어진 결계다.

카토리앙이 확신하는 이유는 1년 전 이 근처에 온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결계가 없었다.

‘이 정도 결계를 만들 정도면 적어도 두 곳인데…….’

1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이리 수준 높은 결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탑 두 곳 이상이 힘을 합쳐야 한다.

아니, 크기를 생각하면 세 곳은 합쳐야 했다.

그 정도로 결계의 수준은 뛰어났고 거대했다.

“……!”

생각에 잠겨 있던 카토리앙의 동공이 크게 확장됐다.

결계 너머로 파르빌 상단에서 처리해 달라 부탁한 괴물들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오징어.

거대한 잉어.

일단 시야에 들어온 것은 2마리였다.

‘무슨 크기가…….’

문제는 2마리의 크기였다.

크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더욱 컸다.

‘이걸 잡을 수가 있나?’

마법 방어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크기를 생각하면 마법 방어 능력이 낮다고 해도 잡는 것이 힘들 것 같았다.

“블리자드.”

카토리앙은 결계를 향해 몸통 박치기를 시작한 잉어에게 마법을 시전했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끼에에!

블리자드가 시전되었고 잉어가 비명을 내질렀다.

몇 초간의 비명.

그게 끝이었다.

적응이라도 한 것인지 잉어는 더 이상 비명을 내뱉지 않았다.

다시 결계를 향해 몸통 박치기를 할 뿐이었다.

카토리앙은 잉어의 반응에 인상을 구겼다.

‘1등급 마법사들도 힘들겠는데.’

블리자드는 최상위 마법이었다.

거기다 방금 전 상당히 많은 마력을 불어 넣었다.

그럼에도 잉어는 처음에 잠깐 비명을 내질렀을 뿐이다.

이 정도 마법 방어 능력이라면 1등급 마법사들의 마법도 데미지를 주기 힘들 것이었다.

‘파비앙 님의 독 마법은 먹히려나?’

카토리앙은 파비앙을 떠올렸다.

1등급 마법사들은 물론이고 부마탑장인 자신보다 훨씬 강한 마력을 가지고 있는 파비앙.

거기다 생명체에게 치명적인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마법이 바로 독마법이었다.

“저 녀석들이군요.”

카토리앙은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했다.

“오셨습니까.”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수혁이었다.

“저도 한번 공격해봐도 될까요?”

수혁이 물었다.

“예, 물론입니다.”

카토리앙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수혁 님이 있었지.’

그러고 보니 파비앙만 있는 게 아니다.

‘드래곤을 잡을 정도의 마법이라면…….’

마법으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드래곤을 잡은 수혁이었다.

“헬 파이어.”

수혁이 헬 파이어를 시전했다.

‘헬 파이어? 독 마법이 아니라?’

카토리앙은 바로 고개를 돌려 잉어를 보았다.

“……?”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 카토리앙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꾸에에에에!

잉어는 카토리앙이 블리자드를 시전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비명과 함께 바다로 잠수했다.

하지만 헬 파이어는 보통 불이 아니었다.

바닷물로 없앨 수 없었고 수많은 수증기가 일어났다.

그리고 얼마 뒤.

잉어가 떠올랐다.

더 이상 잉어는 움직이지 않았다.

“…….”

카토리앙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마나가…….’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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