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38화 (438/553)

# 438

제 438화

436.

9마계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문지기 파크라무스.

독고 길드에서는 파크라무스를 치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루팅은 파크라무스를 치기 전 패턴 파악을 위해 파티원들과 함께 미궁으로 왔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보니 파크라무스는 없었고 9마계 워프 게이트가 활성화되어 있었다.

활성화되어 있는 워프 게이트를 보고 제왕 길드, 리더 길드에서 움직였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넘어왔다.

이미 떠났을 것이라 생각하고.

하지만 생각과 달리 방금 막 넘어온 것 같았다.

‘좀 천천히 올 걸 그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게이트의 소유권이 제왕 길드나 리더 길드에 속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곳 역시 길드 하우스 같은 곳이 아닌 필드일 뿐이니 말이다.

물론 필드 소유권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평판이 좋은 제왕 길드나 리더 길드에서 그런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출발하겠습니다.”

루팅과 루팅 파티원들을 잠시 보던 사냥왕은 길드원들에게 말했다.

이야기해줄 것은 다 해줬다.

이제 출발해 주변을 확인할 차례였다.

사냥왕은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제왕 길드원들이 뒤를 따랐다.

수혁 역시 사냥왕의 옆으로 가 함께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걸음을 옮기며 수혁이 물었다.

“근데 해방하라는 게 마왕만 잡으면 되는 걸까요?”

퀘스트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의 완료 조건은 마족들의 해방이었다.

그러나 해방 방법이 나와 있지 않았다.

그냥 마왕 ‘레이오느’만 죽이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인형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족들을 정상적인 상태로 돌려놓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예?”

수혁의 말에 사냥왕이 반문했다.

“해방이라뇨?”

“……?”

사냥왕의 반응에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퀘스트를 확인 안 하셨나?’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냥왕이었다.

아직까지 퀘스트를 확인하지 않은 것일까?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현저히 적었다.

“퀘스트요!”

“퀘스트요? 9마계 와서 생성된 퀘스트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어진 사냥왕의 말에 수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해방이란 단어는 없는데…….”

사냥왕은 여전히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예?”

수혁은 반문을 하고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퀘스트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를 확인했다.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

9마계 마족들은 현재 마왕 레이오느의 지배를 받고 있다.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의 마수에서 마족들을 해방시켜라!

퀘스트 보상 : ???

‘있는데?’

잘못 본 게 아니다.

해방이란 단어는 분명 존재했다.

수혁은 사냥왕에게 퀘스트를 공유해줬다.

“어?”

그리고 수혁은 사냥왕의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제가 받은 퀘스트랑 다른데요?”

“……?”

“뭐지? 잠시만요.”

사냥왕이 말했다.

그리고 얼마 뒤 사냥왕이 퀘스트 정보를 공유해줬다.

<피폐해진 9마계>

9마계의 마족들은 현재 피폐해져 있다.

피폐해진 이유를 찾아내라!

퀘스트 보상 : ???

“이게 제가 받은 퀘스트입니다.”

사냥왕이 받은 퀘스트는 바로 ‘피폐해진 9마계’였다.

수혁은 당황스러웠다.

받은 퀘스트가 다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혹시 다 다른 걸까요?”

당황을 가라앉힌 수혁이 사냥왕에게 물었다.

혹시나 퀘스트가 다 다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냥왕은 수혁의 말에 답하며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뒤로 돌아 뒤쪽에서 따라오던 길드원들에게 말했다.

“퀘스트 확인 좀 하겠습니다. 9마계에 도착함과 동시에 생성된 퀘스트 정보 좀 공유해주세요.”

사냥왕이 말했다.

제왕 길드원들은 사냥왕의 말에 저마다 퀘스트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다 다른 게 아니었다.

제왕 길드원들이 받은 퀘스트는 사냥왕과 마찬가지로 퀘스트 ‘피폐해진 9마계’였다.

다른 것은 수혁뿐이었다.

‘왜?’

수혁은 생각했다.

어째서 자신만 퀘스트가 다른 것일까?

‘설마 직업 때문인가?’

예상이 가는 게 있었다.

바로 직업이었다.

대마도사의 후예라는 직업 때문에 퀘스트가 다른 것이 아닌가 싶었다.

직업 퀘스트도 나타나지 않았던가?

가능성은 충분했다.

“일단 저희 퀘스트의 실마리는 찾은 것 같네요.”

사냥왕이 말했다.

수혁의 퀘스트를 통해 사냥왕은 알 수 있었다.

마족들이 피폐해진 이유를.

아마도 마왕 레이오느와 관련되어 있을 것이었다.

이야기가 끝났고 수혁과 사냥왕, 제왕 길드원들은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이내 동굴 밖으로 나온 사냥왕은 조를 짜기 시작했다.

우선 길드원들에게 초급 마족 인형과의 전투를 경험시켜 줄 생각이었다.

“전 주변 정찰 좀 하고 오겠습니다.”

어차피 버려진 자들의 초원에 있는 몬스터는 초급 마족 인형밖에 없었다.

굳이 수혁이 함께 있을 필요가 없었다.

“예, 알겠습니다.”

사냥왕의 답을 들은 수혁은 펫 창을 열었다.

그리고 풍을 소환해 비행을 시작했다.

‘진짜 넓구나.’

풍의 엄청난 비행 속도를 통해 주변을 돌아다니며 수혁은 세계 지도의 어두운 부분을 빠르게 밝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버려진 자들의 초원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수혁 : 사냥왕 님.

-수혁 : 중급 마족 인형도 있네요. 조심하세요.

-수혁 : 레벨은 930대에요.

버려진 자들의 초원에는 초급 마족 인형만 있는 게 아니었다.

동굴에서 조금 멀어지면 중급 마족 인형들이 등장한다.

-사냥왕 : 넵!

사냥왕에게 정보를 전한 수혁은 풍과 대화를 나누며 계속해서 주변을 돌아다녔다.

‘응?’

그리고 얼마 뒤 지도 창을 본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건 뭐지?’

지도에 보라색 느낌표가 나타나 있었다.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표식이었다.

“풍아.”

수혁은 확인을 해보기로 결정을 내리고 풍을 불렀다.

-네!

“잠시 아래로 좀 내려가자.”

풍은 수혁의 말에 땅으로 내려갔다.

“돌아다니고 있어, 어디 좀 다녀올게.”

수혁은 풍의 위에서 내려온 뒤 풍에게 말했다.

-알았어요. 아빠!

풍은 수혁의 말에 활기찬 목소리로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수혁은 지도 창을 보며 보라색 느낌표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 뒤 수혁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

목적지에 도착한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아무것도 없는 평야였다.

혹시나 보이지 않는 입구가 있는 곳일까 하고 생각한 수혁은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얼마 뒤.

스르륵

주변 배경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환상 결계를 통과합니다.]

[라피드의 은신처에 입장하셨습니다.]

“…….”

메시지를 본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멍하니 메시지를 보던 수혁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퀘스트 창을 열어 직업 퀘스트 ‘라피드의 은신처’를 확인했다.

<직업 퀘스트 – 라피드의 은신처>

라피드는 9마계에 은신처를 하나 만들었다.

그곳에 가 라피드가 수집한 정보들을 확인하라!

퀘스트 보상 : ???

퀘스트를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여기가…….’

아무런 정보도 없어 어떻게 찾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직업 퀘스트 ‘라피드의 은신처’를 이렇게 찾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세계 지도 스킬이 진짜 꿀 스킬이구나.’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 보았다.

전방에 2개의 문이 보였다.

수혁은 우선 왼쪽 문을 열고 들어갔다.

‘침실이구나.’

왼쪽 방에 있는 것은 침대와 탁자뿐이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수혁은 방에서 나와 바로 오른쪽 방으로 들어갔다.

“…….”

그리고 수혁은 볼 수 있었다.

탁자와 책장, 그리고 책장에 진열되어 있는 하얀빛으로 반짝이는 책 세 권을.

수혁은 책장으로 다가가 책의 제목을 확인했다.

-『토피앙 크라스』

-『토피앙 크라스의 수하들』

-『레이오느』

책의 제목을 확인한 수혁은 생각했다.

‘토피앙 크라스? 설마 그때 그 글에 나온 녀석이 이 녀석인가?’

직업 퀘스트 ‘라피드의 은신처’를 주었던 책 『라피드의 일기』.

일기에 나온 ‘대재앙’과 ‘녀석’이 토피앙 크라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오느에 대한 책도 있네.’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에 대한 책도 있었다.

수혁은 책 세 권을 가지고 탁자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먼저 『토피앙 크라스』를 펼쳤다.

“……호오.”

책을 펼친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1마계의 마왕이구나.’

토피앙 크라스는 1마계의 마왕이었다.

‘마계의 절대자라…….’

1마계뿐만이 아니었다.

다스리는 곳이 1마계일 뿐 모든 마계를 평정한 역대 최강의 마왕이 바로 토피앙 크라스였다.

‘……이 녀석이 지금 중간계에?’

책을 읽던 수혁은 미간을 좁혔다.

책에는 토피앙 크라스가 현재 중간계에 봉인되어 있다고 쓰여 있었다.

‘얘도 메인 에피소드로 나오겠는데…….’

최강의 마왕인 토피앙 크라스가 중간계에 봉인되어 있다.

아마도 메인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나오지 않을까 예상이 됐다.

중간계에 봉인된 마왕.

아주 써먹기 좋은 캐릭터가 아니던가?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직업 퀘스트 ‘라피드의 은신처’를 완료하셨습니다.]

[직업 퀘스트 ‘라피드의 두 번째 은신처’가 생성되었습니다.]

이내 책 ‘토피앙 크라스’를 다 읽은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생각했다.

‘다 읽을 필요가 없었나.’

당연히 세 권 전부 읽어야 완료가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수혁은 다음 책을 읽기 전 퀘스트 창을 열어 새롭게 생성된 직업 퀘스트 ‘라피드의 두 번째 은신처’를 확인했다.

‘이번엔 8마계네.’

퀘스트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지 은신처의 위치가 8마계로 변해 있을 뿐이었다.

‘금방 찾을 수 있겠지.’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다음 책 『토피앙 크라스의 수하들』을 펼쳤다.

“……!”

책을 펼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의 표정에 다시 놀람이 나타났다.

‘무슨 마왕들을 수하로…….’

수혁이 놀란 이유, 그것은 바로 크라스의 수하들 중 마왕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었다.

3마계부터 9마계까지.

무려 일곱의 마왕이 크라스를 따르고 있었다.

거기다 마왕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아크 리치의 상위 존재인 페어 리치 ‘폴리니아’ 등 수많은 강자들이 크라스를 따르고 있었다.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이내 『토피앙 크라스의 수하들』을 다 읽은 수혁은 마지막으로 책 『레이오느』를 펼쳤다.

책 『레이오느』에는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가 어떤 존재인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상세히 쓰여 있었다.

‘꽤 귀찮은 녀석이네…….’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레이오느는 강하지 않았다.

책에 따르면 다른 마왕들에 비해 약한 편이었다.

하지만 생존력을 강함의 척도로 삼는다면 그 어떤 마왕보다 강한 이가 바로 『레이오느』였다.

‘혼자서는 힘들겠는데…….’

수혁은 생각했다.

모든 힘을 쏟아붓는다고 해도 혼자서 레이오느를 없애기에는 무척이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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