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02화 (402/553)

# 402

제 402화

400.

세이븐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게이트에서 나왔다.

“야, 그거 들었냐? 로스펠로스?”

“어, 거기가 세 번째 메인 에피소드 시작 장소라며.”

“한번 가볼까?”

“아서라, 기사랑 병사들이 지키고 있대. 최소 준남작 등급을 얻어야 들어갈 수 있다는데?”

그리고 유저들의 대화를 들으며 동문으로 향했다.

동문으로 향하며 수혁은 생각했다.

‘풍이를 타고 가면…….’

중간계에서 풍이를 탄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개척지에서 타는 것과 개척지에서 타는 것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유저들의 반응이야 둘째 치고 NPC들의 반응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이내 동문에 도착한 수혁은 성문을 나오며 결정을 내렸다.

‘그래, 오랜만에 유령마나 타고 가자.’

유령마 같은 탈 것의 경우 아티팩트로 많이 이용되기에 유저나 NPC나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거기다 가야 할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았다.

유령마로도 금방 도착할 것이다.

수혁은 바로 유령마를 소환했다.

그리고 마을 ‘로스펠로스’로 유령마를 몰았다.

‘도착했다.’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로스펠로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엄청나네.’

수많은 기사와 병사들이 로스펠로스를 둘러싸고 있었다.

마을 입구에 도착한 수혁은 유령마를 역소환했다.

그리고 그사이 기사 하나와 병사 셋이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수혁에게 다가왔다.

“현재 로스펠로스는 국왕령으로 출입 금지가 되었습니다.”

기사의 말에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어 마법사의 증표를 꺼내 보여주었다.

“아!”

증표를 본 기사는 탄성을 내뱉으며 이어 말했다.

“독의 마탑 마법사시군요. 잠시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상황이 상황인지라.”

“네.”

수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기사가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뒤 기사는 마법사 하나와 함께 마을 밖으로 나왔다.

기사와 함께 걸어오던 마법사는 수혁을 발견하고 움찔했다.

그리고는 이어 놀란 표정으로 후다닥 뛰어 수혁의 앞으로 다가왔다.

“수혁 님을 뵙습니다. 라잔이라고 합니다.”

로스펠로스 조사단을 맡게 된 1등급 마법사 라잔은 도착함과 동시에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바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예.”

수혁의 답에 라잔은 기사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기사에게 손짓을 하며 말하기 시작했다.

“……!”

무슨 말을 한 것인지 기사가 이내 놀란 표정을 지었고 수혁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이내 기사와 함께 라잔이 돌아왔고 기사가 말했다.

“죄송합니다. 실례를 범했습니다.”

“아, 아닙니다.”

수혁은 기사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다.

“들어가도 될까요?”

그리고 이어 기사에게 말했다.

“물론입니다.”

수혁은 기사의 답에 라잔을 보았고 라잔이 앞장서 마을로 들어갔다.

그 뒤를 따라 수혁 역시 마을로 들어갔고.

[퀘스트 ‘로스탱의 흔적’이 생성되었습니다.]

진입함과 동시에 퀘스트가 생성됐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 ‘로스탱의 흔적’을 확인했다.

<로스탱의 흔적>

로스펠로스 곳곳에 있는 로스탱의 흔적을 찾아라!

[흔적 : 0 / 10]

퀘스트 보상 : 퀘스트 – 로스펠로스로! 완료

말 그대로 흔적을 찾는 퀘스트였다.

‘저건가?’

수혁은 옆으로 고개를 들어 왼쪽에 있는 나무를 보았다.

나무의 밑 부분이 초록색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잠시.”

수혁은 걸음을 옮겨 나무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빛이 나는 부분을 만졌다.

스아악!

[흔적을 찾으셨습니다.]

[남은 흔적 : 9]

그러자 빛이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런 식이구나.’

수혁은 어떻게 흔적을 찾아야 하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뒤로 돌아섰다.

“……?”

라잔이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특이한 게 보여서요.”

수혁은 라잔의 의아함을 해결해주고 이어 말했다.

“한번 쭉 돌아보죠.”

* * *

[흔적을 찾으셨습니다.]

[남은 흔적 : 1]

‘이제 하나.’

수혁은 건물 밖으로 나왔다.

‘어디에 있으려나.’

건물을 제외한 마을의 모든 곳을 확인했다.

즉, 하나 남은 흔적은 건물 안에 있을 것이었다.

수혁은 아직 확인해보지 않은 건물들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찾았다.’

건물을 돌아다니던 수혁은 마지막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흔적을 찾으셨습니다.]

[남은 흔적 : 0]

[모든 흔적을 찾으셨습니다.]

[퀘스트 ‘로스탱의 흔적’을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 ‘로스펠로스로!’를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 ‘로스탱이 숨은 곳’이 생성됐습니다.]

마지막 흔적을 만진 순간 주르륵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퀘스트를 확인했다.

<로스탱이 숨은 곳>

흔적을 통해 로스탱이 숨은 곳을 알아냈다.

로스탱은 현재 로스펠로스 북쪽에 있는 파크람 산맥에 숨어 있다.

파크람 산맥으로 가 로스탱이 숨어 있는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라!

퀘스트 보상 : ???

‘파크람 산맥이라.’

퀘스트 확인을 마친 수혁은 뒤에 서 있는 라잔에게 물었다.

“파크람 산맥 위치 아세요?”

“파크람 산맥이라면 이곳에서 북쪽으로 3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헌데 그곳은 어쩐 일로…….”

“녀석들이 그곳에 숨어 있습니다.”

“예?”

수혁의 말에 라잔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없이 조사를 했지만 독의 마탑이나 일리인 공국에서는 아직 로스탱이 어디로 갔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그런데 수혁은 그저 마을을 한번 꼼꼼히 돌아다닌 것으로 로스탱의 위치를 알아냈다.

그것도 혼자서 말이다.

“먼저 출발할 테니 탑에 보고해주세요.”

수혁은 라잔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근데…….”

말끝을 흐린 라잔은 설마 하는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혼자 가실 생각이십니까?”

“네, 은밀히 가서 녀석들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낼 생각입니다. 지금 알아낸 것은 녀석들이 파크람 산맥에 있다는 것뿐이라서요.”

“아, 그래도 너무 위험한…….”

“여럿이서 가면 들킬 확률이 더 높습니다.”

수혁은 라잔의 말을 잘랐다.

“그렇게 되면 더 큰 피해를 입거나 혹은 녀석들이 다른 곳으로 숨어 버릴 수 있어요.”

“……알겠습니다.”

일리가 있었다.

거기다 단호한 수혁의 목소리에 라잔은 다른 의견을 낼 수가 없었다.

“바로 보고해 파크람 산맥으로 출발하겠습니다.”

“네.”

수혁은 라잔의 말에 답하며 건물에서 나왔다.

그리고 북쪽 입구로 가 유령마를 소환해 파크람 산맥으로 향했다.

* * *

“수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아소멜이 반문했다.

“예, 방금 막 로스펠로스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기로스는 아소멜의 반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방향은 파크람 산맥으로 흔적을 발견한 게 분명합니다.”

“흐음…….”

아소멜은 침음을 내뱉었다.

“……?”

기로스는 아소멜의 반응에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혁이 추적해오길 바랐던 아소멜이었다.

아소멜이 바라던 대로 상황이 만들어졌는데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빨라도 너무 빠른데…….”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수혁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기에 흔적을 남기긴 했다.

그러나 이렇게 빨리 찾아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결과만 본다면 원하는 상황이 됐으니 아주 좋다고 할 수 있지만 왠지 모르게 찝찝함이 느껴졌다.

“혼자인가?”

“예.”

“연락을 넣어야겠군.”

아소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로스탱과 연결된 수정구를 가지고 자리로 돌아와 마나를 주입했다.

스아악!

-어떻게 됐습니까? 녀석의 죽음이 확인된 겁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하비의 스산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 아닙니다.”

-아…….

“한 가지 전해드릴 정보가 있어서 연락 드렸습니다.”

-정보요?

“수혁이 산맥으로 가고 있습니다.”

-수혁이요? 설마 라피드의 후예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예.”

-……잘됐군요.

* * *

파크람 산맥에 도착한 수혁은 곧장 수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난감해할 수밖에 없었다.

“잡아! 잡아! 그쪽으로 간다!”

“야야! 한 번만 멈춰봐! 조준하기 힘들어!”

“또 나 쏘지 말고 제대로 맞춰라!”

유저들이 사냥 중이었다.

‘초보자 사냥터라니.’

미개척지도 아니고 도시 근처에 있는 산맥이었다.

개척이 돼도 한참 개척된 곳이었다.

있는 것이라고는 사자, 곰, 토끼 등의 동물들이었다.

‘찾기 힘들겠는데.’

산맥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10명 이상을 보았다.

앞으로도 많은 유저들을 볼 것 같았다.

‘좁은 것도 아니고.’

거기다 개척이 됐다고 산맥 자체가 작은 것도 아니다.

산맥은 상당히 컸다.

로스탱을 찾는 데에는 꽤나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저기…….”

유저 하나가 수혁의 앞을 막아섰다.

“네.”

수혁은 유저의 말에 답했다.

유저가 다가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하나 부탁드릴 게 있는데요…….”

수혁의 답에 유저는 아주 미안한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유저가 수혁의 앞을 막아선 것은 앞서 찾아왔던 유저들처럼 부탁 때문이었다.

‘어떤 부탁이려나.’

앞서 찾아온 유저들은 사냥을 도와 달라, 아이템을 달라, 돈을 달라 이 3가지 중 하나를 부탁했었다.

“제가 좀 특이한 동굴을 발견했거든요. 거길 한번 가보고 싶은데 거기 범죄자 NPC들이 너무 세 보여서요. 혹시 도와주실 수 있나요?”

그러나 이어진 유저의 말에 수혁은 앞서 찾아온 유저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범죄자 NPC들?’

이곳은 초보자 사냥터였다.

있는 것이라고는 동물들뿐이었다.

그런데 범죄자 NPC라니?

그것도 ‘들’이 붙어 있었다.

즉, 하나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설마.’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유저에게 물었다.

“거기가 어디죠?”

“헉, 도와주시는 건가요?”

수혁의 물음에 유저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예, 도와드리겠습니다.”

“감사해요!”

감사를 표한 유저는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수혁은 유저의 뒤를 따랐다.

“저 궁금한 게 있는데 여쭈어 봐도 될까요?”

“예, 아는 거라면 답해드릴게요.”

“제가 지금 마법사랑 궁수 중에 선택을 하려고 하는데 어떤 게 더 잘나가나요? 홈페이지에서는 다들 자기 직업군이 잘나간다고 해가지고…….”

유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음을 옮겼고.

“저기 저 언덕만 넘으면 도착이에요!”

얼마 뒤 수혁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언덕 위로 올라온 수혁은 유저가 가리키고 있는 아래를 보았다.

시야에 작은 동굴 하나가 보였다.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로스탱의 동굴이 분명했다.

수혁이 확신을 하는 이유.

[로스탱의 동굴을 찾으셨습니다.]

[퀘스트 ‘로스탱이 숨은 곳’을 완료하셨습니다.]

[세 번째 메인 에피소드 ‘결사대 로스탱’의 두 번째 챕터 ‘로스탱의 동굴’이 시작됩니다.]

그것은 바로 메시지 때문이었다.

메시지를 보고 있던 수혁은 고개를 돌려 유저를 보았다.

유저는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마 메인 에피소드 메시지 때문이 분명했다.

수혁은 유저에게 말했다.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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